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눈팅 위주로 하고, 유머나 스포츠글에만 댓글 가끔 다는 평범한 pgr 에서는 약간 어린 아재 유저 입니다.
가입은 2013년에 했는데 질게 외에는 글을 올려본적은 없는데 자게에 감히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별 내용도 아니지만 요즘 너무 무기력하고 (지난달에 얀센 맞아서 그래요, 아무튼 그래요)
적적해서 뇌도 좀 돌리고 월루도 하고, 점점 희미해 지는 기억이 슬퍼서 뭐라도 남겨 놓고 싶어서 두들기고 있습니다.
저는 해외여행은 초딩 6때 학원(?) 에서 다녀온 일본 여행이 다였고, 커서는 혼자서 국내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그런 저의 견문을 넓혀주고 싶었는지 2017년 30줄에 들어서면서 친한 친구(B)가 유럽여행 동행을 제안 합니다.
이 친구는 유럽 여행을 몇번 다녀오면서 거기서 느낀게 많다며 저에게 꼭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설득하더군요
영어 울렁증 및 막연한 두려움으로 해외여행을 기피하고 있었는데, 친구도 같이 가고,
스마트폰도 보급된지 오래 됐고, 번역, 여행 관련 어플들도 짱짱해졌겠다, 가기로 결심하고 스케줄을 짰습니다.
2017년 4월 말부터, 5월 초... 당시에 근로자의 날, 부처님 오신날, 어린이날이 징검다리로 껴서
연차 5일을 쓰면 10박 12일 여행 스케줄이 나왔었습니다. (뒤에 이 휴가는 1박이 추가 됩니다)
이렇게 첫 유럽여행을 늦다면 늦게 시작한 뒤로 늦바람이 들면서 2017년에 이직 하면서 한차례 더 가고
2018, 2019년에 한번씩 다녀오면서 2017~2019년 동안 4번을 다녀왔습니다.
늦바람 들면서 다녀온 여행중에 소소했던, 적어도 저에게만은 특이했던 몇가지 썰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1. 파리 소매치기 추격전 썰
2017년에 친구B와 저는 로마로 들어가서 3박을 한 후 친구는 피렌체로 저는 베네치아로 가면서 헤어집니다.
그리고 각각 2박을 한 후에 파리에서 다시 만났고, 파리에서 따로 여행중이던 한살 많은 형 C와 현지 유학중이던 동생D 를 만나
4명이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4명이 같은 동아리에 속해 있어서, 파리 정모를 한 셈이죠
오르세 미술관 근처에 B가 서치해놓은 맛집으로 갑니다.
식당에 도착하니, 한국인도 드문드문 보이고 사람도 많은게 잘 찾아 온 것 같습니다.
비가 약간 추적추적 오는 유럽 스타일의 날씨여서 내부로 들어가길 원했지만 내부엔 자리가 없었고
노상 테이블에 넷이 앉았습니다. 주문을 하고 유학와 있던 D의 고충과 카자흐스탄에서 경유 하면서 K팝 아이돌 취급을
받았다는 C형의 썰을(이형 키도 크고 잘생기고 인싸기질이 다분함, 화남) 들으면서 음식을 기다렸습니다.
악명 높은 파리기 때문에 노상에 앉을때부터 옆 건물에 기대어 있던 후드를 뒤집어 쓴 어린 친구가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일행이 4명이라 약간 맘을 놓고 가방을 꼬옥 안은채 주문한 음식이 나온 후 사진을 한방씩 박은 뒤에 나이프와 포크를 집었습니다.
(당시 현장 로드뷰)
저와 친구 B 가 길가로 앉고, C형과 D가 가게 쪽으로 앉아 있었고 우리는 앞접시에 음식을 옮겼습니다.
한입 먹으려고 칼질을 하는 순간, 갑자기 B가 그 후드남 반대쪽으로 뛰기 시작합니다.
순간 뇌정지가 오면서, 왜 뛰지 식전 운동인가, 갑자기? 별 생각이 들면서
아! 소매치기구나
"우리 짐좀 봐주세요!" 라고 소리친 후 저도 따라 뛰었습니다. 그땐 뭘 가져갔는지도 몰랐습니다.
B 혼자 추격하는건 위험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따라 뛴 것 같습니다. 그땐 그냥 몸이 먼저 나가더군요
후드남은 바로 모퉁이를 돌아 뛰었고, 친구는 모퉁이를 돌다 넘어지고 저는 모퉁이에 있는 기둥을 잡고 돌면서
저의 균형 감각에 약간 짜릿함을 느끼며 넘어진 친구를 뒤로 하고 계속 추격 했습니다.
