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언론에서도 말하고 있지만, 이번 총선 결과는 간단합니다.

새누리 - (입이 두개라도 할 말 없는) 참패
더민주 - (찝찝한) 대승
국민당 - 돌풍 & 대승

새누리는 텃밭 공략당하고 가장 많은 의석수를 지닌 수도권에서 대패했습니다. 희대의 사기극인 뉴타운 공약으로 몰아부쳤던 그때 석권한 의석수보다 지금 더민주가 수도권에서 가져간 의석수가 많다는게 말 다 한거죠.

주변의 친구들의 말처럼만 되면 좋겠구먼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고향은 대구지만 대학교 다니면서 사귄 대부분의 친구들이 서울이고 이른바 강남출신들입니다;; 이 친구들이 하는 말이 대부분 똑같더군요. 가장 결정적인 건 역시나 공천 파동이었습니다. 이걸 보고 학을 뗀 친구들이 많더군요.

1. 하는 꼬라지를 보니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새누리는 안찍는다
(-> 여기에서 무투표로 가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고향 친구들이 대체로 이쪽이었습니다.)

2. 새누리는 하는 걸 봐서는 표를 주기 싫은데, 그렇다고 더불어 민주당도 싫다

3. 그렇다면, 지역구는 2번, 비례는 3번으로 간다

새누리가 싫으니 그냥 표를 나눠 줘버린겁니다. 이런 이유뿐만은 아니겠지만, 수도권 대승은 괄목할만한 성과지만 대선에서는 또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문재인이나 안철수가 좋아서 나눠 준게 아니라 새누리가 일단 싫다는게 먼저니 이후에는 전략적인 판단을 한거고 그게 이렇게 나비효과마냥 엄청난 결과를 낳아버렸습니다.

제가 걱정하는건 새누리당에서 대선에 겉보기에 괜찮은 인물만 나오면 원래의 강남과 TK로 돌아간다는거죠.
안철수가 주장하는 확장성이나 문재인이 보여준 수도권 경쟁력이 어떻게보면 그쪽이 잘해서 가져온게 아니라 "이번" 새누리가 맘에 안들어서 나온 간접적인 결과라는 우려때문입니다.

애초에 위에서 언급한 1번이 성립이 안된다면, 더민주당이나 국민의 당으로 갈 표가 결국 새누리가 우걱우걱하게 된다는거죠.

안철수가 주창하는 확장성이 대선에서도 먹힐려면 지역구에서도 의미있는 당선자를 만들었어야 하고
문재인이 주창하는 수도권 경쟁력이라면 비례에서도 의미있는 득표를 했어야 했는데

둘다 승리라고는 하지만, 어딘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승리로 보인다는게 참 아쉽습니다.

그래도 중요한거는 이번 총선을 통해서 박근혜 정부의 브레이크 없는 일방통행에 확실하게 제동을 걸었다는 점이고
이전과는 달리 의미있는 개혁을 해봤으면 합니다. 결선투표제나 노동개혁 그리고 기업구조 개편과 같은 새누리당에서 밀어부치던 말뿐인 개혁안이 아닌 진정한 개혁을(그게 뭔지는 그런거 고민하라고 뽑아놓은 국회의원이 하...하겠죠?;;;)

어제 밤부터 관심있게 지켜보던 개표였는데

참으로 대단한 선거라는 말이 제일 먼저 튀어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