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별 내용은 없고...그냥 이번 대선은 경선 직후 잠깐 흔들렸던 구도가
다시금 문재인으로 결판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사견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2.
제가 민주당이나 문캠에 우려했던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후보 개인의 개인기 부족. 특히 연설이나 토론 능력 등
유쾌함, 에너지를 얻을만한 요소 부족
정책적 임팩트

3.
일단 첫번째 문제점, 연설이나 토론 능력 등은 지난 SBS 토론회에서 어느정도 해결되었음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인터넷 커뮤니티가 문재인 지지세가 두텁고, 여론조사에서도 문재인이 토론을 잘했다고 생각한 비율이 지지율보다 못 나오긴 했습니다만
적어도 지지층도 별로 기대하지 않고 우려했던 것에 비해서는 잘 했다, 실점할만한 요소는 딱히 없었다는 측면에서 성공적입니다.
사실상 본선으로 여겨져 어느때보다 치열했던 민주당 경선에서 이재명 등 마이너 후보자들이 잦은 토론회를 요구했던 것이 본선에서 빛을 발했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이런 능력들이 단기간에 발전하기도 어렵고, 가뜩이나 복잡한 정치상황과 살인적인 일정 속에서 이정도 성과를 낸 것은
문재인 후보를 다시볼만한 계기가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4.
두번째 문제는 요즘 문재인 캠프 측에서 다양하게 내세우는 1번가, 포스터 이벤트 등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느낍니다.
엄진근으로 무겁게 문재인을 찍어야할 당위를 내세우며 안찍으면 널 쓰레기 취급하겠다는 것보다, 재밌는 내용을 링크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업하기 좋은 판을 만들어주는 효과도 있고요.
또한 문재인의 '중개인 리더십'과도 상통하는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제가 느낀 문재인은 스스로의 개인기보다, 충분한 개인기를 가지는 사람들을 이리저리 데려와서 대중과 연결시키는 통로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홍보 방식 또한 그 리더십과 연계되어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5.
정책적 임팩트의 경우, 경선 이전에 단통법 폐지에 시장에 혼란이 온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었던 우상호 원내대표 등이 있었는데
경선이 끝나고 당 주도권이 후보 캠프로 옮겨가면서 단통법 조기폐지와 기본료 삭제 등 공약이 개선되는 등
여러가지 좋은 정책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이는 적폐청산과도 연계된다고 보는데
기존까지 적폐대상이 쓸데없이 확대되었던 상황 (고시생, 타 후보 지지자 등) 에서 문재인이 생각하는 적폐의 대상을 구체화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6.
그리고 이런 행보들을 보면서, 캠프가 준비를 정말 치밀하게 했고, 큰 실수로 인해 구도가 이상해질 가능성은 충분합니다만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그럴 가능성이 많지 않음을 느낍니다.
반면 수세에 몰린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실수를 최소화하면서 문캠에서 대형 실수가 나올때까지 숨죽이면서 있었어야 하는데, 요즘 상황을 보면 실수 연발, 아니 정확히는 역량 부족이 쉴틈없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큰 실수가 터져도 받아먹을 대상이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고 있네요.

7.
최근 여론조사의 흐름도 그렇지만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건 2040세대의 표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안철수는 박근혜보다 중장년층 몰표를 받기에는 애매한 입장이었고, 그것이 박근혜가 가지지 못하는 2040에서의 소구력으로 승부를 보는 것이었는데,

유치원 정책, 이후 대처, 토론회를 3연속으로 거치면서 문재인 캠프 측의 좋은 행보와 맞물려 2040세대의 문재인 몰표의 가능성이 커지게 되었고, 이러한 구도가 여론조사에 반영되어 안철수의 득표력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중장년층도 썰물처럼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8.
따라서 별 일 없으면 문재인 후보의 완승으로 봅니다. 문제는 2위 싸움인데...예상보다 빨리 안철수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라, 홍준표와 자유한국당이 화려하게 부활할 가능성이 높아보이네요. 개인적으로 15%까지는 거의 간다고 보고 있고, 잘하면 2위 탈환까지도 노릴 수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