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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2/07 19:47:14
Name 윌모어
Subject [일반] 덜컥 심리학과에 지원서 냈던 제 이야기

1.

  저는 스무 살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을 했습니다. 국어국문학이라는 것이.. 참 오묘하더군요. 대학 신입생 때 '문학이란 무엇인가', 문학 비평론, 음운론, 의미론, 고전 문학 등등 생소하고도 난해하기 짝이 없는 공부에 꽤나 당황했었습니다. 어느새 국어국문학은 저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고 저는 학회나 동아리 활동, 그리고 선배, 동기, 후배들과 술마시는 나날들을 즐겼습니다(당연히 전공 학점은 바닥을 기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3학기 들어, 흔한 현대 문학 수업을 수강하게 되었는데 그 수업은 제게 '머리가 확 트이는' 경험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나 느꼈고 이제는 묻어두었던 문학적 감수성이 다시 올라오는 걸(?) 느꼈습니다. 다채롭게 빛나는 작품들과, 그에 필적하는 절묘한 비평들이 무척 인상적이었고 저 역시 이들에 도전하고자 엄청 행복한 고민들을 했었습니다. 캠퍼스 아무데서나 선후배와 앉아 문학에 대해 토론하는 허세도 종종 부렸죠. 하지만 그 느낌도 얼마 가진 못했습니다. 군대를 가야만 했거든요.

  군대를 다녀오고 4학기로 복귀했을 때, 저는 이제 두 번째 전공을 선택해야만 했습니다. 제가 다니던 학교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던 것이 자유로운 이중 전공 제도였거든요. 당시 90% 넘어가는 수의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2-3개의 전공을 선택하고 있던 상황이었으니, 안 하면 바보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을 두 번째 전공으로 선택할 것인가? 나는 어디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가? 에 대하여 학창 시절 이후 다시 한 번 고민해 보았습니다. 취업에 유리하고 또 많은 학생들이 선택하는 경제, 경영학을 선택하는 것이 아무래도 맞을까? 바야흐로 '통섭'의 시대라고 하는데 공학이나 자연과학 계열 전공을 한 번 선택해 보는건 어떨까? 뭐, 별의 별 생각을 다 해보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계기는 기억이 잘 나질 않습니다. 지금껏 살아보면서 심리학에 대해서는 관심 한 번 가져본 적 없었고 아는 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심리학에 대한 흥미가 있었을리도 만무했습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심리학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당시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만큼은 분명했습니다. 우선 나에게 잘 맞을 수 있는 두 번째 전공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하여 어느 정도 답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나를 잘 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심리학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었을 겁니다. 심리학에 관해서는 '심' 자도 몰랐지만, 막연히 심리학이라는 그 명칭만 보고, '아, '심리'를 연구하는 학문인가보다. 그러면 나의 심리를 알아가는데 있어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고 그저 생각해봤을 뿐이었던 거죠. '나 자신에 대한 탐구는 분명 어느 분야에 관심을 갖고 어디에 몰두하든 반드시 중요하게 이루어져야 할, 기초적인 소양이 될 것이다. 나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면 내 인생에 있어 심리학은 절대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닐 것이다.'

  눈 딱 감고, 전공 신청 서류에 심리학을 덜컥 써 냈습니다. 어차피 더 고민한다고 해서 명확한 결론이 나올 것 같지도 않았고 한 번 쯤은 무책임하게 그냥 인생을 흘러가게 내맡겨보는 것도 괜찮지 않겠느냐(?)는 자기 합리화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차피 전공 제대로 살려 먹고 사는 사람들 사실 그리 많은 것도 아니고, 전공으로 삼지 않았다고 그 학문 못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 당시에는 왜 그리도 심각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당시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저 스스로 내린 결론은 이러했었죠.

"심리학은 친절하지 않다. 결코 '너는 누구이다', 혹은 '너는 이렇게 해야 한다'라는 답을 주지 않는다. 힘들어할 때, 인간은 다 그런 거라는 위로의 말 한 마디 해주지 않는다. 다만 스스로가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답을 구하도록 옆에서 계속 자극하는, 그런 존재는 아닐까?"


2.

