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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14 04:01
간단히 말하면, 현재 미국의 의료 시스템은 의사-제약회사-보험회사의 3각 카르텔에 의해 돌아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제약회사는 약품을, 보험회사는 돈을, 의사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아프다면 의사에게 가서 소액의--소액이라고 해봤자 100$, 혹은 11만원은 기본으로 들지만 이건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돈입니다--돈을 내고 서비스를 받게 됩니다. 실제로 내는 치료비는 보험회사에 매해 내는 보험금에서 나가게 됩니다. 제약 회사는 이 과정에서 우리 눈에 직접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존재이구요.
미국에서는 의료보험 가입의 의무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카르텔을 거부할 수 있는데요, 그 비용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3각 카르텔의 주체들이 "시스템"을 상당히 잘(?) 만들어 놨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출산을 하는 경우에 보험이 있다면 100$~1,000$ 사이의 돈으로 할 수 있는데 반해, 보험이 없으면 $30,000 정도가 들도록 만들어 놨습니다. 이 돈은 의사, 제약회사, 보험업계가 적당히 나눠야 하므로, 의사가 $30,000을 가져가는 셈은 아니지요. 아마도 $10,000도 가져가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제약회사, 보험회사들은 거대 기업이므로, 의사 개개인 혹은 이익 집단이 상대하기에는 너무 큰 존재이니까요. 반면에 보험을 가입하는 경우, 그리고 보험이 커버하는 경우에 100$-1,000$ 정도의 "상대적"으로만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미국의 의사-제약업계-의료업계는 그들의 시스템을 거부하는 개개인을 응징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 같은 일개 대학원생도 1년에 4,000$의, 서비스에 비해서는 매우 저렴하다는 평가이지만 어찌됐든 매우 비싼 보험료를 내고 있습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의사-제약업계-의료업계는 매우 강력한 경제적을 가지고 있고, 이는 필연적으로 정치력으로 이어집니다. 왠간한 깡을 가지지 않고서는 저 강력한 체제를 깰 수 없습니다. 첨언하자면, 한국 건강보험 공단의 보험료 지급률이 90% 가량이라고 들었습니다. 반면, 일반적인 보험 회사의 보험료 지급률은 30-40% 수준이라고 합니다--이들 두 수치는 확인이 필요합니다만, 경향성은 대략 맞을 것 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내가 돈을 10000원내고 원가 9000원의 서비스를 받느냐, 3500원의 서비스를 받느냐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무조건 10000원의 서비스를 받기 원하므로, 미국에서의 보험료 부담이 3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건 당연한(?) 귀결입니다. 흔히들 건강보험 공단의 무능력함(?)을 욕하지만, 그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보살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뭐, 공공 기관이니까 당연한 것이지만 말입니다.
11/03/14 11:52
크게 보면 자유와 평등 사이의 갈등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의료를 모든 사람들이 (비교적) 고르게 누려야 하는 권리로 보느냐, 자기가 낸 몫만큼 요구할 수 있는 일종의 상품으로 보느냐, 사람에 따라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겠죠. 예를 들어 얼마든지 돈을 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 더 지불하고 그만큼 더 고급의 의료를 받기를 원할 수 있지 않을까요? 특히, 이해의 당사자들이 이미 강력한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어떻게든 반대 논리를 찾아내려고 할 겁니다. 민영 보험의 보험료 지급률은 거꾸로 보면 이해 당사자들의 수입이니까요. PS) 자유 경쟁 시장이 제대로 working하지 못하는 사례는 많습니다. "시장의 실패"라고 하죠.
11/03/14 12:28
경쟁 시장이 최고의 생산성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머리로만 생각한 이상적인 시스템에서 그렇습니다.
경쟁을 하는 이들이 사람이기때문에 한계를 갖고 생산자가 동시에 소비자 이기도 하며 경쟁을 안하는 방법도 세상에는 넘쳐나기때문에 절대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특히나 경쟁은 사람에게 '당장의' 생존의 위협을 느끼게 만들기때문에 장기적으로 득이 되는 무언가를 도모하기 어렵게 만들죠. 결국 코앞에 닥친 문제만 급급하게 처리하게 되고...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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