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남천동 KBS앞에 있는 하츠마부시 전문점 고옥에서 먹은 하츠마부시입니다. 32000원이나 하는 파괴스러운 가격을 자랑하지만 가격에 걸맞게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는 맛 또한 자랑하고 있죠. 음식을 먹으면서 감탄한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시(밑에 있는 건 된장국이고 다시는 위의 술병비슷한 병에 들어있습니다)에 말아(?)먹는 걸 추천합니다.
면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아무래도 덥고 습하다보니 점심 차려먹기도 귀찮고 나가서 먹더라도 밥보다는 면을 찾게 되는 계절이죠. 그래서 요즘들어서 인상깊게 먹은 면 가게 4곳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공교롭게도 2집씩 카테고리가 같습니다.
함흥면옥&함경면옥- 경남지역은 아무래도 밀면이 대세다보니 정작 냉면을 찾아서 먹으려면 생뚱맞게 중국집에서 먹는 기계냉면 말고는 딱히 없습니다. 그렇다고 사람이 언제나 밀면만 먹고 살 수는 없고 가끔은 북한 맛도 좀 먹고싶을 때가 있죠. 마침 서면에 냉면집이 두 군데가 있는데 공교로운건지 당연한 건지 둘 다 이름이 비슷합니다. 함흥면옥은 부전시장에서도 서면에서 어린이 대공원으로 건너가는 도로변에 위치하고 있고 함경면옥은 롯데백화점 뒷문에 있습니다. 아무래도 위치 때문에 함경면옥이 사람이 많은데 제가 둘 다 가본 바로는 두군데 모두 괜찮은 냉면집입니다.
함경면옥은 가격이 좀 비싸죠. 보통이 8000원인데 양은 좀 작은 편입니다. 먹을 당시에 그 전에 뭘 먹은게 있어서 곱배기로는 안시켰지만 면 몇번 먹고 나니 다 떨어졌던 기억이 나네요. 대신 그 없는 면의 양만큼 크고 실한 가오리회가 들어있습니다. 함흥냉면 먹으면서 가오리회가 인상깊었던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네요. 보통 가오리회는 그냥 안넣어주면 안될까 정도의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정도면 인정입니다. 앞으로 냉면이 땡기면 여기냐고 하면 모르겠지만 정확하게 회냉면이 땡긴다면 가볼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비하면 함흥면옥은 가격은 좀 저렴한 편입니다. 6000원에 곱배기가 8000원 받는 구성이고요. 면이나 육수 양념에 큰 임팩트는 없지만 그래도 수제라는 느낌은 물씬 납니다. 저는 수제라는 타이틀에 대해서 맛보다는 가게의 개성이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런면에서 이곳은 그 개성이 만두에서 나옵니다. 감자만두같이 생겼지만 투명한 건 아닌데 밀면집에서 먹는 만두와는 다르게 파보다는 고기향이 확 나는 어찌보면 당연한건데 의외로 별로 없었던 느낌이더군요. 제가 뭘 알겠습니까마는 위의 함경면옥도 기본이 고깃집이지만 이곳도 갈비탕 등의 고기메뉴를 판매하는데 그런 메뉴에서 기대하게 만들더군요. 겨울이 오거나 잠깐 서늘할 때 갈비탕을 시켜볼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라이옥&탐탐42- 예전에 말 한적이 있지만 작년 겨울부터 베트남 음식점이 붐을 일으킨 적이 있죠. 그 때도 몇군데 먹어보고 실망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나마 경대와 서면에서 만족할 만한 곳이 여기 두군데더라고요. 여기서 좀 더 본격적으로 하는 곳도 있겠지만 제 생각으로는 이 정도면 베트남 음식에 입문하는데는 부족함이 없다고 봅니다.
라이옥은 경성대 옛 남부 경찰서 뒷편에 위치하고 있는 가게입니다. 쌀국수와 곁들일 수 있는 몇가지 사이드메뉴를 파는 곳인데 사장님이 좀 열정적인 게 특징입니다. 낯을 가리시는 분이라면 의식하고 들어가실 필요도 있겠네요. 아무래도 음식들이 다소 낯설 수 있기 때문에 메뉴가 나올 때 사장님께 먹는 법을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자체 퀄리티들이 대부분 우수한 편이지만 가장 좋은 점이라면 고수나 레몬같은 향신료가 바로 나온다는 점이겠죠. 요즘 베트남 음식점을 가면 대부분 아예 없이 나오거나 말을 해야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에서는 반찬 접시에 담겨서 나옵니다. 그냥 먹어도 맛은 있지만 확실히 고수의 매력이라는 것은 존재하니까요. 이렇게 조금씩 넣어먹으면서 적응하기 좋은 게 이곳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상깊었던 게 얼마전에 메뉴에 추가하셨다던 반쎄오라는 메뉴였습니다. 단순히 오므라이스 식의 부침개인줄 알았다가 쌈채소가 곁들여지는 거에서 한 번 놀라고 거기에 박하잎이 포함되있는 거에서 두번 놀랐는데 박하잎이 정말 임팩트가 폭발합니다. 스피아민트맛 깻잎느낌인데 깜짝 놀라서 안넣고 그냥 먹으면 또 심심합니다. 만약에 가격이나 재료비 때문에 메뉴에서 빼면 좀 섭섭해 질 것 같은 메뉴네요. 근처에 살고 계신다면 한 번 경험해보시는 거 추천합니다.
전포까페거리에 위치한 탐탐42는 딱 한번 가봤고 그냥 쌀국수가 먹고싶어서 가본 곳인데 여기서 베트남의 향취같은 건 크게 느끼진 않았지만 다른 데에서 좀 인상깊은 가게입니다. 볶음고기 쌀국수를 시켰는데 제가 면요리를 먹어보면서 고기가 그렇게 듬뿍 올려져있는 건 처음보는 것 같습니다. 경험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때의 느낌으로는 한참 먹어도 면위에 올려진 불고기가 줄어들지를 않는데 그걸 다 먹어도 안에 또 양지가 따로 들어있는 건 살짝 충격이었습니다. 국물도 다른 곳에 비교해도 상위급이고 전에 9000원짜리 쌀국수에서 경험했던 면이 끊어지는 현상도 없으니 8000원이라는 가격은 별로 신경쓰이지도 않더군요. 요즘 가볼 기회가 별로 없긴 한데 역시 한 번은 더 가볼 예정입니다.
사족으로 분짜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면 아무래도 가격은 재료의 추가같은 걸 생각해보면 가격이 거의 비슷한 것 같더군요. 고기를 볶는 소스가 생각보다는 비싼가보다는 쪽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선 분짜는 어느 곳에서 드시더라도 비슷할 것 같아요. 좀 푸짐한 걸 원하신다면 에머이 같은 곳에 가셔도 되겠다 싶고 요즘 미스사이공에서도 분짜를 8000원정도에 판매하니 거기서 간단히 체험하셔도 될 것 같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