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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3/18 20:13:28
Name santacroce
Link #1 http://santa_croce.blog.me/220658670693
Subject [일반] 미국 대학교에 몰려드는 아시아 유학생들 그리고 샌더스의 꿈

미국 대학에 외국인 유학생이 많은 것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사실이지만 2015년 기준으로 보면 학부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 수는 거의 100만 명에 이르며 전체 학생의 4.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미국 대학의 유학생 비중은 2001년 911 사태로 한풀 꺾였으며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정체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다시 급격히 숫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 미국 학부와 대학원의 외국인 학생 비중 추이




최근의 유학생 급증은 중국 유학생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2000년 초반만 해도 중국 유학생은 인도 유학생보다 약간 많은 정도로 10%를 넘는 수준이었으나 최근은 전체 유학생의 30%를 넘으며 2위 인도의 두 배를 넘고 있습니다. 

물론 사우디 학생들의 급증도 인상적입니다. 

한편 한국 유학생의 비중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추세인데 이는 대만이나 더 심각하게 줄어들고 있는 일본의 궤적을 밟고 있는 느낌입니다.

* 출신 국가별 미국 유학생 비중 비교 


한편 외국인 유학생이 많은 대학들을 살펴보면 뉴욕대학교(NYU), USC, 컬럼비아대 순입니다.  

* 외국인 학생이 많은 미국 대학들


사실 미국 대학들은 장학금 지원이나 등록금 할인이 거의 없는 외국 유학생의 입학을 반기고 있습니다. 대학뿐만 아니라 이들이 잠을 자고 생활하기 위해 소비하는 돈은 해당 지역 경제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뉴욕, 매사추세츠, 펜실베이니아, 캘리포니아 주 등에서는 외국인 유학생의 돈에 대한 의존도가 높습니다.  

* 외국인 학생 소비의 주GDP 비중 비교



외국인 유학생들이 등록금이나 생활비로 쓰는 돈의 31.8%(2014년 기준)는 중국 유학생들의 돈입니다. 

밀려드는 숫자만큼이나 커지고 있는 중국 유학생들의 씀씀이는 전체 유학생 지출의 1/3에 가까우며 인도 유학생의 11.8%, 한국 유학생의 7.6% EU 7.2%, 대만과 일본의 2.3%, 2.0%에 비하면 큰 차이입니다. 


* 각국 유학생의 지출 비중

그런데 재정적 기반을 갖춘 외국인 유학생들(특히 중국인)이 몰려들다 보니 미국 대학의 등록금과 인근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습니다.


* 미국 주요 상품과 서비스 가격의 물가 상승 대비 변화(2005~2014년) 추이:  TV, PC, 옷, 휴대폰의 실질 가격 하락, 주택 가격의 보합, 음식료와 자동차 수리 등의 완만한 상승, 아이 돌봄, 의료 비용 및 대학 등록금의 급상승

chart of 30-year price changes for various goods and services

 

사실 대학을 다니는 비용은 등록금에 한정되지는 않습니다. 위 20년간의 물가에서도 나오듯이 주거비용, 식사 비용 등도 감안해야 합니다. 그런데 얼핏 보면 큰 비용이 아닐 것 같은 항목에도 의외의 돈이 들어갑니다. 바로 교재 비용입니다. 

미국의 대학교재의 가격 추이를 보면 등록금 이상의 인상률을 보여왔습니다. 

미국 대학교재는 그동안 물가 상승률의 세배 정도 상승을 했습니다.

하버드 맨큐 교수의 경제학 원론의 경우 1970년 이래 15배가 올라서 292.17 달러가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교재를 직접 사는 대신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긴 하겠지만 번거로운 것은 둘째치고 도서관의 비용 부담도 결국 등록금에 반영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 미국 대학교재의 가격 상승 추이


덕분에 재정적 여력이 커진 미국의 대학들은 다시 이 자금으로 전 세계의 능력 있는 인재들을 스카우트해오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장 비싼 돈으로 데려오는 사람은 아마도 미식축구 코치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반 미국인 가정은 이런 살인적인 등록금을 점점 감당할 수 없는 처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고소득 가구의 소득은 크게 오르고 있으나 중위수 가구 소득은 정체하다가 아예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 미국 가구의 평균 소득과 중위수 소득 추이


2015년 가을 미국의 금융 관련 회사 Nerdwallet은 미국에서 지금 대학을 졸업하는 젊은이들은 75세까지 일을 해야 한다는 다수 우울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은퇴연령 75세는 지금 미국의 평균 은퇴연령 62세에 비해 13년이나 더 늘어난 것입니다.

은퇴를 늦추는 주요 요인은 과중한 대학 등록금 부담입니다. 

3년 전인 2012년만 해도 평균 대학 졸업생의 학자금 대출 금액은 29,400 달러였지만 2015년은 35,051 달러로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Nerdwallet은 만약 졸업생이 학자금 대출 상환 자금을 은퇴시점까지 투자를 했다고 한다면 68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미국 젊은이들의 학자금 부담이 은퇴준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보고서는 학자금과 더불어 주거비용의 상승을 문제로 적시하고 있습니다. 

