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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3/01 22:19:07
Name 불같은 강속구
Subject [일반]  [서양화 읽기]<시녀들(Las Meninas)>, 시선의 중첩과 교차가 주는 긴장감
벨라스케스(Diego Velázquez, 1599-1660)와<시녀들(Las Meninas)>


스페인이 낳은 위대한 화가 벨라스케스는 당시 스페인 국왕이었던 필리페4세의 두터운 신임을 받으면서 궁정화가로 활동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주로 왕족, 신하, 어릿광대, 난쟁이 등의 초상화가 많습니다. 그가 활동하던 17c는 서양미술사에서 바로크로 불리던 시대였죠. 그는 초기에는 카라바조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그후 티치아노, 루벤스등의 기법을 연구하고 발전시켜 자신만의 독특한 붓터치와 조화로운 색채감을 완성하여 서양미술사를 통틀어 최고 화가의 반열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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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 Meninas  
1656-57, Oil on canvas, 318 x 276 cm
Museo del Prado, Madrid.

두 말할 것 없는 벨라스케스의 최고 역작이자 많은 평론가들이 서양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걸작으로 손꼽는 바로 그 그림, <라스 메니나스>입니다.  
미술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도 아마 한두 번쯤은 마주치셨을 것 같네요.
그런데 과연 무엇을 그린 그림일까요?
예전에 보셨더라도 주의 깊게 살피지 않았던 분들이나 지금 처음 보신 분들은 글을 계속 읽기 전에 선입견 없는 상태에서 그림 속 상황을 추리해보시기 바랍니다.




두 가지 관점


얼핏 보기에는 공주로 보이는 소녀와 시중드는 시녀들과 하인들의 북적이는 모습, 거기에 벨라스케스 자신의 모습으로 보이는 화가까지 눈에 들어옵니다. 그렇다면 그냥 궁에서 볼 수 있는 일상적인 모습을 그린 풍속화일까요. 아마 그 정도였다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수 없이 오르내리는 작품이 되진 않았을 겁니다.
뭐가 더 있을까요.

화가와 그림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왕녀를 포함해서 앞쪽에는 여덟 명의 인물과 개 한 마리가 보이고 뒤쪽으로는 문 앞에 서있는 남자 한 명이 있습니다. 전부 당시 스페인 왕궁에 실존했던 인물들이라 그 이름까지 다 알려져 있죠.  
그리고 좀 더 자세히 보면 문 옆에 걸린 거울에 두 사람이 비춰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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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녀들>중 부분 -

이것은 이미 그려진 그림을 담은 액자일까요? 아니면 거울일까요? 언뜻 보아서는 구분하기 어렵지만 그 왼편이나 위쪽에 걸린 액자들이 어둠에 잠겨 희미한데 있는데 유독 이 액자에서는 사람의 형체가 밝게 보인다는 점에서 거울에 비친 이미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바로 당시 국왕이었던 펠리페4세와 왕비입니다.

벨라스케스는 교묘하게 이미지 속에 이미지를 넣어 수수께끼를 던져 놓았고 바로 이 부분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이유입니다.

이 그림이 어떤 상황을 묘사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림 속에 보이는 화가가 무엇을 그리고 있느냐, 그러니까 저 돌려세워진 캔버스에는 무엇이 그려져 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만일 현재 화면의 중심 테마인 공주(마르가리타 왕녀)가 그려져 있다고 해볼까요? 그렇다면 지금 이 상황은 벨라스케스가 공주의 초상을 그리는 동안 어린 공주가 싫증을 내자 시녀가 음료를 주면서 달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 순간 부모인 국왕부처가 공주를 보기 위해 들어왔고 오른쪽의 시녀는 국왕부부를 보고 치마를 들어 몸을 가볍게 숙이며 인사를 하는 것이죠. 그래서 막 들어선 국왕부처의 모습이 뒷면 거울에 비춰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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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의견의 가장 큰 난점은 화면 왼쪽에 보이는 커다란 캔버스의 위치가 좀 엉뚱하다는데 있습니다. 공주와 화가의 위치가 저렇게 되어 있다면 공주를 모델로 그림을 그리기가 어렵겠죠.

다른 한편으로, 화가가 그리고 있는 대상이 공주가 아니라 국왕부부일 수도 있습니다. 이 때 국왕 부부는 캔버스 화면에 담을 수 없는 앞쪽, 그러니까 우리 관람객과 같은 위치에 있는 것이겠죠. 그렇다면 이번에는 반대로 부모를 보기 위해 공주가 시종들을 데리고 들어와 있는 모습을 포착한 것 일겁니다. 뒷면의 거울에는 초상화의 모델인 왕과 왕비가 비춰지고 있습니다.

