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5라운드에 걸친 대장정이 SK텔레콤 T1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네요. T1에게는 축하를 화승 오즈에게는 위로를 보냅니다.

플레이오프를 얼마 남기지 않고 발표된 다전제에 대해서 이스포츠 커뮤니티에서는 정말 많은 의견이 오갔습니다.

세트득실을 상관하지 않기 때문에 경기에서 이긴 세트가 많더라도 최종 결과에서 지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지적도 있었고 2일에 걸친 경기가 관심을 분산시킨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준플레이오프나 플레이오프 다전제에 비해 특히나 광안리 결승 다전제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았는데 경기 장소 자체가 한국 전체 인구의 절반이 사는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부산이다 보니 이틀에 걸친 경기를 모두 보려면 숙박이 필요해지기 때문에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고 최종 결과가 가려지는 두번째 날에 비해 첫번째 날은 흥행이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평일이라는 점과 날씨가 좋지 않았다는 것도 영향을 주었지만 우려대로 첫 번째 날은 광안리 결승 역대 최소 관중을 보여주었는데, 다행히도 두 번째 날은 어느 정도 사람이 모인 것 같네요. 그렇지만 만약 다전제가 아니었다면, 즉 토요일에만 결승이 열렸다면 오늘 관중보다 더 많은 관중이 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건 어쩔 수 없네요.

관중수나 관심도 외에 경기 내적인 면을 살펴 보면 다전제를 한 것이 오히려 잘된 선택으로 보입니다. 1차전에서 4대0으로 쉽게 경기결과가 갈렸던 부분에서 다전제가 다행이라는 의견이 나왔지만, 2차전에서도 2대0까지 벌어지면서 도합 8대0이라는 스코어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그것이 현실이 될 경우 차라리 4대0 한 번 치른 것만 못한 결과로 될 뻔했습니다. 다행히도 그 이후 경기는 멋진 경기들로 채워지면서 에이스결정전까지 가게 되었고 멋진 승부가 되었습니다.

다전제가 아니었다고 했을 때 1차전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 결승전에 대한 평이 좋지는 않았고 2차전과 같은 결과가 나오면 재밌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겁니다. 그런데 다전제로 인해 2차전 에이스결정전이 바로 우승을 결정짓는 경기가 아니라는 점이 오히려 더 긴장감을 불어넣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동이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있는 OZ와 김택용과 정명훈이라는 최고의 선수 두 명을 보유하고 있는 T1. OZ는 2승을 모두 해야 했고, T1은 2경기 중 1승만 해도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T1에서 도박수를 던질 수 있지 않았을까요?

처음 우려했던 것보다는 결승전 다전제가 멋진 경기를 보여주었지만 전 아직도 결승전만큼은 다전제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세트득실을 고려하되, 4선승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6경기를 모두 해서 그 세트 득실을 계산하는 방식을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회원분들은 이번 다전제 결승전 어떻게 보셨나요?

P.S. 피지알 가입 6년 만에 올리는 첫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