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10/10 16:26:16
Name Secundo
Subject [일반] 육아휴직을 냈습니다.
다음달까지만 근무하고 약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생겼습니다.
물론 5할(어린이집 보내니...)은 아이와 보내겠지만 대학졸업 이후 처음으로 쉬는 시간을 갖는게 아닌가 싶네요.

일단 저희회사의 경우 제 앞에 몇분의 선구자분들덕에 저도 뒷길을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이직도 고민해볼 수 있겠고... 정말 조금 쉬고 싶었던 마음도 크네요.

잘하는 짓인가도 싶습니다.

주변에선 다들 니가처음이지? 회사에선 싫어하지? 등등의 이야기만 할뿐 딱히 긍정적인 이야기는 없습니다.
간간히 부럽다 정도?

이래저래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끝나다보니 타이밍 맞추어 제출해보았고 회사에서도 뒤에선 뭐라 할지 모르지만 꽤 긍정적인 답변을 주었습니다.

질문게시판에 모으신 돈을 어찌 쓰실까 고민하시던 분의 글을 봤는데,
저는 이제 이 시간동안 무엇을 하는것이 좋을지 고민해볼 타이밍인 듯 합니다.
딱히 모은 돈은 없지만 정말 처음으로 저의 시간이 생겼거든요.

밀려둔 플스 타이틀만 11개이고 만나고 싶었지만 보지 못한 친구들만도 5명이 넘습니다.
결혼 전에도, 후에도 부모님과의 시간을 1:1로 가져본적도 없었는데
하고싶은건 많지만 정말 화살처럼 시간은 빠르게 지나갈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육아휴직이란걸 쓰는 이유중 하나는 저 말고도 쓰고싶어하는 많은 동료들이 있습니다.
물론 여건이 되어도 눈치때문에 쓰지 못하는 분들이 대부분이구요.

저로 인해 조금이라도 당연히 쓸수 있다는 인식을 남기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정말 고민될때 우리회사에서는 여러명이 쓴적이 있다라 한다면 한번 내봄직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정말 고민인 일이 생겼을 때.
화가나는데 어떤 행동을 할지 말지의 기로에 섰을 때.
제가 푸는 방법은 커피 한잔 들고 나가서
'내가 80먹은 노인이 되었을 때 지금 이 행동을 한것을 후회 할까 안할까?'
에 대한 자문 자답을 해봅니다.

그리고 그결과 육아휴직을 내기로 했습니다.
지금 제 아이들은 제가 출근할때 울고 보채며 매일 놀아달라 떼부리지만,
10년후에는 저와 대화도 하지 않을 것 같아서요...

저의 시간을 보내는것도 중요하고, 이기회에 지금밖에 볼수 없는 아이들과의 시간을 보내는데도 많은 에너지를 쏟아볼 생각입니다.

두서없이 생각나는대로 글을 적어내려가다보니 마무리하기가 어렵습니다.
가장 의미없는 멘트일 수 있지만.

오.늘 하루도 꼭.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어랏노군
18/10/10 16:28
수정 아이콘
육아와 플스.. 그리고 친구들.. 세 마리 토끼 다 잡으시길 기원드립니다!
18/10/10 16:33
수정 아이콘
노력하겠습니다!
DenebKaitos
18/10/10 16:28
수정 아이콘
정말 부럽습니다. 기업문화를 바꾸는데 앞장서시는 것도 멋있으세요! 화이팅입니다!
18/10/10 16:34
수정 아이콘
눈치 안보는척하면서 보며 썼습니다 크크
감사합니다.
사마의사소
18/10/10 16:29
수정 아이콘
육아휴직 아니라
육아파견근무라고 명칭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어감이 아 다르고 어 다른거에요
18/10/10 16:34
수정 아이콘
회사출근 > 회사 퇴근 > 집 출근 > 야간근무 및 취침 > 회사출근
무한루트입니다...
메모광
18/10/10 16:29
수정 아이콘
본인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 잘 하신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저도 첫째 아이 때 1개월 사용하였습니다.)
18/10/10 16:34
수정 아이콘
선배님 덕분에 이런 선택 해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흑백곰
18/10/10 16:30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글쓴님의 살아감에 대한 고민이 느껴지고 공감도 갑니다. 여든이 되어서도 잊혀지지 않는 행복한 6 개월이 되시면 좋겠네요.
18/10/10 16:35
수정 아이콘
그런 속내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지막 말씀은 폰배경에 찍어두었습니다.
vanillabean
18/10/10 16:40
수정 아이콘
얼마전에 후배가 육아에 열심히인 남편이 역시 비슷한 다른 동료와 육아 얘기를 하면 40대 아저씨들이 그렇게 노예처럼 살지 말라고 갈군다고 굉장히 분노했습니다. 세쿤도 님 같은 사람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저는 키워본 적 없지만 조카가 다섯 살이던 시절을 가슴속에 굉장히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어요.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겨울삼각형
18/10/10 16:40
수정 아이콘
4월부터 육아휴직 중이니 벌써 6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얻은건 배살뿐.. 흑흑..
18/10/10 16:44
수정 아이콘
서로가 눈치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쓸수 있는 시대가 되면 좋겠습니다.
하우두유두
18/10/10 16:56
수정 아이콘
와 정말 쉽지읺은 선택인데 대단하십니다.
도르래
18/10/10 17:00
수정 아이콘
육휴 쓰시는 분들 모두 응원합니다! 그나저나 어린이집에 보내도 청소와 요리 등에 매진하시다보면 플스하실 시간이 없으실 거예요;;;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 보내시기 바래요!
Zoya Yaschenko
18/10/10 17:00
수정 아이콘
애는 알아서 큽니다. 자신의 행복과 취미를 더 누리시기 바랍니다.
사악군
18/10/10 17:07
수정 아이콘
Secundo님과 자녀분들께 행복하고 아름다운 추억만드는 시간 되시길!
18/10/10 17:07
수정 아이콘
저도 내년쯤 쓰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먼저 하셨네요!

