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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23 01:24
저에게 길을 알려주세요...ㅠㅠ
이 한 문장이 마음에 걸려서 답글 남깁니다. 자신의 길을 생면부지의 남에게 찾아달라니요.. 그래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간단히 적어봅니다만, 절대로 길이란건 다른 사람에 의해 결정해서는 안되는 겁니다. 조언은 듣되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세요. 친구 하나가 비슷한 시기에 기타에 미쳐서 결국 지금 작곡을 하고 있습니다. 음대를 간것도 아니고 수능도 그저 그랬고 (어쨋든 좋은 학교 좋은 과에는 들어갔습니다 -_-;;) 학점이 높은것도 아닙니다만, 굉장히 행복해 합니다. 새로산 기타를 3시간이고 4시간이고 들여다보며 지금이 유일하게 사는 느낌이 난다고 그럽니다. 자기가 쓴 곡도 슬슬 인지도를 높여가고 공연 제의도 꾸준히 들어오는 등 많지 않은 나이에 참 멋있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저는 사람이란 누구나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하고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가 미친듯이 하고 싶다. 이걸 하고 있을때는 시간가는줄을 모르겠다. 이때가 나는 가장 행복하다. 자신에게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뭔가가 존재한다면 그건 길을 잘못든게 아니라 빨리 찾은겁니다. 축복받은 겁니다. 수많은 사람들은 평생동안 자신에게 정말 어울리는 일이 뭔지 찾아해매고 고민하며 살아갑니다. 일단은 음악이 하고 싶으신건지 공부가 하기 싫으신건지 자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실제로 이 둘은 반대되는 개념이 아닙니다만, 어쨋든 지금 느끼는 자신의 열정이 순수한 것인지, 아니면 현실에 대한 도피인지는 따져보셔야 합니다. 한번 지나가는 치기어린 생각으로 여겨진다면, 학업에 매진하시면서 다른 꿈을 기다리면 되겠고, 만일 고민 후에도 음악이 좋으시다면 과감히 음악을 선택하셨으면 합니다. 혹시 잘 모르시겠다면, 그래도 음악을 선택해 보았으면 합니다. 나중에 다시 얘기 하겠지만 선택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인생을 자기가 선택하는 법을 배우셔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것은, '자신이 고민하여 선택하여야 한다' 라는 것입니다. 삶을 수동적으로 사시면 안됩니다. 사실 다른 사람의 조언이란 건 생각보다 옳지 않을때가 많습니다.(저의 이 답글을 포함하여) 정보는 얻되, 자기가 주도적으로 판단하여, 스스로 이런저런 가치를 저울질 한후, 자기 자신이 선택해야 합니다. 만일 주위 많은 사람들의 말대로 '그래 일단 고등학생은 닥치고 공부지' 해서 공부만을 열심히 하셨다간 당장 2년후에 조금은 올라간 성적을 가지시긴 하겠지만 전혀 해결되지 않은 큰 고민을 가지게 될겁니다. '어디 대학 무슨 과를 가지?' 실제로 많은 고3들이 그냥 수능날까지 공부만 열심히 하다가 수능 후에 원서 쓸때는 '있어보이고', '좋다고들하는', '점수에 맞는' 대학과 과를 고르고 있습니다. 심지어 대학 졸업 후 직장을 고를때도 마찬가지 입니다. 나쁘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남들만큼은 살아야 겠지 하면서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가는 것은 사회에 나가서 안정적인 생활과 지위를 가질 수 있게 해 주고, 분명 이는 삶을 윤택하게 해줄껍니다. 분명 이는 행복하다고 부를 수 있는 범주에 들것이며, 실제로 안정적인 삶 가운데서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선택하신 많은 분들의 선택을 저 또한 존중합니다. 그리고 이른 나이에 어깨에 짊어진 책임이 무거워 다른 선택을 할수 없었던 많은 사람들을 동정합니다. 그러나 2년내 학과 전과율과 1년내 이직률이 삼분지 일에 가깝다는것도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자기 주도적으로 음악을 선택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길에서 자신의 재능과 비전을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음악인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공부와 좋은 음대라는걸 깨달을지도 모릅니다. 대학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고등학교 과정 사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제대로 된 동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공부하면 반년이면 정복할 수 있습니다. 저는 어렸을때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는 행위가 돌아가는 길이라곤 전혀 생각치 않습니다. 그래도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서 고민되신다면, 항상 양 쪽 길에 있어서 최고의 가능성을 저울질 해보시면 도움이 되실껍니다.(절대 최저가 아닙니다!) 세계 최정상 밴드의 리더, 또는 세계적인 유명 뮤지션 vs 년 수입 10억의 안정적인 직장인 둘 중 하나를 선택하시려면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어느쪽에 더 마음이 끌리십니까?
