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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8/04 14:58:19
Name sylent
Subject [sylent의 B급칼럼] 전능全能! 이제동
[sylent의 B급칼럼]은 월드컵보다 스타리그를 좋아하며, 지루하기 짝이 없는 물량전 보다는 깜짝 아이디어가 녹아있는 ‘올인’ 전략에 환호하는 sylent(박종화)와 그에 못지않게 스타리그를 사랑하지만, 안정적인 그리고 정석적인 플레이 스타일이 정착되는 그날을 꿈꾸며 맵과 종족의 밸런스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강조하는 왕일(김현준)이 나눈 스타리그에 대한 솔직담백한 대화를 가공해 포장한 B급 담론입니다.


[sylent의 B급칼럼] 전능全能! 이제동

안타깝게도, ‘폭풍’ 홍진호 선수와, ‘투신’ 박성준 선수는 스스로를 불태워 저그의 ‘기능’이 테란의 기능을 넘어 설 수 없음을 증명했습니다. 홍진호 선수는 ‘황제’ 임요환 선수의, 박성준 선수는 ‘천재’ 이윤열 선수의 컨트롤을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말았죠. 실력의 우위라고 하기엔 두께가 너무 얇아 찢어질 것만 같고, 종족의 열등이라고 하기에는 핑계 같아 함부로 말을 꺼내지 못한 그 기능의 차이는,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설계 자체의 문제라고 납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종족간 기능성의 차이를 이해하고 있던 이스포츠 팬들은, 이런 결과를 저그의 숙명으로 받아들이는데 인색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홍진호 선수와 박성준 선수는 ‘최고’라는 수식어 바로 아래서 깊은 동면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쯤 저는 확신했습니다. ‘기능형 저그’의 한계는 분명하다. 기능으로부터 자유로운 저그 플레이어가, 게임의 무게중심을 ‘선택’의 문제로 전환시킬 수 있는 누군가가 등장한다면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역사를 비틀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죠.


전지全知! 마재윤.

그리고 마재윤 선수가 등장했습니다. 마재윤 선수의 기능은 평범했지만, ‘선택’은 비범했습니다. 상대 선수가 어떤 질문을 던지던, 방송사가 어떤 맵으로 길을 막던 마재윤 선수는 모두 답할 수 있었습니다. 과장이 아닙니다. 당시의 마재윤 선수는 모두, 정말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마재윤 선수는 유연하게 전장을 지휘함으로서 싸움꾼이었던 홍진호 선수와 박성준 선수가 간절히 원했으나 끝내 도달하지 못한 본좌의 자리에 우뚝 설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선택형 저그’에게는 필요 이상의 피지컬이 요구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마재윤 선수의 생명력은 무한에 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면, 프로토스는 언제나 ‘선택’을 강요 받았습니다. 프로토스의 좋은 선택은 힘겨운 승리를, 나쁜 선택은 허무한 패배를 약속했습니다. 나은 선택, 더 나은 선택에 대한 프로토스 플레이어들의 갈증은 ‘몽상가’ 강민 선수에 의해 해결되는 것 같았습니다, 잠깐이었을지라도 말이죠. 하지만 ‘상향평준화’라는 이름으로 함께해온 기능성의 동반상승은 멈추지 않았고, 프로토스의 좋은 선택이 테란과 저그의 더 좋은 선택 혹은 기능에 의해 번번이 무너졌습니다. 저는 확신했습니다. ‘선택형 프로토스’의 한계는 분명하다. 선택으로부터 자유로운 프로토스 플레이어가, 게임의 화두를 ‘기능’의 문제로 전환시킬 수 있는 누군가가 등장한다면 제왕으로 군림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전능全能? 김택용.

그리고 김택용이 등장했습니다. 이 친구는 선택도 좋은데, 기능까지 비범했습니다. 강민 선수의 유산을 훌륭히 내려 받은 김택용 선수의 비수는 마재윤 선수의 심장을 오차 없이 관통했습니다. 혁명. 그날의 사건(아니, 사고라고 부르는 게 맞겠습니다)은 프로토스의 혁명이었습니다. 손과 머리의 완벽한 동기화, 무시무시한 피지컬을 앞세운 김택용 선수는 마재윤 선수를 즈려밟고 다섯 번째 본좌행 티켓을 손에 쥐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김택용 본좌론’은 언제나 뜨거운 감자였으나 끝내 완성되지 못했습니다.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 때 즈음이면 허무한, 너무도 어이없는 패배들로 자신의 미래를 얼룩지었기 때문입니다. 김택용 선수 역시 선택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했다는 반증이었습니다.


