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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1/14 14: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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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질문하신 겨울철 실내 데이트코스에 대한 답변
페이지가 넘어간 글이긴 하지만, 분명 이 시즌의 새내기 커플들이 고민하실 내용이고, 잠재적 커플들이 알아야 할 내용이니까..양해를 구하고 답변을 따로 기재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커플이 초기에 겪는 문제는, 애타게 솔로타령하다가 정작 '연애'를 할 준비는 전혀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 느닷없이 연애에 돌입하기 때문이니까요.

일단 본문으로 보아서는 속칭 진도 나가기 시작한 단계...로 추정되는데

일단 대학로에서 가볍게 라이어 정도 보시다 민토들어가는 코스를 한번 거쳐주는 게 좋긴 합니다. 바로 DVD보러 가자는 멘트는 이제 구닥다리를 지나 화석이죠. 귀차니즘을 조금 극복하실 수만 있다면 공개방송 녹화신청이 좋구요. 개그프로그램이나 EBS스페이스 공감이나..

아무튼 요는, 따스하고 보송보송한 '문화' 안에서의 데이트가 하루는 필요합니다. 현실에서 벗어나 격상되어 있다는 느낌을 줄 때, 그때 같이 있었던 사람에게도 동일한 인식을 적용하게 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커플들이 그렇게들 영화를 보러 다닙니다만, 이제 영화관은 더이상 로맨스의 장소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죠.

그 다음에는 자연스럽게, 경계심없는 논알코올 상태로 터칭이 시도되는 게 가장 좋습니다. 둘이 함께 고양된 세계로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면, 다음에는 당연히 서로가 뜨거운 피가 흐르고 달콤한 살결을 가진(어어 이거 수위가..) 사람이라는 걸 어느 순간 느끼게 되어야겠죠.

원래 이런 걸 어두침침한 DVD방에서 시도하게 되는 게 참 껄끄러워서 민토 커플석도 있고, 차도 굳이 빌려서 타고 나오지만...

2009시즌의 새로운 트렌드는 WII카페입니다. 자연스러운 터칭.이라는 목적과 밝고 유쾌할 것. 이라는 수단의 적합성을 한번에 갖춘 이런 플레이스가 등장하리라고 20세기의 어떤 커플매니저가 상상할 수 있었을까요. 대충 한두 군데 가보시고, 개중 분위기 깔끔한 곳으로 가셔야 합니다. 명심하실 건, 터칭의 수단에 목매달지 마시고,구체적인 터칭의 단계들이 수행된 장소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장소.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고 추천하고 싶은 장소. 다시 갈 수 있는 추억이 될 만한 여성분들 눈에 아름답고 뽀샤시한 이미지의 장소를 고르셔야 한다는 거죠. 차있으시면 할말 없습니다.무조건 합격. 자취방 청소를 참 잘하시는 분이라면...가산점 10점. 원룸에서 요리가 가능하다면 가산점 20점. 이것저것 다 안된다 싶으시면 밀폐형 까페 찾아가시면 됩니다. 어두운 인도풍 좌식까페도 좋지요. 요새 워낙 유행이긴 합니다만, 아직도 잘 먹힙니다.

그 다음에는 스파를 가시든 스키장을 가시든 무난합니다. 저 같으면 스키장을 가겠어요. 자신의 몸에 자신이 있는 분은 사실 대한민국 10퍼센트도 안 됩니다. 그래서 저는 대부분의 커플분들에게 처음 자기 전까지, 절대 벗지 말 것.을 주문합니다. 처음 보여주는 순간이, 처음 허락하는 순간과 일치하는 쪽이 좋습니다. 성적 분위기에서의 환상은 대부분의 결점을 커버하거든요. 굳이 그 전에 그 fragile한 환상을 깨뜨려 놓고 그 다음 단계를 진행하려니 마찰이 일어나는 거죠. 여행가기 힘들다 어떻게 말하냐 부끄럽게 그러시면 100일이든 50일이든 생일이든 뭐든 스페셜데이를 잡아서 레지던스 하나 빌린 다음 요리해주시고 풍선 좀 다시고 꽃 좀 사시고.. 그렇게라도 해주세요. 무난합니다. 그런데 이게 결코 스키장보다 싸지 않습니다. 요리란 게 재료를 2인분만 산다는 건 불가능하고(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요) 레지던스 괜찮은 곳이나 부띠끄 호텔같은 곳도 은근히 가격 셉니다.

