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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5/20 18:24:55
Name 달달한고양이
Subject [일반] 설레여보자! 헌팅담

안녕하세요. 달냥이입니다.

오늘 날씨가 흐리더니만 점점 햇빛도 나고 바람도 불고 기분 좋아지는 저녁 날씨가 되었네요.
뭔가 내마음은 저 바람을 타고~ 건만 퇴근은 저멀리...

오늘도 즐겁게 피지알 눈팅을 하는 가운데 알콩달콩 헌팅이야기(...) 들이 눈에 띄네요.
그렇슴다 ; _ ; 저도 오랜만에 추억을 곱씹으며 설레여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헌팅담을 문득 적어보고 싶었어요.

평범한 뇨자인 저는 제가 먼저 헌팅을 해보는 좋은 경험은 아직 없습니다. (아직. 아직입니다. 어헣)

그렇지만 돌이켜보면 세번 정도 헌팅이라니 그것이었구나 싶은 경험이 있네요.



첫번째.

무려 제가 고등학생 때의 이야기 (풉 푸읍)

나름 엄격한 학교라 두발 자유 이런 거 없고 그냥 암울한 단발에 교복을 곱게 입고 놀이터를 쭉 가로질러 하교하곤 했었죠.

그 날도 여느때와 같았는데... 놀이터를 지나 계단을 내려가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들렸습니다.
돌아보니 웬 남학생이 서 있었죠.

처음 있는 일이라 당황하고 있는데 수줍게 종이 쪽지를 건네주는 겁니다. 그리곤 뒤돌아 달려갔습니다.

'어머 이건 혹시' 이러면서 혼자 기쁘기도 하고 신나기도 하고 복잡 미묘한 기분을 느끼며 쪽지를 꼭 쥔채 집까지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쪽지를 펴 본 저는 그 남자애의 것일 전화번호와 함께 이 말을 마주했습니다.



'열락주세요.'


아아..열락...

열락....

교훈1 : 맞춤법은 사는 데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때로는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두번째.

대학생이 된 저는 로망이던 '시험기간에 중도에서 밤새기'를 시전하고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억지로 졸린 눈을 비벼가며 힘겹게 밤을 새다 지쳐 잠시 수다를 떨고 돌아왔더니
자리에는 커피 한 캔과 바르게 쓴 글씨가 채워진 포스트잇이 있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시나봐요. 커피 드시고 힘내세요. 시험 끝나시면 연락 부탁드려요.'

어머 대박.

저는 처절하게 졸고 있을 때 본건 아닌가 걱정하며 급히 주위를 둘러봤지만 당연히 누가 준 건지 알 수는 없었습니다.

침착하게 시험을 본 뒤 이틀 정도 고민하다가 조심스럽게 연락을 해 보았죠.

그런데..아무 연락이 오지 않는 거예요.

백번 정도 고민했지만 더 연락하는 건 아닌 것 같아 참았습니다. 이 건도 이대로 fail....

그런데 후에 그 내막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그 분은 막 헤어진 전 남친의 친구였던 거죠...

같은 과라고 물어봤다가 그게 저라는 걸 알고는 사귀고 있다고 했....


교훈 2. 어차피 다시 안 만날 거 초치기는 몹쓸 짓.


세번째 혹은 인생에서의 마지막.

몇 년 전 신촌역 앞 화장품 매장에서 립밤 테스트 한다고 쳐발쳐발 하며 진열대 거울을 보고 있는데
반대편 진열대의 남자분이 말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 남친이 있었으므로 fail..


교훈 3. ......꽵닳어쩅너뙇......흐엉.....ㅠ_ㅠ.....



이제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젊은 날의 추억이라고 생각하니 마음 한 구석이 짠해지네요.

아닌 척 중도근처라도 배회하고 싶지만 파릇파릇한 후배들을 보면 더 슬퍼질 것 같습니다.