  한편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게 되면서 심리학의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로의 전환을 경험합니다. 지금까지는 심리학 서적이나 강연 등을 통해 심리학 내용들을 받아 적고 배워왔다면, 이제는 한 사람의 예비 연구자로서 어떻게 심리학 연구를 구상-발전시키고 결과물을 생산해낼 것인가라는 문제에 도달하게 된 거였죠.. 그리고 제 경험 상 심리학의 '소비자'와 '생산자'는 그 입장이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입장이 바뀌니 정말 많은 것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거든요. 그리고 곧, 심리학의 '생산자'로의 전환은 자아 성찰의 기회들을 만들어 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여러분은 혹시 심리학 연구의 가설이 어떤 과정을 통해 세워지는지에 대해 알고 계시는지요. 제가 생각하기에 괜찮은 연구 가설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사고 방식이 필요합니다. 그 첫 번째는 바로 '연역적 사고'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심리학은 누적적인 학문이라 앞선 연구자들의 피땀어린 연구 성과들로부터 새로운 연구 방향들이 설정됩니다. 즉, 새로운 연구에서의 가설이란 기존 연구 성과들을 바탕으로 하여 논리적 추론 과정이 더해진 끝에 탄생됩니다. 그래서 심리학 연구 논문들을 보면 바로 가설부터 등장하고 연구 방법, 결과로 이어지는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본격적인 연구의 가설이 제시되기 이전에 그 가설이 어떠한 배경에서 세워질 수 있었는지에 관해 기존 심리학 연구 결과들이 자세히 소개되는 부분이 반드시 있습니다(Literature review). 그리고 거기에는 '기존 연구들을 종합해볼 때, A하면 B할 수 있다는 가능성의 추론은 타당하다' 라는 것이 분명히 담겨 있어야만 합니다. 즉 기존 연구들을 통해 새로운 가설이 제기되는 과정이 충분히 논리적임을 독자들에게 보여 주어야만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두 번째 사고 과정인 '귀납적 사고'라고 부를 만한 어떤 것 또한 가설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 무척 중요해 보입니다. 연구자는 일상에서 경험하는 사건들로부터 많은 연구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사람들이 A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지 않은가? 왜 B하면 C할까? 아, 혹시 '그것' 때문은 아닐까?'. 새로운 가능성을 떠올린 연구자는 이내 흥분하고는 연구실로 곧장 달려갑니다. 자신이 생각했던 아이디어에 관하여 이미 학자들이 연구한 사례가 존재하는지,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해줄 기존 연구들은 없는지 등을 탐색해나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연역적 사고와 귀납적 사고를 제외하고, 심리학자들에게 정말 중요한 또 한 가지가 존재하는 것처럼 느낄 때가 많습니다(뭐 궁극적으로는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을 '직감'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아무리 날카로운 발상과 이를 뒷받침하는 충분한 근거들이 존재한다고 해도 왠지 이 가설이 '타당한 것 같지 않다', '결과 안 나온다', '망할 것 같다', '무언가 별로다' 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반면 논리적 엄밀성이 부족하고 관련 이론적 근거들이 약한 가설이라 할 지라도 '왠지 모르겠지만 이 연구는 될 것 같다', '결과 나온다' 라는 확신이 들 때도 있습니다. 사실 어쩌면 이 '직감', 혹은 '동물적인 감각'이라 불릴 만한 어떤 감각이야말로 심리학자의 연구 능력과 자질을 논함에 있어 정말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새내기 심리학자가 노련한 선배 학자보다 부족한 부분도 어쩌면 바로 이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그 '직감'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할까요? 저는 그것이 '인간'에 대한 충분한 관찰과 직접적 경험 등으로 누적되는, 학자들 각각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인간에 대한 상(象)'과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보다 오랜 시간동안 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하고 경험하면서 쌓인 인간의 생각, 행동에 대한 지식들이 누적되어 그러한 감각을 빚어낸다는 것이죠. 아무래도 '가설에 따라 사람들이 행동할 것인가, 혹은 아닐 것인가' 라는 판단 감각은 쉽게 얻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닌듯 합니다.

