PGR21.com


Date 2002/03/17 16:02:33
Name 항즐이
Subject 지쳤습니다.
지금은 솔직히 pgr21.com을 관두고 싶은 심정 뿐입니다.

다만 비겁한 도망자가 되기 싫어서 의무를 붙잡고 있습니다.


..

저는 학생입니다. 그리고 매니아 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이므로, 자는 시간을 쪼개서, 여타 많은 개인 시간을 할애해서 pgr21.com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전적표 만드는 일 하나에 2-3시간 정도가 소요 됩니다.
글 하나를 쓰는 일에 2시간 정도가 소요 됩니다.

매일매일 글을 읽고 댓글을 달고, 멘트를 지우는데 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그리고,
어제처럼 대회 하나를 직접 참관하는데는 하루 종일이 걸립니다.

어제 저는 오전 10시에 대회장에 가서 오후 7시까지 한 끼도 먹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바쁠줄 몰랐기 때문이지요.

그리고는 너무 지쳐 뒷풀이도 못가고 집으로 왔습니다. 9시간동안 서서 돌아다닌 다리가 말을 듣지 않더군요.

그리고는 게시판의 글을 보니.. 예선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시혜적인 태도가 아니라, 그냥 궁금한 분들이 있으니 적어드리면 좋아하겠다는 생각으로 전적표를 만들었습니다. 몇시간을 더 들여서 지나면 잊혀질만한 기억을들 후기로 엮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사람은 원래 남을 칭찬하기 보다는 비판하기를 좋아합니다.
사람에게 무척 긍정적인 저도 그것만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pgr21에서는 그렇지 않기를 바랬습니다.

아파테이아 누나나, 제가 만드는 전적표. 그걸 다른 곳에서는 구할 수 없을 겁니다. 그 희소성은, 우리가 직접 발로 뛰고 직접 손으로 만들기 때문에 생겨나는 겁니다.

단지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것을 좋아하고, 그것으로 기뻐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또 피곤하게 뛰어다닐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새, 전적표도, 글도, 그리고 우리 모두가 돈한푼 어디서 받지 않고 자신의 일을 할 시간을 쪼개가며 일한다는 것도 잊혀지고 말았습니다.

유료사이트라서, 여러분들로부터 월 만원을 받고 일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말을 들으면서 일하지는 않을겁니다.

..

충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처음 만난 사람에게,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그의 옷매무새나 멋진 헤어스타일을 한 번 칭찬해보기도 전에, 그 사람의 삐딱한 걸음걸이를 지적해 주는 것이 여러분은 충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글을 쓰는게 힘들다고 하십니다.
글을 쓰는 것은 원래 힘든 일입니다. 자신의 의견을 남들에게 보여주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서로에 대한 격려로 처음 대면을 시작할수도 있는 일이 아니었을까요?

단지 글을 쓰기 힘들기 떄문에 "수고하셨습니다." "좋은 글이네요"와 같은 말들도 하기 힘들어 지셨던 겁니까?

그렇게 때문에 제가 한번도 반가운 말을 듣지 못한 분들로 부터 이렇게 운영진들을 지치게 만드는 이야기들을 들어야 하는 겁니까? !

칭찬에 인색한 사람은 결국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태님이 저와 몇마디를 나누더니 그런 말을 하셨습니다.
"왜 그렇게 모든 게이머들을 칭찬해요?"
"사실 누구나 칭찬 받을만한거잖아요"

서로 잘 안다면, 모든 충언은 충언으로 남았을 지도 모릅니다.

수없이 긴 시간을 방관한 후에, 불쑥 고개를 들이밀고 무엇무엇이 잘못되었다고 선생님처럼 가르치려 드는 것은 참을 수 없습니다.

운영진들이 윤리성을 상실했거나, 한결같이 어리석은 사람도 아닙니다.

고충을,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애정이 없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라고 부정할수 있으시다면 너무나 용감한 분입니다.

지쳤습니다.
어떤 말이라도 하십시오.

이곳이 게임큐의 대신이라고 생각하신다면, 마음대로 하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은, 스타크래프트 매니아로서, 편안하게 게이머들에 대한 애정을 이야기할 공간을, 그들의 소식을 가장 가까이에서 귀쫑긋여 들을 수 있는 공간을.

그 유일무이한 공간을 잃게 될 것입니다.