역시 피지알밖에 없네요(?)...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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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13
13/05/20 18:26
수정 아이콘
훈훈한 결말은 여성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달달한고양이
13/05/21 08:46
수정 아이콘
보통 다들 이렇게 훈훈한 일만 가득하지 않습니까? 크크
13/05/20 18:28
수정 아이콘
안생겨요에 이은 이미 있어요
달달한고양이
13/05/21 08:46
수정 아이콘
저도 배가 부른 시절이 있었셌습....ㅠ_ㅠ....
13/05/20 18:32
수정 아이콘
제 인생 모든 헌팅 경험은 영화관 아르바이트 할때였습니다.
여러분 영화관으로 가세요!!!!
달달한고양이
13/05/21 08:46
수정 아이콘
호오...+_+....팝콘 살 때 막 생기나요? 크크
13/05/20 18:33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 때 수업시간 선생님 심부름으로 어딜 다녀오는데,
수업중이라 아무도 없는 학교 계단에서 새로 부임한 (미혼 중년의) 여성 교감선생님이 보시면서,
이름이 뭐니? 라고 물어보며 아주 야릇한 분위기를 만든 적이 있습니다.

이런 것도 헌팅으로 봐주나요.
.....
달달한고양이
13/05/21 08:47
수정 아이콘
-////- 로망이군요 선생님이랑...아..아닙니다....
13/05/20 18:33
수정 아이콘
헌팅당할정도의 외모시라니...
부럽습니다...
전 딱 한번있었네요 ...
달달한고양이
13/05/21 08:47
수정 아이콘
왜그랬는지 잘 모르겠....크크 젊음은 아름답고 막 그런거 아니었을까요..?
물맛이좋아요
13/05/20 18:34
수정 아이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저는 어떤가요?

키작고 배나온 애딸린 유부남입니다!
13/05/20 18:38
수정 아이콘
잡!
빛고즈온
13/05/20 18:39
수정 아이콘
았?
Darwin4078
13/05/20 18:51
수정 아이콘
경찰아저씨! 여기에요!
달달한고양이
13/05/21 08:47
수정 아이콘
이용이용이용
시라노 번스타인
13/05/20 18:35
수정 아이콘
저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눈이 잔뜩내린 어느 산기슭에서 만난 어떤 엘프같은 여성분이 떠오르네요.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마음에 저는 조심조심 다가가서
비습에 이은 콤보를 날렸습니다.

그게 벌써 제작년이네요. 알터렉은 좋은 전장입니다.
달달한고양이
13/05/21 08:48
수정 아이콘
정말 엘프녀를 만나셨군요 크크크크
13/05/20 18:39
수정 아이콘
아.. 이글도 fail이구나..
달달한고양이
13/05/21 08:48
수정 아이콘
그거슨 인생의 진리...ㅠ_ㅠ....
13/05/20 18:40
수정 아이콘
3연Fail이라니 피지알러의 향기가 나는군요~

허나 자절하지 마세요.

아직 20대시면 한창이니 압으로 더 좋은 일들이 있을 겁니다.

두고 보세요.. ^^
달달한고양이
13/05/21 08:48
수정 아이콘
꽉차도 SKNY? ㅠ_ㅠ
13/05/20 18:45
수정 아이콘
하지만 왠지 지금도 남자친구가 있으실 것 같은데...
(!?)
달달한고양이
13/05/21 08:49
수정 아이콘
두 번 죽이지 마세....엉엉
빠독이
13/05/20 18:49
수정 아이콘
열락... 큰 기쁨을 달라는 거라고 생각하...기는 개뿔 ㅠㅠ 별 건 아닌데 확 깨겠네요.

저는 대학교 졸업여행 때 중국에서 룸메랑 같이 걷고 있는데 어떤 여자 분이 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저는 그걸 못 듣고 지나쳤는데 룸메가 현실에서 본 여자 중에 제일 예뻤다고...

26년 된 모쏠은 그냥 그럴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나 봅니다.

