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21/10/27 00:14:22
Name Fig.1
Subject [역사] 이게 티셔츠의 역사야? 속옷의 역사야? / 티셔츠의 역사
1. 티셔츠의 기원은 쫄쫄이 내복
SZT0ybw.jpg
[유니온 슈트]


현대적 의미에서 티셔츠의 기원은 유니언 슈트(Union Suits)에서 찾는데요. 유니언 슈트는 면 소재의 상의 하의 일체형 속옷으로 1868년에 특허를 받습니다. 유니언 슈트는 원래 빅토리아 시기 여성 속옷이었던 플란넬을 대체하기 위해 발명된 것이었는데요. 19세기 말 남성들에게도 인기를 얻게 되었죠.

하지만 점차 인기가 떨어지고 주로 노동자들만이 입게 되었었는데요. 현재도 유니언 슈트는 판매되고 있지만, 시골 할아버지가 입는다는 이미지가 있어 주로 개그 소재로 이용되고 있죠. 우리나라의 쫄쫄이 타이즈와 같다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FE432XO.jpg
[쿠퍼 언더웨어 컴퍼니 광고]

이런 이미지와 더불어 일체형이라 화장실에서 단추를 다 풀어야한다는 불편함이 있었는데요. 1904년 쿠퍼 언더웨어 컴퍼니(Cooper Inderwear Company)는 이러한 유니온 슈트의 단점을 보완해 상하의가 분리된 내의를 출시하는데요. "넥밴드가 늘어나서 입고 벗기 편하고... 단추도 없고 꿰맬 일도 없다"고 홍보되어 미혼 남성을 타겟으로 출시되었죠.




2. 진짜 티셔츠의 등장

Q1JY74P.jpg

1905년 해군 선원들에게 제복 아래 단추가 없는 속옷을 입어야 한다는 지침이 내려졌어요. 이에 단추가 있는 유니언 슈트 대신 롱 존스 형태의 투피스 내의가 해군에 퍼지게 되었죠.

1913년에는 미 해군이 롱 존스 상의를 반팔로 개량해 보급하기 시작합니다. 이 속옷은 보급(gob)용이라고 해서 gob-셔츠 혹은 'T'자 모양이라고 해서 T-셔츠라고 불리기 시작했죠.

이후 1920년 티셔츠는 메리엄 웹스터 사전에 공식 영어 단어로 등록되었어요. 스콧 피츠제럴드의 1920년 발표작 <낙원의 이편>에도 티셔츠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등장하죠.



3. 속옷에서 겉옷으로

CiVIvIc.jpg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포스터]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퇴역한 해군 병사들이 속옷으로 입었던 티셔츠를 캐주얼하게 입는 경우가 보편적이었어요.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속옷의 이미지가 강했죠.

1951년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 말론 브란도가 청바지에 티셔츠만 입고 등장하면서 티셔츠는 젊은 세대의 반항의 상징이 되었어요. 더 이상 티셔츠는 속옷이 아닌 겉옷이자 패션의 일부가 된 것이었죠.

1960년대 마릴린 먼로, 진 세버그, 브리지트 바르도 등의 여배우들도 티셔츠를 입기 시작하면서 에로틱하고 양성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이용되기도 했어요.



4. 프린팅 티셔츠에 관한 TMI

qTykm48.jpg
[<오즈의 마법사> 중 한 장면]

- 최초로 프린트 티셔츠가 영화에 등장한 건 1939년 오즈의 마법사인데요. 이 영화는 프로모션용 티셔츠를 최초로 사용하기도 했죠.

OjLPCTu.jpg
[라이프 매거진에 처음 등장한 티셔츠]

- 잡지에 처음 등장한 프린팅 티셔츠는 1942년의 라이프 잡지 표지에 있는 것인데요. Air Corps Gunnery School 티셔츠로 현재도 구매할 수 있어요.

- 50, 60년대의 플라스틱 잉크, 플라스틱 전사, 스프레이 페인트 같은 기술이 발전하게 되는데요. 이에 따라 여러 가지 컬러와 디자인으로 프린팅이 가능해지고, 다양한 프린팅 티셔츠가 등장하게 되죠. 특히 1960년대에는 다양한 사회적 이슈(인종, 젠더, 반전시위, 에이즈, 환경, 히피 문화)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티셔츠가 활용되었죠.




