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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5/27 19:43:20
Name Mentos
Subject [일반] 우리 같이 살자
어제 오늘 임찬규 선수와 정인영 아나운서 관련된 일로 여기저기 시끌시끌하네요. 동영상으로 몇번 돌려보았는데 물에 상당히 강하게 맞아 얼떨떨해보이기도 하고 좀 고통스러워 보이기도 하더군요. 카메라는 바로 임찬규 선수의 해맑은 얼굴로 돌아갔구요. 아마 임 선수는 자신이 뿌린 물에 정아나가 그렇게 강하게 맞아 여파가 심한지 전혀 몰랐을 듯 싶습니다. 2만여명의 홈관중 앞에서 짜릿한 1:0 승리를 거둔터라 많이 흥분하기도 했을 거구요. 물론 저도 남자인지라 해맑은 얼굴보면서 잠깐 짜증은 났습니다. 나의 인영찡을 괴롭히다니.....근데 이 문제 자체는 이렇게 커질 일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애초에 세레모니를 하다가 일어난 해프닝에 가깝고 임찬규선수가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도 힘들뿐더러 타팀의 사례도 분명히 존재하긴 하니까요. 물론 임 선수가 잘못한 것이 없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구단의 말대로 말렸는데도 듣지 않았고 구단 또한 방송국의 요청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면 그것 또한 큰 문제입니다. 전자장비가 물에 약하고 아나운서는 그 인터뷰만을 위해 하루종일 준비했을 텐데말이죠.

더큰 문제는 이 사건 이후에 벌어지고 있는 제로섬 게임입니다. 차라리 중계권료나 취재권을 놓고 줄다리기라도 하면 어느정도 명분이라도 설텐데 개인적인 사과와 입장표명으로 충분히 끝낼수 있는 일을 무슨 기업과 방송국의 대결구도로 만들었으니까요. 방송국측 몇몇 인물의 온라인을 통한 의견표명이 부적절하다는 의견과 함께 격렬한 항의가 쏟아졌고, 이에 선수와 선수협, 해당 구단 주장까지 나서서 사과같지 않은 살벌한 사과인터뷰가 난무하는 상황입니다. 선수협의 사과문이 걸작입니다. 충분히 부드럽게 표현할수 있는 부분을 이리도 강성하게 이야기 해야 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제가 읽고 해석한 결과는 "아나운서한테 미안한건 미안한거고 악플러 및 입 터는 기자들은 철저히 응징할거니까 까불지마" 정도였습니다.

이쯤되니까 문득 작년 이맘때 쓸쓸한 빈소에서 조용히 가신 고 송지선 아나운서가 떠올랐습니다. 송지선 아나운서가 처음에 야구장에 발을 들일때 참 힘들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습니다. 아나운서 학원에서도 여성 홀로 스포츠 중계 관련 수업까지 들어가며 열성적으로 준비했는데도 초반의 텃세와 금녀 장벽이 꽤나 높았다고 합니다. 예전엔 여자가 덕아웃에 들어오면 그 경기 진다는 속설이 돌기도 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죠. 몇년이 지난후, 여성 아나운서의 야구장 출입이 일반화가 되었고 어엿한 '야구인'의 한사람으로써 활동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솔직히 스스로가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무슨일을 하기전에 가능성부터 따지고 드는 사람으로써 쉽지않은 야구방송을 척척해내는 여성들을 보면서 제 자신이 좀 창피했거든요. 그런 송지선 아나운서가 그렇게 돌아가셨을때 단 한명의 선수도 빈소를 찾지 않는 것을 보면서 아 이게 현실이구나 싶었습니다. 하는일이 다르기는 하지만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의 상입니다. 어떻게 한명의 선수도 빈소를 찾지 않을 수 있을까요?

야구장내 여성아나운서가 들어오게 된것은 어찌보면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한 필연적인 선택이고 해당 아나운서들도 수첩을 까맣게 만들어가며 열심히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있는데 야구장의 문턱은 오늘도 높기만 한가봅니다. 비단 선수단에만 책임을 묻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문제를 크게 키운 방송국 및 신문사측 사람들도 똑같은 사람입니다. 화가 날 순 있습니다. 하지 말아달라고 했는데 왜 물을 뿌려서 문제를 야기하는가하고 말이죠. 근데 중요한건 방송국이나 선수단이나 둘다 프로라는 겁니다. SNS상에서 누구나 이야기할 자유가 있다지만 매일 방송을 통해 스스로를 드러내야 하는 직업인 사람들이 인터뷰 보이콧이라니요, 생방송중에 '니네들'이라니요. 결코 적절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성아나운서들은 그들사이의 파워게임에서 코랄둥둥섬처럼 둥둥 떠다닙니다. 엄연히 야구로 밥벌어 먹고사는 야구인의 한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응당 내어야할, 동업자로써 필요한 의사표시는 전혀 없습니다. 물맞은건 여성 아나운서인데 왜 엄한 아저씨께서 더 화가 나셨을까요.