캔버스의 위치로 보아서는 이 견해가 더 타당해보입니다. 그런데 정밀한 측정결과 그림의 소실점이 거울 오른쪽에 있는 문 쪽이기 때문에 거울의 위치상 정면에 서 있는 국왕부부의 모습이 비춰지기 어렵다고 합니다. 또 화면상으로도 상당히 깊이감이 있는 공간인데 저 정도 거리에서 국왕 부처의 모습이 저렇게 크게 반영되기는 어렵다고도 합니다. 더구나 저 거울에는 다른 사물은 전혀 보이지 않고 두 사람의 모습만 비춰지고 있으니까 더 이상합니다.
화면 왼쪽 캔버스의 크기가 두 사람의 초상을 그리기엔 너무 크다는 것도 지적되곤 합니다.
벨라스케스의 키를 고려하면 캔버스의 크기가 3m는 족히 넘어 보이는데 그렇게 큰 초상화는 보기 힘들죠. 오히려 이 작품 <시녀들>의 실제 크기가 세로 318 x 가로 276 cm 이므로 저 캔버스의 크기와 얼추 비슷합니다. 그래서 돌려져 있는 저 캔버스 속에는 지금 우리가 보는 <시녀들>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죠.

사실 지금껏 나온 어떤 견해도 이 그림속의 상황을 무리 없이 해석하기는 좀 힘듭니다. 그러나 보통 두 번째 견해가 더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석해야 더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를 끌어 낼 수 있으니 여기서는 이제 두 번째 시각을 전제로 해서 이야기를  전개해 보겠습니다.  

벨라스케스는 <시녀들>을 그리기 훨씬 전에도 거울의 트릭을 이용한 그림을 그린 적이 있습니다.

Venus at her Mirror
1649-51, Oil on canvas, 122.5 x 177 cm
National Gallery, London
바로 <거울을 보고 있는 비너스>입니다.
아름다운 곡선을 가진 여인의 나체와 따뜻한 색감이 어우러져 그 자체로도 훌륭한 그림이지만 정작 사람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여신의 앞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 좀 허전하겠죠. 그래서 벨라스케스는 큐피드가 거울을 들고 여신의 얼굴을 비추는 장치를 넣어놓았습니다.  얼굴과 가슴을 드러내며 아름다움을 과시하는 비너스들은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저 그림 속 여신은 함부로 보여주지 않고 드러내지 않는 까탈스러움이 느껴집니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비춰지는 거울 속 얼굴에는 자신의 아름다움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이 희미하게 엿보이죠. 들여다보고 싶어 하는 남성의 욕망을 최소한도로 충족시켜주면서도 천박하지 않은 은근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그림입니다.  모든 것을 다 주는 여성보다 튕기는 여성에게 더 끌리는 남자들의 심리를 반영한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이렇게 그림 속에 거울을 장치하여 이미지를 넣는 방법은 유화의 창시자로 알려진 얀 반 아이크가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에서 벨라스케스보다 200여년 전에 이미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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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van Eyck
Portrait of Giovanni Arnolfini and his Wife
1434,Oil on oak, 82 x 60 cm
National Gallery, London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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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 부분 확대-

볼록 거울에 비춰진 정교한 이미지가 보입니다. 화면 안에 또 다른 공간을 설정해 그림 안에 그려진 것들을 해체하거나 재구성해서 거울 속에 다시 그려 넣은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이중의 깊이를 가진 복잡한 실내 공간을 만들어 내고 화면에 그려진 것들을 다시 다른 방향에서 재현하여 원래는 화면 안에 담을 수 없었던 화면 앞쪽의 세계까지 표현해낸 것입니다.

그런데 반 에이크와 벨라스케스는 거울이라는 같은 장치를 사용했지만 그 구성은 다릅니다.  반 에이크의 경우는 같은 장면을 다르게 재구성 한 것이고 그래서 이미 그림 안에 있던 대상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결국은 반복입니다. 그러나 벨라스케스의 경우는 그림 속에 넣을 수 없는 것, 그림 속의 모든 사람들이 바라보고 있지만 그림의 관람자인 우리로서는 볼 수 없는 대상과 새로운 주제를 집어넣은 것입니다. 그는 <시녀들>속에 있는 거울에서 전경에 보이는 그 어떤 것도 재구성하거나 반복하지 않습니다. 뒤쪽에 슬그머니 걸려있는 거울을 통해 이 그림 속 모든 사람들이 바라보고 있는 장면(즉, 국왕부부)을 비춰주면서 비가시의 영역에 있는 대상을 복원했죠.  그리고 우리는 그림이 허용하는 공간밖에 있는 국왕 부처의 존재를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반 에이크의 작품에서는 미니어쳐가 주는 정교한 사실성에 대한 감탄 이상은 할 수 없지만 <시녀들>에서는 그 이상의 사유를 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그림의 안과 밖, 시선의 겹침과 엇갈림


