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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4/28 01:51:44
Name 잠봉뷔르
Subject [일반] 종말을 마주하며 살아가기

  안녕하세요. 밤이기도 하고 요즘 생각도 복잡해서 그런지 갑자기 오랫만에 두서 없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어쩌다 보니 제목을 좀 지나치게 비장하게 느껴지는 걸로 짓긴 했습니다. 종말을 마주하며 살아가기... 뭔가 굉장히 장엄해 보이고 솔직히 좀 호들갑 떠는 게 아닌가 싶은 문구입니다. 사실 과장이 맞기도 합니다. 단지 제가 종말, 이라는 거창한 단어를 쓴 이유는 실제로 왠지 모르게 요즘 많은 사람들이 종말을 마주하며 살아가는 듯, 무기력한 미래와 자포자기적 절망을 보며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저는 작년 이맘때, 그러니까 24년 4월 즈음에 한 글을 PGR21에 써서 올린 적 있습니다. 미국 영주권을 포기한다는 제목으로, 제 비겁한 인생 다이제스트 같은 글이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전 사실 아직 미 영주권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어영부영 유지 중인 상황입니다. 딱히 무슨 야망이 있어서도, 어떤 그럴듯해 보이는 미래를 보고 있어서도 아닙니다. 단지 그것 이상으로, 저는... 포기에 대단히 무감각해졌고, 포기라는 행동을 하는 의욕조차도 많이 없어진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뭐라고 해야 할까요. 참 유쾌하지 못한 1년이었습니다.

  혹시 제 이전 글을 읽어보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그리고 그 글을 조금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저는 미대를 졸업해 프리랜서로 그림 작업을 생업 삼아 활동 중 이었다는 걸 알고 계실 겁니다. 여기까지만 써도 많은 분들은 어떤 걸 직감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바로 AI죠. AI 일러스트 생성은 첫 등장 이후로 빠르고 굉장하게 발전하는 중 입니다. 거기에 더해, 저 개인적으로도 추가적인 악재가 있었습니다. 제 팬...이라고 할 수도 있으려나요. 뭔가 제 그림에 대단히 관심이 있던 인터넷의 한 개인이 제가 업로드했던 그림들을 모두 모아 학습해서 AI 이미지 생성용 LoLA로 만들어 공짜로 뿌렸던 것 입니다. 좋게 보자면 내 그림을 누군가 학습해서 뿌릴 정도로 관심과 매력이 있었던 것 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뭐... 그 밖의 것들은 딱히 좋게 볼 구석이 없었습니다. 마치 소설이나 각본에서 등장하는 상징적인 이벤트 같았습니다. 너가 상상해 온 방향성, 너가 꿈꿔온 커리어, 너가 바라던 미래 그 모든 건 사실 없었고 그런 망상들은 모조리 끝났다, 라고 누군가 말하는 듯 싶었을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프로 작가의 꿈을 어느 정도 접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참 공교롭게도, 어쩌면 의미심장하게도 제가 상당히 귀찮은 질환에 걸렸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당뇨입니다. 어쩌다 받아 본 건강검진에서 당화혈색소 12.8, 공복혈당 225가 나오더군요. 의사 선생님이 결과를 보자마자 바로 직접 전화하셔서 제 진찰을 잡아주실 정도였습니다. 나중에야 여러 검사를 통해 알게 된 것이지만 제가 아직 서른이 아니고 비만하거나 다른 장기 부전이 없는데도 이런 무지막지한 수치가 나온 이유 중 하나는 제 타고난 식후 인슐린 분비량이 매우 낮은 편이었다는 거였습니다. 그러니까 사실 어느정도는 예정된 일이었고, 제가 잘 관리했더라도 맞이했을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더 안 좋은 질환이나 문제가 있던 건 아니었다는 점 정도같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저는 2중의 악재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것들은 즉각적인 종말은 아닙니다. 그림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고 해도 뭐 사람이 그냥 굶어 죽으리란 법은 없는 거고, 당뇨는 완치가 없는 평생질환이지만 운동과 식이를 잘 컨트롤하면 평생 정상 혈당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단지, 이런 일들을 사적으로 겪으면서 동시에 뭐, 세계가 어떻게 되고 국가가 어떻게 되고... 그런 모든 것들을 대면하다 보니 사람이 유쾌해지긴 어려운 법이죠. 그래서 저 거창한 제목 '종말을 마주하며 살아가기' 라는 건 그런 저의 심리를 뜻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종말은 아직 저를 후려치지도, 토막내지도 완전히 찌그러트려 박살내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마치 불곰 한 마리를 얇은 나무 문 하나만 사이에 둔 채, 그것이 문을 긁는 진동과 소음, 거칠게 훅훅거리는 비강과 뜨뜻미지근한 입김의 열기, 문틈을 완전히 매워 햇빛을 가려 오직 검은 그림자만이 비치는 듯한 어두운 거체같은 것들을 느끼며 공포에 절어있는 것 같은 상태입니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그렇게 멀지 않은 시일 내에 저 불곰은 제 얇고 허약한 나무 문을 부수고 들어와 저를 산산히 찢어 죽일 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언제인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무얼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차라리 그냥 공포에 나를 방치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가볍게 제 머리를 꺾어 지체 없이 고통 없이 죽여주면 안되나 싶은, 그런 카타르시스한 감정이 몇번이고 올라오곤 합니다.

