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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2/13 16:44:54
Name Samothrace
Subject [스타2] "한국씬 죽이기" (수정됨)
1.근래 스투씬 동향
최근에 해외 프로게이머들이 GSL에 참가하게 되면서 몇몇은 32강에도 오르고 또 스칼렛 선수 같은 경우에는 8강에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못마땅해하시는 한국팬 분들이 상당히 많을 거라고 생각되는데요.
이는 다음 대목에서 한 번 짚고넘어갈 지역락 시스템의 불공정성 때문이겠죠.


2.지역락 시스템
현 스타2 리그는 다음과 같은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WCS 서킷(드림핵) - WCS KR(GSL, 슈퍼토너먼트) - 글로벌 이벤트(GSL vs WORLD, WESG, IEM 등등)'

해외 프로들은 서킷에 참가하고 한국 프로들은 한국에서 주최되는 대회에 참가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방침이지만
사실상 GSL이나 슈퍼토너먼트가 글로벌 이벤트나 다름 없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지역락에 묶여 있는 건 오직 한국프로들뿐입니다.
다른 글로벌 이벤트들과 한국 주최 리그에 차이가 있다면
GSL이나 슈퍼토너먼트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내 오프라인 예선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죠.
지역락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그 이외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즉 가장 문제시되고 있는 부분은 한국 선수들의 경우 서킷에 참가할 수 없지만 해외 선수들의 경우 실제로 한국리그에 참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불평등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죠.


3.현 스투씬의 근본적인 문제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지금 시행되고 있는 지역락 시스템이 매우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정하지는 않지만요.
이를 설명드리기 위해서는 스투씬의 근본적인 문제를 짚고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죠.
바로 지역별 인기에 비례하지 않는, 한국씬의 기형적으로 수준 높고 비대한 인재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한국 선수들이 글로벌씬을 지배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건 아닙니다.
롤도 한국 선수들이 글로벌씬을 지배하고 있고 오버워치도 그러고 있지만
스타2에서 한국 선수들이 글로벌씬을 지배하고 있는 것과는 현실적으로 많이 다릅니다.
왜냐하면 스타2 리그에 대한 해외의 수요가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이죠. 물론 롤이나 오버워치는 그렇지 않다는 건 아닙니다.
왜 스투씬에서 이게 문제가 되냐면, 스투씬은 그 존립을 위협받고 있거든요.
롤이나 오버워치는 여전히 미래가 밝습니다. 그러나 스투씬은 당장 내년, 내후년 리그 유지를 걱정해야할 처지입니다.
조금이라도 더 뷰어수를 끌어올리고, 조금이라도 더 워체스트 펀딩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해외씬의 수요가 절대적이란 뜻이죠.
이건 바꿔말해서 해외씬의 수요가 유지되지 못하면 망할 거라는 뜻입니다.
당장 국내리그인 GSL조차도 해외씬의 수요가 압도적이며 또 절대적이기 때문이죠.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한국씬의 인재풀이 이만큼 비대하다는 것은 매우 불안정하고 리스크가 큰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2년동안 프로리그도 없어지고 그 여파로 은퇴 러쉬가 이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씬의 인재풀은 여전히 너무나도 큽니다.
한국이라는 지역의 스2 인기나 리그 수요를 감안했을 때 그렇다는 거죠.
롤이나 오버워치의 인재풀도 지역별 인기에 비례하지 않는 크기와 수준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 내에서의 인기 자체가 높습니다.
이건 결정적인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씬 자체적으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롤이나 오버워치와는 다르다는 것이죠.
한국씬의 지배력을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롤이나 오버워치의 인기가 세계적으로 크다는 것도 물론 중요한 차이겠지만요.
게다가 한국씬은 더 이상 신생 프로들을 유입시키지도 못하고 있고, 지금 상위권 프로들조차 곧 있으면 입대를 해야 합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국내리그는 국내의 수요로 자생 불가능한데, 정작 국내의 인재풀은 기형적으로 크고 수준 높습니다. 이건 매우 불건전한 악조건입니다.


