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웅클래스? 천민클래스! 죽음의 기사
[죽음의 기사]는 영웅급 클래스라고 합니다.
와우 세계에서 [영웅급]이라는 말은 희귀함과 강력함을 상징하는 말입니다. 영웅급 아이템들이 그렇듯이, 그리고 영웅급 인던이 그렇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죽음의 기사는 전혀 희귀하지 않습니다. 강력하긴 합니다만, 강력하다고 영웅급이라고 불리운다면 성기사야 말로 진정으로 영웅급 클래스이겠죠.
누구나 죽음의 기사를 플레이할 수 있게 하고 싶다는 블리자드의 뜻은 이해가 갑니다만, 최초의 영웅급 클래스라면 좀더 만들기 어렵고 희귀한 느낌을 부여할 필요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초에 기획한 대로 200여개의 복잡한 퀘스트를 거친 후 전직을 통해서 부여되는 직업이었다면, 이 정도로 [죽기로 넘치는 아웃랜드와 노스랜드]가 되지는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2. 영웅인던이 너무 쉽습니다.
영던의 진입조건이 없다보니 너도 나도 80렙만 달면 일던은 생까고 영던으로 달립니다.
길드에서 탱딜힐 한명씩만 지원이 나가면 나머지 두명은 퀘템 둘둘 말고도 클리어할수 있는 영던이 대부분이다 보니,
어느 정도의 인맥만 있으면 일던 따위 갈 필요성을 느낄 리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대부분의 유저가 80렙 일반 던전은 패스해 버리게 되고, 결국 인맥이 변변찮거나 차근 차근 일던부터 돌고 싶은 분들은 파티 찾기도 힘들 정도가 되어 버렸네요.

3. 공격대 인던 컨텐츠의 소비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낙스, 영눈은 물론이고, 흑요2비룡까지 골팟 막공이 성행하고 있더군요.
지난주에 갔던 낙스25인 골팟은 5인의 사장님 쇼퍼를 모시고도(영던도 졸업안한 파템둘둘급) 6시간에 클리어하더군요.
리치왕의 분노 출시된지 이제 겨우 두달 남짓 지났는데, 모든 인던관련 컨텐츠가 소진되어 버렸다는 것은 지나치게 빠른 느낌입니다.
블리자드 간부와의 인터뷰를 보면, 컨텐츠의 소모속도에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
"그것은 하드코어 유저들일 뿐이다. 현재의 와우는 라이트 유저들을 배려하고 있다"라고 대답했다고 하던데요.
MMORPG에서 대다수의 유저들은 라이트 유저겠습니다만, 공략하기 힘든 던전을 공략해내고, 부러움을 받을 정도의 희귀템을 소지할 수 있는 극소수 하드코어 유저들의 존재도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블리자드는 이제 이들을 버리는 겁니까.
실제 세상에서도 그렇듯이 게임 속의 세상 속에서도 영웅은 필요하고, 동경의 대상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절대로 잡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오닉시아를 세계 최초로 잡아내어 수많은 와우저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모험의 동기를 부여해준 츄즌과 같은 그런 영웅들 말입니다.

4. 직업간 밸런스가 엉망입니다.
성기사로 대표되는 하이브리드 직업들이 PvP는 물론, PvE의 모든 롤모델(탱딜힐)에서 최상급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반해
전사 사제 등의 니어 퓨어 직업들은 한숨이 나올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얼마전 메카 기사로도 나왔듯이 투기장 현존 최강의 직업은 성기사이고 2위는 죽기입니다.
전장에서나 필드쟁에서도 성기사의 강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죠.

PvE의 경우는 더 심각한데요.
탱커의 예를 들자면, 현존 최고의 탱커는 보호기사라고 하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있을까요?
보호기사가 타 탱커들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옛솔름 같은 언데드형 던전을 제외하고라도
우월한 방어력과 광역탱킹 능력 및 오오라와 축복의 존재로 인해서 여러방면에서 타 탱커들보다 우월성을 가집니다.
마법탱킹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죽기보다 우월하고, 물리공격 몹의 단일 탱킹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드루이드보다 우월하며, 전사에게는 모든 측면에서 우월합니다.

힐러의 경우, 현 버전에서 공격대 메인탱커를 맡기에 가장 좋은 힐러는 신성기사입니다.
마나대비 힐효율과 힐량이 최고인 데다가, 전직업 최강의 생존능력으로 인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메인탱커에게 힐을 공급해 줄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성기사와 비교해 볼때 사제는 참 안습인게 성기사는 몹 한두마리 애드 되어 봐야 큰 문제 없고 대형애드가 나도 무적을 쓰고라도 살아남아 버티는데, 사제는 금방 죽어버리니......
블리자드 측에서는 힐러간 차이가 없이 [공평]하게 하는게 목적이라고 하는데, 판금 방어구의 성기사와 사슬의 주술사, 가죽의 드루이드, 천의 사제가 힐 능력의 차이가 없어져 버리는 게 과연 [공평]이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이러한 직업 밸런스의 파괴로 인해 가장 큰 희생을 치르고 있는 것이 바로 [전사]라는 클래스인것 같은데요.
유일한 밥줄이었던 탱커로서의 위치가 보기와 죽기에 밀리고 있는 상황인데, 그렇다고 쉽사리 딜러로의 전환을 꾀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닌 것 같은 그야말로 [안습]인 상황인 듯 합니다.
조금 심하게 말해서 전사라는 클래스가 와우 세계에서 사라져도 상관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아직 대부분의 탱커들이 전사이다 보니 당분간은 탱커의 심각한 부족현상이 빚어지겠습니다만, 더 우수한 탱커인 보기와 대량생산 체제로 넘쳐나는 죽기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퓨어인 흑마의 경우도 상당히 안습한 상황입니다만, 그래도 흑마에게는 생석과 소환(+소환돌 소환)이라는 두가지 스킬이 있으니 어떻게든 연명은 해 나갈수 있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