만일 벨라스케스가 그냥 국왕 부부의 모습을 화면에 옮겼거나 공주까지 같이 넣어 가족사진 같은 그림을 그렸다면 화가, 모델, 관객 서로간의 관계는 별로 문제될게 없겠죠. 하지만 이 그림에는 이런 요소들이 얽히고 겹쳐 있습니다.

자화상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는 화가자신의 모습이 그림 속에 있고, 그림 밖에는 이 그림을 그린 화가가 있습니다. 원래의 모델인 국왕 부처는 그림 속에도 희미하게 있지만 그 존재감은 오히려 그림 밖에서 크게 느껴집니다. 국왕 부부의 그림을 그릴 때 밖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이제 그림 속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또 그림의 제일 뒤편 문 옆에 서 있는 남자는 그림 속 등장인물이면서 이 모든 상황을 멀리서 지켜보는 관객의 역할도 합니다.

그 결과 이 그림에는 동시에 여러 개의 시선이 겹치고 교차하게 됩니다. 이 그림을 통해  궁정의 일상을 보고 있는 우리들의 시선, 자기들을 방문한 공주와 시종들을 바라보는 국왕부처의 시선, 저 장면을 캔버스에 옮기고 있는 화가(그림 밖의 화가)의 시선은 그림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시선입니다. 또 공주와 시종들과 그림 속 화가가 국왕부부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림 안에서 밖을 보는 시선이죠. 이들 각각의 시선은 같은 방향에서는 서로 중첩하고 마주보는 방향에서는 서로 교차합니다. 벨라스케스가 거울의 트릭을 통해 그림 밖에 있는 모델의 존재감을 심어주지 않았다면 여럿의 시선이 겹치고 교차하는 긴장감을 느낄 수 없었을 겁니다.





'회화의 회화'


미셸 푸코는 그의 유명한 저서인 <말과 사물>의 1장에서 자신의 에피스테메론과 연결시켜  이 그림<시녀들>을 분석했습니다. 철학적 주제에 대해 접근하기 위해 회화를 이용한 것이죠.  

푸코에 의하면 한 시대는 그 문화를 형성하는 심층적 윤곽에 의해 특징 지워집니다. 그 속에서 사물의 질서를 파악하고 판단하는 사고가 가능한데, 이러한 역사적 선험성이자 동시대의 모든 사람들에게 경험적 질서를 제공해주는 무의식적 기본 코드를 에피스테메(épistémè)라고 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한 시대를 사유하는 ‘인식틀’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푸코는 르네상스 이후 고전주의 시대의 에피스테메를 ‘재현(표상)’으로 규정했습니다. 그에 의하면 고전주의 시대에서는 말은 생각을 재현했고 그림은 사물을 재현했습니다. 신이 창조한 세계 안에 있는 모든 존재들을 언어와 기호로 재현할 수 있다고 믿었고 그것만이 진리의 추구이자 학문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죠.

이런 재현의 시대에 벨라스케스의 그림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었을까요?
푸코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아마도 벨라스케스의 이 그림 속에는 고전주의 시대의 표현법에 대한 표상과 그 표상이 우리에게 열어놓은 공간에 대한 정의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상 그 표상은 서체의 모든 요소들(그것의 이마주들과 함께), 즉 시선들(표상이 제공된)과 얼굴들(표상이 가시적으로 만든)과 동작들(표상을 만들어낸) 속에서 그 자체를 표현한다. 그러나 표상이 우리 앞에서 모이는 동시에 퍼지고 있는 이 확산의 와중에는 모든 방향으로부터 어쩔 수 없이 지시된 하나의 본질적인 공백이 존재한다. 즉 표상이 근거하고 있는 그 무엇의 ....... 필연적 소멸이 존재하는 것이다. 바로 이 주제-동시에 주체-가 생략되어왔다. 결국 표상을 구속하고 있는 관계로부터 자유로운 표상만이 순수한 표상으로서 자신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 미셸 푸코, <말과 사물>,p40, 민음사

아리송하고 난해한 표현이지만 요점은, 작품의 주제이자 주체인 국왕부부를 생략함으로써  모델 없는 순수한 표상만이 화폭에 남게 되었고 이는 결국 ‘고전주의적 재현에 대한 재현’이 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그림은 궁정이라는 공간과 그 속에 있는 인간들의 모습을 재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것들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았다는 겁니다. 오히려 고전주의적 회화원리 자체를 재현하려고 했다는 거죠.  ‘재현’이 시대의 에피스테메였던 시기에는 회화 역시 재현의 원리에서 벗어날 수 없었는데 벨라스케스는 시대가 설정한 재현이라는 에피스테메를 ‘고전주의적 회화원리 자체에 대한 재현’으로 표현했다는 것입니다.