4.스투씬의 미래
스투씬의 인기가 자날 정도만 됐어도 저 또한 지역락 시스템의 불공정함을 한 번 고민해봤을 겁니다. 불공정한 건 사실이니까요.
그러나 저는 더 이상 스투씬이 공정함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할 처지가 못 된다고 생각합니다.

현 지역락 시스템은 블리자드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 중의 최선입니다.
차선을 선택하자는 건 제가 봤을 때 스투씬을 죽이자는 소리와 일맥상통합니다. 물론 지역락을 푼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스투씬이 망하거나 뭐 그러지는 않겠죠. 조금씩 뷰어수가 떨어지고, 펀딩액도 떨어지고, 그 여파로 블리자드의 스타2 지원도 줄어들고 여타 글로벌 이벤트들도 조금씩 없어지고... 그렇게 해서 서서히 망해가겠죠.

한국씬은 죽으면 죽을수록 스투씬에 득입니다.
그만큼 한국씬의 스투 인기는 형편 없고 그에 비례하지 않는 인재풀의 글로벌씬 지배력은 여전히 막강합니다.
제가 무슨 매국노라서 이런 소리를 하는 게 아니에요. 적어도 스타2 시청에 있어서 만큼은 한국인이기 이전에 스투팬입니다.
저는 블리자드가 스타2의 비전과 미래를 위해 이제부터라도 최선의 최선을 선택해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 최선의 최선이란 현행 지역락 시스템의 유지겠구요.
그러지 않으면 기다리는 건 씬 전체의 죽음뿐입니다. 지금도 많이 늦었습니다. 여건상 늦을 수밖에 없었구요.

그렇다면 현행 지역락 시스템의 뭐가 그리 좋길래 그게 최선이냐? 하실 수 있습니다.
우선 제가 이에 대해 하고픈 말은, 지역락 풀어봤자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서킷판 신생 프로들의 성장만 가로막을 뿐이라는 겁니다.
물론 이게 공정한 방식은 아닙니다. 한국씬 프로들과의 경쟁 속에서 성장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겠죠.
허나 앞서 말했듯 지금 스투판은 매우 어둡고 불확실한 미래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서킷판의 신생 프로들을 억지로라도 성장시키고 전업 프로게이머로 정착시켜야 이 판에 미래가 있다는 겁니다.
해외씬은 한국씬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훨씬 젊으며 97~03 태생 프로들이 조금씩이나마 유입되고 있는 실정이거든요.

그러면 지역락을 풀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GSL에도 지역락을 걸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런 주장이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틀렸다고 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지금 GSL에 참가하고 있는 해외 선수들은 스투씬 전체로 봤을 때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거든요.
스칼렛처럼 국내리그에서 성적을 낸 선수들, 하다못해 32강, 16강은 갔던 선수들은
서킷판에 참가하는 선수들 구성(라인업)의 전체적인 명성을 증가시킵니다. 이는 서킷판의 해외쪽 뷰어수 증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겠죠.
또한 GSL에 참가하고자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해외 프로들은 한국 래더 환경을 경험하면서 더 나은 연습 수준에 노출되게 됩니다.
한국씬에 뛰어들 동기 그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뛰어들 동기가 있어서 일단 뛰어들고 나면, 성적을 못 내더라도 실력은 향상될 거니까요.
GSL에서 성적을 내든 못 내든, 상기한 바와 같이 더 나은 연습 수준을 경험하게 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긍정적이란 거죠.
이는 서킷판의 경기력 향상에도 긍정적이고, 그 말은 역시 서킷판의 뷰어수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국씬에서 성장하고 발전한 해외 프로들은
이제 곧 한국 최상위권 선수들의 입대로 부재하게 될 스투씬의 경기질을 대체하게 될 것입니다.

GSL 지역락은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난 다음에 걸어도 됩니다.
당장 한국 프로들이 손해를 보는 건 솔직히 부당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엄밀히 말해서 현행 지역락 시스템으로 손해를 보는 건 이미 배부르게 먹고 있을 상위권 프로들이 아니라
국내에서는 해외 프로들한테 자리를 하나씩 뺏기는 중이고 그렇다 해서 해외로 나가지도 못하는 한국 중하위권 프로들인데,
씬의 미래가 어두운 마당에 한국 중하위권 프로들의 생계를 위해서 스투씬 전체를 희생시킬 순 없는 일입니다.


