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단고기맨들의 의견을 거르고 생각하면 우리나라 대한민국, 땅덩어리도 별로 안 크고 지하자원도 별로 없는 이 나라에 그다지 대단한 자부심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래도 한가지 어디 내놔도 정말로 부끄럽지 않은것을 꼽으라면 바로 갓글... 아니 한글일것입니다. 비만인의 자랑 세종대왕의 많은 업적중에서도 단연 최고로 꼽히는 한글은 우리 민중들에게 배움의 기쁨을 가르쳐주었고, 이후 조선시대 내내 반복되었던 침략의 역사 속에서 민족의 얼로 인해 우리가 하나되어 나라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지킬 수 있게 큰 도움을 주었던, 정말로 고마운 우리의 벗이며 동반자입니다.

그런 한글이 컴퓨터가 발달하고, 타자기 문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조금씩 변질되기 시작하는데, 그 대표적인것이 바로 초성체입니다. 애초에 손글씨로는 내가 완성하려는 글자가 어떤 자냐에 따라 자음의 모양도, 위치도, 크기도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발상 자체를 하기 어려웠지만, 키보드 입력 체계의 특성상 초성중성종성을 차례대로 입력해야 하기에, 웃음소리나 특정 밈등의 경우 글자 전체를 치기가 귀찮은 관계로 초성만을  사용하는것이 이 초성체의 유래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이 초성체가 무분별하게 퍼지고, 점차적으로 그 비슷한 방식의 한글 파괴가 인터넷상에서 유행처럼 번저가면서 ,우리의 자랑인 한글은 더 친숙해진 대신에 그 아름다움과 진중함이 훼손되고 말았습니다. 친숙함이 더 좋은거 아니냐고 생각 할 수 있겠지만 글로벌화와 이런 한글 파괴의 실태가 겹쳐 요즘 젊은 친구들은 한글? 그게 머가 대단한데? 영어가 짱 아님? 이런 생각까지 가지고 있을 정도이니, 큰 문제가 아니라 할 수 없겠습니다.

사실 초성체를 금지하는 커뮤니티는 이곳 말고도 몇군데 더 있습니다. 예전 Mugen이라는 격투게임 툴을 다루던 사이트에선 아예 초성체 사용시 영구강퇴를 했었고, 국내 굴지의 농구 사이트에서도 초성체가 아예 금지는 아니지만 거의 사용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 사이트들의 공통점이라면 대체로 진지한 분위기이며, 나이대가 좀 있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생활이 아예 분리되지 않은 그런 느낌을 주는 곳들이죠. 그러나 이런 사이트들중 만우절에 초성체를 허용하는곳은 제가 알기로는 PGR뿐이며, 이는 평소 초성체를 금지하는 사이트의 기조를 자칫 '그냥 이유없는 선비질' 로 깎아내릴 여지를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왕지사 여태까지 쓴 글들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앞으로는 만우절에도 PGR에서는 초성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초성체 사용하지 않아도, 한글 파괴하지 않아도, 충분히 재밌게 만우절 즐길 수 있습니다. 성숙한 고급 사이트인 PGR 21에 걸맞게 우리, 품격 있게 놉시다. 신사답게요.

아 그리고 졸려죽겠지만 PGR의 품위를 위해 새벽부터 열심히 글 썼으니까 읽어주신 행님들 귀찮으시더라도 PC는 우측하단 모바일은 우측상단에 추천 즐찾 한번씩 부탁드립니다. 솔갓히 글 읽고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 넘 매정하다 ㅇㅈ? ㅇㅇ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