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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1/06 10:40:22
Name 랜덤여신
Subject [일반] 42년 전 소프트웨어 개발자와의 인터뷰
1973년에 핀란드 국영 방송국에서 실시한 소프트웨어 개발자와의 인터뷰가 발굴되었습니다. 재밌어서 번역해 보았습니다.




[프로그래머 A 씨]

- 프로그래머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프로그래머는 여러 프로그래밍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듭니다. 이때 디자이너가 만든 사양서에 따르게 됩니다. 이 일은 기본적으로 팀워크이며, [개발을 마친 후에도 계속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 지속적인 활동이기도 합니다. 프로그램은 요구 사항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 언어를 몇 개나 아시나요?

프로그래밍 언어 하나와 자연어 최소 두 개입니다. 핀란드어와 더불어 [영어를 배우는 게 필요합니다].

- 당신의 학업과 직업 교육은 어땠나요?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대학에서 5년 동안 직업 교육을 받아 왔습니다. 이게 필수는 아니지만 유용한 것 같긴 합니다.

- 프로그래머로서 일하는 것의 장점과 단점은?

긍정적 측면으로서, 프로그래머의 일은 건축과도 같습니다. [무언가를 완성한다는 것은 프로그래머에게 만족감을 줍니다]. 프로그램을 다 만들었을 때 말이죠.

부정적인 측면은 일이 극도로 피곤하며 언제나 압박에 시달린다는 것입니다. 정신 건강 문제는 이 직업에 흔합니다.

- 프로그래머의 진로는 어떻게 되나요?

둘 중 하나인데, 더 어려운 프로그래밍 작업을 맡게 되거나, 디자이너로 넘어가게 됩니다. [핀란드에서는 디자이너가 되는 게 더 흔한 일입니다.]

- 프로그래머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제안할 게 있다면?

기본 교육을 최대한 잘 받으십시오. 그게 없으면 컴퓨터 분야에서 멀리 갈 수 없습니다.

[시스템 디자이너 B 씨]

- 시스템 디자이너의 업무는 어떠한가요?

일단, 시스템 디자이너의 업무는 매우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제 달력을 보면... 지난 주 강좌에 참석했고, 이번 주 오늘은 이 소프트웨어에 대해 발표했으며, 오늘 오후에는 다른 프로젝트에 대해 프로그래머들과 [회의]를 할 예정입니다. 내일 아침에는 고객을 만나서 소프트웨어의 진행도를 추적하고 관찰할 겁니다. 그리고 내일 오후에는 별 일정이 없는 것 같으므로 그때 실제 시스템 설계 작업을 하게 될 것 같군요. 설계가 제 본업입니다. 하지만 [정작 설계를 하는 데 주어진 시간은 몹시 짧은데] 수요일 아침에 또 다른 [회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날 오후에는 같은 주제를 놓고 프로그래머들과 [회의]가 있고요.

- 당신의 학력은 어떠합니까?

현재 저는 고졸이지만 대학에서 여전히 수학과 컴퓨터 과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분야에 있어서는, 제 고용주가 소개해 줘서 하드웨어 수입상이 조직한 강좌를 듣고 있죠.

- 당신 직업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입니까?

장점은 일이 뭔가 견고하다는 것입니다. 작업을 마친 후에는 명확한 그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디자인한 결과물을 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일이 어디로 진행됐고 얼마나 잘 되었는지 서류상으로 명백합니다.

단점은 이 분야가 엄청나게 새롭고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우린 아직 일정을 짜는 데 경험이 없습니다. 일정이 너무 낙관적으로 짜여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는 일정보다 늦게 만들어집니다.]

- 시스템 디자이너의 진로는 어떻게 되나요?

제 생각에는 상대적으로 괜찮습니다. 지금은... 하지만, 제 경우를 예로 들면, 더 발전하는 데 학위가 요구됩니다.

[뜬금 회의 장면]

자, 여기에 은행에서 나오는 거래 결과들이 있습니다. 이것들은 천공기를 거쳐 전처리에 들어갑니다. 전처리에서 각 거래 결과가 올바른지 확인하고, 수표 계정이냐 일반 계좌냐에 따라 나눕니다.

[디자이너 C 씨]

- 좋은 디자이너란 어떤 것입니까?

제가 컴퓨터 분야에 발을 들였을 때 듣기로, 좋은 디자이너에게는 음악성과 약간의 보헤미안 기질이 요구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음악성은 단점이 아니지만 보헤미안 기질은 단점 맞다고 말하겠습니다. 제 관점으로는 디자이너는 일에 있어 늘 꾸준해야 합니다. 또한, 디자이너는 상식을 사용해서 문제를 풀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은 일의 중압감을 견딜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일은 그러한 이유에서 극도로 지치고 스트레스 받는 일입니다. 디자이너는 몸과 마음의 역량을 모두 챙겨야 합니다. 디자이너는 또한 새 지식을 끊임없이 습득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2-3년만 자기 계발에 힘쓰지 않아도 디자이너는 낙오하게 됩니다.]

[다시 프로그래머 A 씨]

- 컴퓨터 분야는 미래의 분야일까요?

아니요. [프로그래머들은 늘 그렇게 주장하지만 말입니다.] 컴퓨터 분야는 현재로서는 필요하고 또 유행하는 분야입니다. 미래에 대해 무언가를 말하는 건 훨씬 더 어렵습니다.