5.비전
미래에는 한국씬도 해외씬도 지역별 인기와 수요에 걸맞는 바람직하고 건전한 선순환이 구축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해외쪽 뷰어수도 끌어올릴 수 있고, 워체스트 펀딩도 조금 더 끌어낼 수 있겠죠. 블리자드의 상금 지원책도 상향될 수 있겠구요.
서서히 죽어가는 대신, 서서히 살아나자는 거지요.
장기적으로 보면 한국씬에도 이게 득입니다. 그렇게 해서 늘어난 지원책은 분명 그슬에도 득이 될 거니까요.
전체적인 상금이 늘어난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지금은 32강 진출시 300만원 획득이지만 나중에 스투가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흥하고 나면 그게 500만원이 될지 누가 압니까.
혹여나 한국씬이 망해버리면 어쩔 수 없구요. 그 대신 스투씬을 살릴 수 있다면, 스투팬으로서 한국씬 정도는 얼마든지 희생시킬 수 있습니다.
현실이 그렇습니다. 안타깝지만요.

모든 걸 취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취하지 못할 염려가 있다는 겁니다.
반면 한국씬을 버리면 스투씬 전체를 살릴 수 있습니다.
가능성 정도는 있다는 거에요.
한국씬을 살리면 모든 걸 잃습니다. 어떤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한국씬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한국팬들도 이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스투씬이 롤이나 오버워치처럼 게임 인기가 워낙 커서 한국인이 글로벌씬을 지배하든 말든 상관없는 씬이었다면 이런 소리 안 했을 겁니다.
하다 못해 자날만큼만 됐어도 고민해봤겠죠.
근데 지금은 아닙니다. 너무 늦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최선만 선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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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여담이지만 좋은 소식 하나 알려드리자면, 래더 활성화 수준이 군심 중기 때만큼 회복됐다고 합니다.
무료화의 영향이겠지요. 무료화 이전에는 하루게임수가 15만대 수준이던 것이, 무료화 이후에는 24만대가 되었습니다.
무료화 때문이라지만 회복됐다는 게 어딥니까.
근데 이것도 유럽과 북미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한 게 큰 영향을 미친 겁니다.
반면 한국은 소폭만 증가했을 뿐이죠. 중국서버조차 군심 수준으로 회복했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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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13 17:13
수정 아이콘
블리자드 게임이 전체적으로 한국에선 내리막이니까요. 블리자드로선 당연한 선택이라고 봐야겠네요.
18/02/13 17:24
수정 아이콘
오랜 스2팬이지만 프로리그 없어지고 나선 자연스레 응원하던 팀 선수 경기 아니면 래더 게임은 챙겨보지 않게 되더군요...
요즘은 그냥 트위치 스2리머 아구님 방송만 즐겨 보네요 쩝쩝
태프로
18/02/13 17:27
수정 아이콘
블리자드의 선택이 최선중의 최선이라고 하는것은 합리화라고 생각합니다.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한것 뿐이죠.
카스가 아유무
18/02/13 17:42
수정 아이콘
대체로 동의 합니다. 외국선수들이 한국에 와서 연습하고 대회 출전으 통해 실력을 늘린다면 머지 않은 미래에는 지역락도 풀수 있을 정도가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람쥐룰루
18/02/13 17:42
수정 아이콘
지역별 대회를 개최하는게 가장 합리적이고 지역락을 거는것도 납득 가능합니다.
우리나라 리그에 외국인이 참가 가능하다는건 좀 납득이 안되긴 하지만 외국인이 와서 리그우승할것도 아니라 그럴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대회를 좀 더 활성화 시키는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스투가 역시 비인기라서그런지 세계대회를 해도 하는줄도 모르는경우가 많더군요...
18/02/13 17:51
수정 아이콘
다양한 종목을 오래 봐 왔던 사람의 시각으로 잘 쓰여진 통찰력 있는 글이라고 생각됩니다. 워3판 생각나기도 하구요.
블쟈가 할수 있는 최선, 혹은 차악의 선택이라는 점에 동의합니다. 워체스트 사서 플레이하는 입장에서 사실 리마스터 리그도 이런식으로 돌아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최근에 들었다가도, iem 운영 생각하면 걍 ASL이나 보자 싶고(.....)여러가지 생각이 복잡하네요. 래더나 한판 하러 가야겠습니다.
프로피씨아
18/02/13 17:55
수정 아이콘
하아... 아직도 지역락 옹호가 나오다니

