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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9/21 07:31:12
Name OrBef
Subject [일반] [영어 동영상] 자유주의 신학쪽의 반론

이 연재물을 처음 보는 분을 위해서: 종종 시사/철학/종교/과학 등을 주제로 하는 영미권 (혹은 호주 쪽도...) 동영상들을 올리는 중입니다. 영어 공부를 겸해서 올리는 것이라 한글 자막은 없습니다.

지난 동영상:

1. 조지 칼린 스탠딩 코미디 "지구의 날": https://pgr21.com/?b=8&n=46393
2. 크리스토퍼 히친스 강연 "종교의 폭력성": https://pgr21.com/?b=8&n=46491

--
지난 번에 말씀드린 대로, 히친스를 비롯한 네 명의 무신론자들이 벌이는 New Atheism 운동은 영미권의 기독교 쪽에서 상당히 불편하게 받아들이는 중입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반론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는데,

- 복음주의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교회 쪽의 반론
- 자유주의 (성경을 은유와 상징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교회 쪽의 반론

이 상당히 다릅니다. 참고로, 히친스는 복음주의든 자유주의든 닥치고 까지만 도킨스 같은 사람은 자유주의 신학에 대해서는 비교적 호의적입니다. 오늘 올리는 동영상은 가톨릭 신부이면서 비교적 자유주의 신학자에 가까운 로버트 바론 신부의 강연 영상입니다. 그의 일관된 입장은, 성경의 텍스트는 대부분 은유와 상징이기 때문에 그걸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창세기의 아담 같은 경우도 그냥 상징이라고 보는 사람이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르낙처럼 아주 멀리 나아가서 예수의 부활이나 신성도 부정하는 수준 (그래서 하르낙은 이단이라고 까입니다만) 까지 가진 않는, 중도 좌빨 정도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제가 바론 신부를 선정한 이유는, 이 사람이 설파하는 기독교가 30년 후 기독교의 주류 교리가 될 거라고 개인적으로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사람 발음이 너무 좋아서 영어 공부하기에 아주 좋습니다) 문자주의에는 미래가 없다고 보기 때문인데, 물론 문자주의를 신봉하는 입장에서 보시면 이단으로 보일 수도 있는 영상입니다.

그럼 동영상:

 

If there is one thing now that I hear over and over I hear most often, it's religion and violence. It's old enlightenment argument way back in the 18th century or even 17th century. It goes like this: religion is irrational, therefore, the only way that religious people can adjudicate their disputes is through violence.

제가 종교인으로서 가장 많이, 반복해서 듣게 되는 이야기의 주제는 '종교와 폭력' 입니다. 17~18세기 계몽주의 때부터 이런 이야기는 있었는데, 간단히 요약하자면, '종교는 비이성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종교인들이 분쟁을 해결하는 방식은 폭력적일 수밖에 없다' 입니다.

 

That's why so many of those figures tried to find some purely rational form of religion. Think of Locke's book on, you know, the reasonableness of Christianity. Think of Kant's religion within the limits of reason alone, right? Or think of Jefferson's bible - Jefferson takes all the supernatural elements out of the bible. They're all trying in that enlightenment way - to find the religion that is perfectly reasonable, cause they saw religion as irrational and therefore violent.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계몽주의 시대의 유력인들은 기독교를 이성적인 형태로 바꾸려고 무던히 노력했었지요. 존 로크의 '기독교의 합리성' 같은 책이나, 칸트의 이성적인 종교관 (실천이성 비판을 얘기하는 듯)을 생각해보세요. 아니면 토머스 제퍼슨이 편집했던 성경도 있지요 -아시겠지만 제퍼슨은 성경에서 기적 등을 비롯한 모든 초현실적인 부분들을 삭제한 새로운 버전의 성경을 출판했었지요. 이 사람들은 전부 계몽주의 전통을 따른 겁니다. 당시 종교가 비이성적이고 따라서 폭력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것을 이성적인 형태로 바꾸려고 했던 거지요.

