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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3/09 18:53
연구 보고서에는 주관적 가능성을 제외해서 써야 하므로 수동태가 좋고,
에세이같은 것 에서는 가능한 수동태를 쓰지 않는게 좋다라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글은 당연히 에세이류에 포함되므로 이런 말투는 자제되야 되겠지요. (엥.)
08/03/09 18:53
이건 논점이 약간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생각되다'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솔직히','객관적으로','개인적으로'를 쓰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표현들의 공통점은, '주관적인, 따라서 객관적일 수 없는'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데 있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1. 생각되다 본문에도 나와있지만, '생각되다'의 경우 '생각하다'에 비해 수동적인 표현입니다. 왜냐하면 '생각하다'는 자신이 생각하는 대상을 규정하는 반면, '생각되다'는 자신이 대상에 의해 규정되는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즉, '나는 A에 대해 이렇게 생각해!'라고 자신의 생각을 자신감있게 드러내는 데 익숙하지 않다보니, 'A를 보니 나는 이렇게 생각되던데...'라는 정도의 소극적인 자세로 의견을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에 확신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2. 개인적으로 말머리마다 '개인적으로'를 붙이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 표현을 쓰는 이유는 '이 의견은 객관적이지 않은, 나만의 생각이니까 좀 개소리 같더라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방패막이를 미리 치기 위해서입니다. 그 근거로, '개인적으로'라는 표현으로 시작된 문장은 대개 자신의 주장을 마지막에 접어버리는 듯이 말꼬리를 흐리는 식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를테면 '저는 개인적으로 마재윤 선수가 아직도 최강이라고 보는데....'라는 식입니다. 즉, '생각되다'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의견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3. 솔직히 개인적으로와 다르지 않습니다. '이건 객관적인 의견이 아니라서 남들에게 평소에 잘 말은 안 하는 거야. 그러니 개소리 같더라도 이해해줘'라고 하는 거죠. 이에 대한 근거로 '솔직히'로 시작된 문장은 남들의 동의를 구하는 것을 뜻하는 물음표로 마무리됩니다. '솔직히 말해서 마재윤이 최강 아닌가요?'라는 식이죠. 남들의 동의 없이 홀로 자신의 주장을 책임지기에는 버겁다는 것을 드러내는 표현입니다. 4. 객관적으로 이 표현은 약간 다른 것이, 결코 객관적일 수 없는 자신의 주관적인 의견에 '객관'이라는 이름을 덧붙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 역시 위의 표현들과 비슷한 효과를 의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관'보다는 '객관'이라는 형식을 취하는 것이 남들에게 좀 더 어필할 수 있거든요. 이에 대한 근거로는 '객관적으로 볼 때 이제동이 최강이다'라는 문장과 '내 생각에는 이제동이 최강이다'라는 문장이 주는 느낌의 차이를 들 수 있겠습니다. 사실 같은 의미 - 이제동이 최강이다 - 를 가진 두 문장이지만, 전자가 훨씬 규범/법칙처럼 느껴집니다. 즉, 객관의 탈을 쓰지 않고서는 자신의 의견을 그 자체로 전달할 자신감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개인적으로, 솔직히, 객관적으로 말해서! 자신의 의견을 자신감 있게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08/03/09 19:05
진리탐구자님// 댓글 고맙습니다. 저도 '생각되다'에서 자신 없음, 책임 회피, 두려움... 등의 뉘앙스를 느낍니다만, 언제나 그런 건 아니고, 또 그 나름의 쓰임새도 있는 것 같아 섣불리 판단은 못하겠습니다.
08/03/09 19:10
slowtime님// 음...저도 판단을 분명하게 내리기 어려워 보다 신중하게 글을 쓸 때는 '생각되다'라는 표현을 쓰곤 합니다.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는 데 있어 죄지은 것이 없는 이상 떳떳하고 당당한 자세가 당연한 것이기는 합니다만, 경솔함으로 인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생각되다'와 같은 소극적인 표현을 쓰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보거든요.