당시 서양회화에서 눈에 보이는 사물을 정확하게 재현하는 것은 바로 진리를 추구하는 활동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위에서 시선의 교차와 중첩에 대해 이야기 했지만 그림이라는 재현된 공간을 바라보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그림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시선이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그림의 안과 밖에서 서로 바라보며 교차되는 시선보다, (완성된 그림을 보는)관람객의 시선, (그림 밖에서 모델이 된)국왕 부부의 시선, (저 그림을 그린)화가의 시선이라는 겹쳐 있는 세 개의 시선들이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 세 개의 시선들은 각기 다른 주체들이 있고 그 주체들은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 세계를 보는 창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서로 다른 세 개의 창을 통해 보이는 세계의 모습(공주와 시녀들과 어릿광대와 개가 보이는)은 정확히 일치합니다. 화가가 보는 것이 국왕부부가 보는 것이고 바로 우리들이 보는 것이니까요. 서로 다른 창을 통해 보지만 같은 것을 보며 그것들이 일치합니다. 그래서 그것은 진리의 모습입니다. 이것을 벨라스케스는 <시녀들>속에서 회화로 재현한 것입니다. 거듭 말하지만 이러한 효과는 벨라스케스가 작품의 제재인 국왕 부부(표상을 구속하고 있는)의 모습을 캔버스 밖으로 밀어냄으로써 순수한 표상만을 남겼기 때문에 일어난 것입니다.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은 푸코 이전부터도 ‘회화의 회화’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린다는 것’ 에 대한 그림이니 메타회화 라고 할까요. 이것은 오늘날의 현대회화에서 시도하는 것인데 벨라스케스는 이미 수백년 전에 이런 작업을 한 것입니다. 그러니 이 작품을 ‘모든 회화의 신학’ 이라고까지 칭송하는 것이겠죠.

이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그린다는 것은 무엇인가?’ 에 대한 물음에는 후일 베르메르도 응답한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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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annes Vermeer
The Art of Painting
1665-67, Oil on canvas, 120 x 100 cm
Kunsthistorisches Museum, Vienna

작품의 제목부터가 의미심장하게도 <회화예술>입니다. 이 그림은 우의적이고 상징적인 표현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머리에 월계관을 쓰고 트럼펫과 책을 들고 있는 모델은 그리스신화의 아홉 뮤즈중 역사와 명예를 담당하는 뮤즈 클리오(Clio) 라고 해석됩니다. 뮤즈를 그리는 화가를 통해 탁자위에 놓인 조각상과 악보가 상징하는 다른 예술, 즉 조각과 음악을 넘어서는 회화를 찬양하고 있습니다. 예술과 화가의 역할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그림이죠.
이 그림도 우의적인 주제를 통해 화가의 아틀리에를 단순히 재현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전해주고 있지만 그림속의 교묘한 장치를 통해 ‘재현이라는 것에 대한 재현’을 보여주고 있는 벨라스케스의 성과를 넘어서지는 못할 것입니다.






다양한 변주


벨라스케스와 <라스 메니나스>는 오랫동안 많은 후배 화가들에게 경외의 대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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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isco de Goya y Lucientes
Las Meninas, after Velázquez, ca. 1778, 40.5 x 32.5 cm
Etching, drypoint, burin, roulette, and aquatint
벨라스케스보다 150여년 뒤에 태어나 역시 궁정화가로 일했으며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 중 한 사람인 고야는 판화를 통해 선배 거장의 그림을 모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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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blo Picasso
Las Meninas (after Velázquez)
Oil on Canvas, 194x260cm, 1957
Barcelona, Museu Picasso
피카소는 활동 후기에 접어들어 다비드, 고야, 엘 그레코, 마네, 쿠르베, 들라크루아 등 서양미술사를 빛냈던 대가들의 작품을 다양하게 변주하면서 재충전을 했습니다. 피카소는 모작을 통해서도 원작 못지않은 인기와 명성을 누렸는데 그 중에서 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니나스>를 재구성한 위 그림은 특히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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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는 원작에서 인물 하나씩을 떼어내 부각시키거나 전체적으로 재구성하는 방법으로 많은 모작을 남겼습니다.




