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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4 11:13
이문열에 대한 저평가는 좀 원인이 궁금하긴 하네요.
다른 교수한테 들었던 것인데, '이문열은 작가가 아니고 고은은 그게 시인이냐?' 라는 평이어서 뭔가 그쪽 식자층 사이에서는 도는 썰이 있나 싶을 정도...
23/05/24 11:28
문단에서는 초창기부터 이문열에 대해 별로 좋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너무 대중성을 추구한다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고, 사람의 아들로 시작해서 여러 히트작을 내놓고도 돈벌이가 된다는 이유로 평역 삼국지를 내놓는 외도(?)를 한 점이라던가, 평소 정치색을 대놓고 그러내면서 또 자기 작품은 정치색을 배제하고 봐달라고 호소하는 점이라던가 기타등등 오만가지 이유로다가...... 이문열 본인도 그런 점을 잘 알아서 '나는 그냥 문학에 재능이 있었고 장사를 잘 한 사람이다'라고 얘기하기도 했고....
23/05/24 11:50
사회적으로 매장되더라도 감옥에 가지는 않았을 것 같기도 하고, 교수가 못되었더라도 성인 웹소설계에서 유명작가가 되었을 것 같기도 하고 여러 가능성이 있네요.
23/05/24 11:52
대신 저시대여서 구속까지 당했죠.
저때도 교수직도 쫓겨났었고 복귀후에도 학계 및 대학내에서 사실상 내쫓긴거나 마찬가지라 전공강의 조차 하지도 못했고...
23/05/24 13:20
윤동주 연구로 박사하고 교수되신 분이라, 작가로서는 모르겠지만 교수도 못되었을 거라는 건 너무 박한 평가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생전에 수업도 듣고 했는데, 제가 느끼기엔 손톱 페티시 같은 취향을 밝힐 정도로 좀 마이너한 성향이 있긴하되 기본적으로 자유롭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솔직하던 분이라 소설 하나 쓰고 감옥가는 시대가 아닌 요즘 같은 시대에 더 행복하게 살았을 거에요. 저런 마이너 성향이 PC랑 배치된다고 보기도 어렵죠.
23/05/24 13:36
pc는 모르겠는데 아마 페미니즘적인 견지에서는 비판을 꽤 받았을 거라고 봅니다
"마 교수는 최근 고위층 성상납 사건에 대해 “내가 말하는 한국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성에 대한 이중성이다. 입으로만 도덕을 외치지만, 숨어서 욕정을 풀어 버린다. 마치 소돔과 고모라를 보는 듯하다. 이 문제점이 어디서 오나 여성부가 성매매 특별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제일 가난한 사람들이 가는 집창촌의 창녀들. 나는 그들을 성노동자라 부른다. 그들이 자살까지 하는 상황까지 치닫게 됐다. 또 이들이 해외로 가 성매매 까지 하니. 이게 무슨 국제 망신이냐”며 집장촌 등은 사회의 하수구 역할을 하고 있으며, 흉악범죄도 성매매의 비범죄화로 일정부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중략) ...또 “국가가 성매매여성들을 등록하고, 세금을 부과해야 되며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실시해 에이즈와 같은 성병 등이 번지지 않게 막아야 된다”고 설명했다. 성매매 특별법이란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특별법과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말하며, 2004년 9월23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마치 유전무죄다. 비싼 곳, 룸살롱 같은데서 성행위를 하면 되고, 집창촌에서 하면 걸린다는 맥락과 다를 바 없다. 성자 성 어거스틴도 매춘을 찬성했다. 하수도가 없으면 남자들은 미친다. 남성들은 배설을 해야 한다. 남자를 죽이기만 하는 여성부를 없애야 한다. 여성부 존재 자체가 남녀차별이다. 여성부가 정식적으로 여성가족부다. 가족에서는 남자도 있다. 여성부에서 남성을 위해 한 것이 무엇이 있냐”며 목청을 높였다. “연세대 와서도 제자들과 연애했다. 내 주변에도 제자와 결혼한 사이도 많다. 이들이 변태짓을 하든 뭘 하든 상관없다. 그러나 강제성이 있으면 안된다. 합의하에 하면 상관없다”며 자신의 연애사를 당당히 밝혔다. “만나는 여자는 제자 밖에 없었다. 단 내가 먼저 제자에게 다가간 적은 없다. 그렇게 되면 문제가 된다. 그렇다고 나에게 대쉬하는 모든 제자들과 연애하는 건 아니다. 마음에 드는 제자만 받아 줬다. 늙으니깐 이제는 먼저 대쉬하는 제자들도 없다. 죽기 전에 진짜 야한 연애를 하고 싶다”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우리 젊은이들, 청소년 때부터 피임운동을 시켜야 해. 