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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11/22 22:25:57
Name 라울리스타
Subject [일반] 올림픽, 그까이꺼.
내셔널리즘이 크게 작용하는 한국 축구에게선 올림픽은 월드컵에 비할바는 아닐지라도 상당히 중요한 대회임이 틀림 없습니다. 게다가 내일의 국가대표가 될 23세 이하 선수들의 실력의 장이 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매우 큰 듯 보입니다. 그러나, 이 올림픽이라는 무대의 예선전이 국가 대표 경기를 쉬어가며 할 정도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생깁니다.

현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직은 공식적으로 공석에 있으며, A매치 또한 2007 아시안컵 이후로 전무한 상태입니다. 이를 대신한 것이 U-23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된 올림픽 대표 선수들의 아시아 예선전이었고, 이를 통하여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은 6회연속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여태까지 전례들로 봤을 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끝날때까지 대한민국의 A팀은 올림픽 대표가 계속해서 맡을 것이 확실시 되며, 현재 계속해서 지적되고 있는 국가 대표 감독직도 계속해서 공석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직, 국가대표팀의 차기 메이저 대회라 볼 수 있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 2년 반 정도 남았다고 하지만, 협회에서 이렇게 국가 대표팀을 등한시 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듭니다. 잦은 출장이 힘들고 선수 변동이 많은 국가 대표팀의 특성상 한 대회를 위하여 완벽한 조직을 다지는데는 상당한 기일이 걸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웃나라 일본만 보더라도 2007 아시안컵에서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둠과 동시에 언론과 국민들의 비판을 꾸준히 받음에도 불구하고 오심감독을 2010 월드컵까지 대표팀을 맡기겠다고 약속했으며, 2006년 월드컵 16강이란 실망스러운 성적표와 'A매치 최다골 기록 보유자' 라울을 기용하지 않는 국민들의 꾸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의 아라고네스 감독은 유로 2008 까지 지휘봉을 계속 잡는것에 대한 협회의 굳건한 신임을 받고 있습니다. 2006년 월드컵 이후 불안불안한 스페인의 경기력이 최근들어 다시 상승세를 탔음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구요.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잉글랜드의 맥클라렌 감독또한 계속되는 국민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2008년 예선이 끝날때까지 지휘봉을 놓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한 메이저 대회의 잘 조련된 강팀을 구성하기 위한 시간이 짧지 않음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베어벡 감독 사임이후 대표팀을 재빠르게 재편하지 못한 협회의 행정은 참으로 아쉽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협회가 FIFA 공식 대회가 아닐 뿐만 아니라, 연령 제한과 와일드 카드라는 제도가 존재함에 따라 '축구'에 만큼에 있어서는 '이벤트전' 성격이 강한 올림픽 대표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단기간 토너먼트의 좋은 성적을 바라는 국민들에게 던져주는 입발린 사탕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으며, 장기적인 대표팀 전력 상승에 대한 계획 또한 전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젊은 유망주들의 군 혜택에 대한 이유도 광주 상무가 존재하는 지금은 전혀 올림픽 대표팀에 대한 투자의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아마도 축구 협회에서는 2002년에 보여준 히딩크이 '1년 반의 마법' 혹은 2006년에 보여준 아드보카트의 '9개월의 가능성'에 아직도 젖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이후 약 2년이 채 남지않은 기간동안의 벼락치기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K리그 클럽팀의 목소리가 높아진 요즘엔 2002년과 같은 장기간 대표팀 차출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으며, 2006년과 같은 다소 행운섞인 조편성(월드컵을 앞둔 토고팀의 붕괴)이 한번 더 이루어지리란 보장또한 없습니다. 또한 히딩크 감독의 누렸던 혜택인 1년 반동안의 20여 차례의 A매치 혹은 평가전 또한 더 이상 실현 가능성이 없는 상황입니다.