 

I don't think it's the least bit accidental that the new atheism movement emerged after 9/11. Read Hitchens and Dawkins and Sam Harris who are now accompanied by Daniel Dennet. You'll find over and over again that same argument: "Yup here it is - irrational religion becoming almost 'ip so facto' violent"

New Atheism 운동이 9/11 이후에 흥하기 시작한 것은 절대로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히친스나 도킨스, 샘 해리스나 대니얼 데닛의 책을 읽어보시면 비슷한 주장을 반복해서 볼 수 있어요. '이것 봐라. 종교란 것이 이렇다. 비이성적이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폭력적이다'

 

They really know the violent texts (such as) smashing heads of babies, Yahweh commanding all sorts of deeply objectionable things. One of the great texts everyone refers to is One Samuel. You know, uh, when Saul is removed from his King and the reason he's removed is he doesn't put the ban on the Amalekites. Remember the ban, ordered by God, is to kill every man, woman, child, and animal. So when Samuel the prophet comes along he hears animals making noises and he sees a king, Agag, the king of Amalekites, still alive. So he goes up to Saul, asks what's going on?, and Saul answers "Hey I was pretty good here - I killed off most of Amalekites. I know I kept a few here, but, uh, hey we won the battle." Samuel, not the least pleased, dismisses Saul's King and he takes the sword and he hacked Agag to pieces. (못 알아들음) and this is the Word of the Lord

이 사람들은 성경에 그런 폭력적인 구절이 있다는 것을 잘 알아요. 아기의 머리를 깨버리는 등의 우리 도덕으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들을 야훼가 명령하는 그런 장면들 말입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이야기는 사무엘 상편에 나오는데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사울 왕이 왕 자리에서 쫓겨나는 그 장면에서, 사울이 쫓겨나는 이유란 것이 아말렉인들을 학살하지 않았다는 거지요. 그리고 그 학살 - 남자, 여자, 아이와 가축까지 모두 죽여라 - 은 신의 명령이고 말입니다. 그래서 사무엘 (주: 당시 이스라엘의 유력한 예언자이며 사울왕을 세운 사람입니다. 그리고 여기 소개된 장면에서 사울왕을 그 자리에서 내려오도록 만드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 사울 왕을 만나러 왔을 때 동물 같은 것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고서는 왕에게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냐고 묻지요. 사울왕이 대답하기를 '뭐 이 정도면 됐잖아? 아말렉 사람들을 대부분 죽였고, 뭐 조금 살려두긴 했지만, 전투에서 이겼으니 말야' 라고 합니다. 그리고 사무엘은 당치도 않다면서 사울 왕을 쫓아내고서는 직접 칼을 들어 아말렉의 왕인 아각을 조각내버리는 장면이 있지요. 주님의 말씀입니다 (신부와 청중 모두 웃음) (주: 가톨릭 미사 시간에는 성경의 유명한 부분을 읽은 뒤 '주님의 말씀입니다' 라고 말하는 순서가 있습니다. 그 시간에는 이런 예민한 부분들은 보통 읽지 않는데, 그걸 빗댄 자학 유머인 듯).

 

이후 잠시 무신론자들이 이런 부분을 공격한다는 언급을 한 뒤, 기독교인은 신약을 위주로 읽는 것이 정통이라는 이야기를 함

 

Christians read the bible from the standpoint of the last book of the bible. We find the book of revelation ---- skip ---- a lamb? and he's slain? and this is not a really inspiring figure. Outcome of course is a symbol of the crucified and risen Jesus - the one who, in a great and supreme act of nonviolence, took upon himself the violence of the world, and swallowed it up in the ever greater divine mercy.

기독교인은 성경을 읽을 때 마지막에 제시된 관점을 기반으로 읽어야 합니다. 요한 계시록에 보면 -- 중략: 계시록에서 온갖 무대장치를 휘황찬란하게 꾸민 뒤 드디어 요한이 위대한 자가 나타나는 환영을 보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 나오는 위대한 자라는 것이 희생양입니다 -- 양?? 그것도 희생양? 얼핏 보면 이게 뭔가 싶지요. 하지만 이 양이야말로 십자가에 못 박히고 부활한 예수의 상징인 것이지요. 예수가 신적인 자비심을 바탕으로 세상의 폭력을 가장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그런 상징 말입니다.