전능全能! 이제동.

저는, 이영호 선수와 김택용 선수 그리고 이제동 선수가 마지막 본좌의 왕관을 두고 진흙탕 싸움을 하던 당시에, 이제동 선수가 끝까지 버텨내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기능형 저그의 한계를 명확히 선 그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럴수가, 이제동 선수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영호 선수가 허약한 팀에서 헐떡이고 있는 동안, 김택용 선수가 멋쩍은 웃음으로 아스트랄함을 표현하는 동안 쉬지않고 달려온 이제동 선수는 어느덧 마지막 본좌에 가장 가까운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제, 종족을 불문하고 “할 만 한 빌드”, “붙어 볼만한 병력 규모”, “괜찮은 진영” 정도로는 이제동 선수를 상대할 수 없습니다. 독기서린 눈에서 어깨를 타고 손가락으로 구현되는  승부욕. 좋은 기능, 훌륭하고 우수한 기능을 뛰어넘은 압도적인 무엇. 생각의 프레임을 초월한 이제동 선수의 기능성은 그 한계가 보이지 않습니다. ‘뮤탈리스크가 이제동의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동이 저그의 전부’였습니다. 저그에게 '제로의 영역'이 있다면, 우리는 이제동을 통해 확인하고 있습니다.

조규남 감독은 ‘세상에서 가장 빠른 러너‘에게 ’세상에서 가장 빠른 러너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는 자신의 선수‘를 대치시키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만약‘을 대비해 룰을 바꿨어야 합니다. 장애물 경기도 좋고, 울트라 마라톤도 괜찮습니다. 이제동 선수가 워밍업을 마치고 제 실력을 발휘하기 전에 어떤 식으로든 판을 비틀어 꼬아야 했습니다.

SKT T1은 할 수 있습니다. (이스포츠 발전에 도움이 되었든 아니든) 역사상 가장 전지전능 했던 최연성 코치와, 그의 마리오네트 정명훈 선수가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유일한 경쟁자 김택용 선수도 ...


한줄요약.

뮤탈은 거들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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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비아
09/08/04 15:02
수정 아이콘
선리플 후감상... 오랜만에 뵈는 것 같네요^^
제시카는진리
09/08/04 15:05
수정 아이콘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글이군요..^^ 반갑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좋은 글 감사드려요..^^
마바라
09/08/04 15:06
수정 아이콘
조심스럽게 옥의 티를 지적해 봅니다.

김택용 선수 역시 선택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했다는 반증이었습니다.

방증이 맞는거 같네요. 티 없는 옥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_^;;
나두미키
09/08/04 15:06
수정 아이콘
제목 보고 무지 반가왔습니다. 정말 오랫만에 뵙고 역시나 그 필력 어디 안가시네요....
글 감사합니다.

뮤탈은 거들뿐 (2)
감전주의
09/08/04 15:13
수정 아이콘
제가 바라는 건 T1의 승리도 화승의 승리도 아닙니다..
그저 에이스 결정전에서 택동록을 보는 것뿐...
언데드네버다
09/08/04 15:13
수정 아이콘
마바라님// 반증이 맞지 않나요? 반증은 '반'대를 '증'명하는 거고 방증은 '방'면(주변 상황)으로 '증'명하는 거니까요.
가만히 손을 잡
09/08/04 15:13
수정 아이콘
간만이군요.
요즘 이제동선수의 행보를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역사이기에...
09/08/04 15:13
수정 아이콘
아~ 정말 오랜만에 보는 B급 컬럼이군요. 이런 좋은글 자주자주 부탁 감사드립니다~^^

뮤탈은 거들뿐 (3) 이말이 참 와닿는군요
이번 08~09 시즌 결승전 정말 기대되네요.
어쩌면 김택용 vs 이제동 그 승부의 끝이 가려질 순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앵콜요청금지
09/08/04 15:14
수정 아이콘
마재윤선수는 물론 극복했었지만 홍진호와 박성준선수는 맵에게 졌다는 생각도 드네요. 저도 본좌 싸움에선 '저그'이제동보다는 '테란' 이영호가 살아남지 않을까 했는데 결국은 이제동선수가 가까워 지네요. 뭐 마음속에는 '임이최마동' 다음엔 '임이최마동호'가 될거라고 생각은 들지만요.
마바라
09/08/04 15:16
수정 아이콘
언데드네버다이님// 우리가 반증이라고 쓰는 대부분은 다 방증으로 써야 맞다고 들었습니다.

