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07/06 10:56:52
Name 김연아
Subject [일반] [테니스] 남자 싱글 빅3 비교 - 그들의 과거와 미래
일반적으로 이들의 커리어는 GS tite 순서대로 페더러 - 나달 - 조코비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딱히 토달 건 없겠네요. 개인적으로 페더러를 GS title 이상으로 평가할 수 밖에 없는데, 이유는 테니스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페더러 이전 올라운드 플레이어라면 샘프라스나 아가시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샘프라스를 흔히 서브 앤 발리어라고 단정짓기 쉽습니다. 물론, 샘프라스의 가장 기본 골격은 극강의 서브 앤 발리어입니다. 서브와 발리 양쪽 모두 극강인.. 하지만, 샘프라스가 절대 랠리가 약한 선수가 아닙니다. 서브 앤 발리어로 셋업하면서 웬만한 게임은 간단히 처리하지만, 랠리에서도 물리치기 굉장히 어려운 선수였습니다. 준수한 포핸드와 경쾌한 발로 랠리 싸움에서 역대로 꼽을 아가시도 샘프라스와 랠리 싸움하는걸 버거워했죠. 아가시는 정통 베이스라이너이긴 한데, 좀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밸런스가 아주 좋은 선수이고, 워낙 다양한 샷메이킹을 하기 때문에 랠리의 마스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올라운드라고 부르기엔 부족한 선수이긴 합니다만, 여러가지 측면에서 밸런스를 향상시킨 선수입니다. 어쨌거나 이 시대는 서브 앤 발리의 시대였고, 샘프라스가 왕위를 가져갔죠.

이후 시대는 서브 앤 발리가 종결되기 시작합니다. 클레이코트 강자타입의 선수들도 200km에 달하는 강서브들을 죄다 장착하기 시작했고, 강서브에 적응한 이들의 리턴은 더욱 날카로워졌죠. 그래서 아가시적인 게임 양상이 주류를 이룹니다. 요새 함부로 서브 앤 발리하다가는 패싱샷을 두들겨 맞기 쉽상이죠.

이런 흐름 와중에 미쳤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괴물이 등장합니다. 바로 페더러입니다. 스트로크는 아가시처럼, 아니 아가시 이상으로 해내는 친구가 샘프라스에 근접한 서브 앤 발리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겁니다. 심지어 이 친구는 수비마저 엄청납니다. 그래서 이전 세대 화려한 챔피언들이 어딘가 공략할 구석이 있던 반면, 페더러는 도무지 공략할 틈이 없었죠.

그럼 페더러를 공략하기 위해서 어떻게 했어야 하나? 두 가지 해법이 나왔습니다. 1. 클레이 나달이 된다. 2. 자신도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된다.

1, 2번을 모두 해낸 게 우선 나달입니다. 페더러의 천적일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나달은 주로 클레이와 메이저 외의 하드에서 페더러를 잡고 다녔었죠. 하지만, 호주, 윔블던, USO에서는 페더러에게 지거나, 페더러를 만나기도 전에 탈락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나달은 전체적인 밸런스를 끌어올립니다. 윔블던에서 두번째 준우승했을 때를 보면, 그 전해 첫 준우승했을 때보다 서브과 확연하게 좋아졌습니다. 자기 서브게임은 확실하게 셋업하고 갈 수 있을 능력을 갖췄죠. 또한 준수한 네트 플레이를 했습니다. 랠리에서도 반복적인 헤비탑스핀으로 범실을 유도하기 보다는 기회를 봐서 과감한 플랫샷 공격을 믹스하는 등 좀더 다양한 전술을 구사 했죠. 이런 나달의 올라운드적인 모습이 가장 환성적으로 나타났던 대회는 첫 USO 우승 때입니다. 나달이 진짜 엄청난 서브를 때려대는데 소름이 막 돋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그 레벨에 도달한 선수들이 조코비치와 머레이입니다. 둘 모두 강력한 서브를 갖췄고, 스트로크가 좋아 강력한 랠리 싸움을 즐기며, 수비도 엄청 좋습니다. 성적이 딸려서 머레이 이름을 굳이 빅3에 안 넣긴 했습니다만, 괜히 빅4 거렸던 게 아닙니다. 한 두 선수가 중간에 삐끗할 순 있어도, 결국 그들 수준의 다차원적인 플레이를 못한다면 그들과 메이저 우승을 경쟁할 수가 없었던 거죠. 그렇게 완성된 것이 빅4의 시대입니다.

