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측에서 아마 버락 오바마 때 부터 상대를 비판할 때 즐겨 사용하던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Wrong side of history, 역사의 잘못된 편이라는 용어인데요..
지금은 비판받고 도덕적으로도 가당치 않은, 한때 미국의 보수 층의 주장이었던 것을 되먹이는 방식입니다.

물론, 미국 보수 층에서는 이 단어를 매우 싫어합니다.
트렌스젠더에 대한 아젠다에 반대하는 보수 성향 인물들이
[여자가 여자이고 남자가 남자라는 주장이 역사의 잘못된 편이냐?] 식의 항의 부터 해서
조롱조의 밈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미국 역사를 읽다보면, 훌륭한 민주주의 국가라고 하기 보단, 갈등의 역사라는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습니다.
실제 독립 이후 남북전쟁이 일어날 때 까지 100여년을 노예제 찬반을 가지고 서로 엄청 치고박고 싸웁니다.
지금의 갈등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아얘 독립을 해서 따로 나라를 꾸리겠다는 말도 의회에서 공식적으로 하였죠.

이러한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미국 정치인들은 당시 기준으로는 [현명한] 타협책을 내놓습니다.
메이슨 딕슨 라인 처럼 위도 몇도 이하는 노예주로 인정한다던지, 연방에 새로운 주가 가입할 때 마다, 노예주와 자유주를 1대1동률로 만들기로 합의한다던지..

문제는 이러한 합의, 이러한 갈등이 향후 남북전쟁, 흑인민권운동 이후에는
상호간의 갈등이 아니라,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잘못을 한 것]으로 대중들이 합의를 하게 되죠.
즉 남부가 문제라는 것입니다. 실제로도 유럽의 경우 근대화로 농노해방이라던지, [자국민에 한정]해서는 법적으로는 시민평등을 이뤄가는 중이었고, 유럽 국가들이 미국이 야만인 국가라는 시선을 가지는데 노예제가 한 몫 하긴 했습니다.



종종 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한국 보수는 보수가 아니라, 독재정권의 후예 혹은 그 잔당이라는 식의 말을 합니다.
그분들 말로는 민주당은 민주화를 위해 희생한 고귀한 세력이며, 보수세력은 이권만 쫓는 기회주의자일 뿐, 이런 태생적 환경 때문에 한국 정치는 양극화와 갈등이 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죠.

물론 저는 이에 동의를 하지 않고, 지금도 안하는 편입니다. 민주당에서도 NL과 같은 이상한 애들이 존재하고, 한국 보수는 김영삼의 민주세력과 독재정권의 소극적으로 협력한 엘리트 층의 이합집산일 뿐, 이들도 국민의 절반을 지지를 받는 정당이고, 민주주의 제도 하에 활동하는 정당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을 하였거든요.

하지만, 나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던 이명박 대통령의 초중반 때 부터 저의 이러한 생각에 균열이 가고 있습니다.
색의 농도가 전 보다 옅어졌을 뿐이지, 군사정권에서 나타났던 문제점이, 보수 정당이 집권할 때 마다 나타나고 있거든요.

1. 태생적인 권위주의적인 행보
2. 언론 및 노조에 부정적 및 탄압적 행보
3. TK 출신의 요직 장악 및 호남인사 차별 논란
4. 국정원 및 수사기관의 사유화 및 월권적 남용

이 이외에도 여러분이 보기에도 많은 유사점이 생각나실 수 있을 겁니다.
암튼, 모르겠습니다. 이번 탄핵안 부결, 아얘 이탈을 막기 위해 회의장으로 집결 강제하는 것 부터 해서, 각종 막말/계엄령에 대한 심각성 인식을 갖지 못하는 것 까지.. 정말 국민의 힘은 wrong side of history일까? 만약 이들이 소멸하고 새로운 민주당에서 갈라져 나온 진보와 보수가 대립하는 미래 한국 정치에서는, 지금보다 더 성숙하고 이 시대의 한국 보수를 그렇게 바라볼까?

이상 넋두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