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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14 01:52
맞습니다.
사람은 낭만을 좋아하죠. 미적 혹은 다른 가치를 가지지만 내가 하긴 어렵거나 안,못 하는 것에 대해 낭만이라고 보통 이름하니.. 삼국지의 지극한 인기ㅡ도원결의 부분등ㅡ역시 그 낭만때문이고, 묘지에 림 자를 붙이는 유이한 존재, 관우 역시 마찬가지죠.
18/05/14 17:17
정사에도 제갈량전은 다른 사람들이랑 묶이지 않고 오롯이 한 챕터를 차지하고 있는것으로 압니다. 관우 장비 등은 관장마황조전으로 묶이고 방통법정도 같이 묶이고 순욱순유가후도 묶여있지만 군주를 빼고는 제갈량만 따로 기술되었죠. 이미 당대에도 비교불가라고 평가받은 인물인듯 합니다.
18/05/14 02:39
난중일기에서도 느껴지듯이, 자신의 판단/선택으로 몇 십, 백만명의 목숨이 왔다 갔다할 때의 중압감은 상상조차 안되네요. 잘한다고 다 살리는 것도 아니고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전쟁 중 죽을텐데... 다른 사람의 죽음에 초연한 사이코패스가 아닌 이상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을 것 같아요
18/05/14 03:41
일단 능력이 어쩐지 저쩐지는 차치하고..제갈량은 롤로 치면 영고죠 영고.. 전력도 인재풀도 딸리는데 어케 해볼라고..하는데 되나 싶을 때 마속이 뙇 연의에서는 비까지 뙇 내리고..
또 촉은 말씀처럼 낭만의 결정체인데 위는 상당히 드라이하죠. 촉은 읽고 있노라면 호걸들의 모임인데 위는 그냥 실제 역사(?)고 회사 느낌이.. 진짜 읽으면서 이겨줬으면 하는 자들인데 결국 지고.. 조조도 유비도 손권도 아닌 사마의의 아들들이 최후승자가 되고.. 그런데 그 승자들조차도 얼마 가지도 못해서 다시 난세가 오니 로망-안타까움-허망함 순으로 느끼게 되더군요. 근데 엄마한테 이 소리 했더니 '그건 세상이 원래 허망해서 그렇다. 삼국지는 역사 기반이잖냐'라는 소리를..
18/05/14 07:29
의의동망의 답이 사마의에게 권력이었다면 제갈량에겐 완결성 있는 삶 그 자체였던 것 같습니다. 이엄이 장난질했을때 군을 안 물렸으면 조금 더 북벌의 성과는 좋았을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아는 오늘날의 제갈량은 없었겠죠. 제갈량의 인생이 주는 낭만, 비장미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18/05/14 08:05
문묘(문선왕 공자)에 비하면 격의 차이가 심하지만
그래도 황제와 주요 재상들이 제사를 지낸 무묘(무성왕 강태공)의 기록을 보면 당 760년에 진秦 무안군武安君 백기白起 한漢 회음후淮陰侯 한신韓信 촉蜀 승상丞相 제갈량諸葛亮 당唐 상서좌복야尙書左僕射 위국공衛國公 이정李靖 사공司空 영국공英國公 이적李勣(이세적) 한漢 태자소부太子少傅 장량張良 제齊 대사마 전양저(사마양저司馬穰苴) 오장군吳將軍 손무孫武 위衛 서하수西河守 오기吳起 연燕 창국군昌國君 악의昌國 를 배향합니다. 문묘나 무묘는 황제가 개인 빠심으로 배향할수 있는 곳도 아니고 당대 주요 신하들과 논의 해서 위폐를 모시고 같이 제사를 지내는 곳인데다가 당나라는 삼국시대 이후 진정한 통일국가(진 수 는 너무 짧았죠) 라고 할 수 있는데 당대 주류 인식은 제갈량을 역대 명장 10명 중 한명으로 보았다는 소리입니다. 이 후 송나라에서도 기록이 보이는데 1123년 선화 5년에서도 무묘에 배향될 72명의 역대 명장을 뽑는데 전상 - 장량 서향 - 관중, 손무, 악의, 제갈량, 이적 동향 - 전양저, 범려, 한신, 이정, 곽자의 를 먼저 뽑아 제후에 봉하고(제갈량은 순흥후) 뒤에 따로 62명을 뽑는데 삼국지 시대 인물로는 관우, 장비, 황보숭, 등애, 주유, 육손, 여몽, 육항, 두예, 장료, 양호, 왕준이 포함됩니다. 원나라 1283년에도 무묘에 단 10명을 제사를 지내는데 제갈량이 포함됩니다. 삼국지연의가 원말명초에 나온 책임을 생각해보면 제갈량이 단순 재상에 정치력만 높고 연의빨이라는 말은 잘못된거죠. 이미 그 전부터 무묘에 배향될 만큼 명장으로 당대 황제와 신하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었다는 소리입니다. 개인적으로 최근 서주대학살을 저지른 조조가 영웅으로 재평가되고 상대적으로 제갈량이 정사에서는 단순 정치가였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씁쓸하더군요.