이 빅4 시대가 어떤 식으로 균열될지 암시해준 경기는 바로 델 포트로가 페더러를 꺾고 우승한 USO입니다. 물론 이 때는 슈퍼새터데이에 바로 이어서 일요일 결승을 하는 극악의 스케줄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5세트까지 물리면서 패배한 면도 있긴 합니다만, 궁극적으로 빅4들이 나이가 들어가며 감소하는 파워를 랠리싸움에서 누르고 들어가면 이길 수 있다는 거죠. 아무리 올라운드라고 해도 게임의 기본 골격은 스트로크 랠리니까요. 그 흐름이 바로 오진 않았습니다. 늙은 건 페더러 뿐이었으니까요-_-;;; 어쨌거나 페더러는 이후로도 파워히터에게 잡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현재는 이 역할을 바브린카가 잘 하고 있습니다. 나달은 부상으로 영 힘을 못쓰고 있고, 조코비치도 전성기 끝자락에 서서 파워가 조금씩 하락 중입니다. 머레이 역시 조코비치와 동갑이며 잦은 부상이 그를 괴롭히는 중이구요.

현재 한창인 윔블던에서 나달은 또다시 광탈을 했는데요. 과연 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우선 페더러는 올해의 윔블던이 아마 메이저 왕관을 쓸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좀 냉정하게 보면 작년에 마지막 기회를 놓친 것도 같지만, 팬심도 보태고 글쓰는 이유도 있으니깐 올해까지는 넣기로;;; 그의 부족한 스트로크를 서브 앤 발리로 메꾸기에 가장 좋은 조건이 윔블던이고, USO는 체력적인 문제도 있죠. 2013년을 좀 헤매다가 2014년 다시 가다듬어 정비된 모습을 보인 전력이 있지만, 대게 이 시기의 부활은 1번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올해 계속 성적이 저조하다면 내년의 재부활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나달은 제일 예측이 어렵습니다. 워낙 정신력이 뛰어나고 클레이코트에서 강려크한 선수라 내년 클레이 시즌을 봐야 좀 알 것 같습니다. 다만, 부활한다고 하더라도 클레이에서 한정되지 않을까 싶고, 1~2회 타이틀 획득 후 폼을 잃으면 그 땐 정말 재부활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조코비치의 경우 연령으로 볼 때 전성기의 끝자락에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조코비치 수준의 올라운드 플레이어는 머레이 밖에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조코비치가 몇 년은 더 탑일 겁니다. 하지만, 페더러랑 나달이 떠나갔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매년 2~3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꾸준히 접수할 거냐면 그건 쉽지 않을 거라고 봐요. 조코비치가 전성기에서 내려온다는 뜻은 파워나 스피드, 체력의 감소가 동시에 온다는 뜻이고 결국 공략할 여지가 발생한다는 뜻이죠. 바브린카와의 롤랑가로스 경기에서 보듯이 랠리에서 조코비치가 언제든지 밀릴 수 있습니다. 조코비치는 네트 플레이에 약점이 있기 때문에 택틱 면에서 페더러에 비해 부족한 면이 있고 결국 랠리싸움으로 승부를 봐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일반적인 예측이고 조코비치가 페더러, 나달이 없는 테니스판을 휩쓸지, 나달이 또다시 엄청난 모습으로 부활할지, 페더러가 노익장을 과시할지 아무도 모르죠. 다만, 페더러 노익장 과시가 가장 가능성이 떨어져 보여서 페빠는 그저 마음의 준비만 합니다.

젭라 이번 윔블던 ㅠㅠㅠㅠ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몽실이
15/07/06 11:02
수정 아이콘
연재글 잘봤습니다..

