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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3/09 18:24:20
Name slowtime
Subject [일반] 생각합니다-생각됩니다-생각되어집니다
이 글의 제목만 보고도 제가 어떤 얘기를 하려는지 눈치채신 분이 있을 겁니다. 토론이 될 수도, 논쟁이 될 수도, 진부할 수도 있는 주제 – 우리말 바로쓰기 – 입니다만 같이 생각해 보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1. 생각하다/생각되다 – 그 생각에 책임질 수 있습니까?

일본 학자가 1982년에 쓴 책에서 조금 길게 인용하겠습니다. (강조는 제가 했습니다.)

일본어로 쓴 글에 주어가 적은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명이 있다.
주어가 ‘생략’된다고 하는 견해는 본래 주어가 있어야만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인데, 그것은 서구 문장을 모델로 삼은 데서 비롯된 생각이다. 이것은 타당하지 않다. 주어는 문맥상 알 수 있으면 특별히 필요할 때 이외에는 표시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일본어에 더 잘 맞는 생각이다.
또 하나, 일본어에는 주어를 표시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한 예로, 일본어 고유의 ‘자발(自發)의 조동사’가 사용될 경우가 그렇다. 내가 이 책과 같은 글을 쓰면서, “......라고 나는 생각한다”라고 쓰면 말한 것에 대해 모든 책임을 져야 하지만, “……라고 생각된다”라고 쓰면 왠지 책임이 경감되는 듯하여 약간 자신이 없을 때는 그만 이 표현을 쓰고 싶어진다. ‘생각된다’라는 표현을 쓰면 생각하는 주체를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 일본인들은 ‘하다’가 아니라 ‘되다’라는 동사를 즐겨 쓴다. 회의석상에서 보고할 때 “이렇게 했습니다”라고 말하면 저항이 있지만, “이렇게 됐습니다”라고 말하면 무난히 통과된다고 한다. 채소 가게 아저씨가 “싸졌습니다”라고 말할 때, ‘싸졌다’는 행위에는 당사자인 채소 가게 아저씨뿐 아니라 동업자도 손님도 얼마간 참가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라고 생각된다”라고 쓰면, 그 내용은 필자 한 사람의 생각만이 아니라 다른 논자도 독자도 얼마간 그 생각에 참가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가?
(번역어 성립 사정, 야나부 아키라 지음, 서혜영 옮김, 도서출판 일빛, 2003, pp.192-193)

여기서 ‘일본어’를 ‘한국어’로 바꾸어도 아무런 어색함이 없습니다. 우리말에서 ‘생각되다’가 그렇게 널리 쓰이는 까닭도 마찬가지라 봅니다. 그러나 ‘생각되다’를 아예 쓰지 말자고 주장하기도 곤란한 것이, 주변 상황이나 증거들이 그렇게 생각하게끔 만드는 경우에는 ‘생각되다’가 꽤 쓸모 있기 때문입니다. 사전에 이런 예문이 있습니다.

그가 범인으로 생각되어 경찰에 신고했다.

“그를 범인으로 생각하여 경찰에 신고했다.”와 비교하면 앞에서의 ‘생각됨’이 더 객관적으로 들립니다. 다른 사람이라도 그를 봤다면 범인으로 생각했을 거라는 뉘앙스를 풍깁니다. 언제부터 이런 의미가 덧붙여졌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일본어의 영향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많은 경우, ‘생각되다’를 ‘생각하다’로 쉽게 바꿔서 더 좋은 문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사전에 있는 다른 예문들을 바꿔 보겠습니다.

이번 결정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생각될지 궁금했다. -> 이번 결정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
옳다고 생각되면 끝까지 밀고 나가라. -> 옳다고 생각하면 끝까지 밀고 나가라.
나는 그들의 말이 맞다고 생각됩니다. -> 나는 그들의 말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영어에서도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해 가능한 수동태(우리말에서는 피동문)를 피하라고 합니다. 문장은 명확하고 단순할수록, 그래서 이해하기 쉬울수록 좋으니까요.
예전에 다른 커뮤니티에서 ‘생각되다’라는 말을 쓰지 말자는 쪽에 서서 짧은 토론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어쨌든 저는 ‘생각되다’란 말을 쓸 때, ‘생각하다’로 바꿀 수는 없는지 잠깐 생각해 봅니다.

