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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31 22:35
좋아하는 감독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특별한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다고 봐요. 모든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하하하>를 정말 인상깊게 본 기억이 나네요.
11/05/31 22:44
우리나라 감독중 외국에서 평가를 받을만한 감독이 4명 정도 있는데
그 중 유럽(이라고 하기 애매한게 프랑스에서만 좋아하거든요..)에서 높게 평가해주는 감독이 홍상수 감독님과 김기덕 감독님이고 미국에서 높게 평가해주는 감독이 박찬욱 감독님, 봉준호 감독님 입니다. 여기에 추가로 김지운 감독님도 미국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감독이구요. 위에 언급한 감독님의 느낌 그대로가 프랑스와 미국의 취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 영화 쪽의 취향 자체가 그렇습니다. 사람을 조금 무안하게 까발려 놓고 낄낄대는 것이 그 쪽의 취향이고 미국 쪽은 속된 말로 후까시가 좀 많이 들어가면서 사회적 질문이 있는 영화가 취향이라고 볼 수 있죠.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는 어렵게 이야기 하면 관조적 시점에서 오는 노골적임이 미덕인 영화이지요. 보통의 경우 기억은 미화가 되어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남겨지기를 원하는데 홍상수 감독님은 그것을 구지 꺼내어서 창피하고 쪽팔린 그림으로 만들어버리는 재주가 있는 감독님이지요. 그래서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를 보면 관객의 경험이 어떤 식으로든 주인공에 투영되는 신기한 영화가 되고 맙니다. 이러한 부분이 홍상수 감독님의 높은 평가에 대한 이유가 될 것 같아요. 저는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를 보면 기분이 좋아지지는 않지만 항상 예전의 기억을 되돌아 보거나 내 주변의 어떤 인물을 떠올리고 나오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러한 기분을 즐기면 재미있는 영화가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기분만 나빠지는 영화가 되는 것 같습니다.
11/05/31 23:03
abrasax_:JW님, shadowtaki님, 지니쏠님 답변 감사합니다.
영화에 감정이입이란게 참 난해합니다. 무작정 빠져드는 경우도 있고 의도적으로 내가 빠져들어야지 해서 빠져 드는 경우가 있고... 제가 느끼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그런 감정이입이 굉장히 불편하다는 거죠. 음... 뭐랄까? 감정을 이입해 극도로 달렸는데 영화가 끝난 후 남는건 굉장히 거북하다고 해야 할까요?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면 항상 그런 느낌을 받곤 합니다. 그렇다고 이게 나쁜 건 아닌데 왜 그런거 있잖아요. 되새기고 싶지 않은 그런 감정들... 그런 걸 홍상수 감독은 의도적으로, 그것도 적나라하게 영화 곳곳에 흩뿌려 놓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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