성이라는 단어만 나와도 쉿, 쉿 거리는 세상이 너무나 우스워 ‘아는 것이 힘이다.’ 라면서 성 이야기만 나오면 ‘모르는 게 약이다?’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며 피임운동에 힘을 실었다. “요즘 재미없다. 이제 독거노인이다. 마누라도 자식도 없다. 결혼해보니 이혼할 때 너무 힘들었다. 그 때문인지 내 평생 가장 후회되는 것이 결혼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도 프랑스처럼 동거 후 결혼해야 한다.” 시대의 빛을 받지 못하고 항상 구설수에 올라 뭇매를 맞고 있는 마 교수는 반항정신을 가진 작가로 기억되고 싶어 한다. 그는 오늘도 성에 대한 이중성을 뽑아내려고 혈투 중이다." https://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185949&replyAll=&reply_sc_order_by=C 뭐 이런 비판적 칼럼이 있기도 했고요. "마광수 교수’는 과연 당당한가? “자연스러운 만남이 내 연구실에서 상담”으로 이뤄질 때, ‘수현이’가 “나를 진심으로 흠모하고 존경”했다 해도, 교수가 “밖에 나가서 맥주를 같이 마시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고 해서, 수현이가 자신도 모르게 ‘성(性)적 대상’으로서 “섹시하다” “여우같이 야하게 생긴 얼굴은 아니다”라는 평가를 받은 사실이 달라지는가? 바꿔 말해, 강제 신체 접촉이나 성희롱하지 않았고, 제자가 나를 무척이나 따랐다면, ‘마광수 교수’의 마음속 ‘왜곡된 시선’과 ‘성(性)적 발언’은 아무런 비난을 받을 수 없는 일인가?"
23/05/24 13:53
예 아래 댓글까지 봤는데, 특히 요즘의 페미니즘 시각으로는 굉장히 비판받았긴하겠네요.
저는 솔직히 마광수 교수 생각에 더 가깝기도 하고, 조금 오래됬지만 수업 들을 때 저런 솔직한 표현을 좋게 봤던 기억이 있어서 더 좋게 평가하고 싶긴 합니다.
23/05/24 14:09
pc가 검열 그 자체 보다는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편견을 없게 하는 게 본질이라고 생각해서 마광수 교수가 그런 소수자나 pc 자체에 그렇게 부정적이진 않았을 거란 생각에 쓴 댓글이긴 했습니다.
pc식 검열에는 당연히 매우 비판적이었을 것 같긴 한데 분위기가 사후 몇 년 사이에 확 바뀐 부분도 있어서 더 오래 살아 계셨으면 어떻게 이야기 했을 지 좀 궁금하긴 하네요.
23/05/24 14:16
다양성 존중이나 편견 반대 같은 기본적인 아이디어에는 찬성했겠지만
"올바름"이라는 슬로건이 암시하는 교조주의적 당위에는 치를 떨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그 솔직함을 더 중시했던 사람이라고 생각해서요.
23/05/24 13:48
또한 페미위키에서는 마광수를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습니다
"마광수는 수업 중에 여성부의 존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여성 소설가들을 성적으로 소비하는 등 반페미니즘적 입장을 견지하였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 요구'를 '출세욕'이라 칭하며 여성의 사회적 성해방에 대한 필요성을 무시하고 개인의 차원으로 축소하였다. 이는 젠더권력차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남성의 젠더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선언이다. 이처럼, 남성의 사회적 기득권을 놓지 않은 채로, 여성이 이성애 성관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기만적이다. 또한 성적대상화로 인한 여성의 피해를 묵과한 채로 "여성의 성적 매력을 마음껏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여성을 성적 객체로 소비할 자유를 달라는 것과 같다. 따라서 그가 주장한 '성엄숙주의를 타파해야 한다'란, 남성일반이 여성을 더 자유롭게 성적 대상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언으로 비춰진다." 성상품화에 관해서는 실제로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고요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57727740
23/05/24 11:36
표면적으로는 군사독재 끝날즈음부터해서 작가 활동보다 정치 활동에 더 몰입했다는 비판일 수 있고
내부적으로는 그냥 둘이 서로 대놓고 사이가 안좋아서 그런거죠. 이문열도 마광수 작품보고 구역질과 욕지기가 난다고 대놓고 말한 적이 있어서...