2. 되어지다, 보여지다, 이런 것도 유행인가요?

‘되어지다’라는 말이 왜 틀렸는지는 검색해보니 다음 글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중복 피동’이기 때문입니다.)
http://blog.joins.com/media/folderlistslide.asp?uid=blua&folder=8&list_id=3750270

그러나 이 표현은 너무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각종 연구보고서에서 심심찮게 눈에 띕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이, 동료들과의 대화 같은 입말(구어)에서는 ‘되어지다’를 거의 쓰지 않습니다. 이것도 일종의 책임 떠넘기기로 볼 수 있을까요? 문자로 오랫동안 남을 글에서 ‘생각한다’, ‘된다’, ‘본다/보인다’라고 단정하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일까요? 어쨌든 행동의 주체를 모호하게 만들어버리는 잘못된 표현인데 왜 이렇게 유행처럼 번졌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되어지다(X) -> 되다
보여지다(X) -> 보이다, 보다
판단되어지다(X) -> 판단되다, 판단하다
생각되어지다(X) -> 생각되다, 생각하다
잊혀지다(X) -> 잊히다 (‘잊혀진 계절’이란 유명한 노래가 있죠.)
나뉘어지다(X) -> 나뉘다
불리워지다(X) -> 불리다

단, 비슷한 형태지만 옳은 표현도 있습니다.

좁혀지다 – ‘잊혀지다’와는 다른 경우입니다. ‘좁히다’는 피동이 아니라 사동형이거든요.
여겨지다 – ‘생각되다’와 비슷한 경우입니다. 가능한 ‘여기다’로 대신하면 좋겠지요.

3. 쉽고 분명하게 자신의 생각을 씁시다

다음은 PGR 자유게시판에서 ‘되어지/되어진/되어집’으로 검색해서 나온 표현들 중 일부입니다. (게임게시판에서는 훨씬 더 많이 검색됩니다.)

상처와 아픔은 사람으로 회복되어집니다.
양준혁 선수의 기록은 계속되어집니다.
경기력만큼은 작년보다도 못하다고 생각되어집니다.
한번 해 보시는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되어집니다.
개인 사용자에 한해 무료로 제공되어집니다.
제대로 평가되어지지 않게 됩니다.
시사하는 바가 굉장히 크다고 생각되어지네요.
비로소 완성되어지는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내 허물이 되어지지 않기를...
대표곡으로 인식되어지는 것을 말한다.
벌써 10여년째 계속되어지고 있는.. 지금도 가끔 논란이 되어지는
기존 보컬들과는 차별화되어지는 찢어질듯한
정신적으로 잘 무장되어진 팀인가 하는 생각이
강팀과 약팀으로 구분되어진건 사실입니다.
연습일정은 시작되어진다.