그러나 솔직히/개인적으로/객관적으로 같은 표현들은 가급적 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개인적인 관점에서 드러내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따라서 '솔직히'와 '개인적으로'는 쓸 필요가 없습니다. 2. 객관적인 의견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객관적으로'는 쓸 필요가 없습니다. 3. 위의 세 표현은 신중함이라든지 경솔함을 피하려는 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의 경우에는 가급적 쓰지 않는 것이 좋으나, 본문과 약간 포인트가 다른 이야기를 할 때 서두로 쓰는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08/03/09 23:49
제 추측일 뿐이지만 영어교육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영문 해석을 곧잘 하다보면 직역의 경우 뚜렷한 피동을 강조하기 위해 수동태형 문장을 많이 쓰게 됩니다. be~ ed 식을 '되어지다.'로 해석해야하는 강박관념이랄까? 사실 이걸 풀어서 국어로 번역하며 능동형으로 바꾸지 않거든요. 이러한 것들이 알게모르게 쌓이면서 국어문법에 영향을 주는 거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국어에는 본디 수동태형 문장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때문에 수동태형 문장으로 고집하게 되는 경우 문장이 쓸데없이 길어져 이해가 어려워지거나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되기도 하죠. 요근래에 영어권국가에서도 수동태, 문어체, 단어식으로 지나치게 간략화된 동사등은 배척하는 영어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던데... 국어도 이왕 발전할 거라면 보다 이해하기 쉽고 간략한 쪽으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고쳐보려고 노력은 해보는데 잘 안되네요.;;
08/03/10 00:43
일본 애니 자막만 봐도 저런 수동태 표현을 억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답답했는데 왜 답답한지 몰라서 머리 싸맸었는데 이제 좀 알것같네요. 체포 되어졌다 라는 표현은 딱봐도 뭐가 잘못됬는지 보이는데 보여지다 같은 경우는 봐도 봐도 왜 잘못 된건지 몰라서 열심히 고민중이었거든요. 한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slowtime님이 링크하신곳에서 설명한 잊혀지다 의 경우 수동형인 잊히다 와 어지다 의 중복이라는건 이해하겠는데 되어지다 는 되다 와 어지다의 중복이다. 라는건 이해가 안가네요. 되다 라는 표현은 능동형이고 어지다는 수동이니 결합이 되는게 아닌가요? 혹시 되지다 라는 표현이 있나 싶어서 네이버 사전을 검색해봐도 되지다 라는 표현은 없고 아는게 없으니 좀 답답하네요.
08/03/10 00:48
순모100%님// 저도 영어교육의 영향이 있지 않을까 짐작만 합니다. 수동태를 직역하며 습관적으로 '-어지다'를 붙이다가 'be thought'를 만나자 '생각된다'면 충분한데도 늘 하던대로 '생각되어진다'고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잘 지적하셨다시피 우리말에는 영어 수동태에 대응하는 피동사형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어디나 척척 달라붙는 '-어지다'의 인기가 지나치게 높습니다.
영어 조금만 배웠다면 'be become'이란 표현은 절대로 안 쓸 사람들이 '되어지다'를 쓰고 있으니 좀 안타깝습니다.
08/03/10 01:11
저도 ~되다 라는 류와 객관적으로 등의 문장을 곧잘 쓰는 편이라 좀 찔리긴 하는군요.
