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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23 13:02
이게 부족 사람들끼리 눈 색깔에 대해서 말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100명의 부족 사람들 중 한 명이 붉은 눈일 경우, 서로 눈 색깔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는다면 거울을 보지 않는 이상 당사자는 자신의 눈 색깔을 모르죠. 그래서 만약 붉은 눈이 한 명 뿐이라면, 부족중 누군가 붉은 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자신인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다른 모든 사람은 붉은 눈이 아니니까요. 같은 과정을 거쳐, 5명일 경우에 붉은 눈을 가진 사람은 자신 이외에 네 명의 붉은 눈이 있기 때문에 4일이 지났을 때 4명이 죽어야 자신이 붉은 눈이 아닌 것이 되지만, 4일이 지나도 아무도 죽지 않았다면 자신 또한 붉은 눈임을 깨닫게 되겠죠.
10/12/23 13:02
부족이 모인것은 중요한 조건이 아닙니다. 그냥 모든 부족이 운동장에 다같이 모여산다고 생각하는게 편합니다.
중요한점은 눈의 색깔에 관해서는 부족민들은 스스로는 서로 이야기하지 못하기 때문에 추론만 해야하는 상황이라는점입니다. 진실을 알지못하고 서로 추론만 해대는 상황에서는 자살이 절대 일어나지 않습니다. 붉은눈이 한명이든 두명이든 N명이든간에요. 선교사든 신의계시든 여기중에 붉은눈이 있다! 라는 정보가 주어지는 순간 상황이 달라지는거죠. 사람들이 헷갈려 하는 이유는 붉은눈이 있다는 정보는 이미 모두들 알고있는데 달라질게 없다는건데요. 생각해보시면 부족민들 머릿속의 사고실험에서는 외부에서 들어온 정보가 있느냐 없느냐가 크게 차이납니다. 부족민들의 사고실험속으로 들어갔을때는 붉은눈이 반드시 존재한다라는 정보가 1. 자신의 눈으로 보고 몇명이 붉은눈이 보이는군 그러므로 붉은눈이 있다라고 추론해서 만들어진것과 2. 외부에서 붉은눈이 존재한다라고 주어진것은 추론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이걸 알아차려야 이해하실수 있을겁니다.
10/12/23 13:09
사실 맨 처음 생각했던게 이미 다 붉은눈의 존재를 알고 있고 아무도 자살하지 않은 평형상태인데 '붉은 눈 있다'고 해봤자 '어쩌라고 우리도 앎' 반응밖에 안나올 줄 알았는데 저 논리과정을 밟아가니까 아 자살해야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어 네명의 붉은눈이 있네 4일후 다같이 자살하겠지 안하면 나도 붉은눈이니까 자살해야지'라는 생각이 꼭 선교사가 '붉은눈이 있다'고 말해야만 얻을 수 있는 지식인가요?
10/12/23 13:11
그렇죠. 현실세계에서는 어짜피 다 아는사실인데 뭐가 중요하냐고 하실지 몰라도,
추론을 위한 사고실험 속에서는 붉은 눈이 무조건 한 명 이상이라는게(0명일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결정적 역할을 해주죠. 부족민들은 그냥 운동장에 모여산다고 생각하시면 편하구요. 선교사가 붉은 눈이 있다고 말해주지 않을 경우, 1-3 이 진행이 안됩니다. 1-3. 나도 붉은 눈이라는 보장이 없다. > 아무도 자살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2-4 도 안되구요. 붉은 눈인 A의 생각 속의 또 다른 붉은 눈인 B는 자기 외에 아무도 붉은 눈이 보이지 않지만 자살을 안하죠. B조차도 붉은 눈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붉은눈이 0명 일 수 있기 때문에) 그러나 무조건 1명 이상이라는 조건이 있으므로 A의 생각속에서 B는 무조건 첫 째날에 자살했어야 하는데 안했다 > B의 눈에는 또 다른 붉은 눈이 보인다 > 그게 나구나 > AB자살.
