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면증 (Narcolepsy)
영화에서 보면 일상생활 중 갑자기 쓰러져서 자버리는 사람들이 나오죠. 저희들도 전날 밤늦게까지 음주가무를 즐기고 난 후나 열심히 일하거나 또는 공부하고 나면 다음날 픽픽 쓰러지기는 하는데 이와 달리 전날 밤에 충분히 잠을 잤음에도 불구하고 일상 시간에 제어할 수 없는 졸음에 빠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수면이 발작처럼 발생하여 "수면발작"이라도 불리우며 기면증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일반적인 증상입니다. 수면발작이 대표적인 증상이나 환자마다 증상의 강도나 빈도 등이 상이하게 나타나고 편의상 모두 기면증환자로 분류하지만 역시 보통 다른 뇌질환처럼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고 그 원인 자체도 불분명한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기면증에 사용되는 약물도 여타의 정신치료약물들과 비슷하게 효과는 탁월하지만 그 작용 기전이 모두 밝혀지지 않았고 일부는 불분명한 경우도 많습니다.
REM (Rapid Eye Movement) 수면
수면단계는 1. 얕은 수면 - 2. 비REM수면 - 3. REM수면 순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REM수면이 중요한데 깨어 있는 것에 거의 가까운 얕은 수면과 비슷하며 심지어 REM수면시 실제 뇌의 신경 활동이 깨어 있을 때랑 거의 비슷합니다. 수많은 기억들이 REM수면 동안 재구성되어 통합되기도 하고 끊임없이 수많은 신경자극들이 발생하여(정밀기계가 부팅후 자가 점검하듯이) 뇌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뇌 발달이 활발한 신생아는 절대 수면시간도 많지만 수면시간 중 80%이상이 REM수면이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비율이 줄어가는데 성인들은 전체 수면 중 20~25% 정도가 REM수면이라고 합니다.)
프로비질 (Modafinil)
기면증 환자들은 REM수면 비중이 커서 일반인들과 달리 잠에 들면 곧바로 REM수면에 돌입합니다. 수면시간 중에 뇌의 활동성이 큰 REM수면 비중이 커서 잠을 충분히 자고 나서도 실제 뇌의 휴식이 부족하고 이로 인해 일상시간에 뇌가 순간순간 기절현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바로 이것이 수면발작의 원인이라고 추측합니다. 따라서 기면증 환자들은 일상시간에 수면 발작을 일으키지 않게 항상 뇌를 자극하여 잠에 들지 않게 각성하도록 일정 시간동안 효과가 있는 신경흥분제 (Psychoactive stimulant) 를 투여해 주기도 합니다. 이에 일상 시간에 잠들지 않았던 뇌가 그에 대한 보상효과로 밤에는 정상적인 수면이 되도록 유도하는 것이지요. 실제 뇌의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과 구조가 비슷한 암페타민 (필로폰류) 등의 마약성 신경흥분제 (Psychoactive stimulant) 들이 기면증에 사용되기도 했으나 의존성 때문 현재는 많이 사용하지 않고 중독성도 적고 효과도 좋으며 작용시간도 적당한 Modafinil (프로비질) 이 많이 사용됩니다.
프로비질 (Modafinil) 역시 정확한 작용기전을 다 설명할 수는 없으나 알려진 바만 간단히 소개하면 뇌의 신경전달 물질인 dopamine, norepinephrine, glutamate, GABA 등과 매개하는 시스템과 연관이 있고 앞서 말씀드린 REM수면, 비REM수면, 깨여있음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인 Orexin/Hypocretin and Histamine Systems라는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이 시스템도 모두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기면증은 이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Orexin receptor (OX1R, OX2R) 관련된 전달 시스템이 자가면역질환으로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수면을 억제하는 Orexin시스템이 이상이 생기면 깨어있음에서 비REM수면으로 또 REM수면으로 신속하게 이행하게 됩니다. 따라서 기면증 환자들은 잠을 자도 신속하게 REM수면에 빠지고 또 일상생활 중에 갑자기 잠을 자게 되는 것입니다. 프로비질 (Modafinil) 이 Histamine 의 분비를 증가시키고 Histamine이 Orexin시스템을 자극해서 잠에 들지 않게 만드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코감기약이나 종합감기약에 많이 함유된 diphenhydramine 같은 항히스타민제들을 먹으면 Histamine 분비가 억제되고 Orexin시스템도 활성화되지 않으니 졸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
기면증 환자들은 매일 먹어야하는 약으로 1알에 3000원 가량 하는 매우 고가의 약입니다. 다만 기면증으로 확진이 나면 보험적용뿐아니라 희귀병질환 및 본인부담특례코드가 나와서 실제 1/10 이하로 구매가능합니다.