지역락 덕에 외국인이 활약할 수 있다니

스칼렛 너치오 닙을 지역락이 키우기라도 한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저 선수들 지역락 등장하기 전에도 유럽 최강의 선수들이었어요. 지역락 덕분에 등장한 유망주 아닙니다. 애초에 그렇게 참가를 막아서 지금 스2가 인기상승하고 뭐 기록갱신하고 그랬으면 또 모를까, 완전 프리였던 군심 초창기때보다 시청자수 절반은 되나요? 요즘 시청자 늘어난건 스2 무료화 때문이지 외국인선수가 선전해서가 아닙니다. 완전히 잘못 생각하고 계시네요. 외국인 팬들 입장에서도 세계 최강의 선수들을 자국에서 못 보는 겁니다. 흥행에 도움이 되겠습니까?

누가 이득보나요? 제 생각엔 이득본 사람은 WCS란 WCS는 다 참가해서 우승한 Neeb밖에 없겠네요

안 그래도 부족한 한국 유망주의 씨만 말리는 정책인데
Samothrace
18/02/13 18:20
수정 아이콘
(수정됨) (댓글 여러 번 수정해서 죄송합니다. 정확한 내용을 전달해드리기 위해 몇 번 수정하게 됐네요.)
냉정하게 말해서 한국씬은 없어도 됩니다. 한국씬이 없어져도 지금 한국 최상위권 프로들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구요.
한국씬의 신생 프로들도 안 중요해요.
신생 프로들이 유입돼봤자 현재 상위권 프로들과의 극복불가능한 실력차 재능차 때문에 상위권이 되지도 못할 거구요.
이건 본문에서 말씀드리지 못한 부분인데, 한국씬이 이렇게 기형적인 것부터가 스1씬에서 풀포텐 재능러들을 끌어왔기 때문입니다.
이X현이라든가 조성주 같은 선수들이 등장한 건 매우 예외적인 일이었죠.

결국 현행 지역락 시스템으로 피해를 보는 건 혹여나 존재할지 모르는 (그러나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 한국씬의 신생 프로들과
현재 중하위권 프로들인데 이들은 없어도 스투씬에 큰 지장 없습니다. 한국씬에는 지장이 있겠죠. 그것도 장기적으로 보면 그렇단 겁니다. 그게 문제가 될 때쯤이면 지금 최상위권 프로들도 다 군대에 있을 겁니다. 그러면 그때 GSL에 지역락을 걸어주면 됩니다.
아마 히오스 리그처럼 되겠죠. 저는 이게 맞다고 봅니다. 지금 히오스 리그인 HGC KR은 매우 건전한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죠.
이것도 다 1부리그의 벽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그렇게 되면 한국씬에도 희망이 있습니다. 경기력은 떨어지겠지만요.
어차피 이건 한국 최상위권 프로들의 군대 문제로 인해 필연적으로 맞이하게 될 운명이구요.

저도 근래의 뷰어수 상승이 지역락 때문이라는 건 아닙니다(사실 뭐 크게 증가한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해외 프로들이 한국씬에 도전하게 되면 달라질 거라고 봅니다. 뚜렷한 성적을 못 내더라도, 32강이나 16강에만 머물더라도 서킷판 명성 상승에는 매우 도움이 될 거니까요. 성적을 아예 못 내더라도 한국씬 래더 환경에서 연습을 한다는 것 자체가 서킷판의 전체적인 경기력 향상에는 메리트가 됩니다.
이게 결국에는 쌓여서 한국 프로들의 명성을 해외 프로들이 일부분 대체하게 되겠죠.

