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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3 20:16
그건 걍 만화대로 가지 싶더라구요 크크
특히 2편 공룡나오는거나, 그냥 악인프레임도 아닌 애매한 군대인물이야기까지... 만화원작, 캐스팅의 힘...
20/02/03 22:09
안울꺼야? 라고 자꾸 그러길래 짜증만 났었는데 마지막에 엄마씬에서 울어서 옆에 같이보던 친구한테 영화도 짜증나는데 결국 울어서 더 짜증나 하면서 나왔네요
20/02/03 22:55
저도 영화에서 울어라 하면 무조건 울어주는 호갱 자동수도꼭지인데 신기하게 신함보면서는 눈물이 전혀 안나더라고요. 영화 내내 울리겠다고 열심히 밑밥까는게 느껴져서 자연스럽게 몰입이 안되는게 문제였다고 생각했습니다. (직후에 1987 보러가서 눈이 팅팅 붓도록 우는 바람에 제대로 비교가 됐더랬죠.)
20/02/03 20:04
소위말하는 한국식 대작영화가 신파인 이유는 그걸 못해서라기보다는 그렇게 하길 원하는 관객이 많아서라고 저는 이해합니다.
1000만 영화를 이 좁은 땅덩어리와 인구에서 확보하려면, 1년에 영화관 한 두번 오는 사람들을 끌어야 하는데, 그들에게 영화는 하나의 영상물이지 카타르시스를 얻는 예술이 아니죠. 직관적으로 이해되고, 또 직관적으로 눈물을 뽑아냈을때, '아 오랜만에 문화체험 했다'하고 와닿게 되는 것이니까요. 그러니까 저런 이야기가 맞는 이야기이고, 저 또한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몇백억씩 쏟아부어야 하는 투자자 입장에서 저런 영화대신 신파영화를 선택하는 것이, 뭐 경제의 논리로는 당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20/02/03 20:12
저는 신파가 그냥 한국적인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발리우드영화처럼, 영화의 보편적인 문법이나 미학에는 맞지 않을지언정 어쨌든 그나라에서는 탄탄한 입지를 갖고 있죠. 많은 인도인(한국인)이 그거를 원하니까요. 인터넷에는 신파니 믿고거르는한국영화니 뭐니 해도 어쨌든 1000만 넘기고 수익을 거두니까요. 대한민국 1000만명이나 되는 사람이 다 바보도 아니고, 영화 만드는 사람도 외국에서 만들어진 영화 이론으로 공부했는데, 그런 영화를 보러 가고, 그런 영화를 만드는 데에는 다 나름의 합리성이 있겠죠.
20/02/03 20:17
동의합니다. 한 가지 더 보태자면 작은 영화 시장이 질 좋은 영화보다는 잘 팔리는 영화를 양산하게 만든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양성 확보를 위한 전제 조건은 다양한 영화를 소비해줄 다양한 관객층이 존재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고, 설령 작품성 있는 영화를 찬양하는 매니아층이 있다고 해도 영화 한편의 수익성을 담보해줄만큼 크지 않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예술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작품을 만드는 감독과 작가보다는 신파극을 쪽을 택하는 게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이 되겠죠. 대중이야 대체로 주어지는 것을 소비하는 존재이니 딱히 그런 현실에 대해 저항할 이유는 없는 것이구요.
20/02/03 20:25
왜 우리나라는 와우 같은 게임 못만드냐? 왜 우리나라는 위쳐, 스카이림 같은 게임 못만드냐?
-> 현질 게임, 가챠 게임, pay to win 게임 좋아하니까. 그게 돈 되고 잘팔리니까 가 정답이듯 영화도 마찬가지죠.
20/02/03 20:44
동의합니다.
한국인이 신파를 원해서, 경제논리에 따라서, 이런 것은 너무 일차원적인 해명이고, 영화시장이 작아서가 정답에 더 가깝다고 생각해요. 마이너 취향을 소비해 줄 인구가 존재해야 메이저가 될 기회를 얻을 수 있거든요.
20/02/03 20:21
맞음. 저희 어머니와 이모들을 비롯해서 부모님 세대들 중
그런 한국식 신파가 영화관에서 볼 가치가 있는 제대로 된 영화라는 인식이 있음.
20/02/03 20:14
일단 빅쇼트 원작부터 논픽션 명저 아니에요? 한국에 IMF 다룬 그런 명저가 있나요? 영화 각본가가 처음부터 다 쌓아올려야 하는데 능력은 딸리니 국가부도의 날 같은 음모론 영화나 나오는 거 아닐지
20/02/03 20:24
당장 제가 있는 연구기관(KDI)만 해도 외환위기의 원인과 배경, 당시 정부의 긴급 대책의 수립배경과 효과를 다룬 보고서가 있습니다. 대중화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영화 제작자들이 깊이 읽어보고 참고할만한 서적은 국내에 꽤 됩니다. 그리고 감수를 받을만한 경제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그런걸 제대로 안했고, 할 생각도 없었고, 신파극과 음모론으로 떡칠해서 흥행할 생각만 하니까 그런 영화가 만들어진거죠.