지쳤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twilight
에구. 뵌적이 없어서 .. 예선전에 한끼도 못드시고 일을하셨다니.. 실은 제가 어제 예선때 잠깐씩 메가웹에 들렀었답니다. 담배연기땜에 혼탁한 공기속에서 빈속에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제가 얼굴만 알았어도 도시락이라도 하나 사다드릴것을. ㅠ.ㅠ (이거 정말 빈말 아닙니다. ^^;)
방관자
항즐님, 날다님, 아파님 모두 힘내십시오. 이말 밖엔.....
우주플토
정말 1367번 이글이 이번 논쟁의 종지부를 찍었으면 좋겠군요.....많은 분들의 여러 의견이 있었으나 이 싸이트를 만드신분들과 운영진여러분이 지금까지 이끄셨다는점..그 점들이 인정받아야 되지 않을까요? 자유롭게 글을 쓰는것은 유저의 권한이지만 그 글을 통제할 수있는 권한은 운영자가 갖고 있다고 봅니다.만일 제 의견이 마음에 안 드신다거나 그렇지 않다는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더 이상 이런글이 써지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그리고 운영자를 일방적으로 몰아세우는것은 별로 좋지 않다고 보네요^^; 그럼 이글이 정말 마지막 글이 되길 바랍니다.~아....어디 따끈따끈한 스타소식 없나...모두의 관심을 실어나를.....
방관자
글 올리려는데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왜 그럴까 하고 봤더니 날다님, 아파님 할때 걸리더군요 그래서 쉼표를 적었다는 ^^
우주플토
에궁 그리고 제일 중요한 말빼먹었네요 항즐이님 을 비롯한 모든 운영진 여러분 힘내세요~ 공든탑은 쉽게 무너지지 않자나요~계속 이끌어 나가주세요~
싸이트 또는 어떤 동호회 하나를 운영해 보아도 운영진이 지출하는 시간과 고충들은 실로 엄청납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사태는 계속 반복될 소지가 많겠지요. 영자님들은 모쪼록 더 튼튼한 강심장이 되시길 바랍니다.
나랄라
항즐이님 그리고 다른 운영자분들님 힘내셔요 제가 이 사이트에 오는게 행복일 수 있는 이유가 운영자님들의 남모르는 노고 덕택이어요
02/03/17 16:24
수정 아이콘
모든 운영진 여러분 화이팅!
정말 이번글이 마지막이길................
Apatheia
02/03/17 16:36
수정 아이콘
하는 일이 많은 사람은 지치기도 쉬운 법... 힘 낼거지?
운영진 님들 화이팅~하시고요 힘내세요^_^
즐이님 직무유기로 고발 할거예요.^^
재작년 이때쯤 영국법원에서 욕설과 비방글을 인터넷 사이트에 방치한 사이트 운영자에게 한화 10억원을 배상케 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있습니다. 헤헤..^^;;
인터넷 선진국들에서는 과도기를 거친후, 네티즌들 사이에서 자발적인 언어정화운동,네티켓 운동이 인터넷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과도기속에서, pgr21사이트는 인터넷 선진국으로 가는 선두주자가 아닐듯 싶네요.^^ 홧팅!!!
뭔 글이 올라왔는지는 모르겠지만..-_-;
그런거 일일이 신경쓰고 관리하려면 관리가 되나요..
신경쓰지 마시길..
02/03/17 17:16
수정 아이콘
힘내세여 항즐이님!!
Dabeeforever
자유는 책임을 질때 존재 가치가 있는 것...
책임지지 않는 자유를 응징하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데...
이 사이트 운영방침이 깐깐하다고 생각한적 한번도 없었습니다.
소신껏, 지금처럼만 하십시오! 즐이님~
땀 뻘뻘 흘리며 운동하고, 상쾌한 기분으로 샤워하고, 맛있는 거 사 먹은 후 집에 돌아 와 컴을 켰더니... ㅠㅠ 세상에나... 항즐이님과 아파님은 이 화창한 봄날 휴일을 하루종일 진을 빼고 계시네? ㅠㅠ;;
pgr21과 운영진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사람이 더 많답니다. 기운내시고 기분 전환 하세요.
PGR21은 제가 아는 사이트중 최고입니다. 그러기에 즐겨찾기 1번에 지정되어있지요. 그리고 그렇게 된 이유는 바로 운영진 여러분의 멋진 글 들 때문입니다. 항즐님을 비판 하는 사람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소심하게 뒤에서 그저 응원하는 사람이 더많다는 것을 알아 주십시오.