‘보여지/보여진/보여집’으로 검색해보니 역시나 비슷한 수가 나왔습니다. 이 정도면 거의 유행입니다. ‘-어지-‘를 집어넣는다고 문장에 도움이 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만, 이렇게 널리 쓰인다면 수십 년 뒤에는 국어 문법이 조금 바뀔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나 앞서의 ‘생각되다’와는 다르게, 저는 이런 표현을 절대로 쓰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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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encrantz
08/03/09 18:53
수정 아이콘
연구 보고서에는 주관적 가능성을 제외해서 써야 하므로 수동태가 좋고,
에세이같은 것 에서는 가능한 수동태를 쓰지 않는게 좋다라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글은 당연히 에세이류에 포함되므로 이런 말투는 자제되야 되겠지요. (엥.)
진리탐구자
08/03/09 18:53
수정 아이콘
이건 논점이 약간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생각되다'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솔직히','객관적으로','개인적으로'를 쓰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표현들의 공통점은, '주관적인, 따라서 객관적일 수 없는'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데 있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1. 생각되다
본문에도 나와있지만, '생각되다'의 경우 '생각하다'에 비해 수동적인 표현입니다. 왜냐하면 '생각하다'는 자신이 생각하는 대상을 규정하는 반면, '생각되다'는 자신이 대상에 의해 규정되는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즉, '나는 A에 대해 이렇게 생각해!'라고 자신의 생각을 자신감있게 드러내는 데 익숙하지 않다보니, 'A를 보니 나는 이렇게 생각되던데...'라는 정도의 소극적인 자세로 의견을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에 확신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2. 개인적으로
말머리마다 '개인적으로'를 붙이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 표현을 쓰는 이유는 '이 의견은 객관적이지 않은, 나만의 생각이니까 좀 개소리 같더라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방패막이를 미리 치기 위해서입니다. 그 근거로, '개인적으로'라는 표현으로 시작된 문장은 대개 자신의 주장을 마지막에 접어버리는 듯이 말꼬리를 흐리는 식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를테면 '저는 개인적으로 마재윤 선수가 아직도 최강이라고 보는데....'라는 식입니다. 즉, '생각되다'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의견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3. 솔직히
개인적으로와 다르지 않습니다. '이건 객관적인 의견이 아니라서 남들에게 평소에 잘 말은 안 하는 거야. 그러니 개소리 같더라도 이해해줘'라고 하는 거죠. 이에 대한 근거로 '솔직히'로 시작된 문장은 남들의 동의를 구하는 것을 뜻하는 물음표로 마무리됩니다. '솔직히 말해서 마재윤이 최강 아닌가요?'라는 식이죠. 남들의 동의 없이 홀로 자신의 주장을 책임지기에는 버겁다는 것을 드러내는 표현입니다.

4. 객관적으로
이 표현은 약간 다른 것이, 결코 객관적일 수 없는 자신의 주관적인 의견에 '객관'이라는 이름을 덧붙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 역시 위의 표현들과 비슷한 효과를 의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관'보다는 '객관'이라는 형식을 취하는 것이 남들에게 좀 더 어필할 수 있거든요. 이에 대한 근거로는 '객관적으로 볼 때 이제동이 최강이다'라는 문장과 '내 생각에는 이제동이 최강이다'라는 문장이 주는 느낌의 차이를 들 수 있겠습니다. 사실 같은 의미 - 이제동이 최강이다 - 를 가진 두 문장이지만, 전자가 훨씬 규범/법칙처럼 느껴집니다.
즉, 객관의 탈을 쓰지 않고서는 자신의 의견을 그 자체로 전달할 자신감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개인적으로, 솔직히, 객관적으로 말해서! 자신의 의견을 자신감 있게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slowtime
08/03/09 19:05
수정 아이콘
진리탐구자님// 댓글 고맙습니다. 저도 '생각되다'에서 자신 없음, 책임 회피, 두려움... 등의 뉘앙스를 느낍니다만, 언제나 그런 건 아니고, 또 그 나름의 쓰임새도 있는 것 같아 섣불리 판단은 못하겠습니다.
진리탐구자
08/03/09 19:10
수정 아이콘
slowtime님// 음...저도 판단을 분명하게 내리기 어려워 보다 신중하게 글을 쓸 때는 '생각되다'라는 표현을 쓰곤 합니다.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는 데 있어 죄지은 것이 없는 이상 떳떳하고 당당한 자세가 당연한 것이기는 합니다만, 경솔함으로 인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생각되다'와 같은 소극적인 표현을 쓰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보거든요.

