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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8/06/07 19:53:22 |
Name |
클로이 |
File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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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스타2] 33살 아재 다이아 달았습니다! (수정됨) |
안녕하세요 33살 아재 입니다.
평균 연세가(?) 높은 PGR에서 33살 주제에 아제라는 단어를 쓰기가 좀 조심스럽지만
나름 2아이의 아빠기 때문에 (흐흐) 아재라 칭하겠습니다.
원래는 롤만하는 롤충이었는데,
갑자기 스타2가 하고 싶어저서 레더를 달렸습니다.
롤은 거의 4000판 정도 했는데 브실에서 왔다리 갔다리를 반복...
시즌3때 딱 한번 골드를 가봤네요 -_ㅠㅠㅠㅠㅠㅠㅠ
심해 주제에 니달리 / 샤코 / 카직스 같은 손꾸락 많이 타는 챔피언을 해서 그런지 이기고 지기를 반복하면서 그냥
진성 심해인이 되버렸습니다 (ㅠㅠ)
저는 5년 넘게 다니던 마케팅 회사를 그만두고 자영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나름 안정적이었던 직장을 그만둔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역시나 금전적인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아이가 1명 있을때는 그럭저럭 빵꾸는 안날정도로 살았는데 2명이 되는 순간 그냥 바로 마이너스를 찍어버리더군요...
이대로는 내 삶 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의 삶에 미래를 볼 수 없다는 판단하에 그냥 과감히 때려첬...
물론 그 과정에서 아내의 반대가 엄청 심했습니다.
아내는 적은 월급이라도 남들과 같은 삶을 사는것을 원했습니다.
9 to 6,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그런...
물론 대한민국의 다른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저희 회사는 6 to 9이 되는 일이 부수기지 였고
중소기업이다 보니 야근 수당은 꿈에도 못 꿨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야근수당을 반드시 줘야하는 법이 통과 됐다고 들었습니다
(아닐수도...제가 법알못...이에요...)
회사는 급하게 내규를 고치고 야근 수당 없음을 연봉계약서에 넣어버리더군요.
전 회사를 원망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습니다.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회사에서 경험을 쌓은것을 바탕으로 작은 가게를 차릴수 있었기 때문이죠 흐흐
가게일 시작하면서 2~3달 정신없었는데 일이 손에 좀 익으니깐 틈틈히 게임할 시간도 생기더군요 +_+
게임을 참 좋아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정확히는 3년전 결혼하면서...) 일주일에 게임 하는 시간이 1~2시간도 안됐습니다.
아내가 게임하는걸 극도로 싫어했기 때문이죠 -_ㅠ
몰래 몰래 몰컴을 하는게 일주일에 1~2시간 정도 됐네요.
첫째 아이가 태어나면서 그 마저도 사실상 없어졌습니다.
시간도 없거니와 그냥 퇴근하고 나서 육아일 하다보면 너무나 피곤해요 _ㅠㅠ
진성 겜돌이에 피방 죽돌이,,,총각일때는 평균 취침시간이 새벽 2~4시 사이었는데 아이를 키우다 보니
10시, 11시만 되도 그냥 눈이 스르륵 잠기더군요 하하;
다시 돌아와서 틈나는 시간에 롤을 하자! 했는데 롤 평균 시간이 40~50분이 되다보니깐 도저히 할 수가 없더라구요.
제가 짬을 낼수 있는 시간은 10~20분 정도 토막토막이라 정상적인 게임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짧게 할 수 있는 게임을 찾아봤어요.
다키스톤도 열심히 했고 처음으로 문명6도 클리어 했습니다.
다키스톤, 문명도 참 재밌는 게임이지만 아무래도 AI랑 하는 게임이다보니 쉽게 질리더군요 .
이것저것 찾아봤지만 할만한 게임을 못찾았는데 문득 스타2 레더가 무료라는 글을 봤습니다!!
2010년 스타2가 처음 발매됐을때 10만원을 주고 예약 구매(호갱...)을 했습니다.
나름 스타1을 잘했던터라 열심히 한번 해보자 했죠.
이때가 전역하고 복학 시기를 기다리던터라 1년정도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스타리그를 워낙 애청했었고 그중에서도 이제동 선수를 너무 좋아해서 주저없이 저그를 골랐죠(그런짓을 하지 말았어야했는데...)
레더를 정말 열심히 돌렸습니다.
티어가 쭉쭉으로는걸 보면서 뿌듯하기도 했고 설마설마 어쩌면 내가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제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스타2 초창기에는 서버가 많이 세분화 되어 있지 않았던걸로 기억합니다.
레더 랭킹도 전세계가 한번에 나왔던걸로 기억하고요(아닐수도....)
클랜도 들어가고 플레이XP를 상주하고 연승전도 매번 챙겨봤습니다.
그러다보니 레더랭킹 100위 안에 들더라구요!!!
그리고 연승전에서 자주보던 ID(당시에는 바코드가 없었어요 흐흐) 들을 레더에서 만나고
이기고 지고를 하게 됐습니다.
이때 진짜 진지하게 프로게이머 해볼까?
이런 마음을 먹었습니다.
GSL 오픈 시즌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예선을 신청,
마찬가지로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테크노마트 였던걸로 기억이....
로지텍 G1마우스를 챙기고 DT35 키보드를 사서 예선장에 갔죠.
예선장에 오니깐 TV에서만 봤던 스타1 프로게이머들이 대거 있더라구요 흐흐
막 달려가서 사인해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럴분위기도 아니였고 나름 가오(?)을 잡기 위해
아무렇지 않은척 태연하게 행동했습니다.