그렇지만 그런 표현은 부족한 국어의 표현을 늘리기 위해 필요하다고 봅니다. 국어적 관점에서 보면 말이 안돼고 자신감없어서 그렇게 쓴듯하게 해석이 되어질(! 또 쓰게됐군요)수도 있지만, 사실 영어식으로 그 문장을 번역해서 영어식관점으로 받아들여보면 그건 자신감이 없어서 그렇게 쓴게 아니라 사물을 중심으로 해석을 했기때문에 그런 문장이 나온것뿐이지요. 물론 국어교육을 제대로 못받아서 올바른 국어표현법이 부족한것도 한가지 요인이지만, 국어는 영어식에서의 수동/피동의 의미가 부족하고, 또한 현재완료 나 과거완료 과거분사, 사물중심문장 혹은 일반타인관점형 문장 등이 없거나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국어엔 시간의 흐름과 사건의 원인과 결과 시점의 1인칭 2인칭 3인칭 단수 혹은 복수에 대한 명확한 구별이 부족하기때문에 그런점을 의식해서 표현해주보면 영어식문장이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예를들어 우리나라는 '~라고 본다' 보다 '~보여지다' 라고 쓰면 자신감없게 생각되어지지만 같은 의미의 영어식인 it is shown~이나 it appears~ 는 별로 그렇게 받아들이는것같지도 않고 꽤 자연스럽게 자주쓰는 표현법 같거든요.(물론 제가 영어를 잘하는편이 절대 아니므로 이 예는 잘못된 설명일수도 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는 정말 저는 의식적으로 일부로 쓰는 표현에 속합니다. '개인적으로'로란 말을 명시함으로써 이건 개인생각이니까 남이 내 의견을 참조할순 있어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의견이 아닌한 공격받을 이유가 없다는 명시인 셈이지요. 물론 그렇게 명시적인 표현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못알아먹고 공격하는 사람은 늘 존재하는 편이지만요. 어쨌든.. 저의 주장은 '생각합니다'는 1인칭 주장이고, '생각됩니다'는 1~3인칭단수복수까지 문장에 따라 달라질수 있는문장이므로 결국 내포한 의미가 서로 다른 표현이므로 둘다 허용하는것이 언어 표현력의 확장성을 위해 좋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이외에도 저는 국어에 대해 관점이 괜히 문어에서만 존재하고 귀찮기만 한데 비에 의미의 차이는 전혀가지고 있지않은 부정접두어 '않' 과 '안' 을 구별하여 적어주는 짓따위는 빨리 사라져야 한다고 보는 좀 과격한 입장입니다.
08/03/10 01:13
푸간지님// 도움이 되었다니 고맙습니다. '되어지다'의 문제는 말씀하신 것처럼 아리송한 부분이 있습니다.
'되다'는 일반적인 변화, 또는 도달의 의미를 가질 때, 피동형을 쓸 이유가 없는 동사입니다. (학교문법에서 '되다'는 보어를 갖는 서술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지다'는 자동사, 타동사, 형용사에 모두 붙을 수 있기 때문에, 피동의 의미를 강조한 '되어지다'가 문법적으로 틀린 표현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좋은 표현이 아님은 분명합니다.) 참고로, '되지도 않는 소리' 등의 관용구를 제외하면 '되지다'는 쓰이지 않는 말입니다.
08/03/10 01:32
hi님// 말씀하신대로 좀 과격하시네요. 저라면 이렇게 쓰겠습니다.
말이 안돼고 -> 말이 안되고, 해석이 되어질 수도 -> 해석될 수도 그리고, 'it is shown ~'은 '보이다(보인다)'로 충분할 것 같은데요. 저 역시 '생각하다'와 '생각되다'는 서로 다른 의미로 쓸 수 있다고 봅니다. '생각되어지다' 류의 표현을 쓰지 말자는 것이 제 주장입니다. ('개인적으로' 등의 표현에 대해 제 생각은 진리탐구자님과 다릅니다.) 앞서 인용한 책에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하나의 언어 체계에 '공백'은 없다. 그것은 단지 서구 문장을 모델로 했을 경우에 일본 글 쪽에 결여된 '공백'이 있다고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일본 글이 변화를 하고 사람들이 그것에 익숙해진 다음 뒤를 돌아보고 예전에 거기 '공백'이 있었다고 느끼는 데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영어를 배우기 전에 단수/복수, 남성/여성의 구별, 완료 시제가 없다고 불편한 적이 있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우리말을 발전시켜 나가는 방법에 대해서는 의견이 서로 다를 수 있겠지요. 그런 점에서 hi님의 주장이 옳을 수도 있습니다.
08/03/10 02:37
본문에 제시된 예 말고도 학교 리포트 작성할 때나 논술 준비하는 학생의 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경우인데 출제자가 요구하는 분량을 억지로 채우기 위해 글을 의도적으로 늘려 쓰는 경우도 있죠.
생각 한다를 생각 되어진다는 식으로 늘려 쓰는 거죠. 입말(구어)에는 잘 쓰이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 하면 문장 등에 유독 많이 쓰이는 한 가지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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