자, 그 다음부턴 데이트코스 질문 자체가 필요없게 되죠. 알아서들 365든 야놀자든 가입하셔서 숙박할인 대실연장 알뜰하게 챙기시더군요.
아. 간단한 팁. 이 여자분에게 내인생 올인해 보겠다 싶으신 분들은..
처음 자기 전까지는 DVD보자는 소리 절대 하지 마시고, 모텔이든 외박이든 밤샘이든 눈치도 주지 마세요. 여자분들이 친구들과 수다 떨때 그런데 아예 관심없던데 모야 그남자 문제있는거 아냐 나름 아껴주는 놈이네 너의 실상을 알면 안그럴텐데 크크 농담 나오는 분위기까지만 만들어놓으시면 아주 편합니다. (솔로든 커플이든, 반드시 무슨 일을 할 때는 이후에 상대가 자기 친구들과 대화할 때 어떤 분위기가 형성될 것인가를 한번씩 꼭 생각해 두세요)
경우에 따라서는 먼저 한번 유혹해오시는 여성분들도 있고, 아주 나중에도 나는 너와의 처음을 아름답게 시작하고 싶었다는 느낌까지 주실 수 있습니다.(여자분들은 항상 남자보다 똑똑합니다. 말 안해도 하고 싶은 거 가고 싶은거 다 아십니다. 그런데 처음 자기 전까지 한번도 내색안했다... 연애생활 내내 가산점 후광이 비칩니다.)

적어놓고 보니 이십대 극초반, 차없고 부모님과 살아서 외박 눈치보아야 하는 대부분의 새내기 커플들을 위한 무난한 가이드라인이군요.

그리고 이 글을 혹시 보실 솔로분들을 위한 마지막 충고. 제발 맛집검색 그만 하세요. 비싸고 번쩍번쩍하고 오래 식사해야 하는 곳 가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사람들로부터 신비감을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는 뭔가를 먹는 모습과 화장실에 가는 모습, 즉 인간의 보편적인 생리현상을 보여주지 않는 겁니다. 아무리 멋있게 식사하셔도, 식사하는 모습 자체가 평소보다 멋있을 리는 절대로 없습니다. 단지 능숙하게 와인 주문하시는 모습이나, 플래티넘 카드 과시하는 정도, 촛불1978처럼 이벤트하러 갈 때 정도나 쓸모있죠. 맛집검색은 놀거다놀고 할거다하고 볼거다본 커플들이 찾아다니는 거지, 당장 허세잡아야 하는 솔로분들이 하실 게 아닙니다. 그럴 시간에 왁스질 연습하시고 손가락 하얗고 길게 보이는 각도 연구하시는 게 백배는 도움되실 겁니다.

모든 피쟐러 여러분들 에뛰드 공주핑크러블리 2009년이 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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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m I?
09/01/14 14:34
수정 아이콘
맨 마지막...손가락 하얗고 길게보이는 각도 연습에서 터졌습니다. 으하하하 판님 너무재미있잖아요 이거...-_-b
핸드레이크
09/01/14 14:40
수정 아이콘
이건 질게가 아니고 자게 감인데요;
소주는C1
09/01/14 14:42
수정 아이콘
역시 남자는 머리빨..