  그리고 아마 저만 그런 기분을 느끼는 게 아닐 겁니다. 정말이지 많은 분들이 인터넷이나 현실에서 불안정한 미래의 공포를 이야기하곤 합니다. 작게는 개인의 단위부터, 크게는 국가, 세계, 심지어 온난화같은 지구적 단위까지, 나락이 끓어오르는 듯한 어둡고 부정적인 열정들로 넘쳐 흐릅니다. 행복한 예측은 없고, 나쁜 징조와 음울한 데이터만 가득하며, 좋은 이야기에도 꼬리를 물듯 그 좋은 이야기 주변, 혹은 이면의 나쁜 이야기를 불러옵니다. 마치 모두가 절망에 중독된 것 같습니다.

  행복하게 산다는 건 너무 어려운 일 같습니다. 결국 목적없이 태어나 의미없이 가야 할 인생인데, 영원히 살 것도 아닌데, 그 모든 것들을 알면서도 한달 뒤, 일년 뒤, 십년 뒤의 미래를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오지 않은 곳에서 출발한 공포는 현재를 살아가는 저희를 좀먹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러한 스트레스를 더이상 견디며 살기를 어느정도 포기해버린 것 같습니다. 그냥 저는 지금 이 순간만 살아가기로 했습니다. 그냥 이 순간, 내가 즉시 해야 할 것들만 처리하고 받아들이며 살기로 했고, 미래를 상상하길 포기했습니다. 5년 뒤의 나, 10년 뒤의 나를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돈을 어떻게 모으고 어떻게 커리어를 짜고 어떤 플랜을 타임 테이블에 맞춰 세팅하고... 그런 것들을 상상하는 힘이 더이상 제겐 존재하지 않게 된 것 같습니다. 유치하고 단견적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어져 버렸습니다.