 

This problem - how do you read these startling texts? Especially the old testaments? Travel back to Origen whom I mentioned earlier. I think he's one of the best readers of the bible in the whole tradition, dies in the year 230, very early figure. Origen said, in light of this interpreter principle, we must read these texts in a spiritualizing way. We must read them as evocative of spiritual battle, the battle of sin and grace if you want. Now go back to the famous one - from One Samuel. Put the ban on Amalekites Why Amalekites? Origen asks. Now go back to Deuteronomy, remember the scene where Israelites are battling Amalekites and Moses has his arms up in the air. As long as he's praying like this, Israel has the better of the battle. His arms get weary, so they are propped up by XXX and YYY. As long as they are propped up, then Israel carries the day ---- skip ---- and he adds that Israel will battle Amalek up and down the ages. Now, if that is simply about this ancient middle eastern tribe, that text doesn't make a lot of sense, does it. What do you mean, Israel is gonna battle this little middle eastern tribe up and down the ages? So Origen suggests, in his very ancient reading, that Amalekites symbolizes something here - they symbolize all those powers that stand opposed to God's creative intention.

그래도 문제는 남아요. 성경에 분명히 존재하는 폭력적인 텍스트들, 특히 구약의 그것들, 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지요. 여기서 우린 오리게네스를 생각해봅시다 (주: 오리게네스는 3세기, 기독교 초창기, 의 유명한 신학자입니다. '성경이야 당연히 은유와 상징이지 이걸 문자 그대로 읽는 사람이 있나?' '지옥 그런 거야 당연히 상징이지 진짜로 그런 게 있다고 믿나?' 등의 입장을 폈었고, 당시에는 결국 이단으로 몰렸었지만 근대 이후의 자유주의 신학 진영에서는 굉장히 높게 평가받는 사람입니다). 개인적으로 오리게네스는 교회의 모든 역사를 통틀어서 성경을 가장 훌륭한 방식으로 읽어낸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람은 성경을 해석하기를, 우리는 성경을 영적 상징물로서 읽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즉 아말렉과의 전쟁 자체가 영적인 - 죄악과 자비 간의 - 전투라고 보는 거지요. 한번 사무엘 상편의 아말렉과의 전투 장면으로 가봅시다. 애초에 왜 아말렉일까요? 오리게네스는 이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서 신명기까지 (주: 사무엘 상편보다 시간상으로 더 이전입니다) 돌아갑니다. 거기서 이스라엘과 아말락에 전투를 벌이는데 모세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모세가 양팔을 높이 쳐들고 기도를 하는 동안은 이스라엘이 전투에서 승리하지요. 하지만 점차 팔이 아파오고 나중에는 XXX 와 YYY 가 팔을 잡아서 높이 쳐들어 줍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고통을 참고 팔을 들고 있는 동안에는 이스라엘이 계속 이겨요. 그리고 이 전쟁은 오래오래 계속될 것이다라는 언급이 나오지요. 중동의 작은 부족전쟁이 무슨 오래오래 계속되겠습니까 - 말이 안 되잖아요? 여기서 오리게네스는 아말렉이라는 것이 신의 창조를 방해하는 모든 어둠에 대한 일종의 신화적 상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In all those powers opposed to Israel, please don't politicize it - spiritualize it. What's God's creative intention? Love, forgiveness, compassion, nonviolence. What stands opposed to it? We know, all the ways of sin - we're all bedeviled by them. The bible, you might say now, is the story of this great struggle. What must Israel, - read Israel not politically, not culturally. Read Israel spiritually - What must Israel do? It must wage war. How must they wage war? All the way. Samuel hacked Agag to pieces. Origen suggests, it's the great struggle against sin, hatred, violence itself. How much should you fight it? All the way down.

이스라엘과 맞서는 모든 세력을 볼 때 그걸 영적인 상징으로 받아들어야지, 정치적인 이야기라고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거지요. 신의 사랑, 용서, 공감, 비폭력 등에 맞서는 그런 힘으로 보자는 겁니다. 그런 힘이 뭘까요? 그게 죄지요. 그래서 성경의 전투 장면들이 상징하는 것은 사실 우리가 죄에 맞서는 그 고난들인 겁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 - 이것도 실제로 존재한 정치 집단인 유대 왕국으로 보지 말고 영적 상징으로 보세요 - 은 그 죄에 맞서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싸워야지요. 어떻게? 마지막까지 확실하게. 사무엘이 아각을 조각낸 것은 그런 죄악에 대한 확고한 맞섬으로 보아야 하는 겁니다.

