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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28 16:12
매년 올해가 마지막 강의라는 이야기가 떠돌아서 급히 한 과목 수강해봤는데 군대를 다녀온 뒤에 다른 과목 수강할 때까지 강의하고 계셨던 기억이 나네요.
운좋게 두번 다 좋은 학점을 받았고, 교수님이 가진 생각이 굉장히 자유로워서 젊은 제가 오히려 살짝 걱정되기도 했을 정도라 감명깊게 수강했는데, 전자출결에 시험도 창작이다보니 찍고 튀는 행위를 하는 학생들이 상당히 많아서 보기 안좋았습니다. 자유로운 성생활을 추구하시지만 막상 말년에 외롭게 계신걸 보니 안타깝기도 하네요.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16/06/28 16:19
대중에는 변태가 연세대 교수를 해먹는다네 정도로밖에 안 알려진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언젠가 분명 재평가를 받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16/06/28 16:22
영화 <아가씨>의 코우즈키를 보면서 마광수 교수님을 떠올렸습니다. 코우즈키가 그냥 변태가 아니라 마광수 교수님 같은 사람이었다면 좋았을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랬다면 나쁜 사람이 될 수 없었겠죠. 그래도 그런 매력있는 인물이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야(冶)하지 않고 야(野)한 사람이길 바랐던 문인이 세파에 시달려 우울한 언어에 침잠하게 되었다니 안타깝네요. 들판을 뛰어다니는 야생마가 되기를 바랐을텐데 그러지 못하고 우울하게 은퇴하다니요 ㅠ.ㅠ
16/06/28 16:40
세파에 시달렸기 때문에 진정 야한 문인이 아니었나 싶네요
이 분은 어떤 의미로 시대가 완성시킨 분이라는 생각이 왠지 듭니다
16/06/28 16:33
어쨌든 적어도 제게는 참 좋은 교수님이셨습니다. 첫 강의 들을때의 자유분방한 강의에 대한 충격이 참 컸었는데 말이죠.
뭐 덕분에 (제 생각에는) 문학적으로 우수한 연애소설을 창작해서 A+도 받고 그랬네요 흐흐. 수고하셨습니다 교수님.
16/06/28 16:39
아 매력적인 분이에요. 저도 집에 이분 책이 몇권있긴 있네요. 제가 산적은 없으니 아버지가 사신거 같긴한데 아버지 이미지랑 엄청 안맞아서 깜짝 놀랐어요.
16/06/28 16:57
그당시쯤 서점에서 도미시마 다케오의 여인추억이라는 소설이 불티나게 팔렸고
미성년자도 쉽게 구할수 있을 정도였죠. 즐거운 사라가 음란성이 어쩌고 해서 읽어봤는데 이게뭐야 싶었던 기억이 나네요. 여인추억의 절반정도만 음란했어도 실망안했을텐데... 좀 읽다가 말았었죠. 어릴때라 내용도 어려웠고..
16/06/28 17:24
저도 처음 입학했을때 그냥 명물교수라서 수강하고 전자출결만 하고 나갔던 학생인데, 이러한 스토리는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은퇴하시는군요.... 강의 들어볼걸 그랬습니다 흑흑
16/06/28 20:21
대학교 때 교수님 강의를 들은 것이 기억나네요. 야설 쓰는게 과제라고 이상하게 보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그냥 쌩야설을 써내라는 수업은 아니었죠. 그 속에 성적 카타르시스를 집어 넣어야 하는 그런 과제.
사람은 참 시대를 잘 타고 나야하는 것 같습니다.
16/06/28 23:07
학교에서 보면 늘 야윈 모습으로 혼자 거니시던 것만 생각납니다.
얼마 전에 꽃사진이나 찍어볼까 해서 오랜만에 캠퍼스를 찾았는데, 여전히 야윈 모습으로 혼자 걷고 계시더군요. 지금도 저렇게 쓸쓸하게 다니시는구나 싶었는데.. 은퇴하시는군요. 묘한 기분입니다.
16/06/29 00:37
제가 수업들을 당시는 가장 유명한 수업이었습니다. 수백명이 큰 강당에서 수업 끝까지 귀를 쫑긋 세우고 듣던 그런 시절이었죠. (지금은 다들 도망가는군요.. ) 교수님이 책도 내시고요... 그러다가 학기중에 잡혀가셔서 수업이 거의 폐강 되었어요. 그때부터 쭈욱 내리막 이었던것 같네요. 저로서는 가장 존경하는 교수님중 한분이었습니다.
16/06/29 11:13
어릴적에 마광수 책을 어머니 몰래 구해서 보다가 그래도 이름있는 작가의 책이라서 그런지 크게 혼나진 않았습니다.
이래서 일단 사람이 유명해져야 부모님께 혼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냥저냥한 작가분이 아니더라구요...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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