<참고문헌>
조은주. (2013). 티셔츠 프린트에 담긴 사회 문화적 의미 분석. 한국디자인트렌드학회
홍성순. (2005).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의 메시지 티셔츠에 관한 연구. 대한가정학회
남보람. (2019). 티셔츠(T-Shirt)는 어디서 유래했을까. 매경프리미엄 URL: https://www.mk.co.kr/premium/special-report/view/2019/05/25689/ Jockey(Cooper Inderwear Company) Website: https://www.jockey.com/ourcompany/ourhistory
Esquire Editors. (2021). Call off the Search: These Are the Best Men's White T-Shirts. URL: https://www.esquire.com/uk/style/a30702960/best-white-t-shirts/



<이전글>


* 손금불산입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3-09-29 11:46)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 게시글로 선정되셨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허마이오니
21/10/27 01:41
수정 아이콘
유익한 글 같은데 댓글이 별로없네요. 추천합니다.
21/10/27 09:0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호머심슨
21/10/27 01:41
수정 아이콘
일체형은 똥눌때 어떻게 할까요.엉덩이에
여닫게 해놨나
호머심슨
21/10/27 03:50
수정 아이콘
검색해보니 엉덩이에 뚜껑이나 단추가 있군요
21/10/27 09:02
수정 아이콘
헛 흥미로운 내용인데요! 그래도 저라면 묻을까봐 벗고 쌀것 같네요크크
21/10/27 03:38
수정 아이콘
유익해!
21/10/27 09:0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12년째도피중
21/10/27 06:42
수정 아이콘
와이셔츠의 경우는 진짜로 속옷 기능을 겸하는 경우가 꽤 많았기 때문에 혹시 티셔츠도 초기에 그런 역사가?싶었습니다만 그건 아닌 모양이군요.
소변보고 티셔츠 앞자락으로 슥삭 닦는 이야기일 줄 알았음. 크크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생활사 관련 글들은 역사를 보는 눈을 넓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21/10/27 09:04
수정 아이콘
티셔츠 앞자락으로..뭐요? 크크크크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도 궁금한 내용이라 즐겁게 찾아 정리하고 있습니다:)
12년째도피중
21/10/27 09:20
수정 아이콘
요네하라 마리의 책에 그런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러시아 남자들 이야기긴 했는데 와이셔츠 앞자락이 팬티의 역할을 했다고. 하나같이 와이셔츠 앞이 누랬다나 뭐라나.
21/10/27 11:13
수정 아이콘
오.. 알고싶지 않은 사실이네요크크
aDayInTheLife
21/10/27 10:41
수정 아이콘
유익하게 읽었습니다~
21/10/27 11:1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파워놀부
21/10/27 12:10
수정 아이콘
유익한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1/10/27 12:15
수정 아이콘
추천!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501 음식.jpg [42] 이러다가는다죽어3359 22/05/10 3359
3500 [테크 히스토리] 전세계 콘센트 하나로 통일 좀 해줘라 / 전기 플러그 역사 [43] Fig.13569 22/05/09 3569
3499 [15] 아빠 차가 최고에요! [18] 두동동4195 22/05/08 4195
3498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365] 여왕의심복4737 22/05/06 4737
3497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그 맛.. [62] 원장2640 22/05/04 2640
3496 [15] 장좌 불와 [32] 일신2516 22/05/03 2516
3495 퇴사를 했습니다 [29] reefer madness3147 22/05/02 3147
3494 집에서 먹는 별거없는 홈술.JPG [23] insane7758 22/04/30 7758
3493 인간 세상은 어떻게해서 지금의 모습이 됐을까 - 3권의 책을 감상하며 [15] 아빠는외계인4616 22/04/29 4616
3492 [테크 히스토리] 인터넷, 위성으로 하는 거 아닌가요? / 해저 케이블의 역사 [32] Fig.13672 22/04/25 3672
3491 소수의 규칙을 증명..하고 싶어!!! [64] 라덱4727 22/04/25 4727
3490 웹소설을 써봅시다! [55] kartagra5138 22/04/25 5138
3489 믿을 수 없는 이야기 [7] 초모완3463 22/04/24 3463
3488 어느 육군 상사의 귀환 [54] 일신4175 22/04/22 4175
3487 (스크롤 압박 주의) 이효리 헌정사 (부제 : 어쩌다보니 '서울 체크인' 감상평 쓰다가...) [76] 마음속의빛3725 22/04/19 3725
3486 [테크 히스토리] 커피 부심이 있는 이탈리아인 아내를 두면 생기는 일 / 캡슐커피의 역사 [38] Fig.12763 22/04/18 2763
3485 『창조하는 뇌』창조가 막연한 사람들을 위한 동기부여 [12] 라울리스타2699 22/04/17 2699
3484 코로나19 음압 병동 간호사의 소소한 이야기 [68] 청보랏빛 영혼 s3129 22/04/16 3129
3483 [기타] 잊혀지지 않는 철권 재능러 꼬마에 대한 기억 [27] 암드맨3705 22/04/15 3705
3482 [일상글] 게임을 못해도 괜찮아. 육아가 있으니까. [50] Hammuzzi2727 22/04/14 2727
3481 새벽녘의 어느 편의점 [15] 초모완2702 22/04/13 2702
3480 Hyena는 왜 혜나가 아니고 하이에나일까요? - 영어 y와 반모음 /j/ 이야기 [30] 계층방정2655 22/04/05 2655
3479 [LOL] 이순(耳順) [38] 쎌라비3864 22/04/11 386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