김택용 선수 역시 선택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했다는 증거였습니다.

증거라고 고쳤을때 말이 되는것으로 보아 방증이 맞는것 같습니다.

근데 기자분들도 반증이라고 쓰는 경우가 많아서.. 가끔씩 저도 제가 잘못아는 건가 하는 생각이.. =_=;;
王天君
09/08/04 15:16
수정 아이콘
뮤탈이 이제동의 전부가 아니라 이제동이 저그의 전부라는 부분에서 울컥하고 갑니다.
그 어느 저그보다도, 그 어떤 프로게이머보다도 우뚝 솟아서 찬란히 빛나는 금자탑을 계속 쌓아가길 기원합니다.
극한의 영역을 추구하며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을 그에게, 승리의 순간에만 활짝 웃을 수 있는 그에게 경의를 보내고 싶습니다.
권보아
09/08/04 15:20
수정 아이콘
이제동..

본좌까지 3보앞
태공망
09/08/04 15:21
수정 아이콘
역사상 가장 전지전능 했던 최연성 코치 ← 이 멘트가 가장 눈에 들어오네요..

정명훈선수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09/08/04 15:25
수정 아이콘
앵콜요청금지님// 마재윤 선수는 맵을 극복했다기 보다는 남들이 칼 들고 싸울때 총을 들고와서 스타판을 평정했다고 보는것이 맞겠죠.

그래서 '어느정도의 핸디캡은 극복 가능했다.' 정도로 보여집니다.

그 만큼 3해처리의 위력은 엄청난 것이었으니까요.

거기에다 '저그가 4가스 먹으면 필승' 공식도 이성은 선수와의 5전제에서 비로소 깨질 정도였으니...
09/08/04 15:29
수정 아이콘
액션이라는 저그만의 상대적 하등함을 언급하며 '굿바이'를 외칠때와,
제로의 영역이라는 인식 범주의 바깥의 것을 언급하며 '전능'을 외칠 때라, 재밌습니다.
마르키아르
09/08/04 15:29
수정 아이콘
정말 MSL 결승에서 이제동 VS 김택용 나오면..

역사상 가장 기대되는 매치업이 아닐까 합니다~

본좌라 불러도 손색없는 두 선수의

마지막 5번째 본좌 자리를 두고 벌이는 사투!

꼭 나오길 바래봅니다~
리콜한방
09/08/04 15:30
수정 아이콘
마르키아르님//

현실은 누가 이기든 3:0.
09/08/04 15:34
수정 아이콘
김택용 선수는 특유의 아스트랄함으로 기회를 살짝 놓친감이 있는듯 하지만 사실 김택용 v2 부터는 약간 맵이 안받쳐준 것도 있으니깐요.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던 대 정명훈 전 0:3 역시 맵의 사이클이 돌아 토스가 테란을 압도하지 못하던 그 순간이구요.
반면에 이제동 선수는 지금이 기회라고 할 수 있겠네요. 현 상황도, 그리고 맵도 이제동 을 돋보이게 해줄 수 있으니깐요. 이제동 선수 입장에선 굳이 맞대결 해서 5:5 결과가 나오기보단 맞대결이 아예 없는 편이 날거 같습니다.
은비까비
09/08/04 15:40
수정 아이콘
이제동선수와 김택용선수는 각종족의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2가 나오면 스타 부르드워 는 이제동선수와 김택용선수는 종족의 영원한 본좌로 남았으면 하는바램입니다
09/08/04 15:55
수정 아이콘
이제동선수의 경기 하나하나가 기대를 받고 있다는 증거거 이선수가 어떤 위치에올라서있는지 알수있는듯한 대목인듯......

저번주 일정은 사실 하나는 꼭 떨어질것 같은 예감이 들었는데 다 올라가는거보고 이남자의 한계는 대체 어디까지인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양대에 프로리그 우승마저 먹는다면 이선수는 정말 말로 표현할수가 없을것 같습니다.
오가사카
09/08/04 15:56
수정 아이콘
3발만 더나아가면 '임이최마동' ...코앞이다
09/08/04 15:57
수정 아이콘
글 잘봤습니다~
SoulCity
09/08/04 16:04
수정 아이콘
세계에서 스타를 가장 잘하는 선수...
본좌 그까이꺼 세계에서 스타를 가장 잘했던 선수이죠.
이제동선수는 본좌를 넘어 역대최강으로 남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SummerSnow
09/08/04 16:08
수정 아이콘
마..마리오네트 정명훈...ㅡㅠ
이미지라는 건 참 바뀌기 어려운건가봅니다.
발가락
09/08/04 16:08
수정 아이콘
간만에 글 읽었네요. 잘 읽고 갑니다.

