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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18 16:27
25점을 두고 져요? 우습군요. 저는 30점을 깔고도 질 수 있습니다. 시작할때 바둑판이 분명히 까만색으로 가득했는데 끝나고 보면 그게 다 바둑판 밑에 있더군요.
16/03/18 16:46
저는 초등학교 때 아빠랑 옆집 아저씨랑 바둑 두는 거 구경하다가 아빠가 장고하는 수를 무심코 훈수했더랬는데, 그게 알고보니 묘수였던 경험이 있네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게 좌변 쪽에 한 칸 띄운 수였는데, 바둑 하나도 모르는데도 왠지 그 쪽이 안전하면서도 아빠 돌이 넓어지는 느낌이라 '여기 두면 안돼?' 했던건데, 아빠랑 아저씨랑 동시에 허허 웃으시고 아저씨는 얘 바둑 둘 줄 아냐고 물어보시고 아빠는 뿌듯한 표정 지으면서 아니라고 전혀 모른다고 손사래치시고. 그 순간 기분이 너무너무 좋아서 계속 옆에 앉아서 여기다 둬 저기다 둬 아무렇게나 찍어서 참견했는데, 그 이후로는 당연히 첫 훈수 같은 우연이 안 생기고.... 결국 두 양반이 된통 짜증내고 쫓아내셔서 눈물이 찔끔했던 기억이.... 바둑에 관한 제 유일한 직접적 기억이자 이후 바알못으로서의 운명이 결정되는 순간이었네요.
16/03/18 16:48
학원 안 다니고도 아버지한테 5점 깔면 이기고, 4점 깔면 졌습니다. 엣헴!
잠이 오지 않는 밤, 심야에 하는 바둑 프로그램을 같이 보면서, "저건 백이 망했는데요? 우변에 침입수는 왜 안할까요?" 이러고 놀았던지라... 지금은, 손바둑(?)은 엉망이지만, 입바둑(?)은 프로 9단도 깔 수 있습니다. 크크크... 그러고보니, 제 글 중에서, 유일하게 추게에 가 있는 글도 바둑관련 글이군요(...)
16/03/18 19:20
와 혹시 책으로만 보셨나요? 전 아주 어려서 다녔던 터라 포석이랑 기보 잔뜩 있는 책을 접하고는 관뒀습니다 손바닥만한 책에 흑백에 숫자가 가득 적힌 걸 봤을때의 그 느낌은..
16/03/18 17:06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아이들에게 고루 보급되던, 바야흐로 초딩 문화의 르네상스와도 같던 시절이 아닐까 생각한다."
크크크. 국딩이지만 정말 이 문장 공감 가네요. 안산에서 초4~초6을 다녔었는데 논두렁이 물 대놓으면 거기서 스티로폼 타고 놀기도 하고, 구슬치기, 딱지, 깡통차기, 야구, 축구, 피구, 십자가 같은 동네 놀이는 물론 스트리트파이터, 용호의권, 아랑전설 같은 오락실 문화도 경험했습니다. 패밀리, 겜보이 같은 가정용 게임기와 함께 남북전쟁, 킹콩, 페르시아왕자 같은 PC게임도 경험했구요. 정말 르네상스 같아요.
16/03/18 17:14
저도 국초딩인데..
초등학교 때 친구 생일로 반 친구들끼리 다 모였는데 아이들끼리 얼음땡할지 축구할지 스타할지 가위바위보 했던 기억이 나네요. 애들마다 미니카, 딱지, 팽이 이렇게 갖고 왔었고..
16/03/18 17:20
저는 아버지 한번 이겨봤어요. 외할아버지도 이겨봤어요. 딱 한번씩.
생각해보면 바둑 꾸준히 배웠으면 아버지나 할아버지랑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었는데 1년 정도 하고 그만둔게 아쉽네요. 바둑도 게임인데 글자밥청춘님 아버지께서 너무 하셨네요.
16/03/18 17:26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던져준 바둑책을 재미있게 다 읽고 나니, 아버지가 이제 한번 둬보자고 바둑판을 가져왔었죠. 바둑책에서는 모퉁이(귀라고 하나요?)에다가 돌을 두면, 상대방이 어떻게 막고, 그러면 어떻게 응수해야되는지 설명이 나와있었죠. 그것을 읽은 기억을 바탕으로, 모퉁이에다가 첫수를 두었는데 아버지가 응수를 안하고 반대편에다가 두더라구요. 어린 마음에 어, 어, 하며, 어쨌든 책에서는 집을 만들라고 했으니까, 아버지의 방해를 전혀 안 받고 돌 6개인가를 써서 구석에 예쁜 집을 만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버지가 그 집을 보더니, 한숨을 쉬며 그만 두자고 하더라구요. 제 아버지는 전혀 엄한 분이 아니었는데, 그래도 아버지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걸 느끼고 저도 몹시 시무룩했던 기억이 아직까지 생생하게 납니다. 아버지란 아들에게 그런 존재인것 같아요.