23/05/24 11:44
하나정도 인정하는 작가를 말하는게 더 논란됩니다.. 인정하는 작가 기준으로 편파적으로 평가한다고요.
저기선 모두까기 전략이 사실 제일 좋죠. 그리고 모두까기인거 알겠는데,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거 자체가 사실 대단한거죠.
23/05/24 11:34
오랜만에 보는 이름이네요. 즐거운 사라 잘 봤습니다. 그렇게까지 논란을 일으킬 만한 건 아니었고 무난하게 읽을만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참... 요즘 시대였으면 교수직은 모르겠지만 유튜브 하셨으면 나름 먹혔을 거 같기도 하네요. 스타일은 확실한 분이셨으니.
23/05/24 11:48
크크 정말이지 글 잘 쓰는 작가는 많지만 이문열만치 술술 읽히는 작가는 만나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휙휙휙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책의 후반부에 도달해있는...
23/05/24 13:33
이문열 삼국지의 내용을 까는 사람은 있어도 글빨을 까는 사암은 없죠
여러 버전으로 읽어 봤지만 역시 이문열판이 제일 잘 읽힘
23/05/24 11:43
"소설이 아니라 이데올로기 강의다"라는 게 과거에는 조선시대 유교(그때는 평가 기준이 또 다른 시대이긴 했겠지만)나 개화기시절 계몽에서부터 최근에는 pc주의에 이르기까지 서사예술에서 그리 좋은 평가 요소가 아니었죠. 광장도 비슷한 비판을 받는 편이라고 들었고요. 결국 글쓰기의 기술이 중요하다는 건데, 어찌 보면 ai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기 이전의 과도기적 비평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또 한편으로는 그런 기술적인 솜씨와는 별개로 윤동주의 솔직함(부끄러움)을 높이 평가했는데, 그와 마찬가지 이유에서 서정주의 시를 좋게 비평했던 게 떠오르기도 하고요.
23/05/24 11:47
우리는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것은 아니다
그러니 죽을 권리라도 있어야 한다 자살하는 이를 비웃지 말라 그의 좌절을 비웃지 말라 참아라 참아라 하지 말라 이 땅에 태어난 행복,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의무를 말하지 말라 바람이 부는 것은 바람이 불고 싶기 때문 우리를 위하여 부는 것은 아니다 비가 오는 것은 비가 오고 싶기 때문 우리를 위하여 오는 것은 아니다 천둥, 벼락이 치는 것은 치고 싶기 때문 우리를 괴롭히려고 치는 것은 아니다 바다 속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것은 헤엄치고 싶기 때문 우리에게 잡아먹히려고, 우리의 생명을 연장시키려고 헤엄치는 것은 아니다 자살자를 비웃지 말라 그의 용기 없음을 비웃지 말라 그는 가장 용기 있는 자 그는 가장 자비로운 자 스스로의 생명을 스스로 책임 맡은 자 가장 비겁하지 않은 자 가장 양심이 살아 있는 자 오랜만에 마광수 아저씨 제일 좋아하는 시 읽어 봅니다
23/05/24 12:12
정말 좋은 시네요. 아름답고 당당해 보이지만 그만큼 외로움과 우울감도 느껴져서 안타깝기도 합니다.
마광수 작가는 외롭고 쓸쓸하고 가난한 말년을 보냈다고 알려져 있는데, 조금 늦게 태어났으면 훨씬 더 행복하게 살았을 것 같습니다. 현대사회가 PC다 뭐다 하지만 서브컬쳐나 마이너한 취향에 대한 시장이 분명히 존재하고, 자신과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인터넷을 통해서라도 손쉽게 교류할 수 있는 현재 사회가 그에게는 더 어울려 보입니다.