만약 올해 안에 스타2 나오고, 그때까지 이런 분위기 유지된다면.. 결과적으로 임이최마동택! 가능할듯 합니다.

저그와 프로의 끝을 보여주는 선수들이라고 생각되어지네요. 현재로써는 말이죠.
버디홀리
09/08/04 16:15
수정 아이콘
오랫만이네요.....B급 칼럼....
잘 봤습니다....
존댓말의 B급 칼럼은 생소한데요....^^
장세척
09/08/04 16:16
수정 아이콘
또 본좌얘기인가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더니, 마재윤선수는 죽어서 본좌논리를 남겼군요
김택용,이제동 두 선수 모두 스타판에 잊혀질수 없는 족적을 남기고 있는데도
자칫하다가는 본좌론 논리에 의해 김택용,이제동 선수 둘 중에 하나는 패배자로 기억될 위기에 처해버렸네요

두 선수 모두 마재윤선수를 뛰어넘어 각 종족 역대최강자로 우뚝 섰으면 합니다
이제동선수와 김택용선수는 이미 두 선수 모두 스타역사의 레전드들입니다
제천대성
09/08/04 16:19
수정 아이콘
이제동이란 선수는 도저히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5대본좌가 결정되어 진다면, 그 주인공은 '김택용'이기를 바래봅니다.

현재 이제동이 보여주고 있는 미칠듯한 행보가, 조금 휴식기를 취하고 있을 김택용에게
자극제가 되기를 바랍니다.

프로토스에게도, 시대를 제패한 당대최강이 한명쯤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장세척
09/08/04 16:22
수정 아이콘
본좌논리가 없던 e스포츠 초창기가 정말 행복했습니다....
박정석선수,홍진호선수,김정민선수,김동수선수,국기봉선수...
선수들의 개성과 그 존재를 서로 인정했던 초창기 스타판은 너무 행복했습니다..

이미 e스포츠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이제동, 김택용 선수가
마재윤선수가 남긴 본좌논리에 의해 재단되고, 두선수 중에 최소 한 선수는 본좌론 실패자라는 멍에를 쓰겠죠

만약 두 선수가 모두 마재윤선수의 유산을 계승하지 못한다면, 두 선수 모두 실패자로 버려지고
마선수의 본좌논리는 새로 등장하는 신예선수들을 숙주로 삼아 슬픈 역사를 반복해 나가겠죠