10/12/23 13:20
제일 간단하게 붉은 눈이 두 명인 경우로 해볼게요.
이 경우 붉은 눈을 가진 사람이든 아닌 사람이든 부족에 붉은 눈이 있다는 건 다 알고 있습니다. 그렇죠? 그런데 선교사가 아직 안왔다고 칩시다. 붉은 눈을 가진 A가 볼때 또 다른 붉은 눈인 B는 자살해야 합니다. 근데 자살을 안하네요. A의 입장에서 볼 때 "B는 자기가 붉은 눈일 줄 모르니까 자살하지 않는구나라고 생각합니다. B도 A에 대해서 똑같이 생각하는거죠. 서로 자기 자신은 붉은 눈이 아니라고 가정하고, 상대가 "우리 부족에 붉은 눈이 없군."이라고 생각한다고 믿는 겁니다. 이 사고실험 속에서 모순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N=0일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선교사가 N=1 이상 이라고 해버렸습니다. 그러면 모든 사람이 붉은 눈이 없다는 생각은 절대 할 수가 없게 됩니다. 사고실험 속에서두요. 이게 열쇠가 되서 어? B가 자살을 안하네? 그럼 B는 또다른 붉은 눈을 보고 있다는 거잖아? 근데 내 눈엔 그 다른 붉은 눈이 안보이네? 내가 붉은 눈이구나... > 자살 이렇게 됩니다. N=2 지만, 붉은 눈을 가진 사람 입장에선 N=1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N=1 이 되면 그 붉은 눈 스스로의 생각 속의 또다른 붉은 눈은 N=0이라고 생각해서 자살하지 않을 수 있죠.
10/12/23 13:22
비슷한 류의 여러 변종들 가운데 이 문제는 특히 정말 흥미롭습니다.
"붉은눈이 존재한다"라는 똑같아 보이는정보가 원주민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인식되었느냐에 따라 추론이 달라진다는점이 매우 놀랍고 신기합니다. 이 문제의 해답자체는 초기에 이해했지만 어떻게 이러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만들어지는지 그 메커니즘은 아직도 정확히 깨닫지는 못한것 같습니다.
10/12/23 13:24
이게.. 붉은눈이 3명(a,b,c)일 경우
a가 바라보는 관점에서 붉은 눈은 2명이거나 3명이다. a가 붉은 눈은 2명(b,c)이라고 생각할 경우 a의 머리속에서의 b와 c는 붉은 눈이 1명이거나 2명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a의 머리속에서의 b가 붉은 눈은 한명(c)이라고 생각할 경우 이 경우에 c는 부족에 붉은 눈이 있는지 판단할 수 없기에 선교사의 말이 없다면 c는 죽지 않는다. 위의 상황이 가능한 것은 a,b,c 각자는 붉은 눈이 2명이나 3명일거라 생각하지만 b와c도 붉은 눈이 2명~3명이라 생각하는 부분을 공유하진 못하기 때문이죠.
10/12/23 13:30
언뜻 이해가 될거 같기도 한데 어쨋든 부족민들은 매우 논리적이기 때문에 자살을 할 수가 없게 되네요.. 어영부영 논리적이면 죽게 되구요..크크 이것도 생존본능인가...
10/12/23 13:45
만약 한명이 비논리적인데 붉은눈이고 다른 부족민이 그의 비논리를 모른다 하면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네요
어 왜 쟤 자살 안함? 전부 자살..