 

이후에는 이런저런 일상생활에 대한 비유라서 생략합니다. 

 

물론 바론 신부의 저런 입장에도 비판의 여지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성경에서 이런 저런 불리한 부분은 다 상징이라고 할 모양인데, 그럼 예수의 부활도 상징이라고 해야지요?' 라던지, '나를 귀찮게 하는 기독교인들은 문자주의자들인데 우선 그런 사람들부터 어떻게 좀 해줘야지 이런 식으로 변명만 늘어놓으면 곤란해요?' 같은 이야기가 가능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그간 들어온 종교의 폭력성에 대한 가장 그럴듯한 반론이라고 여겨서 업로드합니다.

 

그럼 종교 얘기는 한동안 접고, 다음에는 철학 이야기를 올려보겠습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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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9/21 08:04
수정 아이콘
자유주의도 등장한지 오래되었지만
미국이나 한국에서 그리 큰 지분이 있진 않기에 큰 사건이 없는 한 대세가 될 일은 없을 겁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엔 성향에 대해서는 자유주의, 신정통주의, 복음주의, 근본주의 이렇게 4개로 나누는 게 더 나을 것으로 보입니다.
13/09/21 09:08
수정 아이콘
미국이랑 한국은 좀 경우가 다른 것 같습니다. 자유주의 신학이 미국에서 대세를 차지하진 못했지만 20세기 초반만 해도 감리/장로교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었고 그 때만 해도 '예수의 처녀 잉태가 역사적 사실이던 말던 중요하지 않다' 에 감리교 목사의 70% 가 찬성했었지요. 오히려 미국은 2차대전 이후의 대규모 이민자들과 맞물려서 복음주의가 오히려 강해진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은 아직 자유주의 신학이 제대로 받아들여졌다고 보기 힘들다는 말씀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흐름 - 특히 유럽쪽에서 벌어진 기독교의 몰락 - 을 볼 때 저 개인적으로는 복음주의 교회가 얼마나 더 오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매우 회의적입니다.

자유주의/신정통주의/복음주의/근본주의로 나눠야 더 맞다는 지적 감사합니다. 이 글은 비기독교인을 주로 대상으로 쓴 글이라서 좀 심하게 간략화한 경향이 있네요.
저글링아빠
13/09/21 13:26
수정 아이콘
유럽에 있어보니 그쪽에선 나름 대세를 이루어가는 듯 하더군요.

하지만 유럽에선 대다수의 지역에서 기독교(가톨릭이든 프로테스탄트든) 자체가 몰락일로를 걷고 있다는게 함정.
13/09/2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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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국가인 남유럽이야 논외고....

영국은 복음주의, 독일은 신정통주의가 메인이지 않나요? 북유럽도 독일하고 비슷한 것으로 알았는데요....
저글링아빠
13/09/2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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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살아보지 않아 잘 모르겠습니다. 영국은 사실 종교에서 유럽으로 묶기에는 좀 다른 환경이라..

독일은 자유주의신학이 크게 득세하는 중이죠...마는 대세가 크게 의미 있다 하기 어려운게, 앞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교회 자체가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별로 없어요.

주말 예배에 100명 이상 신도가 참석하는 교회가 별로 없습니다. 신도들도 부활절, 크리스마스 이런 큰 축일에나 갈까말까 한게 교회죠..
기다린다
13/09/21 09:18
수정 아이콘
이 글을 보니 얼마전 나겜 홀사장님 한말이 생각나서 웃게되네요

기독 성경에서 최고의 성자는 마리아의 남편이던 요셉이라는 말인데......