마재윤선수의 유산이란 후대의 게이머에게는 벗어나기 어려운 굴레군요
글쓴이께서는 이미 이제동선수에게 패배자의 낙인을 찍으신 바가 있으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와룡선생
09/08/04 16:24
수정 아이콘
제천대성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플토에서 본좌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김택용 화이팅..ㅜㅜ
pullbbang
09/08/04 16:31
수정 아이콘
이제동 선수를 죽였다 살렸다 하시는군요.
글 잘 봤습니다.
09/08/04 16:37
수정 아이콘
장세척님// 애시당초 본좌론이 마재윤때 나온게 아니죠. 박성준때 나온 본좌, 본좌론에 마재윤이 시험대상이 된겁니다. 이제동이나 김택용도 시험대상이 되는게 마찬가지구요. 맨처음 본좌론에 박성준이 시험대상이 되었고 그 뒤 마재윤 그리고 이제동 김택용 두선수가 시험대상이 되고있습니다.
장세척
09/08/04 16:45
수정 아이콘
아예 김택용 이제동선수가 차례로 5회우승씩 해버려서 이 본좌논리의 종말을 고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초 레전드급 선수 두명이 동시에 존재하여 도저히 한 선수를 묻어버릴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이 논리는 수명을 다하겠죠
09/08/04 16:57
수정 아이콘
임이최마라곤 하지만 가장 큰 관점으로 스타판의 시대를 나눈다면 임요환의 시대, 그리고 마재윤의 시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 두 시대의 패러다임이 바로 '포스트 임요환' 과 '본좌론' 이구요. 마재윤 선수는 몰락했지만 그가 새롭게 정립한 스타판은 변
하지 않았습니다. 영원히 임요환의 그늘 속에 있으리라 생각했던 스타판이 마재윤이란 새로운 아이콘에 의해 신세계가 만들어
진 것입니다. 지금의 이제동, 김택용 선수는 물론 스타크래프트 역사에 길이 남을 레전드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스타판
내적인 변화, 즉 마재윤이 만든 스타판 제2기의 왕좌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불과합니다. 만약 이제동, 김택용 중 이런 시대의 틀
을 깨고 자신이 새로운 세계를 구축할 수 있다면 그제서야 마재윤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실력이나 커리어적
인 면에선 마재윤을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것은 실력과 명예뿐만 아니라 운과 시기, 즉 시
대적 사명도 따라야 합니다. 이윤열, 스타판 내부에서만 본다면 임요환을 뛰어넘는 업적을 세운 위대한 선수. 하지만 이런 이
윤열조차도 임요환이 만든 세계의 기준에 의해 가치판단 당했습니다. 최연성, 역사상 최강의 포스를 내뿜고 사라진 레전드 중의
레전드. 하지만 그토록 강렬한 포스를 내뿜은 최연성조차도 임요환의 기준을 벗어나진 못했습니다. 결국 스스로 기준이 되지 않는
한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기준에 의해 판단당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스타계 역사상 그 기준점이 될 수 있었던 사람은 단
두 명뿐이었구요.
이미 이제동과 김택용 두 선수는 실력과 업적 면에선 마재윤을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을만큼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마재윤
이 만든 두번째 세계 '본좌론'을 붕괴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마재윤의 2006년, 황제가 사라진 빈 자리. 포스트 임요환은 누구
인가를 두고 갑론을박할때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자가 포스트 임요환을 뛰어넘어 임요환의 세계를 부숴버렸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세계를 만들었습니다. 그것은 어찌보면 천운이었지요. 스타계에서 그런 공백기란 그때가 유일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과연 새로운 세계를 만들 수 있을만한 시기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어찌되었건 현재 스타계는 마재윤의 시대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동과 김택용은 그 시대 최강의 증거인 본좌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그정도만 해도 이미 레전드라 불릴 수 있습니다. 이윤열과 최연성이 임요환의 시대 안에서 최강이 되었다고 임요환
선수보다 못한 업적을 쌓은건 절대 아니니까요. 어디까지나 관점의 차이일뿐입니다. 하지만 운이 좋다면, 기회가 온다면 전설
을 뛰어넘어 세계 자체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물 위를 걷는 기적을 선보인 savior가 만든 본좌론의 세계를 박살내고 자신이 기
준점이 되는 새로운 세계를...
09/08/04 16:58
수정 아이콘
지루한 본좌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이제동 선수..
험난한 양대4강+프로리그 결승전이지만 모두 극복해낸다면 대부분 이제동 선수를 본좌로 인정하지 않을까요..
09/08/04 17:02
수정 아이콘
legend님//
무슨말씀이신지 이해가 안갑니다~ 임이최마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건지 -_-; 마재윤이 무슨 신세계를 만들었다는건지 -_-;
장세척
09/08/04 17:06
수정 아이콘
legend님// 역시 "5대본좌"라는 것은 "포스트 마재윤"과 동의어라고 할 수 있겠군요.
마재윤의 세계관 속에서의 2대 왕. 그것이 "5대본좌론"의 본질이네요
결국 이제동선수나 김택용선수가 "5대본좌"가 되어 봤자 마재윤선수의 세계관안에서 놀아나는 존재일수 밖에 없겠네요

애초에 본좌는 임이최마가 아니라 마재윤선수 한명이었습니다. 그 마재윤선수의 기준으로 과거를 재해석해서 만들어낸 결과물이 임이최마죠.
09/08/04 17:10
수정 아이콘
.....본좌론은 최강자론이고 이미 마재윤 이전 임-이-최라는 최강자라인은 있었습니다. 그 최강자라인이 본좌라고 불리기시작한게 박성준때가 처음이고 박성준은 처음에는 박본좌라고 불리다가 본좌검증을 당하며 본좌를 박탈당하죠. 그리고 마재윤이 다음 타겟으로 본좌검증이 되어 그 시험에 합격 최강자라인에 자신의 이름을 넣었을뿐입니다.