10/12/23 13:55
이런류의 문제는 논리퍼즐 좋하하는 사람이라면 거의 대부분 접하게 되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어제 유게에 올라온 문제는 교묘하게 달라습니다. 처도 처음에는 헷갈렸고, 룻다님을 비롯한 몇몇분을 답글을 보고 나서야 완전히 이해했습니다. "주어진 문제가 왜 여러사람을 헷갈리게 하는가?"에 대해 생각을 하고 댓글을 분석하고 나름 결론을 내렸습니다. 첫째. 신부의 발언이 과연 의미가 있는가? - 언듯 보기에는 의미가 없어보이기 때문에 사고의 방향을 다른곳으로 가게 만드는 주범 둘째. 붉은눈인 사람이 5명이다. - 주범은 아니지만 주어진 숫자가 사고실험을 끝까지 논리적으로 진행하기에는 크기 때문에 중간에 오류를 일으킬 확률을 높여줌. 훌륭한 조연. 위의 두가지가 사람들의 이해를 방해하고 있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첫번째와 두번째는 교묘하게 연결되어서 정상적인 사고를 방해합니다. 보통 이런류의 문제는 답이 3입니다. 이유는 1이나 2는 너무 쉽게 답이 나오고 4이상은 훈련되지 않은 사람이 사고 실험을 통해 결론을 내리기가 어럽기 때문입니다. 3이라는 숫자는 이두가지 상황을 절충하는 황금비에 위치한 숫자입니다. 헌데 문제에서 5명이 주어지니 이걸 논리적으로 사고하기가 어렵습니다. 거기에다 더불어 선교사의 발언은 무의미해보이기 까지 하니 저를 포함한 이미 이런류의 문제를 이전에 접했던 사람들중에서도 헷갈려 하신 분이 있을 정도죠. 애초에 문제에서 5명이 아니라 3명이하로 주어졌다면 좀더 쉽게 선교사의 발언이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는데, 5명이면 이게 쉽지가 않습니다. 나름 굳이 이해를 돕기위해 한마디 하면 주어진 문제에서 마을 주민들은 모두 붉은 눈을가진 사람이 우리마을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나를 제외한 마을 사람중에 붉은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반해 선교사의 발언을 통해 나를 포함한 마을 사람중에 붉은눈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된것이죠. - 써놓고 보니 이것도 이해하기는 쉽지 않네요..ㅠ.ㅜ 또다른 방법은 문제에서 붉은눈을 가진 사람을 5명이 아닌 1명으로 가정 하고 점점 늘려 나가면서 생각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으로 보입니다. 위에 참글님의 글처럼 2명으로 줄여놓고 생각해도 5명일때와 구조적으로 동알한 문제이나 생각하기는 훨씬 쉽죠. (근데 이것도 모든 분들을 납득시키기는 어렵겠네요. 답글을 보니 1이나 2까지는 인정해도 3부터는 인정안하시는 분이 계시니...)
10/12/23 14:20
뱀다리로 몇가지 질문에 자문 자답을 해봅니다.
*선교사의 발언은 유의미한 정보인가? -네. 문제를 풀어가는 핵심 정보입니다. 선교사의 발언이 있기 전에는 붉은 눈이 몇명이건 자살할 이유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전에 원주민들이 알고 있는정보는 나를 제외한 주민들의 눈색깔에 대한 정보라면 선교사가 말해준 정보는 나를 포함한 주민들의 눈색깔에 대한 정보입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과 전지적 작가시점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선교사의 발언 이전의 주민들의 사고실험속에 존재했던 붉은눈이 한명이었을때 자살하지 않는 상황이 더이상 벌어질 수 없게 되었습니다. *선교사가 오기전에 마을 사람들은 서로 모일 기회가 없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전혀 필요가 없습니다. 한집에 같이 살아도 선교사의 발언 이전에는 전혀 자살한 이유가 없다는 사고실험에 모순이 없기 때문에 불필요한 전제 조건입니다. *1명일때와 2명일때는 이해 할 수 있지만 3명이상일 경우에는 무의미하다. -그렇지 않습니다. n이 1일때 1명의 사람이 1일 후에 자살한다. 이제 n이 k일때 k명의 사람이 k일 후에 자살한다고 가정하고 n이 k+1일때 성립함을 보이자. 내눈에 보이는 사람이 k명인데 k일째 그들이 자살하는것을 기다린다. 그들은 자살하지 않는다. 아 나도 붉은 눈이구나. 따라서 k+1일째 나를 포함한 k+1명이 자살한다. 따라서 k+1일때도 성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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