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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10/04 21:27:26
Name 진돗개
Subject [일반] 아해야, 어서가자.
아해야, 어여가자.

내 힘이 부쳐 너를 업고가질못해 미안하이. 헌디 어쩌겠나.
이미 해는 산마루에 걸터앉아 꼴깍넘어가는중이니. 할수 없구나.
산도 아닌 언덕마루 하나 넘자고 이리 너를 재촉하니. 좀 쉬다가자 원망을 해도 내 할 말이 없단다.

아해야. 늦은게 아니란다.

지금이라도 바삐걸으면 샛별 지기전에 집에 닿을게다. 주저 앉지 말거라.
꼴깍넘어간 해가 빛을 잃어도 정월보름이 아직 발길을 빚춘단다. 무서워 말거라.
무성한 수풀에 가리어 길을 잃을까 걱정마려므나. 여기 산세는 눈감고도 찾아갈 수 있는 이 할애비가 있지 않느냐.

아해야. 걱정말거라.

너 내딛는 한발이 남들보다 좀 늦었다 한들, 너 내딛는 한발이 어딜 짚을줄 모른들, 너 내딛는 한발이 어디로 이끌줄 모른들 그 뭐이 상관이더냐.

아해야. 너 가는길에 내 한톨 힘되지 못해 미안하다. 허나, 내딛는 한발을 움직여줄 다리는 못되어 주더라도, 길을 볼 수 있는 밝은 눈이 되어 주련다.

아해야, 그러니 아해야, 지금 가는 길을 멈추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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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페이스북에게 기억폭력을 당했습니다.
다른건 아니고 4년전 추억이라며 강제 공유를 해주더군요.
기억상으로는 처음 취직하고 이 업이 나와 맞는 일인가.. 고민이 참 많았을 때 쓴 글일겁니다.

지금와서 돌아보면 아직 4년째 같은 일을 아무 문제없이 쳐내나가는걸 보면. 결국 직업엔 귀천이 없고 내가 적응하면 그 일이 내 천직이 되는구나.. 라고 느끼게 된 순간입니다.


물론 본인의 꿈을 찾아 더 나은 길을 찾아가는 여러분들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여러분들은 자신의 꿈을 향하는 길에 손 잡고 걸을 수 있는 인내와 노력이라는 할아버지를 만난것이라 생각하고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하는 일이 힘들고, 앞길이 보이지 않는다 할지라도 결국 달빛은 여러분들의 앞 길을 밝혀줄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각자의 사회의 자리에서 오늘도 열심히 힘쓰고 계신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번 고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지금의 언덕은 참고 걷다보면 다시 넘어갈 수있는 작은 언덕일 뿐입니다.


진돗개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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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파크
16/10/04 21:53
수정 아이콘
만 1년 갓 넘어가는 취준생입니다. 힘 많이 얻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렌 브라이트
16/10/04 21:54
수정 아이콘
시골 버스정류장 한쪽에서 발견한 전화번호 하나가
제 5년을 가져갔고 몇년을 더 가져갈 지 모르는 직업을 결정해주었죠. 지금도 앉아서 열심히 월급네티(??)중.

처음엔 참 무던히도 욕먹었는데...확실히 적응되고 조금 더 높은 곳을 바라 볼 수 있는 연차가 되면서 이 일로 내가 먹고 살 수 있을까 하는
그런 그림...을 혼자서 살짝 살짝 그려보기도 합니다.
한가지 작은 꿈도 있지만 그건 조금 늦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아마 언덕 중턱즈음에 느지막히 움막집 하나 지어놓고 도란도란 나중에 만날 마나님과 자식들과 살아 갈 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지금에 충실해야죠.
어떤 꿈을 가지고 있건 어떤 일을 하고 있건.

[이 또한 모두 지나가리라.]
모두들 힘내세요. 갑자기 이런글에 살짝 센치해지네.
오클랜드에이스
16/10/04 22:45
수정 아이콘
1년 반 넘어가는 취준생입니다. 늦어도 1승만 하면 되는거겠죠?

그래서 오늘도 1승을 위해 달립니다.
연필깎이
16/10/05 01:53
수정 아이콘
지금 가는 길을 멈추지 말거라.
너는나의헛개수
16/10/05 18:47
수정 아이콘
모두들 화이팅입니다
진돗개
16/10/05 18:52
수정 아이콘
댓글달아주신 모든분들 감사합니다.
항상 글을 쓰고나면 읽으신분들이 감사하단 말을 해주시는것에 힘을 받습니다.

제 글에 제가 힘을 받고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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