  모두가 저마다의 종말을 마주한 채 매 순간을 살아가고 있다는 건 과연 어떤걸까요. 저처럼 나약하고 꺾여버린 인간이 아닌 대다수의 사람들은 어떻게 미래를 상상하는 용기를 낼 수 있는 걸까요. 전 그런 평범함과 일반적임조차 부러워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종말의 공포에 꺾이지 않으셨을 여러분 모두가 정말 존경스럽고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정제되지 못한 졸필을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종말을 마주하면서도 굳건히 살아가는 여러분들의 미래가 상상보다 더 나은 것이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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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4/28 02:25
수정 아이콘
저는 저를 포함하여 대다수의 사람이 나약하고 꺾여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선생님 처럼 종말 앞에서 하루하루 충실히 보내는 상태가 어쩌면 극히 일반적인 상태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최근 어떤 유튜버가 그러더군요. 여자에게 있어 매력적인 남자의 요건중 하나로 여자가 가지고 있는 커보이는 문제를 별것 아니게 해주는 사람이라고요. 비단 남여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로 기대어 서로의 문제를 별것 아니게 만들어줄 사람을 만나기를 기원해봅니다
투전승불
25/04/28 02:29
수정 아이콘
뭐 다른 걸 떠나서 탄수화물을 적게 먹을수록 인슐린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걸 참고하세요.
개인의선택
25/04/28 08:27
수정 아이콘
그래도 순탄수 하루 150 은 먹어야합니다 환자도요
썬콜and아델
25/04/28 08:35
수정 아이콘
순탄수라고 하니까 물 이름 같아 보이네요.
Quantumwk
25/04/28 07:55
수정 아이콘
ai로 인한 일자리 문제가 정말 심각하게 나오기 시작할텐데 대책이 당장 지금 부터 나와야한다 봅니다
엘브로
25/04/28 09:04
수정 아이콘
이거 생각보다 여러 분야에 타격이 클거 같습니다.
이제는 AI에 물어보고 코딩하는게 대세가 되어버렸는데, 점점 개발자 자리도 위태로운거 같습니다.
하지만 대책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Quantumwk
25/04/28 13:18
수정 아이콘
기본소득제 다음정권부터 바로 도입해야합니다

제가 '그정당' 상당히 싫어하지만 찍을까 말까 고민중인 이유... 어차피 반대편에 찍을 사람도 없구요.
엘브로
+ 25/04/28 13:46
수정 아이콘
(수정됨) 기본소득제 도입하면, 물가는 그보다 더 빨리 올릴꺼 같습니다
돈 뿌리면 집값은 더 많이 오르겠고요?
진짜 웃프네요 크크
Quantumwk
+ 25/04/28 13:50
수정 아이콘
필수재는 국가에서 가격 인상 막아야죠. 기본소득제라는게 모두 부자되자는게 아니라 기본적인 삶의 수준은 보장해줘서 ai로인한 일자리 대체로 생기는 사회붕괴를 막자는거니깐요.

저도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근데 어쨌든 그냥 현 상태 이대로 가면 안된다는건 확실합니다....
엘브로
+ 25/04/28 13:52
수정 아이콘
그게 국가에서 인위적으로 하려 한다고 되는걸지 모르겠네요...
설사 성공한다고 해도, 그냥 공산국가밖에 더 안될거 같은데
그리고 정치인들은 국민을 위해 있는게 아니라는걸 몇년전부터 뼈저리게 느꼈네요
썬콜and아델
25/04/28 08:35
수정 아이콘
최근 우울증 증상을 겪고 있는 상태라서 결코 가볍게 읽을 수가 없는 글이네요 ㅠ

"그래서 저는 그러한 스트레스를 더이상 견디며 살기를 어느정도 포기해버린 것 같습니다. 그냥 저는 지금 이 순간만 살아가기로 했습니다. 그냥 이 순간, 내가 즉시 해야 할 것들만 처리하고 받아들이며 살기로 했고, 미래를 상상하길 포기했습니다."

특히 이 부분, 어떤 느낌인지 너무 잘 압니다..
25/04/28 09:11
수정 아이콘
건강 문제까지 겹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다니 많이 외롭고 막막하실 것 같습니다.
저도 말씀하신 '종말' 같은 느낌을 항상 느끼며 사는 타입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도 어느정도 전부터는 미래를 위해 뭘 준비하고 발전하고 하는 걸 치워버렸습니다.
그냥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 있으면 하는 것 뿐...


계엄이 난 후 한동안, 일상이라는 게 언제든지 파괴될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었습니다.
계엄이 성공했다면,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만 해도 정말 행복하겠다고 생각을 간절하게 했겠죠.
그 이전이라고 해서 크게 행복하다는 느낌을 갖지는 않았었지만.

병원에 입원했을 때나 군대 안에 있을 때도, 나가기만 하면 xx도 하고 yy도 하고 신나게 열심히 살 거라 생각하지만
막상 나가면 그냥 다시 진부한 일상이 되고...