기면증과 Modafinil (왜 감기약을 먹으면 졸릴까?)
https://pgr21.com/?b=8&n=67195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는 프로파간다 - 나폴레옹
https://pgr21.com/?b=8&n=67118
후장식 드라이제 소총과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https://pgr21.com/?b=8&n=67088
과민성방광증후군 (OAB, Overactive Bladder Syndrome)
https://pgr21.com/?b=8&n=67062
"국왕" 대신 "국가와 조국" 위해 싸운 나폴레옹의 프랑스군
https://pgr21.com/?b=8&n=67042
페라리와 프란체스코 바라카
https://pgr21.com/?b=8&n=66992
2차대전 이탈리아 전투차량은 전부 병맛?
https://pgr21.com/?b=8&n=66979
괴물폭탄 (블록버스터, 톨보이, 그랜드슬램, MOP)
https://pgr21.com/?b=8&n=66954
세상에서 가장 큰 대포
https://pgr21.com/?b=8&n=66917
유전자조작식물 (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https://pgr21.com/?b=8&n=66880
똥, 설사 이야기
https://pgr21.com/?b=8&n=66727
도핑테스트와 질량분석기
https://pgr21.com/?b=8&n=66674
일본인은 어디에서 왔는가? - 재레드 다이아몬드
https://pgr21.com/?b=8&n=66511
보스턴홍차사건 (Boston Tea Party)
https://pgr21.com/?b=8&n=66148
천연두 바이러스
https://pgr21.com/?b=8&n=65754
불멸의 세포 - 우리는 영생할 수 있을까?
https://pgr21.com/?b=8&n=65724
음주에 대한 수학적이고 과학적인 접근
https://pgr21.com/?b=8&n=65690
쓰레기 유전자 (Noncoding DNA) 와 유전자 감식
https://pgr21.com/?b=8&n=65679
기생충에 대한 또다른 인간의 방어법 IgE
https://pgr21.com/?b=8&n=65672
X염색체 - 인간의 기본형은 여성?
https://pgr21.com/?b=8&n=65668
포유동물의 각인 - 애들은 엄마, 아빠 누구 머리를 닮나?
https://pgr21.com/?b=8&n=65648
밑에 유전자 드라이브(Gene drive) with TED talk 설명글
https://pgr21.com/?b=8&n=65646
흑인 최초 근대 독립국 아이티
https://pgr21.com/?b=8&n=65470
절해의 고도 - 이스터섬
https://pgr21.com/?b=8&n=65421
보톡스 (Botox)
https://pgr21.com/?b=8&n=65392
지구에 복잡한 생명체가 살 수 있게 해주는 다양한 요소들
https://pgr21.com/?b=8&n=65336
외계로부터의 생명 전달
https://pgr21.com/?b=8&n=65333
조현병, 정신분열증, Schizophrenia 에 사용되는 약물
https://pgr21.com/?b=8&n=65307
생명체의 과밀화로 인한 폭력성
https://pgr21.com/?b=8&n=65295
항생제와 항생제 내성
https://pgr21.com/?b=8&n=65264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독 - 황금독화살개구리
https://pgr21.com/?b=8&n=65242
지구의 온난화와 빙하기
https://pgr21.com/?b=8&n=65221
암살자 리신
https://pgr21.com/?b=8&n=65201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생물들, 동물들의 신비한 능력
https://pgr21.com/?b=8&n=65189
섹스의 진화 - 인간의 배란신호와 일부일처제
https://pgr21.com/?b=8&n=65128
보쌈, 면사포, 결혼반지
https://pgr21.com/?b=8&n=65080
배틀크루저와 자연선택
https://pgr21.com/?b=8&n=65055
가축화된 포유류는 어떤게 있나?
https://pgr21.com/?b=8&n=65034
쌀, 보리, 밀 이야기 (자화수분-자웅동주식물)
https://pgr21.com/?b=8&n=65012
코카인과 코카콜라
https://pgr21.com/?b=8&n=64989
미토콘드리아 (Mitochondria) 와 인류의 여정
https://pgr21.com/?b=8&n=64967
콜레라와 Cholera toxin 이야기 (설사하면 왜 죽을 먹어야하나?)
https://pgr21.com/?b=8&n=64943
커피 이야기 - Caffeine
https://pgr21.com/?b=8&n=64908
소주 이야기
https://pgr21.com/?b=8&n=64887
진료비통계지표 - 국민건강보험 (보험진료 통계)
https://pgr21.com/?b=8&n=64863
비아그라와 시알리스 이야기
https://pgr21.com/?b=8&n=64842
육두구 이야기
https://pgr21.com/?b=8&n=64818
기생충 이야기
https://pgr21.com/?b=8&n=64765
지헬슈니트 (낫질) 작전 - 1940년 독일-프랑스 전투
https://pgr21.com/?b=8&n=64736
타이레놀과 울트라셋 이야기
https://pgr21.com/?b=8&n=64724
토마토는 과일인가? 채소인가?
https://pgr21.com/?b=8&n=64700
정자왕 침팬지
https://pgr21.com/?b=8&n=64675
각국의 의료보험
https://pgr21.com/?b=8&n=64650
판피린 3형제 이야기
https://pgr21.com/?b=8&n=64605
게보린 3형제 이야기
https://pgr21.com/?b=8&n=64581
이부프로펜, Cyclooxygenase, 아스피린 이야기
https://pgr21.com/?b=8&n=64555
적록색맹과 비타민씨 이야기
https://pgr21.com/?b=8&n=64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