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부잣집 마당에서 잔디를 깎은 건 아니구요..
독일 라이프치히 레드불 스타디움에서 경기장 관리로 몇 년 일했습니다..
(물론 비정규직 알바로서~~~)
주로 경기장 안의 잔디를 관리했구요...
가끔 경기장 밖에 잔디도 깎아주기, 잡초 뽑기, 청소하기 자질구레한 것도 합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경기장 안 잔디 관리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저 잔디 구장이 엄청난 인력이 든다는 사실....
시작하겠습니다.
(글을 길게 쓰려니 정리가 잘 안 되서 장비 위주로 설명합니다~)
평소에 잔디 깎는데 쓰는 장비입니다.
경기 전에 깎는 장비도 이겁니다.
특징을 보자면 앞에는 바퀴 뒤에는 롤러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 무겁진 않은 장비입니다.
이 롤러가 깎는 방향에 따라 잔디를 눕히는 역할을 합니다.
왼쪽으로 눕히는 거랑 오른쪽으로 눕히는 거랑 똑같은 잔디이지만 색깔이 다르게 보입니다.
그걸 바탕으로 오프사이드 판정을 수월하게 하는거죠~~
그 작업 할 때는 줄로 팽팽하게 표시 해놓고, 한쪽 방향으로만 깍고 줄 넘어가서는 반대 방향으로 깍고...
그렇게 작업합니다.. 그 라인 다 되었으면 줄을 옮깁니다..
4 명이서 경기장 전체를 다 깍으려면 한 2시간은 걸립니다.
이 건 경기장에서 절대 안씁니다.
경기장 밖에 잔디 밭 있는 곳에 대충 깍는 용도로 씁니다.
사진은 A급이지만 꽤 험하게 다루는 장비입니다.
뒤에 검은 주머니는 당연하겠지만 잔디의 잔해들을 모아 놓는 겁니다.
치우는 곳이 경기장 밖에 따로 있습니다.(잔디 썪은 내가 그냥~~~크크크)
이거도 잔디 깎는 용도로 씁니다...
그렇게 쓰는 건데 주 목적은 따로 있습니다.
그건 경기장 땅을 단단하게 다지는 용도입니다.
상당히 무거운 장비이며 잔디 깎는 효과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주로 경기 전에 저걸로 땅을 단단히 다져 놓고,
첫번째 짤방의 장비로 잔디 색깔을 냅니다.
이 장비는 한낱 알바인 제가 다루게 하진 않더라구요~.
요것도 잔디 깎는 용이자 바닥 다지는 용인데
일단 빠르게 깎아놓고 그 다음 경기장을 정비하기 위해 쓰는 용도입니다.
경기 끝나고 정비할 때 씁니다.
경기전 준비용으로 이걸 쓰진 않습니다.
뭔가 사람이 탄다 싶으면 정직원이 다룹니다....
축구장 바깥 라인, 페널티 라인, 중앙선, 동그라미 등등
다 이걸로 합니다. 당연하지만 수작업니다.
장비를 자세히 보시면 롤러식이 아닙니다.
라인의 두께를 맞춰 놓고 페인트를 분사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이 장비도 경험 많은 정직원님이 다루십니다.
이건 비료 살포용으로 쓰는 장비입니다.
비료 종류가 하도 많아서 다 알지는 못하지만
하여튼 여러가지를 종류대로 뿌립니다.
그런데 농약은 저걸로 안뿌립니다.
농약 살포용 차량은 따로 있습니다.
아 그리고 잔디 씨도 저걸로 뿌립니다.
씨가 싹트는건 본적은 없는데
그래도 안뿌리는 것보단 낫다고 합니다.
저런 작업은 알바의 몫입니다~크크크
잔디 관리에 아주 중요한 다용도 차량입니다.(물론 정직원만 다룹니다.)
지금 이 차량은 앞에다 땅에 구멍을 한꺼번에 많이 뚫는 장비를 달아놨습니다.
(자세히 보면 앞에 달린거에 하얀 이빨 같은 게 보임.)