(당시 상황 로드뷰)
모퉁이를 돌고 한 1, 20여미터를 쫓아가고 있는데 갑자기 친구가 뒤에서 소리 칩니다.
"야 찾았어 찾았어"
소매치기가 아시안이지만 시커먼놈 둘이 추격하니까 바닥에 버린 겁니다. 그건 핸드폰이었고
저는 아드레날린 과다분비인지 알수 없는 이유로 몇발 더 뛰다가 상황파악 하고 B에게 돌아오니
액정만 조금 깨지고 폰은 다행히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랑 B가 가게로 돌아오자 가게 사람들이 박수를 쳐줬습니다
축하의 의미겠죠? 그리고 자리에 앉는데 그때서야 몸이 후들후들 거리더라고요.
정말 온몸이 그렇게 떨리는건 초딩때 아빠 핸드폰을 택시에 두고 내려서 겁나 혼났던 이후 처음이었던거 같습니다.
다시 음식을 먹으려고 하는데... 제 포크랑 나이프가 없더라고요?
네, 제가 손에 쥐고 있었습니다. 그걸 들고 쫓아간거죠... 정말 중간에는 1도 못 느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이 썰을 풀다 보면 그 흉기(?) 땜에 소매치기가 버리고 튄거라고 하더라고요
또 식사전에 반대편에서 C형은 인스타 라이브를 하고 있었고 한국에서 두어명이 보고 있었던거 같은데
나중에 보고 있던 사람들이 일행 괜찮냐고 물어봤다는 군요, 저장이 안된게 참 아쉽습니다.
2. EPL 못볼뻔한 썰
저와 B는 이런 파리를 뒤로 하고 런던으로 갔고, 애초에 런던을 계획한건 제가 아스날 팬이라 유럽간 김에
유럽축구를 꼭 보고 싶었고 마침 그 주에 아스날 VS 맨유 경기가 아스날 홈구장에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단 비행기 티켓팅은 해야 겠고, 표는 어떻게 구하지 하면서 방법을 찾아보니, 아스날 코리아 서포터즈로
티켓을 신청 하는게 있었고, 가입비를 내고 2장을 신청했고 다행스럽게도 표가 나왔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20명 신청했고, 10명에게 표가 나왔는데 제가 8등, 친구가 9등;;
계획시에는 그 경기가 토요일 경기였습니다. 저희는 일요일 비행기로 귀국하는거였죠
일정만 바뀌지 말길 바라면서 일상을 보내고 있었는데, 아놔 토요일 경기가 일요일로 변경 된거였습니다.
아무리 짱구를 돌려도 경기장가서 티켓 받고 입장만 하고 바로 나와야 비행기 시간에 맞출 수 있었습니다.
복귀 비행기표도 하루 미뤄야 했고, 그 전에 휴가를 둘다 하루씩 더 쓸 수가 없었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표만 받아와야 하나 했는데...
네, 그때는 탄핵정국이었고 저희가 휴가 쓴 마지막날 다음날이 대선으로 휴일이 되었습니다.
바로 여행사에 비행기표를 하루 미룰 수 있는지 알아보고 친구는 숙소를 서치했죠
다행히 비행기표는 무상으로 하루씩 미뤄졌고, 숙소도 BNB 를 통해 잡고, (근데 마침 숙소앞 게이거리;; 우린 남자 둘...;;)
아스날 VS 맨유 경기를 무사히 봤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시즌 말이라 맨유가 챔스였나 어떤 토너먼트 땜에 주전들 대부분 쉬게 해주면서 경기는 2:0으로 아스날이 이겼었네요
벵거옹 말년에, 좋아하던 외질도 있었고, 상대 감독도 무리뉴였고, 이제 생각해보니 여러가지 볼거리가 있던 경기였습니다.
아 그리고 귀국하자마자 투표 했습니다.
3. 부다페스트 공항에서 이달소 유닛 YYXY 마주친 썰
2018년에 파리로 들어가서 부다페스트, 프라하를 여행하는 일정으로 휴가를 떠났었습니다
파리에서 3일, 부다페스트에서 2일을 보낸 후 프라하로 가기 위해 부다페스트 공항에서 체크인을 기다리고 있었죠
제 비행기가 열리고 데스크에서 짐 부치고 티켓을 받고 돌아서는데!
바로 뒤에 이쁘장한? 여자 4명이 줄을 서 있더라고요... 뭐지? 이쁘다, 친구끼리 여행왔나? 하면서 순식간적으로 보니까
손에 쥔건 초록색!!! 대한민국 여권이었습니다.