23/05/24 12:04
크크 근데 너무 정확한 평가에요.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읽어보면 얼핏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를 베이스로 하는 것 같지만 그것보다는 국뽕정서와 꼰대정서가 더 깊이 깔려있죠. 포항제철을 만든 박태준에 대한 조정래의 평가에서 그런 점이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23/05/24 12:07
우리사회의 이념이 그만큼 왜곡되고 혼재되있다는 거죠
국수주의자겸 공산주의자쯤은 애교로 만드는 민족주의자겸 공산주의자도 있고 반대진영으로 가면 애국보수인데 친일을 겸하는 자도 많으니
23/05/24 12:00
제 취향에 글솜씨는 이문열이 황석영보다 훨씬 나았기 때문에 황석영과 이문열에 대한 평가는 의아합니다. 나머지는 조금씩 공감이 가는 측면이 있습니다. 위 평가에서 아름다움과 쾌락을 극단적으로 추구한 마광수 작가의 취향이 그대로 드러나네요. 저는 박경리의 <토지>를 우리 문학계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생각하는데, 문장만 놓고 보면 왜 명작이라고 하는지 의아해질 수 있죠.
23/05/24 12:05
입이 험하시네 하면서도 끄덕 끄덕하게 만드는 촌평 역시 마교수 자기조차도 까버리는 모두까기의 남자 크크
특히 박경리 토지 명작입니다 응 하지만 누가 그거 봄? 크크 다른 분들도 대부분 공감합니다.
23/05/24 12:06
신기한게, 아무리 평이 대체적으로 들어맞는다 하더라도
좋아하는 작가들 까이는거 보면 불쾌해지는게 사람 심리인데 마광수가 까는거는 묘하게 불쾌하지가 않네요. 뭐 어느 정도 맞는 말이네 크크크 하는 느낌이네요. 중딩 때 사촌형 방에서 읽었던 '즐거운 사라'는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23/05/24 12:12
이 양반의 윤동주 연구가 완성된 나이를 생각하면
한국 문학사에서, 특히 학문적으로도 손꼽히는 천재 중 한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사상적으로 문학계 메인스트림과 너무 거리가 있었던 게 그 후의 커리어를 많이 가로막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학교에서 뵌 적이 있는데 사상적인, 내면적인 페티시즘과 쾌락주의와는 별개로 학생들에게 굉장히 매너좋고 선을 잘 지키시는 분이었던 기억이 나네요.
23/05/24 12:26
이문열한테 저런 평가를 날렸다면 그보다 하위호환 필력이라 평가 받는 김진명한테는 아예 언급도 하지 말라고 하셨을 듯 크크크
23/05/24 12:27
마광수 교수가 '문학 창작자'로서보다 '문학 연구자'로서 훨씬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더라고요.
연구자로서 깐깐한 평론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평가들인 것 같긴 하네요. 막말로 [내가 얘네보다 더 잘 쓴다]는 내용은 아니니까요.
23/05/24 12:32
이문열에 대한 평가가 글빨이라고 생각되진 않아요. 이문열이 글 잘 쓰는거야 누구나 다 아는거잖아요
이문열의 대표작은 삼국지 인 걸 얘기하는게 아닐까요? 유명한 화가의 대표작이 모나리자를 모사한 그림이라면 화가라고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23/05/24 12:44
기준선을 저렇게 잡는 건 '100m 10초 이내에 못 들어오면 사람도 아님' 같은 식이라 외려 비평으로서의 효용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죠.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 문예를 위시한 예술교육에서 맞는 말을 곤장삼아 구성지게 두드려패는 건 '딱히 흠잡을 데는 없지만 이렇다할 매력도 안 느껴지는 딱 학부 4학년생이 과제로 내놓을만한 작품 제조기'가 대량 양산될 뿐이고, 좋은 창작자를 나오게 할 가능성을 높이려면 장점을 중점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측면의 문제도 있지요. 의외로 모두까기인형은 더 좋은 후배작가가 나오는데 큰 도움이 안됩니다.
23/05/24 12:47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크크크 솔직히 토지는 공부빼면 모든게 재밌던 고등학생시절 아니였다면 다 못봤을겁니다 그시절 같이봤던 드래곤라자는 몇번을 다시봤는데 토지는 엄두도 안나네요
23/05/24 12:56
개인적으로 토지는 1권의 벽이 너무 높았습니다. 1권 읽는 데만 한 달은 걸린 듯...거기 넘어가니까 그래도 술술 읽히더군요.