이것도 너무 오래된 기억인데 신정민 선수, 임요환 선수, 임재덕 선수 등이 있었던걸로 기억 합니다.
(역시나 아닐수도...)
자리를 배정받고 손 풀었습니다.
TV에서 보던것처럼 열심히 컴까기를 했고 드디어 첫번째 대전 상대를 만났죠.
빌드나 경기 양상은 정확히 기억이 안납니다.
상대는 프로토스 였는데 그냥 쉽게 이겼어요.
제 플레이 스타일은 드론펌핑 + 다수의 퀸 + 방어타워 + 멀티확보 였습니다.
최대한 보고 맞춰가면서 드론 70~80기를 찍는 스타일이었죠.
중앙에 공간이 뻥뚫려있는 맵이었는데 무난하게 힘싸움으로 이겼습니다.
심장이 쿵쾅쿵쾅 요통 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상대는...
2명 모두 예선장에 오지 않아서 부전승을 하게 됐죠 흐흐흐
그리고 바로 이어서 다음 상대를 만났습니다.
이번만 이기고 다음 상대만 이기면 꿈만 같은 GSL 예선을 뚫는 일이 생길 수도 있었죠!!!
상대는 태란이었습니다.
맵은 4인용 도시타일 맵이었습니다.
로딩창을 보고 있는데 상대의 아이다가 굉장히 낯이 익더라고요.
'어 ... 그... 누구지?'
당시에는 어떤 상대 인지를 정확하게 기억이 안났습니다.
이번만 이기면 GSL을 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런 마음에 심장은 미친듯이 뛰고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습니다.
스스로 냉정하자라고 다짐했지만 소용 없었죠.
제 플레이 스타일대로 드론을 째면서 여왕을 찍었습니다.
이상하게 초반 찌르기가 없다? 라고 생각할때 그 유닛이 마구 쏟았지더라구요.
"5배럭 사신"
연습할때 그래도 막을수 있는 빌드라고 생각했는데 상대의 컨트롤이 정말 빛났습니다.
초반 저글링, 퀸을 잘 갈무리하면서 바퀴를 뽑았어야했는데 상대의 동시 다발적인 찌르기에 여왕을 헌납하고
밀려오는 사신에 기지는 다 터저나갔죠.
그리고 다음판은 공중거리가 가깝고 멀리 돌아가야하는 맵이였죠.
상대는 이번에는 온리 은폐벤시 러쉬를 했습니다.
1경기에서 5배럭 사신의 맛을 본터라 초반부터 무리하게 방어병력을 뽑기 시작했고
그냥 은폐되서 오는 벤시에 챔버도, 레어도 없던저는 그냥 멍하니 하늘만 보면서 끝났습니다.
진짜 아쉬웠습니다.
상대 빌드가 당시 태란들이 상당히 많이 사용하는 날빌 중에 하나였는데요
'보고 맞춰간다면서 왜 나는 이걸 생각하지 못했나?'
'컨틀로을 조금 더 신중하게 하지 못했나?'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GG를 쳤습니다.
그리고 2~3블럭 떨어져서 앉아있던 상대는 무심한듯 그대로 리플레이도 안보고(...크읔 ㅠㅠ) 자리에서 일어나더군요.
저는 리플레이를 몇번 돌려보고 바로 자리를 일어났습니다.
건물을 빠저나와서 김밥천국에 갔던거 같네요.
간단하게 분식을 먹고 다시 집으로 왔습니다.
짧았던 프로게이머 도전은 여기서 끝이 났습니다.
그리고는 간간히 친구와 2:2 3:3 팀플을 하긴 했지만 1:1 레더는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스스로도 손이 많이 느리다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어서 당시 태란의 의료선 견제를 막다가 제 멘탈도 탈탈 털렸기 때문이죠 흐흐;
공허의 유산과 군단의 심장을 모두 하지 않으면서 스타2와의 인연은 서서히 끝나갔죠.
다시 복귀해서 해보니 엄청나게 많이 바뀌었더라구요.
일꾼이 12마리로 시작하는거 보면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
빌드는 개뿔도 몰랐기에 그냥 거의 발업링 + 맹독충 뚫기 반쇼부를 많이 했습니다.
제가 스타2를 한창 했을때는 토스/태란 모두 맹독충 대비를 정말 열심히 했는데 요새를 트렌드가 아닌지
아니면 티어나 낮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70~80%는 대비를 안하더라구요??
역장이나 서플라이로 입구막는 플레이를 거의 하지 않아서 꽁승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중후반 운영은 안되기 때문에 만약 운영을 하게 된다면 뮤링링만 했어요.
여기서 못 끝내면 울트라를 올려서 플레이를 했습니다.
근데 대부분 운영을 가면 지더라구요 크크;;
생각보다 빠르게 다이아3를 달았습니다.
저는 한 1~2달 걸릴줄 알았는데 금방 달아서 얼떨떨하네요.
앞으로도 꾸준히 해볼 생각이지만 사실상 여기서 더 이상 올라가기는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혹시나 마스터(...) 를 달게되면 다시 한번 글을 써볼께요.
오랜만에 스타2를 하니 예전기억이 조금씩 떠오르네요.
제 인생에서 가장 진지하게 연습했던 게임이라 애정이 많이 있었는데
그런것도 이제는 다 옛날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간만에 하니깐 재밌네요. 재밌습니다 흐흐
엄청나게 긴 뻘끌을 읽으시느랴 고생 많으셨습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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