16/03/18 17:55
초등학교 시절 담임이 특별활동 바둑반 담당이었습니다. 저도 자연스럽게 특활로 바둑을 했지요. 지금은 타이젬 2-3단 왔다 갔다 합니다
근데 아버지랑 두면 진 기억이 없습니다. 제가 두자고 하면 지기 싫으시니까 싫다 하시지요. 조금 모양을 만들면 못참고 들어오시는데, 선수활용 맨날 다 당하시고, 손따라 두는게 너무 심하셔서 약간 싱겁게 이긴 기억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매일 바둑티비 열심히 시청중이십니다
16/03/18 18:57
시간이 지나면 '글자밥청춘'님 진심으로 아버지하고 바둑두었던 추억이 정말 생각 날때가 있을겁니다.
진심으로 아버지하고 같이 할 수 있는 '뭔가'를 꼭~~ 하세요,,, 진심으로 아버지하고 바둑두는 '추억'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16/03/18 19:10
어릴 때 친구랑 바둑 장기 오목을 두면서 놀았었는데, 셋다 그 친구가 가르쳐준 거 였어요. 실력이야 고만고만했었고... 중딩때였나 그때 집에서 아버지랑 바둑을 두기 시작했는데, 열몇점 깔고 두던 접바둑이 점점 돌이 줄어들고 마침내 정선으로 두고도 이기니까 아버지가 그만 하시더군요.... 지는 건 싫으셨나봐요... ;;
16/03/18 19:49
제 주변에도 아들이 이기고부터 안두시는 아버지 꽤 많습니다 크크 아빠라도 이기고 싶은가봐요.
어느 회사 선배님은 아들한테 철권 이기고 싶어서 신입사원한테 막 배우고 크
16/03/18 19:25
전 반대로 체스나 오목, 장기 같은건 어른이라고 특별히 잘하는게 아니라고 많이 느꼈는데 저와 반대 케이스네요. 어린 팔팔한 뇌는 이길수가 없어요 ㅠ
16/03/18 19:57
저도 제가 어릴적 하고 싶어서 다닌 학원은 바둑학원이 유일했는데 늦게 시작해서 다들 유치원생일 때 저만 초4였죠.. 자발적으로 다녀서 흥미도 있고 하니 어린 애들보다 빠르게 배우고 거기서 왕고급이니 선생님이 꽤 정성들여 가르치셨던 기억이 있네요.. 두분이 하시던 학원이었는데 두분 다 9단이셨던 걸로 기억하고 있네요. 하루는 방학 때 애들 다 집에 보내시고 저에게 지도바둑을 해주신다면서 36점을 깔고 뒀는데 0집 내고 졌습니다 크크크.. 그래도 기분 나쁘거나 하기보단 영광스런 느낌이었네요 흐흐 그 학원에서 사범님과 직접 두는 일은 거의 없었으니까요 일년쯤 다니다 잠시 쉬고 싶어서 쉬었는데 이후에는 다니고 싶어도 다닐 수가 없었습니다.. 강압적인 학원 뺑뺑이에 더 이상 제 취미를 주장할 시간적 심리적 여유조차 빼앗긴터라.. 지금 그 학원은 없어진 것 같은데 선생님들 잘 계시는지 궁금하네요 이 글을 보니.
16/03/18 22:32
초등학교 4학년이었나. 학교 클럽활동에 별 생각없이 바둑부에 들어갔었는데...
1년 내내 집은 안 만들고 무조건 잡으려고 전투만 하다 졌습니다. 그리고 27살 때 처음 알았습니다. 바둑은 집을 많이 만들어야 이긴 다는 것을...;; 선생님... 왜 집이 많아야 이긴다는 것을 안 알려주셨나요...;; 그 후로 취미로 바둑을 보기 시작해서 지금도 여자바둑 즐겨보는데 (오유진 2단 팬입니다.) 여전히 손바둑도 입바둑도 늘지 않네요...
16/03/19 08:08
저와 완전 같은 시대를 사셨네요
초딩 문화의 르네상스 시절이란 말이 참 와닿습니다 크크 어릴때 내 돌이 상대방 돌을 싸면 뺏는다는거만 알고 친구들이랑 바둑(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돌뺏기 놀이)을 두고 그래보긴 했는데 나중에 tv에 나오는 바둑을 보고 '저건 대체 뭐하는거지?' 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전 전공자는 아니지만(생각도 있긴 했었지만..)어릴때부터 악기를 해와서 부모님께서 바둑을 시키시거나 하진 않았는데 바둑은 한번쯤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곤 했구요 뭐 학원을 다닌다고 해도 제 성격에 얼마나 오래 배웠을지는 모르겠지만요 흐흐
16/03/20 05:10
전 그때 바둑과 지능개발의 양대 산맥이자 21세기 신문명의 결정체라던 컴퓨터 학원을 다녔습죠. 물론 컴퓨터 학원 시간의 2/3이상은 삼국지3와 대항해시대2를 하면서 보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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