정말 그럴싸 했습니다.
Xenospirit
13/09/2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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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주의와 자유주의 저렇게 두 분파로 나누는 방법으로는 fundamentalism / non-fundamentalism 이 낫습니다. 복음주의자의 대표적인 C.S.Lewis나 John Stott, James Packer등은 OrBef님께서 나눈 범주에 들어가지 않거든요. 자유주의는 Schleiermacher로 시작되었는데, 그 특징은 계몽주의 및 합리주의의 영향을 받아 성경의 내용을 이성의 틀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제 2차 세계대전에 극단으로 치닫는데 그것이 바로 나치의 통치를 기독교적으로 변론하는 '자연신학'입니다. 루터를 독일 민족의 모세격으로, 히틀러를 그 민족의 구세주로 여기는 작업을 했거든요. 여기에 Karl Barth라는 사람이 반대를 하는 것이 신정통주의, Neo-Orthododx입니다. 그런데 신정통주의는 보통 말하는 복음주의와는 다르거든요. 근데 이들은 근본주의자와 비슷해 보이지만 전적으로 다릅니다. 이는 양식비평을 인정하냐 인정하지 않냐로 알 수 있는데, 이 양식비평의 출발점은 바로 성경을 수 많은 저자들과 자료들이 편집된 '책'으로 보냐 아니면 하나의 '온전한 하나님의 말씀'이냐로 보냐 인데, 신정통주의는 전자인 반면 근본주의자는 후자로 생각하거든요.
Xenospirit
13/09/21 09:52
수정 아이콘
그리고 성경의 내용이 은유와 상징으로만 채워져있다는 것은 사실 무리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역사서인 사무엘상하, 열왕기상하등은 현대적인 입장에서 봤을때는 역사서라고 보긴 어렵지만 쓰여질 당시(BC 500년경)에는 상당한 역사적 사실을 남겨논 것으로 보입니다. 누가-행전도 그렇구요.

Karen Armstrong이란 사람이 쓴 The case for God에선 언어를 사실언어와 신앙고백적 언어, 두 가지로 나눕니다. 전자는 있는 사실을 그대로 기록한 것(eg. 공부를 열심히 해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이라면, 후자는 일어난 사실을 신앙적 관점에서 해석한 언어라는 것입니다.(eg. 내가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다.) 이로 봤을땐 신앙고백적 언어가 '사실 그 자체'를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어난 사실'과는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서, 성경의 내용은 신앙고백적 언어로 기록되어있는 책이여서 은유와 상징도 존재하지만, 일어난 사실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위 덧글에 달았던 근본주의자와 비근본주의자의 차이는 바로 이런것입니다. 근본주의자들은 문자주의, 축자적으로 성경을 읽는 이유가 성경을 사실언어로 기록된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비근본주의자들은 그렇지 않구요.
13/09/21 10:30
수정 아이콘
위 댓글들은 객관적으로 쓰인 것으로 오해될 수도 있으나 사실은 신정통주의등 현대신학의 입장을 강하게 대변하므로 기독교의 일반적 입장으로 오해하시는 분들 없기를 바랍니다.
진리의IU
13/09/21 10:57
수정 아이콘
불리한 부분은 상징, 유리한 부분은 신의 말씀.. 그나마도 그걸 정하는건 그 책이 쓰여지고 수천 년 후의 일개 인간..
야훼나 예수는 상징이니 그냥 좋은 뜻만 받아들이라는 말과 논리적으로 다를바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13/09/21 21:47
수정 아이콘
그 구별이 아주 자의적이진 않습니다. 창세기부터 판관기까지는 고고학적 유물이나 다른 집단의 기록들을 볼 때 전혀 근거가 없거나 아예 사실일 수가 없는 이야기들이지요. 그 이후 시대에
들어가면 조금씩 역사적 사실들이 등장하고요. 그리스 로마 신화가 일리아드부터는 역사로 넘어가듯이 성경도 신화에서 역사로 넘어가는 시점이 있을 텐데, 비종교적인 성경학자들은 왕 시대의 시작을 그 경계로 보는 경우가 많다더군요.
13/09/21 12:30
수정 아이콘
근본적으로 절대정신의 형태로 대변되는 관념론이 유물론에 밀리면서 복음주의든 자유주의든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약간 심하게 표현하면 성경의 텍스트를 마약으로 쓸 것인가 아니면 진통제로 쓸 것인가의 차이 정도로 보여지네요.
아우디 사라비아
13/09/21 14:34
수정 아이콘
당연히 상징이고 은유이죠.... 그렇다면 그것은 신의 명령인가? 아니면 그것을 전하는 인간의 명령인가?