그러나 솔직히/개인적으로/객관적으로 같은 표현들은 가급적 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개인적인 관점에서 드러내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따라서 '솔직히'와 '개인적으로'는 쓸 필요가 없습니다.
2. 객관적인 의견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객관적으로'는 쓸 필요가 없습니다.
3. 위의 세 표현은 신중함이라든지 경솔함을 피하려는 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의 경우에는 가급적 쓰지 않는 것이 좋으나, 본문과 약간 포인트가 다른 이야기를 할 때 서두로 쓰는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08/03/09 19:52
수정 아이콘
도움이 되는 글이군요. 개인블로그에 담아갑니다(비공개라 별문제 없습니다).
마음의손잡이
08/03/09 20:53
수정 아이콘
저같은 스타일은 반성좀 해야겠네요.
08/03/09 21:05
수정 아이콘
전 이 글 프린트 해서 한동안 뇌세척좀 해야겠습니다.
순모100%
08/03/09 23:49
수정 아이콘
제 추측일 뿐이지만 영어교육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영문 해석을 곧잘 하다보면 직역의 경우 뚜렷한 피동을 강조하기 위해 수동태형 문장을 많이 쓰게 됩니다.
be~ ed 식을 '되어지다.'로 해석해야하는 강박관념이랄까? 사실 이걸 풀어서 국어로 번역하며 능동형으로 바꾸지 않거든요.
이러한 것들이 알게모르게 쌓이면서 국어문법에 영향을 주는 거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국어에는 본디 수동태형 문장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때문에 수동태형 문장으로 고집하게 되는 경우 문장이 쓸데없이 길어져 이해가 어려워지거나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되기도 하죠.
요근래에 영어권국가에서도 수동태, 문어체, 단어식으로 지나치게 간략화된 동사등은 배척하는 영어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던데...
국어도 이왕 발전할 거라면 보다 이해하기 쉽고 간략한 쪽으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고쳐보려고 노력은 해보는데 잘 안되네요.;;
푸간지
08/03/10 00:43
수정 아이콘
일본 애니 자막만 봐도 저런 수동태 표현을 억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답답했는데 왜 답답한지 몰라서 머리 싸맸었는데 이제 좀 알것같네요.
체포 되어졌다 라는 표현은 딱봐도 뭐가 잘못됬는지 보이는데
보여지다 같은 경우는 봐도 봐도 왜 잘못 된건지 몰라서 열심히 고민중이었거든요.

한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slowtime님이 링크하신곳에서 설명한
잊혀지다 의 경우 수동형인 잊히다 와 어지다 의 중복이라는건 이해하겠는데
되어지다 는 되다 와 어지다의 중복이다. 라는건 이해가 안가네요.
되다 라는 표현은 능동형이고 어지다는 수동이니 결합이 되는게 아닌가요?
혹시 되지다 라는 표현이 있나 싶어서 네이버 사전을 검색해봐도 되지다 라는 표현은 없고
아는게 없으니 좀 답답하네요.
slowtime
08/03/10 00:48
수정 아이콘
순모100%님// 저도 영어교육의 영향이 있지 않을까 짐작만 합니다. 수동태를 직역하며 습관적으로 '-어지다'를 붙이다가 'be thought'를 만나자 '생각된다'면 충분한데도 늘 하던대로 '생각되어진다'고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잘 지적하셨다시피 우리말에는 영어 수동태에 대응하는 피동사형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어디나 척척 달라붙는 '-어지다'의 인기가 지나치게 높습니다.
영어 조금만 배웠다면 'be become'이란 표현은 절대로 안 쓸 사람들이 '되어지다'를 쓰고 있으니 좀 안타깝습니다.
08/03/10 01:11
수정 아이콘
저도 ~되다 라는 류와 객관적으로 등의 문장을 곧잘 쓰는 편이라 좀 찔리긴 하는군요.
그렇지만 그런 표현은 부족한 국어의 표현을 늘리기 위해 필요하다고 봅니다. 국어적 관점에서 보면 말이 안돼고 자신감없어서 그렇게 쓴듯하게 해석이 되어질(! 또 쓰게됐군요)수도 있지만, 사실 영어식으로 그 문장을 번역해서 영어식관점으로 받아들여보면 그건 자신감이 없어서 그렇게 쓴게 아니라 사물을 중심으로 해석을 했기때문에 그런 문장이 나온것뿐이지요. 물론 국어교육을 제대로 못받아서 올바른 국어표현법이 부족한것도 한가지 요인이지만, 국어는 영어식에서의 수동/피동의 의미가 부족하고, 또한 현재완료 나 과거완료 과거분사, 사물중심문장 혹은 일반타인관점형 문장 등이 없거나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국어엔 시간의 흐름과 사건의 원인과 결과 시점의 1인칭 2인칭 3인칭 단수 혹은 복수에 대한 명확한 구별이 부족하기때문에 그런점을 의식해서 표현해주보면 영어식문장이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예를들어 우리나라는 '~라고 본다' 보다 '~보여지다' 라고 쓰면 자신감없게 생각되어지지만 같은 의미의 영어식인 it is shown~이나 it appears~ 는 별로 그렇게 받아들이는것같지도 않고 꽤 자연스럽게 자주쓰는 표현법 같거든요.(물론 제가 영어를 잘하는편이 절대 아니므로 이 예는 잘못된 설명일수도 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는 정말 저는 의식적으로 일부로 쓰는 표현에 속합니다. '개인적으로'로란 말을 명시함으로써 이건 개인생각이니까 남이 내 의견을 참조할순 있어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의견이 아닌한 공격받을 이유가 없다는 명시인 셈이지요. 물론 그렇게 명시적인 표현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못알아먹고 공격하는 사람은 늘 존재하는 편이지만요.