  한편 사람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직감'이란, 곧 나 자신에 대한 직감이기도 합니다. 직감이 날카롭게 가다듬어지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을 경험해보아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다양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대화를 나누고, 반응하며 그 경험들을 쌓아나가는 존재는 누구입니까? 그것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그래서 인간 일반에 대한 이해는 곧 나 자신의 이해와도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행동할 것이다(혹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정말 타당할지에 관하여, 심리학자들은 여러 사람들을 떠올리기 앞서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그 상황 속에 데려가 봅니다. '만약 나라면 어떻게 행동할까? 어떻게 생각할까? 나도 그렇게 될까?' 보통 나 자신이 정말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다른 사람들도 그러할 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고 만약 나 자신은 도통 그럴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요컨대, 심리학자들은 심리학자 스스로를 일종의 '연구 도구'로 삼아 다양한 상황 속에 자기 자신을 대입시켜 봅니다. 그 과정에서 가설을 세워보고 기존 연구 근거들을 찾아가며 다듬어 나가는 거죠. 제가 대학원 와서 발견했던 심리학 연구의 자아 성찰 기능이란 바로 이거였습니다. 연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 자신'에 집중해야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이었지? 그리고 나는 어떻게 행동하는 사람일까? 등에 관해 자연스럽게 계속 되묻게 됩니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이 녹아 있는 여러 정보들을 마주하면서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해보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


  결국, 대학원 생활하면서 놀랐던 적도 무척 많았고, 흥미로웠던 적도 많았습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더라는 것을 발견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저한테는 소중한 성숙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 사실 이 글을 써보는 건 정작 심리학을 공부해왔으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도통 심리학을 왜 선택하는지 모르겠어서, 또 심리학 책이 왜 베스트셀러에 오르는지 잘 모르겠어서... 입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를 들어보고 싶었거든요.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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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리오
15/12/07 19:58
수정 아이콘
보통 심리학은 나는 왜 다른 사람과 다를까? 고민이 있는 사람이 간다는 이야기를 심리학 박사를 전공한 형님에게 들은 이후로 심리학을 전공한 사람들을 보는 관점이 많이 변했습니다...하하하하하
윌모어
15/12/07 22:13
수정 아이콘
우스갯소리로 사회성에 문제 있는 사람이 사회심리학하고 정신에 문제 있는 사람이 임상심리학 한다는 둥의 농담이 이 바닥엔 흔하죠
미남주인
15/12/07 23:40
수정 아이콘
농담인 척 하시는 건 아니신지... 아.. 물론 농담입니다.
15/12/07 20:01
수정 아이콘
저도 복수전공을 목표로 심리학과를 진학한 사람인데 저 같은 경우엔 아예 심리학과라는 단어를 지원하면서 처음 들어봤어요.

어차피 목표는 다른거 였기 때문에 그냥 막연히 어렵지 않아 보여서 선택했던거 같고 학부 공부 조차 그렇게 열심히 하지는 않아서 겉핥기 식으로만 배웠지만, 심리학 만큼 범용적으로 재밌는 학문은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어렵게 공부하려면 뭐든지 어렵겠지만 일단 접근도 쉽고 사람들이 관심가질만한 카테고리가 많은거 같아요.
주내용이 어려운 이론중심이 아니라 사례나 연구 실험 등으로 많이 이루어진것도 있는거 같고
윌모어
15/12/07 22:14
수정 아이콘
저도 대학 들어오기 전까진 심리학을 아예 몰랐었네요..
심리학은 분명 대중에게 어필할만한 재미있는 내용들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복잡할 때는 또 엄청 복잡해서
라이트 유저(?)부터 매니아(?)에게까지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15/12/07 20:05
수정 아이콘
저도 갈뻔했던 학교인거같네요. 삼중전공으로 법학 경영학 경제학인가 하다가 과로사한 학생도 있다고 들었는데...근데 한국에서 이중전공은 거의 경영으로 세탁이라 아쉬운거같아요. 비상경 천대가 좀 사라져야될텐데요..
이름없는자
15/12/07 20:46
수정 아이콘
사실 비상경은 요즘 서울대 나와도 밥벌이 못한다는게 천대라기보다는 정말로 쓸모가 없어서 그렇지요.. 분명 학문으로써는 훌륭하고 인간의 삶에 대한 성찰도 있고 요즘엔 나름대로 숫자놀이도 해서 나름 정밀한데... 현실적인 쓸모에서는 고졸이나 다름없거든요 그나마 대학원과정까지 밟으면 수요가 생기긴 하는데 그쪽은 통상 적은 티오를 계약직으로 뽑는게 예사라 역시나.. 부잣집에서 태어나서 하면 좋습니다 크크크
15/12/07 20:54
수정 아이콘
뭐 경영학 경제학 해봐야 회사가서 다 쓰는 지식도 아닌걸요.
이름없는자
15/12/07 21:05
수정 아이콘
사실 그것도 맞습니다. 근데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들 vs 쓸모없는데 좀 덜 쓸모없는 놈들 구도라면야 크크크크 상대평가죠 뭐 크크크크
마텐자이트
15/12/07 21:31
수정 아이콘
회계는 도움되지 않나요? K-IFRS 기준으로 배우면서 대기업 회계로 괜찮게들 배우는거 같아요. 적어도 회사에서 기본은 써먹을수 있을정도?
윌모어
15/12/07 23:09
수정 아이콘
저 역시도 경영을 선택할까 하는 마음이 컸는데,
사촌 누나가 국문학 + 심리학은 너만의 독특한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밀어붙여 보라고 부추기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의 조언이 결국 제가 심리학을 선택하는데 있어 한 몫 했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누구도날막지모텔
15/12/08 23:16
수정 아이콘
그것도 기숙사에서 앉은채로..
소독용 에탄올
15/12/07 20:37
수정 아이콘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심리학이라면 쥐를키우는(응?) 학과라는 인식이....
학부시절에 만들어진 인상인 듯 한데, 십여년 지나다보니 왜그랬는지 까먹어버려서 더욱 신비한 느낌을 주는 학문이 되버렸습니다.