왜 마재윤이 신세계를 만들었다, 본좌론은 마재윤의 세계관이다, 5대본좌는 마재윤 세계관속에서의 2대왕이다라는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재윤이 본좌론이라는 신세계를 만들었다면 애시당초 본좌시험에 들 필요가 없지요. 양대리그 우승이라는건 어디까지나 임-이-최가 그렇게 해왔기에 여기에 끼일려면 너도 양대리그 우승정도는 해야한다는 합의였습니다.

박성준이 본좌라고 이름붙인 시험지, 임-이-최가 문제를 내고 마재윤이 그 문제를 풀어 합격을 합니다. 마재윤이 시험지를 만들고 문제를 제출한게 아닙니다.

마재윤의 위치나 이제동 김택용의 위치나 동일한겁니다. 이제동이 만약 이 본좌시험을 통과하고 최강자들의 모임인 본좌에 올랐다면 이제동이 본좌론을 만든게 되는건가요?
나두미키
09/08/04 17:16
수정 아이콘
간단히 본좌라는 말만 빼고 이야기하면 됩니다. 왜 본좌라는 단어에 그리 몰두 하시는 건지.
어쨌거나... 현재 테란의 one top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저그와 프로토스에는 가장 강력한 top이 있습니다.
두 선수가 종족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에 보는 것만으로도 기쁩니다......
장세척
09/08/04 17:19
수정 아이콘
이제동, 김택용선수가 신세계를 구축한다면 그것은 본좌론이 아닐 것입니다.
그것이 꾸준론이 될지, 커리어론이 될지, 에이스론이 될지, 레전드론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한건 두 선수가 본좌론의 틀을 벗어나 그 세계를 깨부수는 경지에 도달하는 순간
마재윤세계의 제2왕이 아닌, 이제동세계(혹은 김택용세계)의 초대왕이 될 수가 있겠네요

두 선수는 별명(혁명가, 레전드킬러)에 어울리도록,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했으면 합니다.
09/08/04 17:21
수정 아이콘
legend님// 택동, 김택용 이제동 두 선수는 마재윤선수를 포함한 이른바 임이최마 본좌라인을 뛰어넘을 선수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있습니다. 마재윤선수가 구축한 세계라는 말은 과장이 들어가있는거같네요. Zhard님의 리플처럼 마재윤선수는 합격을 했다는 느낌이지 과거와 현재를 아울러, 마재윤선수만의 세계를 만든느낌은 안듭니다.

5대본좌?
본좌를 뛰어넘으면 됩니다.