2002년에 우리가 보여줬던 힘의 근원은 유럽팀을 압도할만한 가공할 '조직력', 지속적인 패배와 국제경기 경험으로 인한 '유럽의 대한 공포의 벽'의 허물기, 그리고 정예한 선수 23명을 가리기 위한 꾸준한 테스트 였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간 동안의 강팀과의 꾸준한 평가전과, 젊은 선수들의 계속된 국제적인 경험이 필수적 입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2010년 월드컵 진출이 유력시 되는 다른 팀들에 비하여 대표팀 선수들의 차출과 발을 맞춰볼 기회가 현저히 적으며, 국제 경기 경험 또한 극히 부족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이상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우리가 올림픽 대표 경기를 보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할 때, 다른 국가 대표는 평가전 혹은 메이저 대회 예선전으로 옥석가르기와 조직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꾀하고 있으며, 우리 젊은 선수들이 우즈벡, 바레인의 U-23 대표들과 졸전을 펼치고 있을 때, 같은 나이또래의 해외 유망주들은 성인팀에서 강력한 선수들과 몸을 부딪히며 국제 무대의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우리 젊은 선수들이 세계의 벽을 아직 느끼기도 전, 또래의 세계적 스타들(대표적으로 루니, 호날두,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라모스)등은 더이상 큰 무대에 관해선 베테랑이라 불릴 정도로 수많은 경험과 경기를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다시한번 강조합니다. 객관적인 개인적 기량이 국제적인 높은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우리 한국 축구가 세계와 맞서 싸울 수 있는 힘은 앞엣 얘기한 '조직력'과 '경험으로 습득한 자신감'입니다. 매 클럽 경기에서 조차 이러한 국제적인 수준에서 뛰고있는 외국 선수들에 비하여 그 '경험'적 측면에서 매우 부족한 우리나라 선수가 이러한 것들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강팀들'과 가지는 'A 매치'가 거의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고로, 강력히 주장합니다. 올림픽, 그까이꺼 안나가도 되고, 근 몇년동안 졸전을 펼쳐도 좋습니다. 그러나 '벼락치기 준비'라는 축구계의 악순환을 더이상 보고 싶지는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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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짜르트
07/11/22 22:32
수정 아이콘
일단 유소년 시스템부터 뜯어고쳐야 합니다.

더 이상 썩을만큼 썩은 성적 우선주의 학원축구 시스템에 의존할게 아니라, 프로팀 자체에서 운영되는 유스팀이 체계적으로 운영되어 이곳에서 제대로 된 재능들이 나와서 한국축구의 미래를 이끌어야 합니다. 지금처럼 한국축구의 고질병이라 할수 있는 성적 제일주의의 학원축구 시스템 위주로 돌아간다면 맨날 히딩크같은 감독 데려와서 벼락치기로 승부보는거 말고는 답이 없죠.
최종병기그분
07/11/23 00:16
수정 아이콘
유소년 시스템은 날아라 슛돌이 덕분에 그나마 이제 슬슬 정착되고 있는 시기입니다만은...
(차범근 축구교실 외에도 여러 유소년 축구클럽이 새로 생겼고...프로팀 유소년클럽도 몇개 있었죠. 물론 프로그램 자체가 좀 오버가 심해서 보기엔 살짝 안좋은 감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훌륭한 프로그램이었다는 생각을.)
아직 갈길이 멀~~죠...
맨유 트레블달성멤버가 거의 다 맨유 유스였죠?
그정도 경력이 쌓이려면 아직 우리나라 유스는 20년은 더 바라봐야하겠네요.

그리고 감독시스템은 정말 손질해야될부분.
아무리 명장 데려오면 뭐하나요.
축협 프로팀협회 네티즌 등의 등쌀에 이리 치이고 저리까이고 자기 색깔도 못내고 부진하기만 하다가 자기스탈 정립한다 싶으면 성적부진을 이유로 퇴출 퇴출...바로전에 자진사퇴한 곰가방감독이 떠오르네요. 젊은 포백을 남겨주고간. 1년만 더시켰으면 우리나라 국대 수비는 확 달라졌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후..설레발.
(이래서 히딩크가 대단하다는겁니다...윗대가리들은 싸그리 무시하고-직점 담판을 벌였으니...- 온리 자기 스탈대로 밀어붙인결과가 4강~~4강~~...)

제발 축협에선 명장 데려오는것만 급급하지말고
우리나라 감독을 쓰던 어디 감독을쓰던
제발 그놈의 입김은 불어주지 마세요...
제발~!감독에게 전권 위임을 해달라 이말입니다...

그전 유게의 어이없는 국대 슛연습동영상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이번 예선도 졸전끝에 비기면서(아니..졸전이 아니라 극한 수비축구로 바뀌었을거라는 가정도...?) 간신히 올림픽진출...

정말 정말 감독마음대로만 하게 해주십시요.
지금 축협말 잘듣게하는 시스템 하에선 퍼기경이든 무리뉴든 데려와봤자 다 개XX, 헛수고일뿐.
IntiFadA
07/11/23 09:18
수정 아이콘
한국 축구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역시 병역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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