부럽습니다~ 좋은 시간 보내세요~
18/10/10 17:09
수정 아이콘
부럽습니다.. ㅠ
애가 지금 7살인데 애기였을 때 육아휴직 못쓴 게 정말 아쉽네요.
5년 전만해도 남자가 육아휴직 쓸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18/10/10 17:35
수정 아이콘
저도 큰애 작은애로 각 1년씩 2년의 육아휴직을 한 후 느낀점은

1. 회사 나가는게 편하다
2.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니 아이들과 가까워지는게 체감이 된다.

두 가지였습니다.

화이팅!!
18/10/10 17:45
수정 아이콘
저도 올 3월부터 육아휴직 중입니다. 현명한 선택하셨다고 생각하고 또 응원합니다. 하루하루 아이들과 가까워지는 게 느껴지실 거예요.

그리고...지금은 별다른 계획은 세우지 않으시길 권합니다. 생각보다 자기 시간이 나지 않아요. 좀 지내보시고 시간 여유가 좀 난다 싶으면 그때 자기만을 위한 시간을 계획해보시길 권해요.
요요지효
18/10/10 17:52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전 명목은 육휴가 아닌 다른 이유로 인한 휴직으로 12개월 쉬고 있는데, 벌써 7개월 지났습니다 ㅠㅠ 사랑하는 아이와 하루하루 보내는게 너무 행복합니다. 이 시기가 끝난 뒤 아이가 아빠 찾으면 어쩔지 벌써 걱정이 되며 울컥하네요.

계획이 없어도, 그냥 하루하루 아이와 시간 보내다보면 그냥 시간 스윽 갑니다. 전 오히려 일할때보다 친구들은 더 만나지 못하고 있어요.
18/10/10 17:59
수정 아이콘
저도 3월부터 1년 반 육휴를 시작했는데 나음 길게 냇다고 생각했는데 인사명령에 올라오신 분들이 다 2년씩 내셨더군요 크크크킄크크 6개월 더낼껄... 이제 1년도 안남아서 복직이 슬슬 걱정됩니다 적응 못할거 같아요
미나리를사나마나
18/10/10 19:20
수정 아이콘
새로운 선구자는 언제나 추천이야!
하지만 게임은 못 하실 겁니다
18/10/10 19:36
수정 아이콘
자기만의 시간 안 생겨요.... 육아 그거 힘들다는....

그러나 제 예상을 깨고 육아와 개인 활동 모두 잘 하시길 빕니다
18/10/10 19:36
수정 아이콘
부럽습니다 크윽
데오늬
18/10/10 21:14
수정 아이콘
과연 플스를 할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아이와는 좋은 시간 많이 보내실 거예요.
육아휴직이 진심으로 당연한 권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자연스러운
18/10/10 21:48
수정 아이콘
나라를 좋게 만드는데 한몫 하셨네요. 애국자십니다.
Cafe_Seokguram
18/10/11 08:14
수정 아이콘
스웨덴에서는 육아휴직 16개월중 최소 석달은 아빠몫이라죠?
선진국의 이런 좋은 제도가 하루 빨리 도입 되는데 힘써줄 유권자 말 잘 듣는 사람들을 국회에 보내는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겠죠?
물론 오늘 도입되어도 저는 못 누리겠지만요.
18/10/11 10:18
수정 아이콘
육아휴직인데 육아말고 다른걸 하신다구요?? 힘드실텐데.. 크크
그래도 응원합니다! 목표 꼭 이루시길 바래요
밀물썰물
18/10/12 12:0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순진한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여자분 맞으시죠?