야구를 너무나 사랑하는 팬의 한사람으로써 참 마음이 아픈 하루네요. 이것도 일종의 '줄다리기'식의 파워게임일수는 있겠지만 하루빨리 해결되길 빕니다.


동업자잖아요.
같이 살면 안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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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피온
13/05/27 19:56
수정 아이콘
동업자면 동업자로써의 지켜야할 영역이 있는거죠
먼저 잘못한쪽이 무조건 숙여야 옳다고 생각합니다
13/05/27 19:58
수정 아이콘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만 이 문제 최초 피해자인 정 아나에 대해서는 양측 너무 조금 심하게 말하면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방송국측에서 하고있는 커버는 커버가 아닌게 문제, 구단측에서 하는 사과는 사과가 아닌게 문제
13/05/27 19:58
수정 아이콘
고의성이 없다는 것은 어떤 부분을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과정과 결과 모두 고의적인 행동이었는데...
jjohny=Kuma
13/05/27 20:01
수정 아이콘
고의성이 없다는 것은 '정인영 아나운서에게' 물이 쏟아진 부분을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본래의 의도는 선수에게 뿌리려던 것이니까요.
아예 정인영 아나운서를 노렸던 게 아니라면 그 부분은 고의성이 없는 게 맞죠.^^;
13/05/27 20:02
수정 아이콘
네 정인영 아나운서에게 쏟아진 부분을 말한겁니다. :)
13/05/27 20:56
수정 아이콘
그 부분이 고의적인 행동으로 보였습니다.
불멸의이순규
13/05/27 20:14
수정 아이콘
아무리 봐도 노린것 같아 보이던데....
13/05/27 20:26
수정 아이콘
어떤식으로 봐도 노렸을 이유가 없죠..

다만
'실수였습니다. 죄송합니다.'
라고 하면 될 것을

뭔 사족이 저렇게 많이 달렸는지.. 쯧..
후란시느
13/05/27 20:00
수정 아이콘
엘지 측에서는 어찌되었든 명분이 명분이니 계속 사과의 타전을 보낼겁니다. 지금 임찬규가 잘못하지 않았다고 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니까요. 과연 KBSN이 이를 어떻게 받아주고 반대의 입장에서 벌어졌던 야구계와의 골을 얼마나 좁힐지가 관건인데, 생각있으면 내일 중에라도 처리하겠죠. 당장 중계가 있는데...
푸른매
13/05/27 20:03
수정 아이콘
제 생각과 비슷하네요. 임찬규 선수가 잘한거냐 하면 분명히 잘못했다고 할수 있죠.
그렇다고 이정도로 비난 받을만큼 큰 잘못을 했냐 하면 그건 또 아니라고 할겁니다.
문제가 된건 여성 아나운서여서 문제가 된거죠.
만약 남자 아나운서 였음 물도 안 뿌렸을 겁니다. 왜요? 재미없거든요.
희안해요. 여자한테 뿌려야 재밌습니다. 물 맞고 당황하는걸 즐기는 걸까요? 아무튼 무어라 말할수 없지만 여자한테 저런 장난을 하는건 재밌긴 합니다.
하지만 그상황이 그런 장난을 칠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사실이죠. 왜냐면 방송이니까요. 말 그대로 고가의 방송장비가 망가질수 있고 방송사고도 날수 있으니까요. 방송사에서 민김하게 대응하는건 당연합니다.
그럼 선수는 왜 이렇게 했을까요? 방송사의 사정을 잘 몰랐을수도 있겠죠. 하지만 제가 보기에 좀 더 근본적인 이유는 여성 아나운서를 무시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여성아나운서 특히 스포츠 아나운서 정말 힘들겠어요. 이런저런 식으로 은근히 무시 당하지 얼굴마담역활 내지는 성상품화도 되는건 사실이니까요. 미모의 여성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인터뷰 야구 프로그램등 그래야 시청률을 올릴 테니 말이죠.
저는 이 사건 보면서 참 서글프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직 한국 사회는 여러가지 면으로 갈길이 멀어요.
유재석
13/05/27 20:06
수정 아이콘
물뿌리는게 여자한테 뿌려야만 재미있나요....?