두 선수는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두 선수의 목표는 레전드 '이윤열'선수 이지, 본좌 '마재윤'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장세척
09/08/04 17:30
수정 아이콘
현재 게시판에 본좌에 관련된 글이 올라오고 본좌론에 아직도 관심갖는 사람들이 많은 점
그리고 그 본좌담론에는 마재윤선수의 과거이야기가 빠지지 않는 점
이런 현상들은 아직도 스타판이 마재윤선수의 영향력 안에 있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지금쯤 게시판엔 "5대본좌얘기"가 아니라 "양대우승얘기" 혹은 "MSL최초 4회우승얘기"가 나오고 있어야 합니다
09/08/04 17:30
수정 아이콘
keke님// 지금 말씀하신 그 '임이최마'란 기준을 바로 마재윤이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그 이름이 바로 '본좌론'이구요.
마재윤 이전에 임이최라는 것을 본좌라고 부르지 않았지요. 4대천왕이라던지 조진락 변태준 등의 수식어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테란 종족 내에선 황제의 후계자가 누구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구요. 그리고 임요환이 노쇠한 이후에는 '포스트
임요환'이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모든 이야기들의 정점에는 바로 임요환이 있었지요.
즉, 임요환이 당시 스타판의 기준이었습니다. 이윤열은 끊임없이 임요환과 저울질당했고, 최연성은 초기엔 임요환 제자라
는 것으로 더 알려졌고 나중에 당대최강이 되었을때도 임요환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임요환이 더 이상 실력도 다른 선수들보다 뛰어나지 않고 업적도 임요환을 넘어서는 선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왜
여전히 임요환이란 이름이 그들의 가치에 판단기준이 되었을까요. 왜냐하면 그들이 존재하던 시대가 임요환의 패러다임
안에 있던 세계였기 때문입니다. 이건 임요환이 이윤열과 최연성보다 뛰어나서 이윤열, 최연성 시대도 다 임요환의 시대
였다라는 말이 아닙니다. 임요환 이전의 세계는 기준과 틀이 없어서 선수의 가치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지 알 수
없는 시대였습니다. 그래서 당대최강이 뭔지, 스타계를 규정하는 본질이 뭔지 알 수 없는 혼란 속에 있었습니다. 그 때
임요환 선수가 등장해서 하나하나 기준과 틀을 만들어나갔습니다. 자신이 스타판의 정점에 섬으로써 당대최강을 정의지
었고, 스타판의 아이콘이 됨으로써 스타계의 미래를 확고히 했습니다. 그러니 나중에 임요환이 몰락한 이후에도 시대는
임요환 시대의 규격과 기준으로 계속 흘러갔던 것입니다.
그리고 시대는 흘러, 2006년. 임요환이 사라졌습니다. 군대 갔죠. 이 때문에 스타판은 큰 위기감에 휩싸입니다. 스타판
의 기준이었던 임요환이 사라지게 되면 이 세계가 몰락하고 다시 혼돈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거기에 올드들은 속속 몰락하고 듣도보도못한 신예들이 스타계를 점령하기 시작했습니다. 소위 드래프트 세대라 불리
우는 현재 09년의 최강자들이 등장한 시대가 바로 05~06년입니다. 이렇게 기준이 사라지고 판세가 변화하여 혼란스
러운 시기에 새로운 절대자가 등장했습니다. 마재윤. 사실 마재윤의 시대는 마재윤 혼자 만든 것은 아닙니다. 위에서
적은 임요환의 공백, 올드의 몰락, 신진세력의 등장과 같은 내용과 합쳐져서 그 시대를 지배한 마재윤과 그것을 뒷받침
한 본좌론이 합쳐져서 태어난 것입니다. 마재윤은 환경도 따라줬고 스펙도 기가 막혔습니다. 당시 최강자 라인이었던
테란3인방과 달리 저그 출신의 최강자라는 점, 그리고 마재윤을 둘러싼 각종 논란들에 의한 이슈 증식, 마지막으로 최
종 당대최강 인증의 자리였던 신한, 곰티비 때의 드라마틱한 결말.
그래서 저는 2월 24일을 임요환의 시대의 끝이라 보고 3월 3일을 마재윤의 시대 시작이라고 봅니다. 3월 3일날부터
더 이상 스타계는 임요환의 기준을 따르지 않고 마재윤의 기준을 따른다는 것을 보여줬으니까요. 김택용이 '포스트 임요환'
이 될 수 있을까? 가 아니라 마재윤의 뒤를 이어 '본좌'가 될 수 있을까? 로 바뀐 순간이니까요.
pullbbang
09/08/0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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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제동, 김택용 선수가 본좌론을 박살내버린다면
임최마 본좌라인 vs 이동택 레전드 라인(각 종족의)이 되는건가요?;

순간포스의 본좌라인 vs 꾸준함의 레전드 라인
타 스포츠를 봐도 대개 후자를 쳐주더군요.
연우님따라쟁
09/08/0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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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영호선수빠지만. 이제동선수가 2개만 먹어도...프로리그는 옵션으로 너그러히 넘어가줄듯한 분위기가 생길듯.
09/08/0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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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end님// 임이최라는 시대의 최강자들이 이미 있었고, 마재윤선수를 기점으로 '본좌라인' 임이최마가 만들어졌을뿐입니다. 단순히 이름이 붙여졌을뿐이죠, 그 전까지는 모호한 경계선들이 제대로 선이 그어졌고 확립이 되었죠.
임이최마의 본좌론의 영향을 지금 현재의 선수들이 받고있는것이지 '마'만의 영향을 받고있는게 아니죠. 마재윤의 뒤를 이어 '본좌'가 될수있을까 라기 보다는 '임이최마'의 뒤를 이어 본좌가 될수있을까 겠죠.
장세척
09/08/0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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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end님// 동의합니다. 현재 게시판의 화두가 김택용선수의 사상최초 MSL 4회우승여부나, 이제동선수의 양대동시우승여부가 아닌
"5대 본좌가 누가 될것인가?"가 화두가 되는 것을 보면, 여전히 스타판은 마재윤선수 세계관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거죠.
"5대본좌"란 마재윤선수가 구축한 세계의 계승자. 즉 2대왕 혹은 "포스트 마재윤"이라고 볼 수 있는겁니다
09/08/0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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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좌라는 근래에 '만들어진' 개념으로 딱딱 규정을 짓기에는 스타판의 역사는 너무 깊으며 앞으로 이루어질 역사를 하나의 틀로 묶어 구속하는 것도 성에 차지 않습니다. 이미 김택용은 김택용이요 이제동은 이제동이고 그 둘의 존재만으로도 그들이 이루어갈 하나의 이야기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에 벅차오르는 감동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모든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대다수의 스타팬들이 기다리고 있을 mbc 게임 결승전에서의 조우를 손꼽아 기다려 봅니다.
09/08/0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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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이제동 선수나 김택용 선수나