10/10/23 03:37
하나만 말씀드리자면, 2달가지고 와 이게 내길이야! 하고 판단하긴 좀 힘듭니다. 어차피 학교는 다녀야 하니까, 학교 끝나고 음악학원을 다녀보세요. 그럼 자신의 길이 보일겁니다.
10/10/23 10:02
제 나이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지만... 제 친구의 케이스를 이야기 하고 싶어서 로그인합니다.
제 친구는 중학교때까지만 해도 공부를 썩 잘하는 친구였는데요, 고등학교를 다른 곳에 간 후부터는 연락이 뜸해지더니, 수능 끝나고 만났을 때 이 친구가 자기가 노래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의외였습니다. 예체능 계로 갈 것 같지 않았던 아이거든요... 그 날 만나서 같이 노래방에 갔습니다. 그 친구 노래도 들을 겸, 같이 놀 겸 해서요. 노래를 들은 감상은 그저 그랬습니다. 제 고등학교 친구 중에 음악 학원에 전혀 다녀본 적 없는 친구도 그 친구보다 노래를 잘했거든요... 말은 못했지만, 많이 속상했습니다. 그 친구는 어느 순간부터 공부에 손을 놓았다고 했고, 수능을 망쳤고 실기도 그저 그랬는지 결국 지금 재수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알바하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어중간한 마음으로 공부를 하기 싫어서 예체능계를 선택하신다는 건 진지하게 다시 고려해보셔야 합니다. 진짜 재능있는 친구들이 좋아서 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모자랄 수 있거든요. 그렇지만 진심으로 열정을 다해 하실 자신이 있다면, 그리고 그런 소신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줬을 때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면 한 번 노력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변 사람들 반응이 정말 중요합니다. elixer님(친구분 아이디라고 하셨죠?^^;)께서 진짜 재능이 있다면 주변에서도 아마 든든하게 지지를 해주실 테니까요. 냉정하게 말해서, 그런 반응이 안 나온다면 그것도 좀 곤란합니다... 쓸데없이 말이 길어진 것 같은데, 제일 중요한 건 그겁니다. 공부가 싫어서 예체능계로 가는 거랑, 내가 진짜 좋아서 예체능계로 가는 것은 다릅니다. 진짜 선택하시려면 마음 굳게 먹고 그 길로 가세요. 예체능 계로 갔다가 제대로 준비 안 하고 그냥 놀기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좀 편견이긴 합니다만.... 죄송합니다.) 예체능 쪽에는 끼 있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마음이 맞아서 놀다보면 어느새 실기 입시가 다가와 있을지도 모릅니다.- -; 마음 굳게 먹고 가세요. 어떤 선택을 하시던, 힘내시기 바랍니다. 화이팅!
10/10/23 19:33
예체능은 소질도 소질이지만 적성에 맞아야 하는겁니다. 두달간 해서 실력이 늘었다고 해서 그후로도 그만큼 늘었을꺼라고는 생각하기 좀 어렵습니다. 특히 몇몇 분야에서는 교육을 받기전부터 엄청난 실력을 뽐내는 경우가 많거든요. 슈스케 우승한 허각도 단 한번도 레슨을 안 받았다고 하니까요. 답변이 좀 될까요? 많은 분과 상담을 한번 해보시는게 어떨까요
10/10/23 21:18
제가 고3때 음악 공부를 시작해서 작곡 전공을 한 케이스입니다. 피아노도 고3때 처음 시작했습니다. 성장 과정에서도 타고난 음악적 감각은 뭐 누구나 인정했죠. 가족들과 친척들을 봐도 타고난 것도 무시 못하는 것 같습니다.(실제 연구 결과 음악적 재능은 모계를 통해 내려온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물론 아버지가 음악가여도 교육의 힘으로 크게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저보다 훌륭한 재능을 타고난 사람, 많고 많습니다. 그 훌륭한 사람이 어려서부터 훈련해온 경우가 대부분이구요. 그리고 사실 음악은 선두권 외에는 살아남지 못합니다. 자기 위안, 자기 만족으로 자기가 음악한다고 버티고 있는 경우는 있지요.
일단은 좋은 선생님께 테스트를 받아 보세요. 테스트는 꼭 받아 보셔야 합니다. 실력, 의지, 가능성, 모든 면에서 검증을 받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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