어쨌든.. 저의 주장은 '생각합니다'는 1인칭 주장이고, '생각됩니다'는 1~3인칭단수복수까지 문장에 따라 달라질수 있는문장이므로 결국 내포한 의미가 서로 다른 표현이므로 둘다 허용하는것이 언어 표현력의 확장성을 위해 좋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이외에도 저는 국어에 대해 관점이 괜히 문어에서만 존재하고 귀찮기만 한데 비에 의미의 차이는 전혀가지고 있지않은 부정접두어 '않' 과 '안' 을 구별하여 적어주는 짓따위는 빨리 사라져야 한다고 보는 좀 과격한 입장입니다.
slowtime
08/03/10 01:13
수정 아이콘
푸간지님// 도움이 되었다니 고맙습니다. '되어지다'의 문제는 말씀하신 것처럼 아리송한 부분이 있습니다.
'되다'는 일반적인 변화, 또는 도달의 의미를 가질 때, 피동형을 쓸 이유가 없는 동사입니다. (학교문법에서 '되다'는 보어를 갖는 서술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지다'는 자동사, 타동사, 형용사에 모두 붙을 수 있기 때문에, 피동의 의미를 강조한 '되어지다'가 문법적으로 틀린 표현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좋은 표현이 아님은 분명합니다.)
참고로, '되지도 않는 소리' 등의 관용구를 제외하면 '되지다'는 쓰이지 않는 말입니다.
slowtime
08/03/10 01:32
수정 아이콘
hi님// 말씀하신대로 좀 과격하시네요. 저라면 이렇게 쓰겠습니다.
말이 안돼고 -> 말이 안되고, 해석이 되어질 수도 -> 해석될 수도
그리고, 'it is shown ~'은 '보이다(보인다)'로 충분할 것 같은데요.
저 역시 '생각하다'와 '생각되다'는 서로 다른 의미로 쓸 수 있다고 봅니다. '생각되어지다' 류의 표현을 쓰지 말자는 것이 제 주장입니다. ('개인적으로' 등의 표현에 대해 제 생각은 진리탐구자님과 다릅니다.)

앞서 인용한 책에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하나의 언어 체계에 '공백'은 없다. 그것은 단지 서구 문장을 모델로 했을 경우에 일본 글 쪽에 결여된 '공백'이 있다고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일본 글이 변화를 하고 사람들이 그것에 익숙해진 다음 뒤를 돌아보고 예전에 거기 '공백'이 있었다고 느끼는 데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영어를 배우기 전에 단수/복수, 남성/여성의 구별, 완료 시제가 없다고 불편한 적이 있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우리말을 발전시켜 나가는 방법에 대해서는 의견이 서로 다를 수 있겠지요. 그런 점에서 hi님의 주장이 옳을 수도 있습니다.
08/03/10 02:37
수정 아이콘
본문에 제시된 예 말고도 학교 리포트 작성할 때나 논술 준비하는 학생의 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경우인데 출제자가 요구하는 분량을 억지로 채우기 위해 글을 의도적으로 늘려 쓰는 경우도 있죠.

생각 한다를 생각 되어진다는 식으로 늘려 쓰는 거죠.

입말(구어)에는 잘 쓰이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 하면 문장 등에 유독 많이 쓰이는 한 가지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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