하하. 보는 내내 '이거 오늘날에도 늘 듣는 소리인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심지어 누가 요즘 영상을 찍어서 조작한 건가 의심까지 들었습니다. 42년 동안 변한 게 없다니!

특히 압권은,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는 일정보다 늦게 만들어진다'는 부분... 물론 이 인터뷰 이후로 42년이나 흘렀고 일정을 지키는 수많은 방법론들이 개발되었으므로 오늘날에는 일정 늦는 일 따위는 없습니다. 없을 겁니다.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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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 ne sais quoi
15/11/06 10:43
수정 아이콘
저도 이번 주에 우연히 봤는데 재밋더군요 흐흐
아리마스
15/11/06 10:50
수정 아이콘
70년대면 천공카드로 프로그래밍을 했을려나
시노부
15/11/06 11:01
수정 아이콘
C가 70년대에 나왔어서 아마 그럴일은 없을거같아요
유노윤하
15/11/06 13:03
수정 아이콘
인터뷰 내용에 '천공기를 통해 전처리에 들어간다' 라는 얘기가 있는 것을 보면 천공카드도 쓰이고 있었던 것 같네요.
15/11/06 10:55
수정 아이콘
일정을 짜는데 경험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42년간 증명했네요 ㅠ
메이탄
15/11/06 10:57
수정 아이콘
니트로 박사 이제 사정을 설명해 보실까?
지금이라도 시간과 예산을 좀만 더 주신다면...
변명은 죄악이란 걸 알고 있겠지?
...
it's the kick
15/11/06 10:59
수정 아이콘
최종 퀄리티가 예상치보다 떨어지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트러블슈팅에 들어가는 시간의 정량화가 확보되지 않는 이상, 데드라인은 공허할 뿐...
반복문
15/11/06 10:59
수정 아이콘
-기본 교육을 최대한 잘 받으십시오. 그게 없으면 컴퓨터 분야에서 멀리 갈 수 없습니다.
-영어를 배우는 게 필요합니다

정말 느끼고 있습니다.
15/11/06 11:01
수정 아이콘
기본 교육의 중요성은 정말 프로그래밍에서 정말 절절하게 느껴지지요... 이건 정말입니다 ㅜㅜ
나이키스트
15/11/06 11:09
수정 아이콘
기본교육이 어떤 종류의 교육을 말하는건가요? 어떻게 중요한지 궁금해요
15/11/06 11:13
수정 아이콘
제 개인적인 생각하는 기본교육은 국영수 입니다. 그것만큼 중요한게 없는 것 같습니다.
(일단 물리이니 뭐니 이런건 약간 제쳐두더라도..)
써니는순규순규해
15/11/06 11:24
수정 아이콘
국 - 기본적인 의사소통, 기획서를 오독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는 독해력
영 - 구글링...그 외에도 많은 자료가 영문으로 되어 있습니다.
수 - 답을 얻기 위한 수식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 논리연산, 집합, 배열 등등(논리연산이 수학쪽에 들어가던가요?)
으로 생각하고 있고요.
외에도 다른 이유로도 공부할 필요가 있죠.
다른 분야(특히 물리) 도 공부해두면 좋고요.

저는 영어 공부를 제대로 안 한걸 많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15/11/06 11:27
수정 아이콘
당연히 알고리듬에 대해 최대한 많이 공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같이 일하는 일명 '일류프로그래머'라 자부하시는 분이 가끔씩 아주 기초적인 sorting 알고리듬을 몰라서
분류 과정에 엄청 시간을 잡아 먹는 코드를 짜 놓은 것을 보면 한숨이 나와요.
다른 기초공부는 역시 데이타구조론, 이산수학, 가능하다면 선형대수학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둘기야 먹자
15/11/06 11:49
수정 아이콘
이과 망했으면...
15/11/06 11:45
수정 아이콘
자연어 2개라는 부분이 신기하네요
코어라는 영어에서 해커가 당신은 5개 언어를 할 수 있지만 난 0과 1을 이용해서 당신의 모든것을 알아낼 수 있어요 라는 대사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역시 영화라서 그런거였나요
Jace Beleren
15/11/06 11:57
수정 아이콘
그냥 그 해커가 허세부린겁니다. 크크
감전주의
15/11/06 11:47
수정 아이콘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른지 않네요..
그러니 아패로도 계속?
Igor.G.Ne
15/11/06 12:24
수정 아이콘
전자계산과 시절 생각나네요
켈로그김
15/11/06 15:20
수정 아이콘
기본교육 중요하죠.
특히 체육을 잘 해놓지 않으면 힘듭니다?
15/11/06 16:01
수정 아이콘
아마도 본문에서 디자이너라는 용어는 설계자를 뜻하는 것이겠죠?
아이고배야
15/11/07 02:02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디자이너가 그래픽스 아티스트를 칭하는데,

서구권에서는

기획자 - 디자이너 (리드 게임 디자이너 등)
디자이너 - 아티스트

로 칭하더라고요..

(해외 개발사와 협업해본 경험에 따르기 때문에 절대적이라곤 할 수 없긴 합니다)
15/11/07 06:43
수정 아이콘
아 기획자쪽이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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