주요 미국 도시들의 주거비는 소득의 30.2%(LA, NY, Miami는 더 높습니다.)를 차지할 정도로 상승하면서 젊은 세대의 저축 여력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보고서에서는 차라리 미국 젊은이들이 부모와 더 오래 살라고 조언을 할 정도입니다. 만약 25세까지 독립을 하지 않고 버티면 70세에 은퇴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결국 미국인들은 대학 등록금을 부모가 내주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고 스스로 감당하자니 학자금 대출로 75세까지 일을 해야 하는 운명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아래 지도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오말리 캠프에서 작성한 것으로 각주별 대학 등록금의 중위소득 비중입니다. 샌더스 후보의 주된 지지기반인 버몬트나 뉴햄프셔는 소득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미국 대학에 들어가기가 점점 부담스러워지고 있으며 부유한 외국인(특히 아시안들)들이 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 미국 각주별 중위수 소득 중 대학 등록금 비중 비교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샌더스 후보가 부르짖는 무상 대학 등록금 공약이 미국의 고학력 백인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현상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대학 입학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흑인들에게 샌더스의 호소가 덜 매력적으로 들리는 것도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 교육은 권리여야 한다는 샌더스 후보의 외침

 


만약 샌더스 후보의 호소대로 미국 대학 등록금을 독일처럼 무상으로 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필요 재정 조달의 현실성을 따지지 않더라도 누구에게나 문호를 개방한다면 미국 대학으로 몰려드는 외국 학생들은 폭증할 것입니다. 그 결과 등록금은 무료지만 주거비와 생활비가 급격히 치솟는 현상이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입학생이 크게 늘어난 독일의 대학가에서 벌어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아니면 유학생들한테는 돈을 받고 미국인만 무상인 이중가격제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영주권 및 시민권의 가치는 더 올라가겠지만 한편으로 완전 무료와 수만 달러의 극단적 이중가격(지금과 같은 주립대의 자기 주 학생에 대한 등록금 할인 수준을 뛰어넘는)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대학 당국이 외국인 유학생들의 입학을 더 선호하면서 오히려 미국인이 더 들어가기 어려워지는 환경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능력있는 미식축구 코치는 물론 뛰어난 교수들의 영입은 지금에 비해 훨씬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더 면밀히 분석해봐야 할 주제이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미국 대학의 등록금 상승은 탐욕적인 미국 대학의 이기심때문만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오히려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올라간 측면이 커 보입니다. 또는 높은 교육 서비스 수준이 유지되면서 외국 유학생들을 더 불러 모으고 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미국 대학은 자본 투자(사람이든 인프라든)를 통해 미국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최소한 미국 대학 미식축구 리그의 실력을 높이는데 일조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내가(또는 내 자식이) 갈 수 없는 수준 높은 대학 덕분에 미국 사회의 경쟁력이 올라가고 덕분에 나와 내 자식이 살아가는 데 유익하다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를 대중에게 호소할 수 있는 정치가들이 없다면 샌더스 후보의 외침은(그의 후보 지명 여부와 관계없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 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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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사
16/03/18 21:12
수정 아이콘
나라별 유학생의 비율만 나와있는데, 그 시기에 나라별 유학생 수는 어떻게 되나요? 그리고 출처가 링크된 블로그에는 표시 돼 있는 것 같은데 이 글에는 없네요.
santacroce
16/03/18 21:16
수정 아이콘
이미지 옮겨 오기가 번거롭다 보니 블로그 글과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블로그에는 유학생 수가 있는 그래프도 있습니다. 출처도 블로그에 표시하고 있습니다.
16/03/18 21:2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한 번쯤 정리해보고 싶은 자료였는데요, 약간 덧붙이자면,

1. 주립대와 사립대를 구분해야할 것 같습니다. 샌더스가 무료 등록금 하자는 것은 주립대 한정이죠. 현실적으로도 (정부가 사립대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으니) 그게 맞고요

2. 위와 이어지는 이야기지만, 샌더스 정책은 이중 가격제입니다. 세금 보조로 무료 등록금을 해준다는 건데, 외국인에게 그걸 해줄 이유가 없지요. 지금도 자국민 (영주권) 에게만 할인을 해주고 있어요.

3. 사실 미국 정부는 주립대에 대한 지원을 점점 늘여왔습니다. 근데도 등록금이 점점 올라간 가장 큰 이유는 대학생 자체가 늘었다는 거죠. 미국 내부의 대학 진학률이 점점 올라서, 이젠 정부에서 아무리 돈을 넣어도 1/N 하고 나면 돈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거죠. 저 본인이 주립대에서 일하고 있고, 샌더스의 무료 등록금에 꼭 실현 되었으면하고 바라긴 합니다만, 주립대들에 대한 주기적 재평가와 정원 조정이 따라 와야 할 겁니다. (근데 그럼 사립대가 늘겠죠. 어렵습니다)
santacroce
16/03/18 21:32
수정 아이콘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솔직히 샌더스 후보의 공약 중 의료분야는 저번에 글도 쓸겸 읽어 봤지만 교육부분은 세세한 내용을 몰랐습니다. 말씀대로 당연히 공립학교에 영주권 대상자로 제한하는 안이 그나마 논의 해볼만 한 내용 같습니다.
PotentialVortex
16/03/18 21:26
수정 아이콘
제가 기억하기론 샌더스의 무상대학등록금은 미국 백인 고학력자들에게 인기가 없습니다. 민주당 경선에서도 고학력자들은 대대로 힐러리를 뽑은 것으로 알고 있고요.