힘내시고 행복하세요
직딩플토
pgr 만세이~~~ 힘내세여 운영자님들^^
임태주
스조 임기잡니다. 힘들거란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제 경우 말입니다. 제멋에 살라는 말을 기억하려고 애씁니다.
"왜 너만 남들 안쓰는 기사 쓰는데?"
그야 제가 좋아서죠. 이래봬두 게임기자중 왕따입니. 힘들죠. 하지만 제가 좋아 하는 일입니다. 힘내시길.. ^^
불멸의저그
어떤 일인지 몰라도, 그리고 님을 만난 적도 없지만, 글을 읽어보니, 글자 그대로 참으로 지친모습입니다.
첨 가입한 사람인데도, 어떤 종류의 일이 일어났는지 머 대충 짐작합니다.
아이피 막힌 분들 자존심 상하는 거야 충분히 이해하지만, 안 오면 되는 일인데, 자꾸 자기입장에 대해 글 올리시는 이유가 뭔지.. 운영진에게 김밥 사 준 거 없을텐데 말입니다.
기운내십시오.. 운영진과 pgr21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저는 가입한지 얼마안되도, 이 게시판에 참 애정이 갑니다.
답글중에 겜큐게시판, 이런 단어가 눈에 많이 띕니다.
도대체 어떤 게시판이였는지 몰라도, 엄청 멋진 게시판이였나 봅니다.
그런 게시판을 애타게 그리워하는 분들이 대거 이곳으로 이주해 온 듯한 분위기입니다.
분명 스타에 관한 멋진 게시판이 될 것입니다.
힘 내십시오.
어제 온게임넷 예선에서 그 고생을 하시고도 지친 몸으로
예선전적표 만들어 올려주셨는데, 수고했단 말보다는
질책들이 앞서네요.
참 안타깝군요. 조금만 더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면 좋을텐데.
운영자분들의 수고를 아는 분들도 많은 것 같네요.
기운 내세요! ^^
부끄럽지
항즐이님! 그리고 모든 분들 보다 나은 게임문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든 분뜰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온게임넷사이트갔다가 여기에 이런사이트 있다고 왔는데. 넘 좋군요.. 참 수고 많으셨군요. 보다 알찬사이트가 되기 바라겠습니다. ^^
ataraxia
02/03/17 20:30
수정 아이콘
우리는 열심히하는 프로게이머들에게 환호와 박수를 보냅니다....PGR21의 운영진들 또한 그런 프로게이머들과 다를바 없다고 생각됩니다...그런 그들에게도 따뜻한 격려의 말이라도 전해야 하는게 도리인듯 합니다..
다들 이곳이 좋아서 오시는 것 아닙니까??
나는날고싶다
02/03/17 20:36
수정 아이콘
힘내요..ㅠ_ㅠ; 형 화이팅..--/
힘내시고요.. 솔직히 어제 온겜넷 예선전 궁금해서 젤 먼저 찾은곳은 이곳이고요.. 역시 있더라구요. 어찌보면 이점이 잘못된점일수도 있겠네요.. 정작겜을 주관하는 곳에서 얻는것이 아니라.. 이런 개인사이트에서 그런 정보를.. 어차피 돈벌자고 하는것도 아닌데.. 즐겁게 일하셨으면 합니다.. 개인사이트의 장점은 운영진 취향대로 꾸려지는거 아닌가요?? 그리고 운영진 취향을 좋아하는 이들이 모이는게 자연스러운거겠죠..
에네아
헐.....................
아무리 힘들어도 힘내...
몇 시간에 걸쳐서 주말에 못 봤던 글을 읽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영자들을 지지하고 있을거라고 믿어...그러니 힘내고...몇 일 후에 보자...항즐 화이팅!!!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706 지쳤습니다. [27] 항즐이1814 02/03/17 1814
1705 게시판을 이용하는 유저.. [4] 나라사랑™1216 02/03/17 1216
1704 자유게시판이란? [17] 노쓰윈드1411 02/03/17 1411
1727 [re] 흠흠 ㅇ_ㅇa Headvoy1073 02/03/18 1073
1703 비겁한 자유 [26] 박강원1521 02/03/17 1521
1702 안타깝군요.....ㅡㅡ;; [5] 286Terran1462 02/03/17 1462
1701 [사례] 감사합니다. [11] Apatheia1193 02/03/17 1193
1700 [논쟁에 대하여] 게시판과 민주주의적 원칙에 대하여... [4] 목마른땅1197 02/03/17 1197
1698 PgR21에 대한 실망.. [16] 따까치1458 02/03/17 1458
1697 이럴수가..ㅠ ㅠ 온겜넷 스타리그 캐스터가 바뀐게 확실합니다.. [11] kaljebi1250 02/03/17 1250
1696 게시판에 대한 제언 [7] 김성룡952 02/03/17 952
1695 임요환은 강하다.... [13] Kis+o²1627 02/03/17 1627
1694 운영자님께. [2] twilight1093 02/03/17 1093
1691 영웅이 종족을 살린다? [12] pooh1189 02/03/17 1189
1690 김정민 선수 이것도 대단한 업적이라 해야할까? [6] 요정테란마린1200 02/03/17 1200
1689 [잡담] 눈물 [3] 수시아1175 02/03/17 1175
1688 [잡담] 0.2%의 차이. [3] Apatheia1188 02/03/17 1188
1687 pgr21.com에서 살아간다는 것. [8] 항즐이1372 02/03/17 1372
1686 게시판 관리에 관하여..ㅡㅡa [34] 석주영1594 02/03/17 1594
1685 내 나름대로 예상한 본선대진표 지명 [23] Dabeeforever1607 02/03/17 1607
1683 2002 온게임넷 스타리그 조 편성방식에 관하여... [4] 이지환1081 02/03/17 1081
1682 온게임넷 스타리그 예선전 이모저모 [12] Dabeeforever2085 02/03/17 2085
1679 3대 메이저 대회 진출 현황 [2] 수시아1576 02/03/16 157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