그리고 지역락 때문에 뷰어수가 증가한 게 아니라 하셨지만, "지역락 때문에" 뷰어수가 감소한 것 또한 아닙니다.
군심 중후기부터 공유 초기까지 뷰어수가 떨어졌던 건 게임 인기 감소 때문이지
이게 지역락이랑 큰 상관이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국 프로들을 보고 못 보고 뭐 그런 거 때문이 아니란 거죠.
정말 그랬다면 한국 프로들이 나오는 리그 뷰어수도 감소하지 않았어야죠. 실제로는 감소했습니다. 그냥 자연스런 하락세인 겁니다 이건.
개인 스트림만 보더라도 군심 초중기 때, 가령 송현덕이라든가 윤영서라든가 이런 전프로들이 3천~5천 피크시에는 6~7천까지 트위치 뷰어수 찍던 거랑 지금 최고 인기 스타라 할 수 있는 변현우가 트위치 뷰어수 찍는 걸 비교해보세요. 변현우는 평균 1.5천~피크시 3천 찍는 게 한계입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그냥 게임 인기 자체가 반타작 난 거에요. 이건 지역락과 관계 없는 일입니다.
정말로 최상위권 선수들에 대한 욕구가 그렇게 컸다면 지금 변현우도 당시만큼 6~7천씩 찍어야죠. 근데 아니잖아요.
걍 게임 인기가 줄어든 겁니다 지역락이랑은 관계 없이.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현행 지역락 시스템을 유지하는 게 뷰어수 증가에 더 도움이 될 거라는 거구요.

그리고 닙이나 너치오만 지역락으로 득을 봤다 하시는데 너치오도 서킷판에서 대기만성한 선수고, 닙도 서킷판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은 선수입니다. 이들뿐만이 아니라 세랄, 일레이저, 쇼타임, 스페셜도 공유 이후에 포텐을 터뜨린 경우죠.
너치오를 제외하면 한국 프로들 상대로 그래도 그럭저럭 선전한 편이구요.
생각보다 많은 선수들이 서킷판에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역락을 풀게 되면 이제 막 유입되고 있는 해외쪽 신생 프로들은 서킷 뚫을 생각도 못할 겁니다.
가령 클렘이라든가 소울스피릿이라든가 타임이라든가 레이너 같은 매우 어린 신생 프로들 말이죠.
지금은 그나마 해볼 만하다는 동기 부여 정도는 가지고 있을 거에요.
그런 선수들이 동기부여를 가지고 서킷판에서 커가면 지금 닙이나 너치오나 세랄, 일레이저, 쇼타임처럼 새로운 인물이 되는 거죠.
만약 지역락을 해제하면 그럴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듭니다.
가루맨
18/02/13 19:49
수정 아이콘
너치오가 자날 시절부터 유럽 정상급 저그였던 건 맞습니다.
하지만 전성기인 2016년을 제외하고라도 공유에서의 너치오와 그 전까지의 너치오는 실력의 갭이 꽤 커요(군심은 재미가 없어서 연습을 별로 안 했고, 공유는 워낙 재밌어서 빡겜한다고 인터뷰 할 정도였으니). 특히 자날 후반부터 군심까지의 너치오의 기량은 지금의 블라이 정도로 봅니다

닙은 군심까지 두각을 나타낸 적이 없습니다.
테란에서 토스로 종변하고 공유 초기부터 혜성같이 뜬 선수죠.

스페셜, 일레이져, 쇼타임도 군심 상위권 정도의 선수이긴 했지만, 최근 1 ~ 2년 사이에 비약적으로 기량이 상승한 케이스입니다.
세랄은 군심에서는 이들보다도 약간 아래 레벨이었지만, 작년부터 포텐이 제대로 터진 거고요.

스칼렛은 2013년 전성기 이후 2014년에는 완연히 하락세였고 이후 손목 부상과 도타2 외도 등 판을 떠나 있다가 공유에서 다시 복귀한 케이스입니다.
실력을 어느 정도 되찾는 것만도 시간이 꽤 걸렸고, 이 선수의 최전성기도 이제는 2013년이 아니라 올해라고 봐야겠고요.