평생동안 뉴스에서는 항상 세상이 나쁘다는 이야기만 들은 것 같습니다.
경제가 어렵습니다. 경제를 살립시다 하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요즘 경기가 좋아서 행복해 죽겠어요 하는 말은 들어본 적이 거의 없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뉴스를 들은 제 머릿속과는 반대로 제 평생 한국 경제는 거의 계속 우상향해왔는데도요.

왜 '지금'은 언제나 불행한 거고 행복은 여기와 지금 아닌 어딘가에 있는 걸까요.

수천년 전 종교인들도 종말이 온다고 했었고,
예수의 제자들은 자기들이 죽기 전에 종말이 올 거라 했었고
기독교인들은 말세라는 말도 부족해서 말세지말 이라는 말을 즐겨 사용합니다.
또, 어느 시기의 사람들이나 '우리 세대는 낀세대다' '지금은 과도기다' '윗세대는 꿀빨았다던데'라는 말을 하는 거 같기도 합니다.

제가 어렸을 땐 핵전쟁으로 망한다고 했고
이젠 온난화와 AI 같은 것들 때문에 망할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의 걱정은 기우였던 거 같은데, 지금의 위협은 정말인 것 같습니다. (설마)

그렇다고 지금보다 좋은 상황을 저에게 제공해준다면 제가 걱정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딱히 그럴 것 같지도 않다는 생각도 들고...

그냥 어렴풋하게는,
행복하게 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외부의 요인이 문제가 아니라
그 개개인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의 타고난 생물학적인 차이 때문이 아닐까 하는 짐작을 해보게 됩니다.
그래서도, 말씀하신대로 포기할 건 포기하고, 맘이나 편하게 먹자는 쪽이 맞는 게 아닐까 싶어지는 거구요.
뇌과학책이나 명상 관련한 내용들도 읽고...

지금 이 순간들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조금 더 덜 무거운 기억으로 남으시기를 바라봅니다.
25/04/28 09:2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평소 생각이 현재와 멀어져 있을수록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는 말을 품고 삽니다.

오늘만 대충 수습하며 산다는 말이 그렇게 긍정적으로 받아 들여지지 않는 세상이긴 한데

생각이 오늘과 멀어질수록 하는 건 미래에 대한 걱정과 과거에 대한 후회밖에 없어요.

결국 인생은 대충 수습하며 산 수많은 하루하루가 모인 것 뿐이라

도움 되셨으면 합니다.

1. Ai는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파도에요.
저도 SD 종종 돌리는데 모델 하나 고르고 로라 붙여서 프롬 짜고 하루 돌리면 쓰레기 1000중에 기깔 나는거 10장은 뽑힙니다.
해보면서 종종 나도 그림 그릴 줄 알았으면 이런 거 조금씩 고치고 수정해서 쓰면 좋겠다는 생각과
그림 그리는 사람이 이걸 같이 돌려서 쓰면 훨씬 시너지가 크겠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현업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2. 건강 잘 챙기십쇼. 건강이 최고입니다.
안군시대
25/04/28 09:26
수정 아이콘
내 삶이 망가져있다면
그걸 고쳐야 할것인지
그냥 망가진채로 살아야 할것인지
아니
애초에 정상적이긴 했던건지
EnergyFlow
25/04/28 09:33
수정 아이콘
꿈이 무너지고 몸이 아프고 세상까지 어둡게 보일 때 미래를 상상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본능이고,
그건 다시 말하자면 현실에서 도망친 것이 아니라 생존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얘기죠.
그것만으로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만을 살아가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잘 하고 있으십니다.
모링가
25/04/28 09:51
수정 아이콘
교통사고나 야생동물의 습격, 고공낙하 등 [당장] 죽을 위협인가? 맞다면 공포, 아니면 불안입니다. 불안 메타인지하고 거기서 벗어나도록 합시다. 그래야 불안의 원인인 생존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썬콜and아델
+ 25/04/28 13:59
수정 아이콘
불안이 맞고 불안 메타인지도 하고 있고 벗어나야한다는 것도 알고 있는데 잘 안 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 세상에는 알고 있어도 쉽지 않은게 참 많은 것 같네요.
모나크모나크
25/04/28 09:51
수정 아이콘
일단 건강 잘 추스리시고.. 좋은 일 있길 바라겠습니다. 힘내십쇼.
25/04/28 10:39
수정 아이콘
2022년은 엄청난 충격이었죠 사실 지금도 충격의 연속입니다.