물론 룸메는 제가 헌팅 같은 걸 당할 리가 없다고 무언가 꿍꿍이가 있었을 거라며 저를 위로하였습니다.
13/05/20 18:51
수정 아이콘
청년 들어와서 나랑 차 한 잔 하고 가게나
13/05/20 18:57
수정 아이콘
자 한 잔 마시고.. 참 몸 어디 불편한 덴 없지?
빠독이
13/05/20 19:17
수정 아이콘
눈 앞이 흐려진다... 왜 이러지... 털썩
달달한고양이
13/05/21 08:49
수정 아이콘
....무사하셔서 다행임다.....
빠독이
13/05/21 10:59
수정 아이콘
들었어도 그냥 지나갔을 거에요 ㅠ
있어요399원
13/05/20 18:58
수정 아이콘
같은 학교인거 같은데 중도앞에서 피쟐러 인증을... 아... 아닙니다
달달한고양이
13/05/21 08:50
수정 아이콘
이렇게 각 학교 중도앞에서 피쟐러 대량 인증이 막 시작되는데......
하늘빛우유
13/05/20 19:04
수정 아이콘
어..그 도서관 그 쪽지 어디서 기억이 많이 나는...
저도 그런 쪽지를 누군가(?)에게 드렸으나... fail..
설마...달냥님?.. 아..아닙니다~
달달한고양이
13/05/21 08:50
수정 아이콘

막 설레이네요 막
가나다라마법사
13/05/20 19:22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아직도 처음보는사람에게 전화번호부터 물어보는 그런 예의없는 사람들이 있다는거죠 .. ?
달달한고양이
13/05/21 08:50
수정 아이콘
그르게 말예요...우리 나라 앞으로의 미래가 걱정입니다 후우
히히멘붕이
13/05/20 19:26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예쁘시다는 거죠?
13/05/20 20:02
수정 아이콘
크크크 왠지 분노의 타자질을 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은하관제
13/05/20 20:06
수정 아이콘
무언가 아우라가 느껴집니다 흐흐흐
달달한고양이
13/05/21 08:51
수정 아이콘
아..아닙니다....ㅠ_ㅠ....
2막2장
13/05/20 20:19
수정 아이콘
예전에 가슴에 알수없는 통증으로 수도권의 모 대학병원 가정의학과에 진찰 받으러 간적 있었는데,
진료실 1~6정도 있고, 1~5까지는 담당선생님 이름이 있었습니다만, 제가 들어갈 6번방엔 이름이 없었습니다.
아마도 수련의이겠거니 하고 들어갔는데, 치마 입은 제 또래의 여의사가 대기중인겁니다?

가슴을 까라고 해서 깠는데,,, 아 이 분이 왕초보셨는지 청진기를 아무리 가져다 대면서 소리를 들어도 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없었나 봅니다.
계속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여기저기 대는데 느낌이 참 야릇하더라고요.
괜히 심장이 빨리 뛰는거 들킬까봐 염려도 되고... 크크
팔이 길지 않으니, 얼굴도 제 가슴 가까이 오고... 시선처리도 어렵고,,,, 청진은 잘 안되고,,, 암튼 당황스러우면서도 묘한 느낌이 들었네요.

그렇게 한 한시간 같은 5분 흘러갔나... 결론은 잘 모르겠으니 진통제를 처방해주겠다 였네요.. ㅡㅡ;; 아프면 다시오래요...
...

뻘 댓글 죄송합니다.. ㅡㅡ;;
달달한고양이
13/05/21 08:51
수정 아이콘
깊은 인상이 남으셨나봐요 크크 상상하니 설레이네요 -////-
13/05/20 20:34
수정 아이콘
제가 네번째 시도를!
달달한고양이
13/05/21 08:51
수정 아이콘
욧시!!!!
Paranoid Android
13/05/20 22:36
수정 아이콘
짝(뺨을때린다)
니뺨을때린건 내가처음이지?후훗
달달한고양이
13/05/21 08:52
수정 아이콘
...이거 늘 궁금한데 이렇게 하면 정말 SKNY???
13/05/20 22:46
수정 아이콘
부럽다..
달달한고양이
13/05/21 08:52
수정 아이콘
저는 님이 훨씬 더 부럽....ㅠ_ㅠ......
보고픈
13/05/21 07:33
수정 아이콘
여초사이트 pgr의 흔한 여성 경험담이네요.
훈훈해서 좋습니다
달달한고양이
13/05/21 08:53
수정 아이콘
하하 여초사이트라면 이런 글 하나 둘쯤은 있는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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