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비밀에 대한 영화이면서, 또 양심에 대한 영화입니다. 어떤 극적인 무엇인가 자리잡은 영화라기보단, 말 그대로 아주 사소한, 작은 양심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아일랜드의 작은 마을에서, 수녀원은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반부의 영화는 굉장히 정적이고 느릿합니다. 아마 제가 기억하기로는 후반부의 한 장면을 제외하고는 전부 고정된 화면이거든요. 후반부 한 장면만이 헨드헬드(의 느낌이 뚜렷하고) 다시 고정된 화면으로 옮겨갑니다.
그러니까, 저는, 이 영화가 다루고자 하는 그 어떤 '용기'라는게 아주 극적이거나 혹은 새로운 것으로 다루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이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기도 했다는 느낌도 들기도 하고, 또 그 옳음, 혹은 선함에 대해 열심히 전파하는 영화라는 생각도 들지 않거든요.
다만,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것이 그렇기에 사소하고, 또 그렇기에 중대한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아주 작고 사소한 한 걸음이지만, 묵직하게 내딛는 한 걸음의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는 끊임없이 얕은 심도로 인물을 굉장히 꽉 차게 담습니다. 정확하게는, 주인공 빌을 그렇게 담습니다. 상당히 많은 부분을 킬리언 머피에게 기대고 또, 배우가 잘 수행해 내는 느낌이네요.
이 영화는 굉장히 뜨겁거나, 혹은 차갑지 않은 영화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분노할 만큼 뜨겁거나, 냉정하게 차가운 대신, 사소하지만 작은 어떤 용기에 대한, 그리고, 그만큼의 선함과 양심에 대한 영화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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