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한번씩 롤드컵이라는 큰 대회가 열리고, 온게임넷과 나이스게임티비의 챔스/NBL는 그 선발을 담당하는 유이한 대회입니다.

문제는 온게임넷이 채택하고 있는 16팀 4개조 풀리그 후 토너먼트 방식은 최강 1팀을 가려내는 데는 최적화 되어있을지 몰라도,

팀간의 서열을 매기는데는 더할나위없이 비효율적인 방식이라는겁니다.

1.
16개 팀중, 여기 두 팀이 있습니다.
A팀은 B팀을 제외한 모든 팀에게 승률 70%를 자랑하는 최강팀
B팀은 A팀을 제외한 모든 팀에게 승률 60%를 자랑하는 팀.
나머지 팀은 서로서로 승률 50%. 그리고 A팀과 B팀이 붙으면 A:B=60:40으로 유리하다고 합시다.

우리는 16개 팀중 두 팀을 골라서 세계대회에 내보내야 합니다. 챔스방식은 효율적인 방식일까요?

A팀과 B팀이 시드를 받아 서로 다른조에 편성되었다고 할 때, 10000번의 시뮬레이션 결과
각 경기진행방식과 1,2위팀이 결승에 갈 확률은 다음과 같습니다.

A,B팀이 결승에서 만날 확률
토너먼트 :7.66%
4개조 풀리그후 8강 토너먼트(챔스방식) : 6.43%
4개조 더블엘리후 8강 토너먼트 : 5.10%
2개조 풀리그후 4강 토너먼트 : 14.22%

2.
이제는 좀더 좁혀서, 독보적인 두 팀인 A,B팀이 있다고 합시다. A팀의 승률은 80%, B팀은 70%
A:B = 65:35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역시 10000번의 시뮬레이션 결과입니다.

A,B팀이 결승에서 만날 확률
토너먼트 :10.27%
4개조 풀리그후 8강 토너먼트(챔스방식) : 9.54%
4개조 더블엘리후 8강 토너먼트 : 7.49%
2개조 풀리그후 4강 토너먼트 : 20.24%

타팀을 상대로 승률 70,80%를 찍는 팀이 결승에서 만날 확률이 10%도 되지 않은 진행방식을 온게임넷이 고수하는 이유를 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메이져 스포츠에서 '순위가 중요한' 자국리그에서는 풀리그 또는 풀리그와 유사한 형태로 리그를 진행시킵니다. 반면 조별리그 후 토너먼트 방식은 월드컵, 유럽 챔피언스 리그, IEM 등 '한정된 시간과 장소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최강의 1팀을 뽑는 것'이 목적인 대회에서만 쓰일 뿐이죠.

대진운, 토너먼트 조추첨 운으로 선수들의 피땀어린 노력을 담보로 죽음의 조를 만들어 흥행에만 열을 올리며, 정작 대회의 본분을 망각하는 이 방식은 이제는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