대가들의 작품을 소재로 쓰기로는 살바도르 달리도 만만치 않죠.
밀레, 베르메르, 미켈란젤로, 벨라스케스 등의 작품을 다양하게 차용했던 달리는 <시녀들>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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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vador Dalí
The Pearl
1981, oil on canvas , 140 x 100 cm
소녀의 얼굴이 진주로 대체되어 있지만 복장이나 손에 들고 있는 붉은 병, 옆에 보이는 커다란 캔버스로 보아 <시녀들>속에 있는 마르가리타 왕녀의 모습을 빌려온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시녀들>을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어리둥절해질 그런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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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vador Dalí
Don Jose Nieto Velazquez from "Las Meninas" by Velazquez, Musec, Del Prado, Madrid,
1982, oil on canvas, 140 x 100 cm
Figueras, Fundación Gala-Salvador Dalí, gift of Dalí to the Spanish State  
원작에서는 화면 뒤편 계단에 서 있는 궁정기사 돈 호세 벨라스케스의 모습을 부각시켰네요. 그는 그림 안에 있지만 전경에 배치된 다른 인물들과는 달리 멀찍이 떨어져서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 관찰자의 입장입니다. 화면안에 배치된 관객이라고나 할까요. 오른편의 검은 실루엣속에는 거울에 비친 국왕부처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제가 저 그림을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달리의 성향으로 봐서는 저 안에 국왕 부부의 모습이 아닌 달리 자신과 부인인 갈라의 모습을 그려 넣었을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직접 볼 기회가 생겨 제 예상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스페인 피게라스에 갈 기회가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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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vador Dalí                                                                             Salvador Dalí
Las Meninas (The Maids-in-Waiting) (stereoscopic work,             Las Meninas (The Maids-in-Waiting) (stereoscopic work,
left component),                                                                        right component),
1976-77, oil on canvas, 35.6 x 25.1 cm                                         1976-77, oil on canvas, 35.6 x 25.1 cm
아마도 작품 정보로 보아, 오른쪽과 왼쪽에 해당하는 두 개의 그림을 이용해서 입체적으로 보이는 작품을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정확히 어떤식으로 구성되는지는 모르겠군요.
실제의 캔버스 안에 캔버스를 그려넣었고 구름 낀 하늘을 배경으로 그 속에 <시녀들>을 집어넣었습니다. 캔버스안에 캔버스 또 그안에 그림이 들어있는 이 작품 역시 꽤 의미심장합니다.
<시녀들>에서 벨라스케스는 우리가 보고 있는 저 화면속 인물들은 물론,  보이지 않는 국왕 부부와 그 시대에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무엇인가' 까지 모두 재현했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그림을 그리고 있는 순간의 자기 모습은 재현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마치 친구들의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이 그 사진 속에 찍히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달리는 그것이 불만족스러웠나 봅니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붓을 캔버스 안에 집어넣었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간 듯 보이는 그림이 하나 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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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vador Dalí
Dalí from the Back Painting Gala from the Back Eternalized by Six Virtual Corneas Provisionally Reflected in Six Real Mirrors (unfinished),
1972-73, oil on canvas, stereoscopic work on two components , 60 x 60 cm
Fundación Gala-Salvador Dalí, Figueras
이 그림도 분명히 벨라스케스의 영향을 받았을 겁니다. 거울의 반사를 이용한 시선의 교차와 그림을 그린다는 것, 그리고 그림의 안과 밖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하는 그림입니다.





과연 그럴까?

오랫동안 많은 미술사가들과 비평가들이 <시녀들>에 대해 이런 저런 논의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림을 과연 이렇게 복잡하게 해석해가면서 봐야 할까요? 원래 비평가들이란 자신의 사유의 틀 속에서 작품을 이리저리 뜯어보고 재구성하는 것이 직업인 사람들입니다. 더구나 푸코같은 철학자가 그림을 분석하면서 “와 참 잘 그렸다” 라고 할 수 만은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대단히 관념적이고 사변적인 미학논리를 전개해가는게 오히려 당연하죠. 그렇지만 보통 사람들 중 저 그림을 보고 ‘재현의 재현’이니 ‘회화의 회화’니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철학자들이나 비평가들의 사유를 들어보고 이해하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넓히고 작품을 보는 눈을 키워줄 수 있겠지만 예술을 대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의 심상에 떠오르는 느낌입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예술가의 숨결을 포착할 수 있으면 그 것으로 충분할겁니다. 미술이던 음악이던 문학이던 모든 예술이란 그 무엇인가를 강요하는 작업은 아닐테니까요.