저는 남자한테 뿌리나 여자한테 뿌리나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후란시느
13/05/27 20:09
수정 아이콘
전 고의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고의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단순히 무시하는 마음이었다고 보진 않습니다. 기분 좋으면 선수들끼리가 아니라 옆에 있는 사람들한테도 뿌리면서 놀고 그런게 원래 있으니까요. 아마 남자 아나운서라도 다르진 않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런 경우는 대개 시즌 끝나고 우승하거나, 혹은 정말 좋은 성적이 나왔을때에나 할 일이라는 점이겠지만요.
Go_TheMarine
13/05/27 20:07
수정 아이콘
만약 감전사고 났으면 큰 사건이었겠지요. 그럴 위험도 다분히 있구요.
좀 오바하면 사고가 안난게 다행인것 같은데요...흠..
그리고 임찬규선수도 인터뷰하는 선수에게만 뿌릴 의도가 있었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전례가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요...)
전 이정도 비난 받을 만큼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호돈신
13/05/27 20:10
수정 아이콘
다행히도 방수마이크를 쓴다는 글을 봤습니다... 사전에 예방했다는 것은 참 다행인 일입니다.
Go_TheMarine
13/05/27 20:11
수정 아이콘
아. 그건 이제 알았네요. 사전 예방을 했었군요.
답변 감사드립니다~
호돈신
13/05/27 20:13
수정 아이콘
물뿌리기...감전의 위협때문이라도 이번기회에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임찬규선수도 사과는 진실되게 정중하게 했으면 좋겠구요. 또 이런일이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것 같습니다.
LG쪽이나 KBS스포츠나 서로 제살깍아먹기 하고있는데 가장 중요한게 뭡니까
팬, 시청자 입니다. 자존심보다는 뭐가 중요한지 판단하고 한쪽은 정중한 사과를 한쪽은 넓은 마음으로 용서해야 할 것 같습니다.
13/05/27 20:18
수정 아이콘
같이 사는건 뭐 야구계(방송국+선수+프런트) 분들이 잘 알아서 하시리라...
국내야구는 안볼것 같아요. 선수협이라고 하는 곳이 발표한 글을 읽어보고 선수들까지도 좋게 보이진 않아서.

류현진 등판경기나 열심히 챙겨보면 될 것 같습니다.

동영상 보기전까지도 그다지 기분이 좋진 않았는데, 동영상 보고나서는 더 이상 말을 할 필요가 없네요.
정인영 아나운서 눈치 많이 보일텐데, 위로의 말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Untamed Heart
13/05/27 20:58
수정 아이콘
저도 작년까진 찬호형님덕에 한국야구 관람했었는데.. 이제 정말 정나미 떨어지네요.
류현진 경기나 챙겨봐야 겠네요. (2)

어차피 진심으로 사과할 시기는 지났고. 이후에 사과는 사건 무마용이죠.
팬들이야 경기하다보면 다시 응원해줄테니. 그들이야 잃을것도 없겠죠.
열정가득한 헌신적인 팬들덕에..

고 송지선아나운서 장례식장에 아무도 안갔을때부터 정나미 떨어진 야구 집단이였는데.. 이젠 정말 관심밖입니다.
사과씨
13/05/27 21:34
수정 아이콘
저도 송아나 빈소에 야구선수 한명 찾아오지 않은 게 생각났는데... 진짜 그 때 정말 충격 받았거든요.
그냥 야구는 게임으로 즐겨야지 뭐 뭐 내새끼니 뭐니 선수들 물고 빠는거 하등 쓸데 없는 짓이란거 저도 이번에 다시 한 번 뼈저리게 확신하게 됬습니다.
A Peppermint
13/05/27 20:18
수정 아이콘
고의성이 없다곤 말 못하죠.
옆에 있는 아나운서에게 튀길 것 예상 못할 그 정도 지능이면 야구선수 하지말고 병원에 가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jjohny=Kuma
13/05/27 20:23
수정 아이콘
튀기는 것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생각은 잘못이지요.)
13/05/27 21:31
수정 아이콘
물맞는 직캠영상 보니까 동업자 정신 찾기전에 일단 사과만 죽어라 하는게 맞는 행동 같습니다.
전적으로 임찬규선수가 잘못했어요.
내가 잘못 하긴 했는데, 니 반응보니 또 어쩌구 저쩌구는 여기서 나올말이 아닌거 같습니다.
13/05/27 21:44
수정 아이콘
답이 없죠. 그냥 노답입니다. 애초에 인터뷰하는데 무슨 정 아나 있는지도 몰랐다? 크크크크킄 웃음밖에 안나오더군요. 인터뷰를 혼자하나? 옆에 여자 스탭인지 구단관계자인지는 손으로 계속 X표시 하고있는데 결국 와서 정아나한테 제대로 한방 먹이고...사과문이라고 쓴 임찬규의 쓰레기같은 사과문까지 참 어린놈이 답이 없다는것만 느꼈네요.

그리고 고의성이 없다? 대체 무슨말인지.. 이해가 안가네요.
임찬규는 하는짓이 딱 초딩때 여자애한테 물폭탄 한번 제대로맞추고 도망가는 초딩같더군요. 사태 심각해지니까 초딩이 할법한 헛소리 사과나 하고있고..
애초에 생각좀 하고 행동좀 하고 말좀 하면 좋겠습니다.
오스카
13/05/27 23:27
수정 아이콘
고의성이 없었다구요? 정인영 아나가 물 맞은 게 몇번째인지 아십니까? 그 전에 싫다고 분명히 의사표시도 했습니다.
13/05/28 09:46
수정 아이콘
물벼락 직캠을 이제 봤네요 ㅠㅠ 새롭게 판단을 좀 하긴 해야 할 것같습니다 ㅠㅠ
Thanatos.OIOF7I
13/05/28 10:44
수정 아이콘
제목보고 훈훈한 프로포즈 일담인 줄 알았어요....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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