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씩 지급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 흔들리고 있는 모양세입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20만원 일괄지급’안을 버리고 소득하위 30%에게만 20만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소득하위 70~80%에게는 소득이나 국민연금액과 연계해 최대 20만원 이내에서 차등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hm&sid1=100&sid2=266&oid=032&aid=0002384424)

게다가, 공약을 안 하느니만 못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현재 기초노령연금법은 2028년에 기초노령연금액이 지금의 20만원 수준이 되게끔 명시하고 있다. 즉 박 대통령의 공약이 없었어도 15년 후에는 65세 노인의 70%가 현재의 20만원과 같은 가치의 돈을 일괄지급받을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 구조를 현 정부가 바꿀 경우 외려 소득하위 30~70%에 해당되는 이들은 15년 뒤 받을 수 있는 만큼보다 덜 받게 된다고 하는군요.

이렇게 된 이유에는, 구체적 재원 계획 마련없이 예산 절감, 세제 개편, 복지행정 개혁 등을 통해 증세없이 135조원에 달하는 재원을 마련하겠다며 선심성 복지 공약을 쏟아낸 탓이 큽니다. 일단, 세수 증대를 통해 51조를 마련한다고 했지만, '세제개편안 파동' 때문에 목표치에 턱없이 모자란 상태이며,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과세 기반 확대와 정부지출구조조정을 통한 84조원 또한 현실성을 잃어버렸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http://news1.kr/articles/1331742)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정기국회 복귀를 선언하며 박근혜정부의 복지공약 후퇴를 집중 공략키로 했습니다. 김한길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기초연금, 4대중증질환, 반값등록금 무상보육 등 공약을 모두 뒤집고 무슨 민생을 챙긴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경제민주화 공약 사문화와 슈퍼부자 재벌 편들기에 나서더니 서민.중산층 챙기기를 포기하겠다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복지공약이 재정문제와 연결돼 있어 세제개편안과 내년도 예산안까지 패키지로 공세를 취한다는 복안입니다.(http://www.fnnews.com/view?ra=Sent0801m_View&corp=fnnews&arcid=201309240100217060012009&cDateYear=2013&cDateMonth=09&cDateDay=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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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결국 이렇게 된 까닭에는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듯 지난 6개월 동안‘아무것도 안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6개월 동안 대통령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국정운영을 수행해서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고 있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지금 ‘핵심공약 철회’라는 위기를 봉착한 것 같습니다. 만약 세제개편안, 증세논란 때 여론의 눈치를 살살 보기 보다는 대통령으로서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을 감행했었다면 그나마 공약이 철회되지는 않았을텐데 말이죠.

개인적으로 이 정권이 답답한 이유는 높은 지지율만 믿고 '출구전략'을 전혀 마련하지 않는 안일함에 있다고 봅니다. 국정원 사태에 있어서도 대통령이 민주당이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 무조건 안된다고 하기 보다는 조금이라도 양보하려는 자세를 가졌다면 일이 쉽게 풀렸을 것이고, 조세 논란 때도 민주당이 주장하는 법인세 인상안, 최고세율 1억 3천으로 줄이는 안을 받아들이고 동시에 세제개편안을 마련했다면 복지공약을 실현할 수 있었을텐데 무조건 자기 멋대로 고집불통으로 나가는 것 같아 답답하고 짜증스럽습니다.

아무튼, 현재까지는 대통령이 60%라는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겠지만 이번 복지 파동과 채동욱 검찰총장 파문을 계기로 얼마나 떨어질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