제가 보기에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보이지 않는 존재감의 재현에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그림을 보고 있는 나 이외에도 같은 장면을 함께 보고 있는 그림 밖의 존재(국왕 부부)가 있다는 느낌 말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재현없는 재현이며 그 어떤 정교한 묘사보다도 완벽한 재현이 아닐까요?  

하나 더. 저는 <시녀들>에서 벨라스케스 자신의 모습이 들어간 것은 당대 최고화가가 자신의 모습을 남기고 싶어 하는 욕망의 발현이자 자존심의 발로라고 봅니다. 어떤 분야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프로페셔널이라면 역사 속에 자신을 남기고 싶은 마음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욕구일겁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가 남긴 업적을 통해 자연히 이루어지겠죠. 예술가는 작품으로 말합니다. 그래서 화가가 자신을 남기는 방법은 훌륭한 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조금 더해서 화가라는 직업의 특성상 좀 더 세속적인 욕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것이죠. 미술사에서 많은 화가들이 자화상을 통해 자의식을 드러내고 내면을 표출했습니다. 초상화라는 분야는 단순한 사진의 대용으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의 본질을 포착해 내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화가는 자기이외의 것을 그리면서 스스로를 드러낼 수도 있지만 자기를 그림으로써 스스로를 돌아볼 수도 있는 특이한 예술을 합니다. 그런데 우습게도 후자의 방법은 의뢰가 없어 별로 그릴 대상이 없는 화가들의 자구책이기도 했습니다. 고흐가 그랬고 후기의 렘브란트가 그랬습니다. 이들 모두 자화상이 많은 화가들이죠. 그런데 벨라스케스는 일찍부터 유능함을 인정받고 오랫동안 궁정화가로 복무한 화가입니다. 왕실에 고용되어 명령을 받는 관료 화가였으니 국가를 위해 일하는 공무원이었습니다. 항상 그려야 할 것이 많았고 바빴겠죠. 그래서 수많은 초상화를 그렸지만 정작 자화상은 별로 없습니다. 왕실을 위해 일해야 할 사람이 자기의 모습을 그린다는 것은 어찌 보면 직무유기가 될 수도 있었을 겁니다.  많은 영광을 얻었던 벨라스케스였지만 만년에 자기의 인생을 회고하면서 정작 자신을 그려 후세에 칭송받을 수 있는 걸작이 없었다는 점이 아쉽지는 않았을까요?

그래서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벨라스케스는 마르가리타 공주의 성장해가는 모습을 여러 번 그렸죠. 그날도 공주의 모습을 그리다가 국왕 부부가 딸을 보려고 들어온 순간 우연히도 거울에 국왕 부처의 모습이 비춰진 것을 보게 됩니다. 그때 문득 그의 머릿속에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대놓고 드러내지 않으면서 후세에 길이 남을 대작 속에 자신을 남기는 방법! 그는 공주의 초상만을 그리던 원래의 상황을 변형하여 캔버스도 큰 초대형으로 바꾸고 국왕 부처의 모습을 뒷면의 조그만 거울에 그려 넣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전면에 등장시켜 마치 실제 화면에는 보이지 않는 국왕 부처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상황인 것처럼 꾸며낸 것이죠. 자신의 의도를 더 교묘히 감추기 위해 시녀들과 시종들까지 북적이게 만들고 말이죠. 벨라스케스가 필리페4세와 군신의 관계를 넘어서는 절친한 사이였다는 점도 이런 시도를 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도 생각됩니다.

나중에 그림이 완성된 후 다음과 같은 대화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필리페4세 : “여보게, 한동안 공주의 초상을 그린다고 하더니 왜 자네가 그림 속에 있는 건가?”  
벨라스케스 : “폐하, 보십시오, 뒷면 거울에 폐하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림 속에는 보이지 않지만 사실 폐하는 이 앞쪽에 계신겁니다. 저는 그림 속에서 폐하의 초상을 그리고 있는 중입니다. 비록 폐하의 모습은 뒤쪽 거울에 그렸사오나 대신 폐하를 뵈러 온 공주마마를 앞쪽에 그렸습니다. 아... 마르가리타 공주님은 얼마나 사랑스러우신지....”
필리페4세 : “오~ 그렇구만. 나와 왕비를 앞에 두고 초상을 그리는 중이고, 그때 공주가 우리를 보러 들른 것이다?”
벨라스케스 : “그렇습니다. 폐하. 이렇게 하니까 결국 공주님은 물론 폐하와 왕비마마까지도 그릴 수 있었습니다. 폐하의 초상을 그리는 중에 공주님께서 방문하셨다는 설정이기에 시녀들과 난쟁이들의 모습도 그렸습니다. 세 분이 전부 앞쪽에 나란히 서 계시는 가족초상을 그린 것보다 자연스럽고 독특하지 않으십니까? 새로운 시도를 한번 해봤는데 어떠신지...”
필리페4세 : “정말 볼수록 재미있는 그림이로세. 나는 뒤쪽에 희미하게 나왔지만 대신 우리 예쁜 공주의 초상을 그렸으니...괜찮아. 아주 독창적인 그림이야. 역시 자넬세. 내 집무실에 걸어두어야겠어.”  
벨라스케스 “사실 저로서도 파격적인 시도였는데 흡족하셨다니 다행이옵니다. 폐하.”