와 한국인이네!! 하면서 정신을 차려보니 뒤에 우르르 한무리가 더 있더라고요, 보니까 뭔 튼튼한 가방들을 가지고 있었는데
촬영장비로 보였습니다. 제가 1년 정도 조연출로 인한적이 있어서 자주 보던 그런 가방이었습니다.
아! 연예인 이구나, 근데 당시 저는 걸그룹이라고는 소녀시대, 원더걸스, 에이핑크, 레인보우 정도... 생각이 나네요
단톡방에 올렸습니다.
"최근에 동유럽으로 촬영을 위해 출국한 걸그룹이 있는지 찾아봐라"
네 뭐 단톡방 끼리끼리 논다고 뭐 걸그룹 알겠습니까, 별 반응 없더라고요..
그래도 너무 궁금해서 PGR 질게에 올렸죠, 역시 능력자분이 이달의 소녀 유닛이 지금 부다페스트에서 촬영 중이라는 겁니다
이달의 소녀가 뭐지... 하면서 서치 해보니까 YYXY 라고 하는 유닛이 뮤직비디오 찍으러 왔더라고요
사인을 받아야 하냐? 근데 아직 정식 데뷔는 안한거 같은데? 매니저가 뭐라 할라나?
조연출로 일하면서 굳이 연예인들한테 사인을 받거나 하진 않았는데, 또 막상 타지에서 걸그룹을 마주치니
받아놓으면 평생 추억이 되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어디에 받아야 하나 했는데 받을게 진짜 너무 없었습니다.
그때 스포츠 직관하면 가끔 그 티켓에 그 경기에서 잘한 선수들 사인 받아서 간직 하잖아요?
아 나도 비행기 티켓에 사인 받아서 간직해야겠다 라고 마음 먹고 이제 어느시점에 부탁해야하나 고민했습니다.
아 근데 나랑 같은 비행기긴 하나? 하면서 눈치 보면서 주변에서 대화를 엿들으니 같은 비행기는 맞았습니다.
공항 내부, 비행기안... 어디가 좋을까 생각하다가 공항 내부는 너무 촬영팀도 많고 혼잡하고 그래서
비행기안에서 접근하자! 했는데... 그게 판단 착오였죠, 솔직히 비행기안에선 쉬기도 해야 하고 좀 예의가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거기다 비행기는 국내선용인지 3석, 3석 짜리 작은 비행기
부다페스트안에서 프라하로 가는 비행기는 이륙하고 저와 YYXY 는 같은 비행기를 탔죠
한 30분 정도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일단 가보자 하고 접근 했습니다.
촬영팀은 이미 자고, YYXY 는 둘씩 복도쪽으로 앉아 있었습니다. 접근은 쉬웠습니다.
원래 몰랐지만 아는척 하면서 말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달소 맞으시죠? 혹시 사인 가능 할까요?"
아마 제가 그때 말건 사람이 츄! 였던거 같습니다. 눈이 크고 하얗고 어려 보였어요 (아무튼 맞아요!)
그 큰 눈이 더 커지면서 어쩔줄 몰라 하더라고요, 그때 아 괜한짓을 했구나 싶었는데
뒷자리에 있던 매니저 한분이 무슨일이냐고 물어보셔서
"아 혹시 사인 받을 수 있을까 해서요" 라고 하자 왕매니저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남자 왕 매니저님은 이미 고개가 뒤로 넘어가서 자고 있다가 일어나더니 저를 보고
안된다고 손으로 엑스자를... 아마 정식 데뷔전이라 안된다고 한거 같기도 하고...
장소나 뭐나 제가 약간 잘못했던거 같습니다. 결국 제 자리로 들어와서 와 평생 팬을 놓치는구나
라고 정신 승리 하며 착륙하고 상황을 한번 보자 라고 생각 했지만
아마 부다페스트-프라하-인천 으로 바로 환승해서 귀국하는 스케줄이었는지,
프라하 공항에서는 그녀들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완전 핫한 츄를 보면서 아 그때 뭐라도 받아놨어야 하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쓰다보니 너무 기네요... 별로 재미도 없는거 같고
그래도 저는 쓰면서 조금 활기를 찾은거 같습니다.
기회가 또 된다면 파리 유람선에서 웃펐던 일, 인터라켄에서 마주친 이상형, 바르셀로나에서 미팅 프로그램 출연자와 밥먹은 썰
등을 한번 풀어 보겠습니다.
코로나, 폭염 등등 환경적으로는 너무 힘들고, 정치도 피곤하고, 좋아 하는 야구는 막장이고, 아스날은 답이 없고
각자의 이유로 요즘 힘드시겠지만 다들 좀만 더 참고 좋은날 올때까지 힘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