이렇게 땅을 뚫어주어야 뿌리에 공기가 들어가서 안썩는다고 하네요~
그리고 비료를 줄 때 효과도 좋다고...
땅을 타공할 때 무턱대고 작업하다.
경기장 물 주는 기계를 건드리면 큰일나기 때문에
사전에 그 부분에 표시를 해두고 작업에 들어갑니다.
물론 제가 모시던 정직원 분은 그냥 하긴 하더라구요~
(어디에 뭐가 있는지 다 아시던 분...)
그리고 이 차량으로 농약도 뿌려줍니다.
차량 뒤에 뭐하나 달기만 하면 되는거라....
경기가 끝나면 잔디가 장난 아니게 많~~~~~~이 파입니다.
슬라이딩 자국, 슛 자국 등등
잔디의 적은 뭐니뭐니해도 골키퍼죠~
골대 앞 잔디는 남아나지 않습니다.
경기 후에는 파인 잔디 부분을 떠 내고 저렇게 멀쩡한 잔디를 옮겨 심는 작업을 합니다.
이때는 일손이 부족하기 때문에 인력 사무소에서 인력을 땡겨 와서 일 시킵니다.
멀쩡한 잔디는 어디 있냐구요?
경기장 근처에 보조 잔디 밭이 따로 있습니다.
거기도 마찬가지로 깎아주고 비료주고 물주고 관리 다 합니다.
그리고 관리 다하면 울타리에 문 잠궈 놓습니다.
(누가 지나가다 몰래 풋살하면 잔디가 다 망가지기 때문에...)
참고로 제가 일했던 곳에서는 동그랗게 파내는 장비를 썼습니다.
이동식 골대인데 이건 순전히 훈련용입니다.
저거 둘이 들면 들립니다.
경기 때 쓰는건 따로 있습니다.
경기 때는 고정식 골대를 씁니다.
큰 폴대가 들어가는 구멍 따로 있구요~
뒤에 줄을 고정해주는 막대가 들어가는 구멍이 따로 있습니다.
평소에는 잔디 관리에 방해되기 때문에 뽑아서 다른데 치워 놓습니다.
퇴근할 때 저거 설치해다가 전등을 환하게 켜놓고 퇴근합니다.
밤에 빛을 보고 잔디가 더 잘 생장하라구요~~
저건 엄청 큰거고 작은 것도 있습니다.
보시면 위치가 골대 근처입니다.
저기 잔디들은 좀 더 특별 관리를 합니다.
골대 부근 잔디에 간이로 저런 온실을 따로 설치하기도 합니다.
짤방 처럼 생기진 않았는데 그나마 이게 비슷하긴 합니다.
(밑에는 바퀴가 달려 있어야~)
이렇게 온실로 해놓고 밤새도록 이산화탄소(?) 등등 식물 생장에
필요한 기체들을 공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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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장비들이 선풍기도 있습니다.
(엄청 큰 선풍기....)
이걸 경기장에 일렬로 쭉 10대 정도 깔아 놓고 밤새 틀어 놓습니다.
공기가 순환 되어야 잔디 생장에 좋다는군요~
물론 예초기도 써봤습니다.
경기장에서는 쓸일은 없구,
경기장 밖에 잡초 제거용으로 씁니다.
상당히 풀이 많이 튀어서 긴바지는 필수입니다.
경기 끝나고 그 다음 경기까지 잔디 상태 제대로 준비하는데
2주는 걸립니다.
최소 1주일은 줘야하죠~
그 안에 경기 일정이 있으면 잔디 상태 메롱인 채로 경기하는 겁니다.
벌써 일한지 8년이 넘었네요~
알바식으로 1년에 2개월 정도씩 나가서 일했었습니다.
그렇게 4년 일했었네요~
제가 처음 일했을 때 라이프치히 팀은 4부에 있었는데
점점 승급하더니...
2부까지 올라오는거 보고 제가 한국 들어왔었네요~
이상 잔디깍이 썰 마칩니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