그러니까 벨라스케스로서는 <시녀들>의 핵심 모티프는 보이지 않는 국왕 부부도 아니고 한가운데 밝게 빛나는 공주도 아니며 왼쪽 어두운 곳에 자리 잡은 바로 자신의 모습입니다.
이 그림을 그린 것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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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ing better than
09/03/01 22:20
수정 아이콘
대단하시다는 말밖에...
09/03/01 22:25
수정 아이콘
학교다닐때 미학시간에 인원근 교수님한테 배우고 감동받은 그 그림이군요..
저도 레포트로 쓴기억이 있는데 이걸 그때 올려주셨더라면 전 A+였을텐데!
재수니
09/03/01 22:36
수정 아이콘
빛과 명암의 마술사라는 말을 얼핏 들은거 같은데 벨라스케스
바늘구멍투시인가? 맞나요? 현재의 사진기와 비슷한 원리로 그려진것으로 들었는데 설명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09/03/01 22:45
수정 아이콘
미술하시는 분들께 여쭤볼 것이,
실제로 피카소의 괴상한 그림(제 입장입니다. 이해해주세요 ^^;)을 보고서 미적 만족이나 어떤 예술성, 아름다움과 같은 것이 느껴지시는 건가요?
불같은 강속구
09/03/01 22:48
수정 아이콘
재수니님// 카메라 옵스큐라를 말씀하시는것 같네요. 데이비드 호크니 라는 미술가가 위대한 예술가들이 카메라 옵스큐라를 사용해서 그림을 그렸다고 주장한 적이 있죠.
호크니의 주장 뿐아니라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예전에 올린 글에 설명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https://pgr21.com/zboard4/zboard.php?id=freedom&page=1&sn1=&divpage=2&sn=off&ss=on&sc=on&keyword=진주&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8757
밑에서부터 조금씩 올리시다보면 나옵니다.
불같은 강속구
09/03/01 23:03
수정 아이콘
부처님// 피카소에 대해
https://pgr21.com/zboard4/zboard.php?id=ACE&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842
밑으로 내려가시다 보면 피카소의 작품이 나오고 아주 간략히 큐비즘 정신을 요약해놓았습니다.

그리고 추상화(큐비즘이 추상화는 아닙니다만)를 포함한 현대미술 일반, 그리고 '재현' 이라는 것을 보는 시각에 대해
https://pgr21.com/zboard4/zboard.php?id=freedom&page=1&sn1=&divpage=2&sn=off&ss=on&sc=on&keyword=비슷한&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1053