군심 이후로 계속 꾸준했던 선수는 스누테밖에 없습니다. 나이가 많아서 근래 점점 하락세이긴 해도.

종합해 보면, 결코 지역 락 해제와 연관 관계가 없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위의 선수들 중 상당수가 선수 활동으로 얻는 수입만으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고 전업이 가능해져서 나온 결과라고 보는 게 합리적인 추론이죠.
그리고 이들 중 5명은 한국에서 장기간 거주하면서 실력을 키웠는데, 그것 역시 상관관계가 상당히 크다고 봅니다.
18/02/13 18:55
수정 아이콘
장기적으로 보면 지역락이 맞죠 한국씬이 큰것도 아니고 결국은 외국애들이 뷰어올려주는데

오버워치는 이제 초기라 어떻게될지 모르겟지만 롤만봐도 지역락없었으면 어찌될지

저는 아마 스2 지뢰같은게 너무 싫고 대회를 거의 안봣지만 몇번 임팩트가 커서 그런지 도저히 레더는 못하겟던데
My Poor Brain
18/02/13 18:5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가루맨
18/02/13 19:00
수정 아이콘
'스투 씬의 인기가 자날 정도만 됐어도 저 또한 지역 락 시스템의 불공정함을 한 번 고민해봤을 겁니다.'
-> 제가 CEO라면 스타2 씬의 인기가 자날 이상이더라도 지역 락은 무조건 겁니다. 해외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과 어느 정도라도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오지 않는 한.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고 당장 이 판에 최악이었던 선례가 있는데, 고민할 필요도 없고 선택의 여지도 없습니다만.
스타2 판에 가장 큰 하락세를 가져다 준 게 게임 외적으로는 지역 락을 걸지 않은 2013 ~ 2014 WCS 정책이었고, 게임 내적으로는 군심 시절 군숙 혐영과 공유의 견제 게임화였죠.

다른 글로벌 흥겜들도 이 선례를 교훈 삼아, 현재 글로벌 이스포츠 게임 중 한국 프로들이 정상급 기량을 가지고 있는 게임은 (판이 작은 편인 철권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한국 프로들이 판 전체를 잠식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체제를 구축해 왔죠.
롤조차도 여전히 이를 고도로 경계하고 있으며, 오버워치는 지역연고제라는 색다른 방안을 채택했고요.
어디까지나 최우선 순위는 게임의 흥행과 수명이라는 대명제 하에, 공정성따위는 넘사벽으로 부차적인 것에 불과합니다(물론 이게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건 아니라도).

작년에 김동원 선수가 GSL 4강에 진출하고 개인 방송에서 시청자의 질문에 지역 락은 판 전체를 위해 절대 풀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고 이에 대해 크랭크도 동의하는 걸 봤습니다. 정말 우연히도.
하지만 이후 시간이 흘러 김동원 선수의 성적이 많이 하락한 뒤 개인 방송에서 현 체제의 불공정함과 부당함을 주장하며 조잡한 여러 방안을 제시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네요. 이것 역시 우연히.
절대 김동원 선수를 비난하려는 게 아닙니다. 본인은 당연히 억울하고 화가 나겠죠.

현실적으로 중위권 이하의 한국 선수들이 현재 스타2 판에서 일반 직장인들만큼의 최소 수입을 확보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있을까요?
현재 이 판에서 가장 안타까운 게 이 선수들이고, 이 선수들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하는 거 뻔히 잘 알고, 저도 이들 중 정말 좋아하는 선수들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말 하기 더욱 미안하지만, 현실적으로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이렇다 할 묘수를 찾아내기 사실상 어려워 보이네요.