23/05/24 12:59
딱히 불쾌감이 들지 않는 이유는 까놓고 말해 저런 모두까기 촌평에 모두들 수긍할 정도로 한국 현대 문학의 수준이 높지 않고 그 사실에 모두 동의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근대에 들어와 영문학의 형식을 따라가게 되었지만 한국어와 영어의 언어적 차이가 너무 크죠. 그렇다고 일본만큼 그 격차를 메울 만큼의 여유있는 사회 분위기도 아니었고, 인적 자원의 절대치도 적었고요. 결국 황석열 이문열 정도죠. 마광수의 평도 방향만 다르지 둘에 대한 평만 다른 평들과 차별화했고요.
23/05/24 13:51
아 그렇다고 주작이라는 의견까지는 아니고요
마광수 교수 생전에 운영되던 홈페이지? 팬클럽? 같은 공간이 있었던 것 같은데, 거기 썼던 내용이라고 하면 말은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열려 있지 않아서 확인은 안되고요)
23/05/24 20:13
일단 이문열이랑 공지영 털어댄건 100% 팩트인걸로..
공지영은 그래도 자기 수업 들었던 적 있다고 아끼는 마음이 있으셨던건지, 대체 왜 그렇게 글을 쓰는지 모르겠어 같은.. 화자의 코멘트에 일종의 안타까움이 좀 오죵죵하게 묻어나왔었다 하면 이문열은 소위 "(이문열 욕) 들숨 (이문열 욕) 날숨 (이문열 욕)" 수준의 프리템포로 씹어대는 수준이었습니다. 자기 생각해주는건 학생들밖에 없었다고 하셨는데 허망하게 가신게 참 안타깝죠. 여러분 약은 약사에게, 아프면 의사에게. 아프면 참지 말고 병원 가세요 라면서 종강 하시더니 정작 본인은;
23/05/24 14:43
사실 여부와는 별개로 통괘하네요. 특히 이문열 작가가 제외된 것도.
전공자들은 이문열 그닥 좋아하지 않죠. 문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작품에 개인사적인 콤플렉스가 너무 드러나고, 사상이나 사고가 유치하고 편협해서 문학적인 매력이 없습니다. 전 "사람의 아들"을 고등학교 시절에 읽고 다시는 이문열을 읽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당시 종교 문제로 힘들던 시절) 전공이 국문학이라서 부득이하게 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네요. 문장은 김승옥 조세희 같은 작가들이 훌륭하죠. 이문열은 읽기 쉽고 평이하고 무난한 문장을 사용해서 눈에 띄지 않지요. 또 내용도 문학적으로 보기엔 너무 대중적이고 평이해서 (예를 들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참 유명하지만 '우상의 눈물' 같은 작품과 비교하면 문제의식 측면에서 너무 뻔한) 그야말로 대중 작가죠. 김홍신 작가는 우리에게 재미라도 주었지만 이 분은 재미도 별로. 별개로 판매금지 전에 장정일의 "내게 거짓말을 해봐"을 봤었는데 이 작품이 19금이라면 "즐거운 사라"는 12금이죠. "즐거운 사라" 정도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시대가 과연 정상적인 시대인지.
23/05/24 15:18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다른 작가들 평가가 생각나네요
https://m.dcinside.com/board/reading/309503
23/05/24 23:05
댓글을 주욱 읽었는데,
실제로 마광수 교수의 강의를 들어본 분과 안 들어본 분 사이에 평이 갈리는 게 느껴집니다. 음...저도 직접 들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사회가 지금처럼 자유롭지 못할 때였어요. 뭔가 사회적 논란이 있다? 그럼 인터넷 장판파가 열리는게 아니고 진짜로 경찰이 와서 잡아가는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교수님의 자유에 대한 강의가 정말 좋았습니다. (저는 공대생이었;) 다른걸 다 떠나서 교수에게 요구되는 것과 작가에게 요구되는 것은 서로 다른 것입니다. 저는 마교수가 시대적인 담론을 "생각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막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에게는 충분히 좋은 강의였습니다. 벌써 시절이 많이 지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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