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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5/31 14:04:17
Name The Variable
Subject [질문] 컴퓨터 중독인 것 같습니다
사이트 특성상 중독이란 말에 굉장히 조심스럽고 저도 싫어하는 말이지만, 딱히 다른 원인도 못 찾겠고 너무 무기력해서 질문을 올립니다.

저는 서울의 모 대학에 다니는 23세 대학생입니다. 올해 초에 정상적으로 제대를 했고 학기 중에 칼복학을 했습니다.

전형적인 너드 캐릭터에 아싸긴 하지만 딱히 신경쓰는 타입도 아니고 친한 친구들도 있어 학교생활은 별로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이 순간에도 정말 쓸데없이 계속해서 인터넷에 접속해 왔다갔다 하면서 멍때리고 있다는 겁니다.

유치원생때부터 계속해서 할 일이 없으면 컴퓨터를 켜놓고 웹 서핑을 하고 게임을 하는 것이 일상적이었는데, 고등학교 때까지는 벼락치기를 하면서 성적을 유지했고, 대학교도 너무나 편하게 원하는 곳으로 가서 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대학교에 와서 강제로 공부를 시킬 사람도 없고, 서울에서 자취를 하게 되니까 생활 패턴이 엉망이 되더니 학교에 가지 않을 때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대학교 신입생 때야 좀 놀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습관을 제대로 고치지 못하고 계속해서 악화시켜왔던 것 같습니다. 군대까지 갔다왔는데도 이러고 있으니 스스로 너무 한심하고, 학점도 벼락치기로 잘 받을 궁리만 하고 있으니 차라리 공부를 던지고 노는 것만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친구들에게 이런 고민을 솔직히 말해 봐도 고등학교 친구들은 학교에선 못 하는 게 없던 모범생이던 이미지를 생각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대학교 친구들도 학점 괜찮게 받는 녀석이 뭘 걱정하냐, 나도 롤 많이 한다는 식의 반응입니다. 부모님은 학교를 잘 간 제 입장에서도 자수성가에 초고학력 고소득 직종이시라 어떻게 이런 문제를 꺼내야 될지 혼자 무서워서 말도 못 꺼내고 있고요.

집에서는 신경도 많이 써주시고 하고 싶은 걸 하라고 전폭적으로 밀어 주시는데, 저는 등골브레이킹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죄스러운 마음만 가득한 채로 당장 모레가 중급회계 시험인데 컴퓨터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뭔가 돌파구가 필요할 것 같은데 혼자서 극복할 수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신과나 상담기관에 가 봐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혼자 극복할 수 있는 물리적 수단이 있을까요. 피식인 분들의 조언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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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피스토
16/05/31 14:08
수정 아이콘
죄의식보단 건전한 방향으로 환기를 시켜보심이..
예를들어 본인에게 상을 준다는 것 처럼 오늘은 딱 6시간 열심히 공부하고 게임해야지 이런식으로..
근데 제 경험으론 절박하지가 않아서 그래요.. 그.. 절박해지면 자동으로 고쳐져요.
16/05/31 14:12
수정 아이콘
하고 싶은 게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대학이 목표였는데 목표를 달성하셔서 그런 게 아닐까요?
저는 졸업작품에 삘 꽂혀서 학교생활 내내 게임 한 번 안하고 졸업작품만 디벼 팠던 기억이 있네요.
16/05/31 14:25
수정 아이콘
잘나셔서 그래요, 좋은 의미로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벼락치기를 하면서 성적을 유지했고, 대학교도 너무나 편하게 원하는 곳으로 가서"
"대학교 친구들도 학점 괜찮게 받는 녀석이 뭘 걱정하냐"
대충해도 결과가 잘 나오니 시간이 남아서 하는겁니다.