그대월 정도를 제외하면, 현 체제는 한정된 자원 하에서 그나마 최선에 가까습니다.
예전의 상황을 정확히 아시는 분들은 많지 않겠지만, 자날 말과 군심 시절에 외국인 선수 응원하다 (뻥 좀 보태서) 화병 걸리기 직전까지 갔었던 저로서는 기껏해야 두세 명 정도가 한국인 선수에 겨우 비비던 해외 판의 암울한 수준을 잊을 수가 없어요.
한국 선수와 붙으면 미리 포기하고 노력도 안 하던 선수들이 부지기수였고, 당연히 경기 수준은 개노답이었죠.
그러다 지역 락이 생기면서 해외 판에도 본격적인 경쟁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 와중에 한국인 선수에게 대적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가 하나 둘씩 늘어나기 시작한 겁니다.
현재 해외에서 S급이라고 꼽히는 선수들이 예전 해외 판의 선수들에 비해 얼마나 압도적으로 잘하는 건지 구체적으로 아시는 분들 아마 거의 없을 거예요.

당연히 블리자드는 어떻게든 한국과 해외의 실력의 격차를 더 좁히는 방향으로 가려고 할 테고, 여기에서 소외되는 한국 선수가 나오는 건 가슴 아프지만 필연적이라고 봅니다.
매달리는 이스포츠 종목은 죄다 휩쓰는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태어난 게 죄라고 밖에.
당장 줄 수 있는 현실적인 답안은 (너무나도 식상하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실력을 올리는 것뿐입니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절대 불가능은 아니라고 봐요.
작년에 우승권은 아니었던 고병재가 GSL 우승자가 됐고, 올해도 최근에 외국인인 스칼렛이 맹활약하고 있으니.
Samothrace
18/02/13 19:09
수정 아이콘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태어난 죄라기보단 아무래도 스1판에서 끌어온 재능러들이 지금도 대부분 판을 장악하고 있다는 게 크죠.
히오스만 하더라도 국내 인기는 스타2랑 비슷하거나 좀 더 앞서는 모양새인데(사실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피시방 게임 순위로 봤을 때)
결코 한국인이 글로벌씬을 지배한다고 볼 수 없죠. 물론 보통 한국팀이 우승을 하기는 하는데 무조건 수준도 아니고, 한국씬 2~3위 팀들은 해외 상위권 팀들에게도 지기 일쑤입니다. 즉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태어난 게 문제라기보다는 스1판에서 끌어온 기형적으로 수준 높은 인재풀이 문제인 거죠. 그 과정도 기형적이었고 결과도 기형적입니다.
Davi4ever
18/02/13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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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높은 인재풀이 '문제'라는 말이 슬프네요... (표현이 잘못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가루맨
18/02/13 19:59
수정 아이콘
(수정됨) 글이 너무 길어져서 대충 쓴 건데, 저도 잘 알죠.
스타1이 낳은 국내의 거대한 인재 풀이 들어오는 거야 사실상 예정된 수순이었으니.
아마 스타2도 순혈 인재 풀로만 승부했다면, 전체 판을 독점하는 건 힘들었겠죠.
WeakandPowerless
18/02/14 01:54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첨언하자면 최근 크랭크의 주간스투에서 흥미롭게도 이 주제로 이야기가 오갔는데요.
김동원 선수와 크랭크 전선수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게스트로 나온 김준혁 선수는 조용..^^;)

대충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김동원 "현 지역락 체제는 분명 불공평하다. 그리고 풀어줬으면 좋겠다."
크랭크 "하지만 결국 게임이 많이 팔리고 유저가 계속 늘어야 의미가 있다."
김동원 "맞다. 사실 나는 '프로'로서 스투를 '스포츠'로 접근하기 때문에 그런것이다. 프로라면 못하면 못따고 잘하면 가져가는 게 맞는데 지역락 같은 보호 조치는 공정함을 떠나 프로스포츠적인 발상이 아니다."
크랭크 "그렇다. 김동원 선수도 실력이 안 돼서 저런 주장을 하는 게 아니다. '프로'라면 저런 마인드를 갖는게 맞다. 하지만 스투판, 나아가 게임판이라는 것은 결국 게임자체가 계속 팔리고 돈이 되야하는 특수한 판이라서 그렇다. 일반 스포츠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그래서 나는 최근 스투판에서 '프로'로 개념이 조금 맞지 않지 않나하는 생각도 든다."