정현 선수에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기대되긴하지만 너무 과한 기대는 금물일거 같기도하구요...
중계해주는 경기 몇번 본게 다지만 확실히 세계 탑 랭커에 비하면 아직은 부족한것 같습니다..
장단점 분석과 전망좀 해주실수 있으신지..^^
김연아
15/07/06 21:22
수정 아이콘
저도 주니어 때 본게 다라서 요즘 어떤지 모르겠네요. 당시 느낌으로는 서브가 너무 약하고 프레임이 약해서 엄청난 활동량이 있지 않고서야 성인 무대에서 통하긴 어렵다고 봤는데, 챌린지 중심으로 포인트를 모으고 있더라구요.
뻐꾸기둘
15/07/06 11:11
수정 아이콘
현실적으로 작년 윔블던이 마지막 불꽃이었다고 생각하긴 합니다만(그래서 더 아쉬웠고) 그래도 팬심이라는게 뭔지 올해 우주의 기운이 윔블던에 몰렸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건 어쩔 수가 없네요.
15/07/06 12:50
수정 아이콘
그러기엔 머레이는올시즌한번도안붙어봐서 예상일뿐이지만 클레이에서하면 머레이승 하드나잔디는 박빙일거같고. 바브터지는날이나 조코비치 이3명정도제외하면 페노인이길선수가없어보임..
뻐꾸기둘
15/07/06 13:09
수정 아이콘
요즘 조코 폼 보면 4강이든 결승이든 조코를 넘어야 gs를 노릴 수 있는데 3셋이면 조코랑 붙어도 가능성이 있지만 5셋에서 조코 넘기가 힘들어 보이니까요.
15/07/06 13:17
수정 아이콘
네 5셋에선 힘들죠. 바브가 한번더 조코 이기고 올라와야 페더러입장에선 해볼만 하긴한데 문제는 조코이길컨디션의바브면 원탑모드라 막을사람이없죠. 그리고 4강에서 머레이만나도힘들어보이고.. 그냥 기적이일어나야1회우승더가능할듯
wish buRn
15/07/06 11:13
수정 아이콘
조코비치는 능력에 비해 후달리는 GS우승경력때문에 30년후엔 저평가될 수 있다고 봅니다.
통산상금은 이미 나달을 앞질렀지만 GS우승횟수는 8번밖에 안되죠
위원장
15/07/06 11:48
수정 아이콘
조코비치가 앞으로 2~3년은 더 해먹겠죠. GS도 12개는 넘길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과연 프랑스 오픈... 이번에 못먹었는데 먹을 수 있을지...
15/07/06 12:25
수정 아이콘
페더러ㅠ제발 이번 윔블던ㅠㅠ
15/07/06 12:45
수정 아이콘
중립팬입장에서 이번 윔블던도 중요한대회라고봅니다. 조코가 우승하면 무난하게 최소2년정도는1인자로 군림할것같으나 이상하게 이번 윔블던 우승할거란 예감이안오네요. 만약 바브나 머레이가 우승하면 조코랑 셋이 분할해가는그림이그려지네요.

나달은 일단 올해는 500하나먹지도못하고 시즌마무리할듯. 내년클레이시즌부활못하면 GS추가는 힘들것같고 부활한다면 롤랑1회정도 마지막 불꽃으로 우승하고 은퇴할것같습니다.

페더러는 노인이지만 조코 머레이경모드 그날인바브빼면 아직 확실히 이길만한사람이안떠올라서 꾸준히상위권유지가예상됨. 개인적으론 작년 US도 기회였는데 칠리치 갑툭튀같은거품놈때문에...

조코는 느낌이 롤랑에서 바브한테진게 질레트배에서 박성준한테진최연성느낌이라 물론향후계속1위일것같긴한데 올초같은포스는내기힘들것같고

머레이는 조코한테올해완전호구잡혔는데 이거만극복하면 1위노려볼만해보이고

바브는기복만좀줄이면 GS4강결승단골일듯
wish buRn
15/07/06 13:32
수정 아이콘
바브는 희안한게 캐빈앤더슨이란 중위권랭커한테 호구잡혔습니다.
작년 3연패,올해도 패배. 합이 4연패죠.
상대전적 3:0으로 압도했었는데! 각성하고 호구잡힘!
신중함
15/07/06 12:45
수정 아이콘
나달은 과연 부활할 수 있을까요? ㅠㅠ
15/07/06 12:47
수정 아이콘
서브가고자수준에 피지컬바탕으로하던선수가 피지컬이망가져서 일단 올해는 무관에 힘들어보입니다
본좌박효신
15/07/06 14:32
수정 아이콘
빅4의 시대가 저물고 난 후 누가 시대를 지배하게 될 지 궁금하네요.
현재로썬 딱히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선수가 없는게 왠지 빅4 이후 남자 테니스가 침체기를 맞이할까봐 걱정되네요
김연아
15/07/06 21:23
수정 아이콘
그럴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또 모르죠.

