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Wild Weasel기들이 적 대공미사일 기지의 탐색레이더를 AGM-88 HARM (High-speed Anti-Radiation Missile), AGM-88E AARGM (Advanced Anti Radiation Guided Missile) 등의 대레이더 미사일 (Anti-radiation missile) 로 족족 쳐낸다고 지난 번 글 ( 미군의 제공권 장악 시나리오
https://pgr21.com/?b=8&n=67695 ) 에서 설명 드렸죠.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대레이더 미사일 (Anti-Radiation Missile)
AGM-45 Shrike
사정거리 10~15 km, 속도 마하 1.5, 무게 177 kg, 1기당 가격 7,000 달러
최초의 대레이더 미사일은 월남전에 주로 쓰였던 AGM-45 Shrike 입니다. 최초 Wild Weasel 기들이 장비한 대레이더 미사일입니다. 이 미사일이 개발됨으로 SEAD (Suppression of Enemy Air Defenses) 를 담당할 와일드위즐 팀도 탄생하게 된 거죠. AGM-45 Shrike는 공대공 레이더 유도미사일인 AIM-7 Sparrow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AIM-7 Sparrow 가 멀리 떨어져 있는 적기를 모기의 레이더로 감지하는 동시에 미사일을 유도해서 적기를 떨어트리는 레이더 유도 공대공 미사일입니다. 단순하다면 단순한 무기이죠. 역시 AIM-7 Sparrow 기반 만들어진 AGM-45 Shrike도 대레이더 미사일이긴 하나 자체 레이더나 항법장치가 없어 모기에서 적 레이더파를 감지하는 동시에 미사일도 유도해 타격하는 무기입니다. AGM-45 Shrike가 사거리도 짧아 적 미사일기지에 접근해서 임무를 수행해야하고 모기가 계속 적 레이더파를 감지해서 발신지 추적과 미사일 유도를 해주어야하기 때문에 지금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난이도와 위험성이 높은 무기체계였습니다. 초기에 개발된 것이라서 어쩔 수 없죠. 대신 싼 맛에 월남전에 대량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자체 유도장치가 있는 값비싼 AGM-78 Standard ARM 도 개발되었으나 많이 사용되지 않았고 AGM-88 HARM 로 넘어가게 됩니다.
AGM-88 HARM (High-speed Anti-Radiation Missile)
사정거리 90~150km, 속도 마하 1.86, 무게 355 kg, 1기당 가격 284,000 달러
AGM-88 HARM 은 대한민국 공군도 140여기 보유한 미사일로 AGM-45 와 달리 자체 유도장치가 있어 적 레이더파를 감지하고 알아서 찾아가서 타격하는 파이어앤포겟 (fire&forget) 무기입니다.
월남전부터 북베트남군이 사용한 방법이지만 대레이더 미사일의 접근이 의심되면 적들도 레이더를 꺼버립니다. 이렇게 레이더가 꺼져버리면 AGM-88 HARM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리지요. (버전이나 발사모드에 따라 어느 정도 최초 적 레이더 기지로 날아가긴 합니다.)
HARM Targeting System (HTS)
이런 적의 레이더 on/off 전술 대비해 미군은 HARM Targeting System (HTS)를 장비해서 적 레이더가 꺼지더라도 최초 레이더 발신지를 기억하고 AGM-88 HARM를 적 레이더기지로 정밀 유도하도록 하여 대비하고 있습니다. 다만 대한민국 공군은 HARM targeting system (HTS) 를 장비하고 있지 않아서 대한민국 공군의 AGM-88 HARM 들은 적 레이더가 꺼지면 무용지물이 되고 맙니다.
AGM-88E AARGM (Advanced Anti Radiation Guided Missile)
미군은 AGM-88를 더욱 개량하여 HTS 유도 없이도 알아서 목표를 찾아가는 더 진화된 미사일인 AGM-88E AARGM (Advanced Anti Radiation Guided Missile)도 장비하고 있습니다. AGM-88E AARGM는 적 레이더가 꺼지더라도 HARM targeting system (HTS) 같은 모기의 유도 없이도 레이더파 발신지를 기억하고 표적을 능동적으로 탐지하여 타격하는 미사일입니다. 미사일 자체에 내장된 GPS/관성항법장치를 통해 최초 레이더파 발신지로 순항한 후 심지어 최종목표를 광학으로 식별하여 정밀 타격하는 대레이더 미사일입니다. 파이어앤포겟 (fire&forget) 에다가 스마트 (smart) 하기까지 한 순항미사일에 가까운 대레이더 미사일입니다. 다만 가격이....AGM-88E AARGM 1기당 가격 870,000 달러 입니다. 북한 1개소 레이더 사이트의 가격이랑 비교해본다면 이게 이익일지? 아예 AGM-88 HARM 도 1기당 284,000 달러인데 이거랑도 수지가 맞을 라나 모르겠네요. 워낙 감도가 좋은 무기라서 더미로 레이더파만 발생시키는 장치만 여러개 만들어 놓으면 엄청나게 비싼 이 미사일들을 소모시킬 수도 있죠. 아마도 북한은 이런 식으로 대응할 거에요.
대 레이더 미사일 특성상 적에게 대응할 시간을 주기 않기 위해서 속도가 매우 빠른 미사일입니다. 대신 폭약양이 작아서 파괴력이 약하죠. 이 미사일 1발로 적 레이더 발신기 정도의 시설만 파괴하지 기지 전체를 타격하기 힘듭니다. 지난 번 말씀 드린대로 대 레이더 미사일이 적 탐색 레이더 파괴하여 일시적으로 적 대공미사일 시스템을 무력화하고 주력 전폭기들이 더 확실하게 타격하여 마무리를 해야 합니다. 또 레이더 전파특성상 같은 주파수대를 사용하면 피아식별이 불가능하여 레이더파를 발생시키는 아군기나 아군 레이더 기지 행동반경에서는 조심히 사용해야합니다. 워낙 감도가 좋고 빠른 미사일이라 순간이거든요.
영국은 적의 레이더 on/off 전술에 값비싼 HTS나 GPS/관성항법장치를 갖춘 순항미사일 대신 좀 더 창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ALARM (Air Launched Anti-Radiation Missile)
사정거리 93km, 속도 마하2, 무게 268kg, 1기당 가격 ?
ALARM (Air Launched Anti-Radiation Missile) 는 AGM-88처럼 일반적인 대레이더 미사일의 유도 방식대로 레이다 신호를 포착하면 바로 날아가서 공격하는데 적이 미사일의 접근을 알고 레이더가 꺼버리면 곧바로 적 레이다 주변 상공에서 12~21km 가량 상승한 뒤 후미에서 낙하산을 펼치며 저속으로 낙하하면서 레이더 신호를 다시 기다립니다. 그러다가 적도 대공미사일을 발사해야기기 때문에 결국 레이더를 켜야 하는데 레이더가 다시 켜지면 ALARM는 곧바로 낙하산을 버리고 다시 적레이더파를 감지하여 적 레이더를 정밀 타격하는 새로운 개념의 미사일이었습니다. 미군보다 저렴한 값으로 적의 레이더 on/off 전술을 무력화시킨 대레이더 미사일이었죠. 주로 토네이도전폭기에 탑재되었고 2차례 이라크전에서 168발이나 사용되었다고 하네요. 가격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적어도 AGM-88E AARGM보다는 엄청 쌌을 거에요. 군비감축으로 2013년 이후로는 영국공군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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