그냥 무조건 무슨 그림이 저래? 라고 보시기 보다는 왜 저런 시도를 하는걸까? 라는 시각으로 접근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들의 정신을 이해한 뒤에 그러한 작업들에 대한 미적판단은 전적으로 각자의 취향입니다.
물빛은어
09/03/01 23:04
수정 아이콘
영화 '거울속으로'가 생각나네요. 이 영화에서도 거울 속의 이미지에 대해 언급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물론 영화에서는 다른 세계나 의지에 대한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있었다고 해야하나.. 제 생각에는 그렇습니다만
거울이라는 매체를 통해 비가시적인 영역을 표현한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고 당시에는 엄청난 발견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내셔도 될 것같은데..책 안내시려나요? ^^
흥미롭기도 하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__)
09/03/01 23:06
수정 아이콘
재밌게 보고있다가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에서 남자 얼굴을 보고 움찔했습니다.
신경성인가봐요 신경성.
서늘한바다
09/03/01 23:10
수정 아이콘
와... 완전 대단하세요^^ 학부때 수업시간에 들었던 것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네요^^
불같은 강속구
09/03/01 23:11
수정 아이콘
물빛은어님// 영화를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아마 헐리웃에서 리메이크도 한 걸로 알고 있는데 아직 둘 다 못봤습니다.
그리고 과찬이 너무 심하십니다. 종이가 아깝습니다. 자비로 해야 할텐데 그런데 쓸 돈은 없습니다 ^^;;;
좋게 봐주셨다니 다행이고 감사합니다.
도시의미학
09/03/01 23:12
수정 아이콘
와우! 굉장히 오랜만에 올려주신 것 같네요^^ 올라올때마다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미술의 이해라는 수업에서 들었던 것을 불같은 강속구님이 보충설명해주시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자주자주 좀 올려주세요^__^
불같은 강속구
09/03/01 23:16
수정 아이콘
도시의미학님//1주일 전쯤 올린 글도 있습니다. 뜬구름 잡는 내용이라 별로 맘에 들진 않습니다만......
항상 읽어주시고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秋] AKi
09/03/02 00:26
수정 아이콘
불같은 강속구님 오랜만이셔요~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
언제나 좋은 공부 되고 있네요~
09/03/02 00:59
수정 아이콘
저도 인원근 교수님 수업때 봤던 작품이군요.
그 수업 너무 어려워서 .. 좌절했었지만.
LunaticNight
09/03/02 04:16
수정 아이콘
거울 속으로 영화 안에서도 아르놀피니 초상이 나오죠~ 그냥 살짝 스쳐지나가는 이미지로 지나가지만요.
그림 이야기가 너무 재밌는 것 같아요-
지금 유럽 여행중이라 저 위에서 마르가리타 왕녀 초상이랑 베르메르, 얀 반 에이크 작품은 얼마 전에 봤었네요.
아마 시녀들은 2주 쯤 뒤에 보러 갈 거 같습니다- (네, 자랑입니다^^;)
안그래도 여행 중에 서양미술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중인데 이런 글 너무 좋네요.
왠지 언젠가 불같은 강속구님 소환글(?) 을 쓰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시길.. 애독하겠습니다-
09/03/02 10:20
수정 아이콘
강속구 같은 님들때문에 매일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피지알을 오고 간만에 로그인도 하네요. 정말 정성스런 글 잘 읽었습니다.
파란하늘너머
09/03/03 00:04
수정 아이콘
미술에 문외한인 저에게 '그림'에 관심을 갖게 만들어 주신 불같은 강속구님 오랜만입니다. ^^
항상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또 부탁드려요.
09/03/03 02:27
수정 아이콘
불같은 강속구님// 정말 재미있고 푹 빠져서 읽었습니다. 이런 글을 만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요즘 자료, 정보, 지식, 안다는 것, 인간의 인식, ... 뭐 이런 식으로 공부 아닌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연하게도 이런 공부의 연장선 상에서 자주 등장하는 고유 명사와 단어를 이 글에서도 만나게 되네요.
저번 댓글은 고흐 관련 글이었는데 이번에는 시선과 인식, 존재론과 인식론 등등을 접할 수 있게 되어 반갑고 좋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 단순히 지식의 틀이 넓어져서 생기는 사유의 깊이 차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신이 알고 있는 분야의 전문용어가 전혀 다르다고 여겨지는 분야의 역사적인 변천사에 나타나니
문득 이런 것들이야말로 대가들이 불꽃처럼 파악하고 천착한 인간의 본질에 대한 그 무엇이 아니었을까
감히 짐작되는 것 같아 맘이 뿌듯해집니다.

한편, 이런 찰나적인 깨달음을 그들은 얼마나 갈고 닦고 표현하려했나를 생각하면
경외심이 절로 일어납니다.

Polanyi의 지식에 대한 고찰과 벨라스케스의 회화에 대한 고찰이 일부분 상통한다고 여겨지니
전혀 다른 분야의 학문의 깊이가 더해져 결국 철학이라는 이름 아래서 만날 수도 있겠구나 싶은
설익은 직관이 들어 댓글을 달아 봅니다.

그림도 좋지만 불같은 강속구님// 의 인식의 과정 또한 공감이 가고 좋습니다.
스타크래프트라는 21세기 오락의 한 종류를 다루는 게시판에서 색다른 상상을 해볼 수 있어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불같은 강속구
09/03/03 07:43
수정 아이콘
좋은 말씀 남겨주신분들 감사합니다.

acro님// acro 님은 정말 항상 정성이 듬뿍 담긴 글을 주십니다.
이렇게 댓글로나마 감사 인사 대신합니다.
나는 조석이다
09/03/03 10:45
수정 아이콘
이야... 단숨에 안쉬고 읽었습니다.

저같은 문외한도 빠져들면서 읽었습니다.

이정도 글을 쓰시려면 얼마 만큼의 시간과 공을 들이실까요? 정말 대단합니다.

강속구님 글로 벨라스케스라는 화가는 꼭 기억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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