그리고 샌더스의 무상 대학 등록금 계획에 대해 읽어 봤는데 생각하던 것과 달라서 놀랐습니다. 주정부에서 무상 등록금으로 선택하면 연방정부에서 전금액의 2/3을 보상해 준다였나 그렇습니다. 문제는 많은 주정부들이 공화당 쪽이고 요근래 대부분 교육에 대한 예산을 줄이고 있다는 것이죠.
santacroce
16/03/18 21:29
수정 아이콘
고학력자라고 함은 사실 대졸 청년 그룹을 이야기합니다. 예비선거 지지도에서 제법 차이가 나는 그룹이었습니다.
PotentialVortex
16/03/18 21:39
수정 아이콘
샌더스가 청년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백인 남성들에게도 비교적 그런 것 같고요. 하지만 나머지는...
방향성
16/03/18 22:08
수정 아이콘
조기유학까지 수억들여서 20 위권 주립대 나와도 국내에서 취업할때는 연고대 이하 의 경쟁력이고 사립학교에서나 태학다니며 돈 잘쓰는 금수저들 부러워지고 졸업하고 미국에서 직장 구하기도 어려우니 점점 미국 유학을 안가죠.
16/03/18 22:10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Usc...한때 마음이드는 학과가 있어서 갈려 했었으나 후덜덜한 학비에 좌절한 기억이 ㅠ
16/03/18 22:50
수정 아이콘
주립대 다니면 정말 그 해당 주 주민은 그렇게까지 비싸진 않더라구요
제가 잠시 있었던 곳은 타주 주민이나 외국인이면 학점당 12배를 더 내야 했습니다
16/03/19 00:06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강동원
16/03/19 09:26
수정 아이콘
이걸 미식축구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구들장군
16/03/19 15:40
수정 아이콘
미국쪽에서 대학은 물론, 정책적으로도 유학생 유치를 외화벌이의 수단으로 보는 면도 분명히 있는 것 같더군요.
영어공부하는 셈 쳐서 조금씩 보는 거라 제가 제대로 읽었나는 모르겠습니다만...

그건 우리도 마찬가집니다.
외국인 유학생을 받을 때/체류기간 연장허가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쟁점 가운데 하나가, '너 학비는 들여 오는 거 맞지?'니까요[다만 이건 저희쪽 기준이고,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과 관련해서는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어느 유학생이 찾아와서는, 국내 체류를 연장하고 싶어하더군요. 그냥 봐도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고, 한국에서 먹고입고 돈 쓰는데 재미가 들린 학생이었습니다.
'그래, 한국에서 돈 쓰는 게 소원이라면 그 소원 들어줘야지'하고, 요식행위로 기본적인 서식 하나 주고 써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못 써옵니다. 왜 안써왔냐고 하니, 슬그머니 5만원짜리 한다발을 내밀더군요.'학생 이러면 감옥가' 한마디 해서 돈은 안받고[진짜에요 ^^;;], 내가 불러줄테니 받아쓰라고 시켜서 연장시켜줬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보다는, 불체자나 다름없는 사람들이 유학을 빙자해서 들어오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죠[형식적으로 불법은 아니니,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탈법적 체류라고나 할까요?].
'그냥 걸러내면 그만이잖나' 싶으시죠? 저희도 작심하고 때려잡으면 잡겠지만, 그게 또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더군요.
-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들의 존폐위기 때문인지, 교육부에선 유학생 20만유치를 추진하는 모양입니다.
- 인구감소를 막겠다면서 적극적인 이민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한데, 이민정책을 추진한다면 유학생은 못해도 몇손가락 안에 꼽힐 영입대상이 될 겁니다.

이런 사정들이 위에서 어떻게 정책조율이 되어서 어떤 정책이 내려올지...저도 궁금합니다.
16/03/19 23:18
수정 아이콘
요즘은 한국도 그런 종류의 부패는 많이 개선된 것으로 아는데, 그 친구 나쁜 것만 배웠네요 ㅠ
구들장군
16/03/20 10:08
수정 아이콘
애 자체가 글러먹은 건 아니고, 그냥 대책없는 부잣집 딸래미가 제딴에는 문제를 해결해보겠다고 그런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지만, 국가적으로는 적극 유치해야할 대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패션뷰티 등에 전혀 아는 바가 없는 제가 봐도, 돈 펑펑 쓰는게 눈에 보이더라구요.

다만 말씀드렸다시피, 이런 애들보다는 탈법적 체류를 하는 애들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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