거칠게 요약을 했는데 이외에도 재미난 논점들이 많습니다. 특히 크랭크님이 이 판을 읽는 시선은 참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이 느껴집니ㅏ.
유투브에서 논의의 전체를 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간스투 재밌어요!)
Lord Be Goja
18/02/13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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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판에서라도 적응하려고 노력했지만 성과가 안나온 김택용이니 이영호니 레니아워 그외 여러 선수들은 결국 가망도 없고 버려질판에서 시간과 몸을 낭비한셈이 된거죠.자신들이 잘하는 게임 했으면 훨씬 이득봤을 선수들인데요. 한계에 부딪혔다고 생각될때까지 해준게 고맙네요.
불타는로마
18/02/1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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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불쌍하죠
18/02/1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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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아쉬운게 작년처럼 vsl이나 ssl같이 대회 소식이 현재까지는 없는게 아쉽네요.
보통e스포츠빠
18/02/1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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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지금 생각해보면 WCS를 2012년 포멧으로 남기고 GSL을 1년에 5번 여는게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지역락이 걸린 WCS는 따로 만들어 두고요. 해외 지역으로 한국선수가 많이 간다고 해외 게이머들의 전체적인 실력이 느는게 아니라는것을 잘 보여준게 2013~2014년의 비극이었습니다 ㅠㅠ

참고로 아직도 한국씬이 단일 국가로 한정하면 스타크래프트2 전업 프로게이머 숫자는 제일 많습니다.
중국,캐나다,대만,미국,멕시코,폴란드,핀란드,노르웨이 등등 어느정도 한국씬에 대결이 가능한 국가의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의 절반 이상이 온전히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로 수익을 가지고 살지도 않으며 그 숫자도 단일국가로 따지고 보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보통e스포츠빠
18/02/13 20:35
수정 아이콘
소래포구 해외 게이머 합숙도 블리자드의 지원을 받아서 실행된 계획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http://sports.news.naver.com/esports/news/read.nhn?oid=442&aid=0000073954
라라 안티포바
18/02/13 22:49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스1풀의 유산을 시장청산만 기다리다가는 시장 자체가 아작날 일이라 블리자드가 나서서 강제청산시키는거나 마찬가지죠.
저도 생각만 하고 있던거긴한데...그나마 남아있는 한국 프로들은 많이 섭섭하게 느껴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로즈엘
18/02/14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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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국 프로선수들의 수요를 맞춰줄 스2판이 커지는 최선의 방법을 할수없고 힘든 상황에선 그나마 나은 대책이라고 봐야겠네요.
WeakandPowerless
18/02/14 02:0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씬의 미래가 어두운 마당에 한국 중하위권 프로들의 생계를 위해서 스투씬 전체를 희생시킬 순 없는 일입니다."

매우 안타깝지만 정말 공감되는 부분이네요... SSL처럼 하위권 선수들도 충분히 몫을 가져갈 수 있는 리그가 참 좋은 한편, 결국 판 자체가 망해서는 다 의미가 없어지니까요. 엄밀히 말해 '프로'라면 조건에 상관없이 최고의 실력으로 부딪혀서 생존해야 하는 게 맞는거겠죠..?
하나의꿈
18/02/14 04:36
수정 아이콘
스1 스2 미치도록 하다가 둘다 안한지 몇년짼데 솔직히 보는건 스2가 훨씬 재밌네요.
하나의꿈
18/02/14 06:25
수정 아이콘
밸패 하기전엔 스1은 안볼거 같습니다. 특히 저테전은 후반가면 테란 레메가 상성을 압도적으로 씹어먹어서 볼 맘이 전혀안듭니다. 적어도 스2는 이정도 밸붕은 없죠.
네~ 다음
18/02/14 12:16
수정 아이콘
본문이랑은 상관없지만 저도 둘다 해봤고 스1을 오래했지만 지금 와서 둘중하나 보라고하면 스타2 볼듯.. 무궁무진한 변수때문일까요.. 워3도 잘모르지만 그냥 보는것처럼..
Musicfairy
18/02/19 17:55
수정 아이콘
(수정됨) 딴 건 몰라도 제목을 '한국씬 죽이기'라고 쓴 건 좀...낚인 것 같네요. '스2 리그 시스템에서 한국 지역락이 있는 이유'정도가 적절하지 않나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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