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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10/08 20:58:44
Name
그때가언제라도
Subject
[일반] 건슬링거 걸 다 봤습니다.(스포)
피싱 당했다고 덕질을 안할 수는 없죠? 흑
리코리스 다 본 기념으로 매운맛 버전 갑자기 보고 싶어서 일이주 동안 달렸네요.
이런 장르에서는 비교할만한 작품이 별로 없을 거 같은 명작이네요.
리코리스가 모에, 판타지면
건스링거 걸은 느와르
이탈리아 북부와 남부의 문제
풍요로운 북부가 빈곤한 남부의 짐을 지고있어서
이에 들고일어선 극우단체 '제5공화파'와
특수기관인 '사회복지공사'간의 싸움이 주된 이야기입니다.
배경이 일본이 아니라서 작가가 사전답사하느라 시간을 많이 썼을듯하네요.
이탈리아 쪽 정세나 언어, 문화등 공을 들인 게 많이 보입니다.
총기관련도 리얼하게 묘사한듯 보이고요.(양덕들이 이것때문에 좋아한다고..)
작중 주인공이라 부를 사람이 없습니다.
모두가 주인공 같아요.
초반에 등장한 죠제 장 형제나 헨리에타나 트리엘라가 비중에 제일 크긴한데...
군상극에 가깝습니다.
심지어 제5공화파 사람들도 각자의 사연이 있는 걸 피노키오 에피소드부터 보여줍니다.
피노키오 에피소드가 3권부터 시작해서 2-3권 분량으로 끝난 걸로 아는데
여기서 작품 분위기가 조금 바뀌어서 진입장벽이라하는군요.
이때부터 제5공화파가 정말 메인 빌런이 된 느낌입니다.
생각해보면 그전까지는 짧은 옴니버스 느낌으로 각 싸우는 소녀들 '의체'와 파트너인 프라텔로(형제)의 이야기가 전개됐었죠.
뭐 그와중에 스토리는 전개됐지만요.
작품의 특징으로서는
약에의한 암시 조건강화로 사회복지공사 조직과 파트너에게 애정과 충성심을 부여받고
몸의 90퍼를 탄소로 강화한 싸우는 소녀들 '의체'도 겉모습에 의한 적의 방심과 기습으로 우위를 발휘해서
피라미 테러리스트들에게는 토르 햄머 정도이긴합니다만...
압도적인 화력이나 프로페셔널한 적이나 적의 치밀한 전술에는 '의체'들도 엄청난 타격을 받고 소모하며 죽는 모습도 많이 나옵니다.
나무위키가 정리를 잘해놔서 뭐...
싸구려 판타지가 없다는 말 정말 동감입니다.
약으로 강한 암시로 인한 애정이나 유전자든 기계적으로 프로그래밍된 마음이든
종종 여러 작품에서 인간찬가의 주제로 나오는 것들이죠.
설령 만들어진 마음이라해도 그를 생각하는 이 감정은 진짜야~
저는 너무 큰 주제라 생각해서 대놓고 이런 주제의식을 품는 작품은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더 작은 카테고리인 개인의 이야기를 더 좋아하긴합니다.
아직 이 작품을 본 지 몇 시간도 안되서 생각할 시간이 별로 없긴한데
결국 의체들은 파트너에게 만들어진 마음이든 뭐든 강한 애정을 느끼고 배신하는 일이 없이 끝났고
초반에 나온 의체가 파트너를 죽이고 자살한 에피소드도 있긴했습니다만...
약이 덜먹혀서든 약에 내성이있어서든
자신의 기계적이고 이용받는 삶에 의문을 느끼고 반항하고 배신하는 의체 한 명쯤 있었으면 스토리가 입체적이게 되고 더 좋지않았을까 싶네요.
"나를 맹목적으로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존재들은 그저 예정조화의 감옥일뿐이다.
사랑하고 싸우고 배신하고 남과 관계를 맺고 싶다는 감정이 넘쳐흘렀다"
옛날에 재밌게 본 작품에서 나온 문장인데 갑자기 생각나는군요.
페트레슈카의 에피소드에서 약간 그런 기미를 조금 보이긴한 거 같긴한데..(조건강화 암시를 어기고 파트너에게 막말을 비슷하게 한다던가)
페트레슈카가 6권에 처음 등장해서 의체가 되기 전 이야기도 나오고
거의 6~8권 동안 비중도 컸고 후일담에서도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어쩌면 의체들중 비중이 제일 높을 수도...)
마지막권은 만화 클리셰같이 모두가 해맑게 웃고있는 등장인물들 전부의 모습은 아니었더군요...(크크)
표지들이 각 권에 비중이 있는 캐릭터들을 잘 배치한 거 같습니다.
그래도 조제 헨리에타 파트너의 에피소드나 결말 비중을 조금은 더 살렸으면 좋았을텐데 지금 생각이드네요.(그래도 마스코트 느낌...메인 히로인 느낌인데..)
그림체나 컷크기도 6권쯤부터 크게 바뀌더라고요.
10년 넘게 연재할동안 15권 나왔으니 년당 1.5~1권 나왔으니 작가가 그때 시류(미소녀물)나 권 느낌에 따라서 그린듯한데...
개인적으로 컷 커진것보다는 컷을 작게 쓴 옛날 감성 느낌이 좋습니다.
그림체도 1-2권 초반 느낌이 나쁘지않았어서...
전통적인 이야기는 권선징악으로 책을 덮으면 끝나버리지만
느와르는 작중인물의 구원없는 삶이나 갈등, 현실을 다뤄서 이야기가 끝난 후부터 시작이라는 말을 어디서 들었습니다.
건슬링거 걸의 마지막은
트리엘라의 난자로 인해 태어난 아이와(히르샤가 척출해낸...이렇게 말하니 엄청 변태같네요) 희망
작가가 뭔 생각으로 이렇게 결말을 지었는지 아직 잘모르겠네요. 나중에 한 번 더 돌려봐야겠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시대가 근미래가 되버렸네요? 코난도 아니고 첨단안경은 뭐야...
이 작품 초반에 나온 등장인물들이 후반권에도 중요하게 나오는등 캐릭터들 비중이 너무 좋아서 맘에 들었습니다.
캐릭터들도 이쁘고 감성있게 잘뽑혔고 스토리도 정치나 총격전도 좋고 각 캐릭들의 관계나 심리묘사등도 전부 좋았습니다.
시간난다면 꼭 보세요.
masterpie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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