18/05/14 08:51
굳이 제갈량뿐이 아니라 대부분의 재평가가 왜 매번 이거 아니면 저거 이런 식으로 흐르는지 모르겠어요. 모든 사람이 장단과 공과가 공존하는데...
18/05/14 08:40
참 유비군이 로망으로 가득차 있었죠.
아무것도 없이 셋이서 들고 일어나 평생을 서로 배신치 않은 성 다른 삼형제. 난데없이 사람 하나만 믿고 자기 전재산과 동생들까지 데리고 일생을 바친 미축. 결국 돌고 돌아 그 큰 세력들 다 마다하고 따라온 조운...
18/05/14 08:57
인간 유비라는 사람은 얼마나 큰 마력을 가지고 있었을지 정말 상상도 안 가는 부분이죠 크크...
근데 유파는 그걸 마다함 유혹 저항 만렙 유파갓...
18/05/14 09:15
-난 네가 싫어, 유비!
-말은 그렇게 하지만 그대의 몸은 정직하군. 이것 봐. 벌써 촉과를 만들고 있잖아? -아...... 아니야! -후후. 그 사이 상서령이 되어버린 몸이라니. 넌 나를 벗어날 수 없어. 넌 내 것이다. -안돼!!!!!!
18/05/14 11:09
후반기도 마찬가지죠.
자신을 써준 주군을 위해 전력을 다하다 전장에서 사라진 제갈량, 제갈량의 유지를 잇다가 과로사한 장완, 동윤 문맹에 항장으로 묵묵히 한중의 사령관까지 올라 대위 전선의 최대 공적을 달성한 왕평, 장완, 동윤 없이 홀로 촉을 이끌다 북벌을 코앞에 두고 갑작스레 암살당한 비의, 귀순 장수로 아무런 기반 없이 북벌의 뜻을 물려받아 실천한 강유와 그의 잦은 출병을 반대하긴 했지만 결국 강유와 함께 70 넘어서까지 최전방에서 활약하다 결국 객사한 요화와 장익 결정적으로 저들 모두 검소하고 강직하며 경거망동하지 않았던....
18/05/14 10:03
좀더 의미없는 이야기지만 제갈량이 북벌할때 삼군 잘묵고 사마의가 늦게 행동해서 맹달이 먹은 지역 고스란히 날라가면 위나라는 더 크게 흔들렸을가요?
18/05/14 13:36
익주가 전란이랑은 거의 연관이 없이 그 시절을 보낸 이유도 있을겁니다. 단적으로 조조가 깽판을 쳐놨기에 한동안 서주는 그런쪽으로 별 도움이 못됐겠죠.
18/05/14 15:23
역만없이긴 하지만, 마속 대신 왕평이 주장이었고 가정을 잘 지켜서 1차북벌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제갈량의 계획은 양주, 옹주를 먹고 장안까지 치고 나가면서 완 쪽에서 오나라와 같이 합동으로 북진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렇게 잘만 되었다면 위가 하북으로 밀려나면서 진짜 천하삼분지계가 되었을까요?
18/05/14 15:51
후대에서 어떤 평가가 내려지는지는 차치하고서라도, 이미 동시대의 모든 사람들(적국포함)에게 인정받는다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인지.
관우가 무신을 대표하는 호걸 그 자체라고 한다면 제갈량이야말로 문신을 대표하는 선비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요. 왜 삼국연의가 유비/관우/제갈량 을 중심으로 쓰여졌는지. 아니 왜 쓰일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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