종교적극단주의가 광신도의 주장이 아니라는게 문제입니다

야훼를 믿는 모든 종교는 돌고 돌아 원리주의로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중세 교황의 "면죄부" 역시 성경을 고도의 은유로 이해하려는 현실과 타협에서 나온거죠

루터의 개혁도 실제로는 '기독교원리주의'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Xenospirit
13/09/21 16:01
수정 아이콘
중세 교황의 면죄부가 가능했던 이유는 카톨릭 교회의 '사도성'에 근거한 것입니다. 사도성이란, 마태복음 16:16 이하에 나오는 베드로의 고백 이후에 예수님께서 그 권한을 이양하는 것으로 성경적 근거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도성'을 부여받은 베드로가 제 1대 로마의 주교(bishop)이고, 이 사도성이 로마의 주교에게 계속 전해져 내려오는 것입니다. 이 사도성의 권위는 성경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공의회의 결정권이 바로 성경의 권위와 비슷한 것과 같은거죠. 정확히 하면 '면벌부'는 이 사도성을 확대해석한 나머지 억지를 쓴 것으로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루터와 칼빈이 대표적으로 지적했던 것이구요.
종교적 극단주의가 광신도의 주장이 아니라 기독교 전체를 원리주의, 근본주의로 싸잡아 매도하시면 참 기분이 불쾌하네요. 이슬람 사람들이 극렬태러분자만 있는 것이 아니듯 개신교내에서도 근본주의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13/09/21 18:30
수정 아이콘
http://www.youtube.com/watch?v=ak-riGdz-UM
이 영상을 보면 이 신부는 신의 과학적인 증명을 거부하네요.
무신론자와 성직자의 차이는 토론으로 없어질수 없을거 같네요. 애초에 신앙의 유무라..
市民 OUTIS
13/09/21 20:26
수정 아이콘
이와 유사한 논쟁 중 유명한게 예수회신부이자 최고철학사가인 코플스톤과 수식어가 필요없는 무신론자 러셀과의 BBC 대담이죠. 위대한 철학자 두 명도 신앙 유무에서 갈린지라....(2)
동영상이 남아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후일담식으로 '서로 딴 얘기했다'고 전해지죠.
13/09/21 21:51
수정 아이콘
특히나 티비 토론은 어차피 서로 싸우는 것도 아니고 시청자를 많이 낚는 쪽이 이기는 거라서 서로 궤변이 장난이 아니죠. 동영상 감사합니다. 저도 신앙쪽은 토론으로 결판나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언젠가 한번 히친스와 존 레녹스 혹은 윌리엄 크레이그가 벌인 토론을 보시면 재미있으실 겁니다. 두 시간 짜리 영상들인지라 여기 올릴 수는 없네요.
흑태자
13/09/21 20:11
수정 아이콘
결국에 종교 또는 경전이 가지고 있는 내재적인 윤리나 도덕이란 존재하지 않는거죠.
그시대의 시대정신, 윤리와 가치기준에 따라서 어느 시대에는 문자 그대로의 진실, 어느 시대에는 비유가 될 뿐입니다.

이런일은 왜 이러날까요?
단순히 경전이 지나치게 오래되어 현재의 가치와 맞지 않으며 기본적으로 내용이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죠.
학문, 과학이라면 연구결과가 달라지고 지식이 잘못된것으로 밝혀졌다면 폐기하면 됩니다.

하지만 종교는 근본적인 믿음의 영역에 들어가면 그럴수가 없죠. 그냥 신앙의 영역인겁니다.
잘못된걸 잘못됐다고 하지 못하고 감싸려고 하니 궤변이 난무하고 해석이 다양해지죠.
그냥 이건 사실이 아니라고 하면 될걸 어떻게든 사실이라고 해야하니까요.
은유와 상징이란건 그냥 진실이 아닌데 진실이 아니라고는 말하기 짱시룸의 다른 의미에 지나지 않다고 봅니다.
13/09/21 21:34
수정 아이콘
보통 제가 글 올리고 나면 피드백을 열심히 하는 편인데 오늘은 글 올리고 나서 이런저런 일이 좀 많았습니다. 많은 댓글 감사합니다. 기독교에 대한 배경 지식이 적은 편이라서 댓글에서 이것저것 많이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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