제가 외국에 사는데 여기서는 애를 낳으면 출산휴가를 번갈아 갖으면서 아이를 키우더군요. 예를 들어 이런식입니다.
여자가 우선 출산휴가를 6개월 씁니다. 그리고 여자가 출근할 때쯤 되면 남자가 한 3개월 출산 휴가를 쓰고. 그리고 여자가 다시 육아휴가를 3개월 정도 더 쓰면 이제 토탈 한 1년이 되었습니다. 물론 여자분 혼자서 쌩으로 그냥 1년을 쓰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2-3살이 되면
아빠는 7시출근 3시 퇴근 엄마는 9시 출근 5시퇴근 하면서 아침에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있다 어린이집네 맞기고 아빠가 3시체 퇴근하면서 찾아 옵니다.
그리고 아빠가 주중에 하루 쉬고 엄마도 하루 쉬고 하면 아이는 주중 3일만 6시간 정도 어린이 집에 있게 됩니다.
이런식으로 초등학교에 들어가도 엄마 아빠의 근무시간을 조정해서 애를 키우더군요.

뭔 이야기를 하려하냐면, 아이 키우는데 기회가 주어진다면 가능한 많은 시간을 쓰시라고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안되시는 분들도 많은데 제도도 필요하고 용기도 필요하고 돈도 필요하고 해서 못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님처럼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시라고 하시길 잘하셨다는 말씀드리려 합니다.
18/10/12 12:07
수정 아이콘
앗 남자입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확실히 시간을 어떻게 쓰는데에 가장 고민되는 지점인것 같아요 :)
밀물썰물
18/10/12 16:54
수정 아이콘
남자분이라면 정말로 훌륭한 결정 용감한 결정 하셨네요.
축하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9164 [일반] [잡담] 유치원 합격(?) 하셨나요? [43] The HUSE7866 18/12/05 7866 1
78814 [일반] 컬링팀 팀킴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하여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78] Lahmpard12304 18/11/09 12304 4
78774 [일반] 사회운동과 최소한의 도리 [76] 와!10344 18/11/06 10344 29
78701 [일반] 이 나라는 아직 한참 멀었습니다. [488] Helix Fossil21323 18/10/31 21323 38
78544 [일반] [뉴스 모음] No.202. 일파만파 퍼지는 사립유치원 비리 뉴스 외 [28] The xian9067 18/10/17 9067 17
78511 [일반] 7세 여아에게 '야동' 보여준 어린이집 [51] 혜우-惠雨13155 18/10/13 13155 3
78488 [일반] 육아휴직을 냈습니다. [33] Secundo8698 18/10/10 8698 27
78444 [일반] "아이가 악마 소굴에" 부모 오열…폭행 3명 입건 [90] 착한아이15127 18/10/06 15127 5
78431 [일반] 육아는 템빨 -4- [43] 비싼치킨9328 18/10/05 9328 14
77847 [일반] 어린이집 및 초등학교 하교시간 2시간 늘리는 기사를 보고 느끼는점들입니다. [87] 뮤지컬사랑해12352 18/08/09 12352 10
77799 [일반] 계속해서 반복되는 어린이집 사건 사고들을 보며 느낀점 입니다. [62] 뮤지컬사랑해9285 18/08/03 9285 31
77787 [일반] 난리난 오산 어린이집 급식 사건 [116] swear16480 18/08/02 16480 1
77653 [일반] "교사가 이불 씌워서 올라타 눌러" 어린이집 11개월 영아 사망 [74] 비싼치킨11144 18/07/19 11144 1
77640 [일반] 어린이집 차 안에서 4세 아이 질식사 사망 [69] O렌G마멀13416 18/07/18 13416 14
77343 [일반] 해외출장수당 [87] 글곰15048 18/06/20 15048 61
77291 [일반] 누구나 아는 방법으로 진행한 다이어트 후기 [26] 간바레9509 18/06/15 9509 12
76810 [일반] 아이와 책읽기 [29] The HUSE6393 18/04/29 6393 6
76589 [일반] 5.8 어버이날 임시공휴일은 없는 걸로 됐군요. [154] 사업드래군17818 18/04/11 17818 0
76024 [일반] 아이 아빠의 아이 찬양기 [63] Jun9118686 18/03/06 8686 29
75947 [일반] 서울시,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 대중교통 무료정책 폐지 [42] 아유11512 18/02/27 11512 3
75354 [일반]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157] 순수한사랑20331 18/01/10 20331 37
75347 [일반] 잡담)애기키우기 힘드네요 [77] 염력 천만12949 18/01/10 12949 30
74472 [일반] [뉴스 모음] 그 변호사비는 어디에서 났을까 외 [16] The xian13117 17/11/06 13117 4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