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제 생방은 OGN쪽 중계로만 달려서 스포티비 중계는 방금 재방송으로 다시 시청했습니다.

우선 OGN쪽은 믿고보는 클동준 조합, 언제나처럼 만족스러운 중계였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중계에서의 클동준쇼도 정말 재밌었구요. 크크...


다만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관전 인터페이스에서 패치로 인해 바뀐 드래곤의 스택 표기를 제일 첫손에 꼽을 수 있겠네요.
스포티비에서는 아래 상황창을 인포 보드로 활용해서 용을 처치한 직후에 양팀이 가져간 속성드래곤과 스택 횟수를 보여주긴 했지만
양방송사 모두 타워 철거 갯수, 글로벌골드 획득량, 기존의 드래곤 스택 표기와 같은 식의 항시적인 성격의 표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단순히 동일취급의 드래곤 스택 표시는 지금은 별 의미가 없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방식은 팀명 표기 아래에 신호등 모양의 창을 추가해서 각 속성마다 화염(빨강)/바다(파랑)/대지(갈색 혹은 노랑)/바람(초록)으로 색깔을 넣는 것입니다.

[SKT T1] (타워, 글골 등 각종 유불리 지표 공지창) [ESC Ever]
○○○○○                                                        ○○○○○

이런식으로요. 실제로는 해당부분의 창과 동그라미의 크기가 훨씬 작아도 됩니다. 어차피 색이 들어가면 눈에 확 뜨일 테니까요.

그리고 기존의 드래곤 스택 표기는 아예 없애고, 여력이 된다면 장로드래곤 버프 상태를 공지하는 용도로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OGN 중계에서 그 외에 아쉬웠던 부분은 마치 결승전과 같은 수준의 오디오 울림 현상으로 인한 생생한 현장감(...)의 남발이 가져다주는 청각적 피로감과 정체를 알 수 없는 혀니주니 듀오의 분석데스크 인터뷰가 있겠네요. 전자는 기술적인 부분이니만큼 OGN이 앞으로 잘 조정해줬으면 좋겠고, 후자는... 개인적으로는 뭔가 근본적인 방향에서의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요. 그래도 이번주까지는 좀 지켜보고 판단하겠습니다. 크크크 당초 예상과는 많이 다른 형태라서 당황스럽기도 했고... 그 외의 부분들은 짬밥이 짬밥인지라 전체적으로 무난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딜그래프 보여주는 부분은 정말 좋았어요. 앞으로도 이러한 정보 제공측면을 많이 신경써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스포티비는 성캐의 하드캐리가 돋보인 가운데, 역시 신인 해설자 두 사람의 방송인으로서의 역량이 아쉽긴 했습니다. 특히 방송 시작하는 부분에서의 그 학교 방송부급도 안되는 수준을 선보인 아마추어틱함은 거의 관문급이었는데요. 이런거 보면 클템이 참 타고난 방송꾼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크크...

그래도 경기 내적으로 콘텐츠면에서는 역시 선출답게 좋았다고 생각은 드는데, 캡잭은 내용은 준수했으나 처지는 톤, 중간중간 발음이 뭉개지거나 흐려지는 하드웨어적 측면이, 헬리오스는 선명하게 딱딱 박히는 딕션과 톤은 좋았으나 어휘 선택 측면이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교전국면이나 중요한 장면에서의 리액션에서는 너무 마음만 급하고 무작정 흥분하는 듯한 느낌이 있는 점을 개선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마치 가수가 노래를 부를 때,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음역대가 올라가고 성량이 커지더라도 가사도 맞게 부르고 음정이나 박자가 흔들리면 안되듯이, 해설면에서도 내용전달과 감정 고조의 줄타기, 임팩트를 주는 방식 같은 것을 나름대로 연구하고 서로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 많이 연습해야 하지 않나 싶더군요. 두 사람 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상대적으로 다른 해설자가 가지고 있는 느낌도 있다는 점은 다행인 것 같습니다. 갈 수록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거니까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스포티비 담당 PD님의 의욕은 높게 사지만, 시청자의 가독성보다 본인이 생각하는 참신함을 지나치게 앞세움+LOL 방송에 대한 이해도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불거졌던게 작년 케스파컵 중계였다고 생각하는데 그 점에서는 이번에 힘을 많이 빼고 간결하고 심플함을 추구한 점이 좋았습니다. 사실 당초 PD님이 말했던 것과는 달리 OGN쪽과 비교해 밴픽창에서 크게 다른 부분은 없지만 파격이라든가 과감한 시도를 내세우기에는 롤챔스 서머라는 대회의 중요도가 너무 크기 때문에 아마 스포티비 내부에서도 지나친 변화를 주기에는 부담이었을 수도 있죠. 오히려 그런 점이 좋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OGN 중계에서 간간히 부족함을 지적받는 정보면에서 차별화를 추구하면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