결과가 나쁜데 계속 이러면 문제겠지만... 지금은 딱히...
이라니
16/05/31 14:26
수정 아이콘
중독이 아닌듯
셧업말포이
16/05/31 14:31
수정 아이콘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이게 정말 혼자 해결 불가능...인 거 같아요
전 다시 그때가 온다면
진짜 유학이라도 가고 싶네요
트루키
16/05/31 14:35
수정 아이콘
컴퓨터 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보다, 소비하는데 쓰는 시간을 생산으로 조금만 돌리시면 멋진 걸 하실 수 있는 포텐을 가지신 것 같네요.
방민아
16/05/31 14:39
수정 아이콘
이게 다른 일을 하고자하는 의지가 생겨야 하는데 컴퓨터 앞에 앉아있으면 그게 잘 안되죠. 그래서 전 컴퓨터 버렸어요. 학과 특성상 컴퓨터를 많이 쓰지만 모두 다 학교에서 해결했습니다. 랩실 컴퓨터에서도 그럴 거 같다구요?? 그럼 랩실을 안가면 되고 한학기 망쳐보면 아... 하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컴퓨터를 안써서 생기는 비는 시간에 놀던 공부하던 뭐든 해보면 그런 환경에 익숙해지게 되고 해결됩니다. 좀 오래걸린다는 단점이 있긴합니다만... 크크
의지력이 없으면 시간이라도 왕창써야지 어떻게 합니까
16/05/31 14:45
수정 아이콘
그래도 문제 인지가 그 어려운 첫걸음입니다. 컴퓨터 앞에서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하는것부터 시도해도 괜찮을것 같아요. 프로그래밍이라던가 동영상 강의라던가 심지어 블로그 활동이라던가..
그리고 컴퓨터 앞이 아닌 새로운 경험들을 만들어보세요. 개인적으로는 한두달 배낭 여행이 전자중독을 해결하는데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매벌이와쩝쩝이
16/05/31 14:45
수정 아이콘
저랑 정확히 같은 증상이시네요 ㅡㅡ..
저는 제 경우에 이렇게 생각했는데.. 어차피 이렇게 가다간 다 망하는거 차라리 시험 준비를 시작해 보시는건 어떨까요??
16/05/31 14:47
수정 아이콘
할 게 없고 인생에 만족해서 그런 거에요. 흔한 증상이네요.
결국 무언가 목표를 찾거나 삶이 절박해지면 바뀔 겁니다.
반복문
16/05/31 14:59
수정 아이콘
제경우로 보면 인식은 하고있지만 마음에 크게 와닿지 않을때 같네요
절박함, 동기, 환경변화 등이 없으면 쉽게 바뀌지 않을겁니다
바꾸고 싶으시다면 주변사람 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빌리시거나 스스로 환경을 몰아가는거 밖에 없죠
책으로 습관 검색하시면 방법론 같은건 많이 나올거에요
16/05/31 15:36
수정 아이콘
발상을 바꿔서 앞으로 몇 년 뒤에는 이렇게 못 살거라고 생각해보시고,
어떻게 하면 컴퓨터를 좀 더 재밌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세요.

구지 바꾸고 싶으시면 취미생활 만드는 거를 추천해요.
고양사람
16/05/31 15:49
수정 아이콘
멀리 다니기 불편하시다면 학교 안에 있는 상담소에 한번 물어보시는게 어떨지요? 중독관련 상담도 꽤나 많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nthony Martial
16/05/31 15:56
수정 아이콘
현자타임이죠

목표도 동기도 없는 상황
단순히 공부가 아니라 어떤 목표를 만들어보세요

상황이 더 좋아서 그런것도 있습니다
부모님 풍족해 대학원하는곳 가...
여자친구는 있으세요?

돈 한정적으로 해서 세계여행 추천해봅니다
관광말구요
16/05/31 16:24
수정 아이콘
뭐랄까 지금 문제는 컴퓨터가 아니라고생각합니다. 컴퓨터를 치워도 아무것도 안할것 같아요 제가 그런상태라면..
그런데말입니다
16/05/31 16:42
수정 아이콘
질릴때까지 컴퓨터 해보시는건 어떨까요. 대소변을 제외한 모든걸 컴퓨터 책상에서 해결하는식으루요.
The Variable
16/06/01 05:19
수정 아이콘
답변해 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학교 상담기관에서 상담을 받아보기로 했습니다.
16/06/01 09:58
수정 아이콘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으시니 결국에는 나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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