전 샘프라스 노쇠하고, 아가시 노장투혼 발휘하던 시기도 참 재밌게 봤습니다.
곧미남
15/07/06 22:56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샘프라스의 팬이어서 그 이후에 딱히 누굴 좋아하지도 않고 특히 다음 왕자였던 페더러가 지는게 좋았는데
작년이었나요? 아깝게 준우승하고 눈물 보이는 모습을 보니 왠지 한번 더 트로피 따냈으면 싶더군요 이번 윔블던에서 화이팅!!
애패는 엄마
15/07/07 09:27
수정 아이콘
테잘알 일수록 반할 수밖에 없는 페더러지만 그래도 나달의 팬으로 한번만 더 부활했으면 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9622 [일반] 아시아에서 재산이 가장 많은 IT계열 부자 Top10 [5] 김치찌개3619 15/07/06 3619 0
59621 [일반] 북미 흥행수입 4억 달러를 가장 빨리 돌파한 영화 Top10 [10] 김치찌개3922 15/07/06 3922 0
59620 [일반] 이걸 덴마가? [70] 만트리안9958 15/07/06 9958 6
59619 [일반] [WWE] Moment of the Year 2015 상반기 #2 [10] 태연­3243 15/07/06 3243 0
59618 [일반] 약간 뒷북 문단의 미문주의에 대하여 [14] 능숙한문제해결사4799 15/07/06 4799 0
59617 [일반] 대통령들과 동물의 왕국 [35] Dj KOZE9601 15/07/06 9601 2
59616 [일반] 시헌력-동서양과학의 대충돌 [30] happyend8366 15/07/06 8366 22
59615 [일반] 이거 어장관리인가요?!(일주일후) [60] 잠이오냐지금13577 15/07/06 13577 5
59614 [일반] [애니-약스포] 신작인데 신작같지 않은 드래곤볼 超(슈퍼) 방영 개시 [19] 정지연5667 15/07/06 5667 0
59613 [일반] 직접 만든 초콜릿을 모두 떨어뜨린 이야기 [19] 퐁퐁퐁퐁5932 15/07/06 5932 34
59612 [일반] [야구] KBO올스타전 '베스트12'가 확정되었습니다. [55] PRADA8233 15/07/06 8233 0
59610 [일반] [역사] Translatio Imperii, 서양의 천명(天命) 개념? [7] aurelius3883 15/07/06 3883 1
59609 [일반] 좋은 노래 한 곡 듣고 가세요. [5] RookieKid3320 15/07/06 3320 1
59608 [일반] 지구의 온난화와 빙하기 [23] 삭제됨4529 15/07/06 4529 9
59607 [일반] [테니스] 남자 싱글 빅3 비교 - 그들의 과거와 미래 [17] 김연아4832 15/07/06 4832 1
59606 [일반] [해축] 어제의 bbc 이적가십 [34] pioren4622 15/07/06 4622 1
59605 [일반] [야구] 김기태 감독의 선택 4가지의 실패에 관하여... [65] v11기아타이거즈8335 15/07/06 8335 2
59604 [일반] [쇼미더머니] 피타입 탈락을 보면서 [55] 이홍기12021 15/07/06 12021 4
59603 [일반] [동영상 강의] 마르크스 <자본론> 동영상 강의를 제작했습니다. PGR 분들과 공유합니다. [37] 하쿠오로5578 15/07/06 5578 37
59602 [일반] 그리스의 국민투표가 끝났네요~ [29] Dj KOZE11388 15/07/06 11388 3
59601 [일반] 왜 내 감정을 함부로 표현하면 안 되는 가 [176] 이사무12351 15/07/06 12351 13
59600 [일반] [요리] 흔한 보모의 백종원 고추장불고기&오징어, 바지락찜 [9] 비싼치킨9888 15/07/06 9888 4
59599 [일반] [해축] 어제의 bbc 이적가십 및 선수이동 [10] pioren3848 15/07/06 3848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