왁스질을 열심히 합시다.
밀로비
09/01/14 14:50
수정 아이콘
자게 -> 추게행을 외쳐봅니다.
09/01/14 14:53
수정 아이콘
와인 멋있게 주문하는 모습은 백번 공감합니다.
예전에 친구커플과 그 커플의 남자인 친구분(초등학교 때 유학가신)과 함께 와인바에 간 적이 있었는데.
메뉴를 스윽- 보시더니 탁 덮으면서 와인의 풀네임을 네이티브 스피킹으로 말씀하시며 주문하시더라구요.
(저는 늘 와인 이름 중 한 단어만 말하거나, 메뉴판을 가르키며 "요거요.." 라고 했습니다.)
그게 허세가 아니라 오랜 외국생활로 몸에 배어있는 것 같은, 그리고 메뉴를 "덮으면서" 그렇게 하시니까 정말 멋있어보이더라구요.
뭔가 "늘 먹던 거니까 이정도는 외울 수 있어-" 라는 느낌이 확 들었거든요.
나중에 좀 친해진 후에 이 이야기를 하니까 저보고 진짜 단순하다면서 비웃긴 했지만 저는 그랬습니다요.....
아스트로비츠
09/01/14 15:03
수정 아이콘
판님글은 따로 스크랩해서 정리해놔야겠다는.. 쿨럭
HL햇빛
09/01/14 15:19
수정 아이콘
질문게시판에도 추천버튼 좀 만들어 주십시오.
09/01/14 15:41
수정 아이콘
판님의 글을 모아서 편찬합시다. 추게로~
망고샴푸
09/01/14 15:50
수정 아이콘
맛집검색은 놀거다놀고 할거다하고 볼거다본 커플들이 찾아다니는 거지, 당장 허세잡아야 하는 솔로분들이 하실 게 아닙니다.
→혼자서 밥먹는게 맛있는거 찾아먹는게 죄인가요? ㅠ_ㅠ
...얘기는 모아서 책으로 출판~
마동왕
09/01/14 15:58
수정 아이콘
망고샴푸님// 여기서 솔로는 혼자 밥 먹는 상황을 말한다기 보다, "아직 사귀는건 아닌데 앞으로 사귀고 싶은 여자를 앞에 두고 밥을 먹는" 솔로분들이 하실게 아닙니다, 라고 얘기하는 것 같네요^^;;
ThemeBox
09/01/14 16:05
수정 아이콘
판님을 국회로!??! 응!?!?
09/01/14 16:08
수정 아이콘
마동왕님// 정답이십니다.

더불어 남성 동지 여러분..
맛집검색할시간에 왁스질입니다. 매일매일 바꿔보시면서, 옷도 바꿔보면서 계속 오늘 어떤지 체크하셔야 합니다. 비싼옷 사놓고 모셔두지 마시고, 조합해보고 평가받아보고 드라이질 왁스질 방향도 세우는 느낌도 내린 느낌도 다 해보셔야죠. 소개팅날'만' 특별히 신경쓰니까 안 되는 겁니다. 매일매일 신경써보고, 아 이렇게 하니까 느낌 좀 났었지 하는 그 감각을 항상 유지하셔야 합니다. 매일매일이 소개팅이라고, 통학이 아니라 외출, 출근이 아니라 출전이라고 생각하시면서 매일 집을 나서 보세요. 굳이 연애사업이 아니라도, 매일매일이 즐거워지실 겁니다.
테페리안
09/01/14 17:38
수정 아이콘
Q & A 게시판이 아니라 판 님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게시판 내지.... 판 님의 방명록입니다. 정도로 명칭을 바꾸는 것이 덜덜덜
09/01/14 20:04
수정 아이콘
무엇보다 중요한건 이러한 말들은 모두 일반론이라는 거죠.
결국 연애라는것은 case by case 아닌가요?
제 여자친구는 제가 밥먹는모습이 귀여워서 그때부터 호감을 느꼈다는데 말이죠 ^^

하지만 알아서 나쁠것은 하나도 없네요. 몇명동의하기 힘든것도 있지만 왁스질의 꾸준한 연습+옷 평소에 잘입기
그리고 그외 자잘한 스킨쉽관련 팁 등요.
09/01/14 20:14
수정 아이콘
Latanta님// 맞습니다. 심지어 제 동기는 술먹고 오바이트후 뻗은 선배의 흩어진 머리칼과 창백한 얼굴에서 미소년을 느껴 대시한 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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