물론 심리학 논문이야 관련전공이라 나름 읽기 때문에... 쥐 이야기는 언제나오느 하면서 읽었던 추억도 떠오르고 하네요.
(현실은 *와 p<.05...)
윌모어
15/12/07 22:17
수정 아이콘
혹시 심리학자 스키너에 대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하하
스키너 상자, 학습, 쥐 실험 하면 심리학에서 가장 잘 알려진 것들 중 하나니까요

현실은 *이라는 거 공감합니다.. 제 지도교수님은 그러시더라구요
연구자 생활하면서 유일하게 흥분될 때가 분석 안 된 따끈따끈한 데이터 처음 돌려보고 * 확인할 때라고..
dopeLgangER
15/12/09 00:13
수정 아이콘
K대 다니셨군요
혜장선보윤태지하
15/12/07 20:57
수정 아이콘
예전 M본부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이 서울 모대학교 심리학과 학생들 중심의 이야기였을 겁니다.
드라마(에 출연한 아리따운 여배우들)에 감명을 받은 제 지인은, 그 학교 심리학과에 원서를 썼습니다.
그리고 얼마뒤 전화를 받았다네요.
"혜장선보윤태지하님 지인이시죠? 여기 우리들의 천국 배경 대학인데요.
저희 학교에는 심리학과가 없는데 심리학과에 지원하셨네요."
분명히 자신의 멍청함 때문인데도 어떤 심리적 작용때문인지, 여배우들과 심리학에 큰 배신감을 느낀 제 지인은
심리학 전공을 포기했다는 아무 재미도 교훈도 없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심지어 교양선택으로 들은 사회심리학 수업에서도 F를 받았다는 후문도...
윌모어
15/12/07 22:20
수정 아이콘
그런 일화가 있었군요 크크.. 닥터 프로스트였던가요 드라마 촬영하는데
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 심리학과에 장소 협조 요청이 처음 왔었답니다.
결국 일은 유야무야되서 그 드라마는 다른 곳에서 찍었던 것 같지만요