국내 서적이 아니라 할지라도 최근에 나온 전 미국 재무장관 팀 가이트너의 회고록인 스트레스 테스트 책만 보더라도 아시아 외환위기의 본질과 IMF의 당시 상황을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 책들을 볼 생각도 안했겠지만...
20/02/04 02:06
일반 대중 눈높이와 관심사에 맞춰 마이클 루이스가 집필한 대중서적이랑 KDI 보고서는 아무런 접점이 없다고 봐야죠.
문제의 핵심은 경제가 아닙니다.
20/02/03 20:15
뭐 그런데 헐리웃도 자본 때려부은 영화들은 정도에 따라 달라도 저런거 많이 들어가죠. 결국 그걸 얼마나 적절하게 잘 녹여냈냐가 문제지...
잘 녹여내면 엔드게임에서의 토니의 마지막이 되는거고 잘못 녹여내면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가 되는거고요. 그래서 전 빅쇼트의 경우는 어디서 만들었냐와 별개로 빅쇼트 자체가 그냥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저기도 거대 자본 들어가면 저런 장면들 다 있어요. 다만 비교적 저예산 영화들도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저예산과 급이 다르니 좀 더 많이 나오는 것일 수도 있고요. 그나저나 요즘 보니 우리나라 사람들 신파에 대한 거부감은 상당하더군요 크크 전 백두산도 신파가 과한부분이 단점이라는 이야기도 제법 봐서 뭘 어떻게 때려놨나 싶었는데 그리 많지도 않더구만요 크크 오히려 아마겟돈이랑 너무 비슷해서 문제라면 문제지... 그리고 한국 사람들의 신파에 대한 거부감은 애초에 그런 눈물 불러내는 영화들 보다는 오히려 예전의 코미디 영화들의 지분이 더 크지않나 싶어요. 한국 코미디 영화들은 한시간 신나게 웃겨주다가 뒤로 가면 갑자기 휴머니즘으로 가득차더니 정작 극장 나올 땐 기분이 유쾌하지만은 않은 경우가 너무 많았던 것 같거든요. 뭐 그런게 먹히니 그렇게 만들었겠지만 말이죠. 대표적으로 7번방의 선물 같은거라거나. 그래도 작년의 극한직업이나 엑시트 처럼 끝까지 우직하게 웃기려고 하면서도 제법 잘 만든 영화들이 나와줘서 그래도 밝은 미래(?)가 보이는 것 같긴 합니다 크크
20/02/04 15:01
글쎄요. 빅숏, 스포트라이트 다 좋아하고 예술영화도 챙겨보는데요. 남한산성은 그냥 지루한 영화입니다. 대단하고 고고해서 지루하게 여겨지는 게 아니라 이야기의 긴장감이 떨어지고 현대인들이 당쟁의 핍진성을 느끼지 못해서 지루합니다. 카메라웤은 촌스럽고, 미술은 사극 드라마보다 못했습니다. 두 명배우가 그 촌스러운 이야기를 살리려고 발악하는 후반부가 참 안타깝더군요.
20/02/03 20:24
빅쇼트 덕분에 리만 사태에 대해 꽤 많은것을 이해할수 있었습니다. 사건의 본질을 날카롭게 통찰하는 재미도 있었지만 배우들 연기 보는 재미도
있더군요. 유명인들이 카메오로 나와서 이해하기 쉽게 비유해주며 설명해주는것도 신선했구요.
20/02/03 20:37
빅쇼트는 제작비 5천만 달러고,
같은 해 어벤져스2 제작비가 2억 5천 마션 제작비 1억 8천만 입니다. 대작을 기대한 제작비는 아니죠. 같은 해 코미디영화인 앤 해서웨이 나온 인턴이 4천만 달러구요. 빅쇼트라는 영화는 헐리우드에서 중간급 규모의 영화라는 거죠. 그러면 우리도 비례식이라도 맞출려면 중간급 영화랑 비교해야지, 왜 천만급 영화를 노리는 영화랑 비교하는 건 무의미하죠. 우리나라도 저런 중간급 규모의 영화는 신파 빼고 담백하게 가는 영화 있어요. 흥행하는 게 없는 거죠.
20/02/03 20:47
'사회학 공부의 기초'라는 책이 있습니다.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고, 위의 이동진이 이야기하는 주제와도 닿는 부분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보셔도..
20/02/03 21:26
원문에는 공감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부족하다기보다, 헐리우드는 헐리우드의 단점이 있고 우리는 우리의 단점이 있는데 이런 부분이 우리가 어려워하는 부분이지않나 싶어요. 일단 규모가 다르니 우리의 단점이 훨씬 많을거고, 그냥 그런 것들 중에 하나인거죠.
20/02/03 22:19
우리나라가 인구에 비해 영화 시장 파이가 엄청 크죠
그 이유가 매니아층 비율보다 가볍게 보는 관객들의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거고 그래서 쉽지 않죠 인구 4천만인 나라에서 1백만씩 찍어야 프로핏이 나는 영화가 많으니
20/02/03 22:25
영화는 괜찮습니다.
사실 많은 사회 현상을 선악구도로 대치시켜서 이해하는 경향이 더 문제죠. 모호한 시스템 속에서 복잡하게 얽힌 사회구조를 선명하고 쉽게 설명할 수 있거든요. 이건 물론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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