지금 당장 내눈앞에서 내 노력의 산물이 복제되면서 그림쟁이는 망했다며 조롱당하고 있는데 '권리 좀 찾아주세오' 읍소하면 '러다이트 운동하지말고 시대의 흐름을 피할수 없으니 AI 를 이용해라' 이렇게 되돌아오죠

'아니 AI 를 부정하는건 아닌데 내 그림이 저작권 세탁되서 굴러다닌다니까'라고 말해도 똑같이 되돌아옵니다. 거기까지 신경쓰기엔 사람들에게 산적한 문제가 너무 많으니까. 그럼에도 러다이트가 노동자의권리를 만들어내는 계기가됐듯 뭔가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우울해요

이미 이 판은 죽음이 예정된 판이라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솔직히 이제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모두가 할 수 있다고 묘사할정도로 해자가 사라졌으면 가치또한 없으니 진짜로 망한거겠죠 근데 20년간 한게 이거밖에없고.. 남은건 비루한 몸뚱이밖에없는데 이제 진짜 뭘 할 수있나 그냥 세상을 저주하면서 살아가는거죠
25/04/28 11:26
수정 아이콘
순서의 차이가 있는 것일 뿐이지, 아마 그림 뿐 아니라 모든 직업군이 AI로 대체될 거라는 의심이 듭니다.
AI가 등장해도 "인간은 더 고차원의 일을 하면 된다"는 말은 그냥 겉보기에 희망적으로 들리지만, 그 논리 자체가 자가당착일 거 같습니다.
"더 고차원"의 일이라는 것도 결국 규칙 기반일 테니...
25/04/28 11:59
수정 아이콘
AI산출물들이 대부분 이만하면 쓸만하다로 기업가들이 말하는 지금 예전에는 경력있는 신입을 뽑으면 우리는 어디서경력을쌓나요였다면 이젠 그냥 사람이 필요없다로 가고있죠 말단과 허리가 다 끊길거고 이후엔 업계가 스스로 끝나겠죠 뭐
누가 그러더라고요 한번의 인구의 50% 가 실직하면 강력한 대책이 나올거지만 AI로 인한 실직이 여러분야에서 2~3%씩 서서히 없어지는거면 대응 못할거라고
Quantumwk
+ 25/04/28 13:24
수정 아이콘
(수정됨) 네 그냥 시간차가 좀 있을 뿐일겁니다

육체노동 비중 높을 수록(그것도 단순반복이 아닌 기술을 요하는) 좀 더 버틸거구요

이전과 다른점은 고소득, 고지능을 요구하는 직종일수록 더 위협이 크다는것이겠네요.

솔직히 어떤미래가 올지 상상조차 잘 되지 않는 시점인데 일단 기본소득제라도 빨리 도입해야한다 봅니다.
탑클라우드
+ 25/04/28 13:25
수정 아이콘
그나마 작년 이맘때에는, '그래도 생산직이 남아있지'라는 분위기였다면,
최근 피지컬 AI와 로보틱스의 숨막히는 발전 속도로 인해,
그마저도 얼마남지 않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니 참으로 겁이 납니다.
다수의 사람들이 일을 하지 않는 세상은 도대체 어떤 세상일지 상상도 잘 가지 않네요.
Quantumwk
+ 25/04/28 13:32
수정 아이콘
그래도 휴머노이드 로봇은 2030년대는 되야 본격적으로 상용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리적인 한계가 사실상 없어서 발전속도가 정신나간 수준인 llm과 달리 물리적인 제약을 받기 때문에 발전속도에 한계가 있어요.
안군시대
+ 25/04/28 14:15
수정 아이콘
그 분야는 일단 배터리가 관건이라..
차라리 소형 원자로라도 만드는게 낫지 않나 싶을 정도로 제약이 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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