그나저나 전국 대학들을 보면 아직 심리학과가 없는 학교가 수두룩하죠..
15/12/07 21:12
수정 아이콘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심리학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이유는 "나는 대체 어떤 사람일까", "저 사람의 행동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가 원인 아닐까요?
나를 알고, 상대를 이해한다고 생각하면 상당한 위안을 받을 수 있을니까요.
하지만, 대중 심리 서적 중에 좋은 책은 드문 것 같아요.
윌모어
15/12/07 22:28
수정 아이콘
심리학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를 과연 지금 심리학 책들이 잘 반영해내고 있는지에 관해서 종종 생각해보곤 합니다.
재미있는 연구 결과들을 소개는 잘 하는데 과연 그 연구들을 어떻게 제대로 이해해야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리고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 등등에 대하여 충실히 알려주지 않으니 학계와 대중 간의 거리감도 상당하고
심리학에 대한 오해도 많은 것 같기도 합니다.
15/12/07 22:33
수정 아이콘
윌모어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심리학 대학원에 관심이 있는데 정보를 얻기는 쉽지 않아서 글 올리실 때마다 재밌게 보네요. 현재는 직장 다니면서 조금씩 심리학 공부중입니다 하하
윌모어
15/12/07 23:03
수정 아이콘
자주 올리지도 않았었는데 기억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심리학 대학원에 대해 궁금하신거 있으시면 쪽지 주세요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라면 최대한 답변 드릴게요
15/12/07 22:48
수정 아이콘
제 집사람이 국문과에 가려고 인문학부에 진학해서는
심리학에 꽂혀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국문과는 이중전공으로 클리어)
지금은 석사 마치고 수련 받고 박사 과정 중인데 남 얘기 같지가 않군요 크크크
윌모어
15/12/07 23:05
수정 아이콘
저와 테크트리(?)가 많이 비슷하신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요새 국문학과 심리학을 어떻게 동시 활용할지를 고민하는 중이네요
15/12/07 22:48
수정 아이콘
심리학이 철할적인 요소(?)가 있군요. 자아성찰이라..
현재 스포츠 매니지먼트 전공으로 대학원에서 배우고 있는 상황인데,
교수님께서 항상 심리학적인 변인들이 참 중요하다고 강조하시는게 생각나네요.

그나저나 학부 전공이 아닌 분야로서 대학원을 전공하신게 대단하시네요.
저는 학부-대학원(현재 1년차..)으로 공부하고 있지만,
스스로 공부해야하는 동기부여를 상실해서 의미없이 학교-집 왓다갔다하고 있네요 ㅠㅠ
윌모어
15/12/07 23:07
수정 아이콘
학부 때와는 공부의 개념이 많이 달라지고, 심리학 분야도 예외는 아니어서 동기부여가 안 되는 사람들을
종종 보곤 합니다. 대단한 경력을 갖추고 능력도 있는 사람인데 영 동기부여가 안되는지 연구 진척을 못시키더군요..
연구는 엉덩이로 하는 것인 만큼 동기부여만큼 중요한 부분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ㅠㅠ
오마이러블리걸즈
15/12/07 23:04
수정 아이콘
내가 왜 이런 생각 or 행동을 하게 됐지
라는 의문에서 시작하여 심리학에 관심을 가진 적은 있었지만 제대로 공부해본 적은 없네요 ㅠㅠ
이 글을 보니 도서관 가서 관련된 책이라도 하나 빌려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흐흐
잘 읽었습니다.
윌모어
15/12/07 23:12
수정 아이콘
좋은 심리학 책도 많지만, 비전공자가 써서 심리학에 대해 잘 모른 채 썼거나
상업적 관심에 치중한 나머지 뭔가 심리학을 왜곡해서 쓴 듯한 책들도 많습니다 ㅠㅠ
부디 많은 사람들의 추천을 받는 좋은 심리학 책 골라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dopeLgangER
15/12/09 00:32
수정 아이콘
저는 초등학생 때 양들의 침묵을 읽고 심리학을 전공하기로 결심했었습니다. 프로파일러가 되고 싶었거든요.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초등학생때 그런 하드고어한 책을 읽엇다는게 참;;;
여튼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 할때도 범죄 및 법심리 관련 연구를 시행하는 랩을 선택했었는데 그쪽 분야의 이상과 현실은 많이 다르더군요. 대학원에서 여러 연구를 수향하면서 관심사가 바뀌기도 했고요. 석사 졸업 후에는 유럽으로 유학을 가려고 하다가 잘 안풀려서 경영 컨설팅 쪽 일을 하게 되었네요. 지금은 다른 분야 일을 하고 있지만 심리학을 전공하고 석사과정까지 마친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랩에서 실험 연구하고 데이터 분석하고 논문 쓴 경험이 다른 일을 하는데도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윌모어
15/12/09 10:28
수정 아이콘
심리학 선배님이시네요 :)
저 역시도 미국 유학 준비하다가 어쩌다보니 취업을 생각하고 있는데
연구 경험들이 사회에 나가서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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