마재윤 선수의 포스에 비하면 비교할게 못되죠.

어마어마한 대기록인 5회 연속 결승진출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워놨으니까요.

레전드 라인이라는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봅니다.
09/08/0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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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end님//
그전부터 최강자 라인은 임이최 였습니다. 그냥 거기에 마재윤이 추가된것 뿐입니다.
임요환이 군대가고 마침 그때 제일 잘했던게 마재윤일 뿐이죠.
그냥 마재윤은 그 시기에 제일 잘했던 것 뿐인데 그런식으로 온갖 말을 가져다 붙여봐야 아무 의미 없어보이는데요.
장세척
09/08/0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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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제동선수는 5대 본좌(포스트 마재윤)이 될지 아니면 더욱 강력한 임팩트로 신세계를 구축하게 될지 지켜봐야겠군요
김택용선수도 역사의 새 지평을 열고 혁명을 완성할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살찐개미
09/08/0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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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몰라 그냥 이제동화이팅!!
09/08/0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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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end님// 임요환 선수 없이도 스타판이 존속 될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보여준 대회는 질레트배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포스트 임요환은 컨트롤과 전략적인 플레이를 주로 사용하는 테란 게이머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리고 스타판의 아이콘과 마재윤 선수와는 거리가 좀 있죠.

그냥 최초의 합격자 정도...
09/08/0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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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척님// 그런 식으로 치자면 이윤열과 최연성도 임요환의 세계에서 2,3대 왕이 된거밖에 안됩니다.
하지만 이윤열, 최연성이 임요환보다 못한 선수라는 사람은 거의 없죠? 결국 관점의 차이일뿐입니다.
커리어로 본다면 임요환은 이윤열보다 못하고, 포스로 본다면 최연성을 능가하는 선수가 없습니다.
결국 위의 구분은 시대적인 흐름에서 봤을때의 얘기이고 다른 관점으로도 스타계를 바라볼 수 있기에
우리는 '임이최마' 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임' 이최 '마' 로 해야겠죠.

Zhard님// 물론 이제동, 김택용이 본좌등극하면 마재윤과 동급입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임요환과 마재윤
이 다른 본좌 선수들보다 뛰어나다는 말이 아닙니다. 단지 그들은 타 선수와 달리 시대적인 흐름에서 새로운 기준
을 만들어낸 선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본좌론은 마재윤 선수가 완성한 것이 맞습니다. 박성준 선수가 처음 본좌론의 기초를 마련했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완성하고 스타계에 적용시킨 것은 마재윤 선수니까요. 간단히 말하자면, 본좌론의 본질인 '절대자'란 정점
에 서야 하므로 그 어떤 선수보다 우위에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박본좌'라 불리우던 박성준 선수는 물론 최강자
라는 호칭을 받았지만 그게 어떤 선수보다 우월한 정점에 선 선수라는 것까진 아니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박본좌
란 호칭을 거의 모든 사람이 인정한 것도 아닙니다. 저만 해도 당시 박본좌란 호칭을 들어본적도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마재윤 선수 때의 본좌는 그것이 완성되었을때 당시 스타를 보고 커뮤니티에 참여하던 사람이라면 거의
모두 인정하고 아는 호칭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재윤이 후에 본좌에서 몰락할때도 본좌 호칭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박성준이 아니라 마재윤의 힘으로 이루어낸 것이죠. 그렇기에 본좌론의 완성자이자 그것을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으로 적용한 것은 마재윤 선수의 힘이라 생각합니다.

슈슈님// 마재윤 선수가 합격을 했다는건 밑의 박성준 선수 본좌론 창시에 대해 동감하는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것이지 여전히 현 시대에선 마재윤 선수가 본좌론을 만들었다는 의견이 강합니다. 여기서 '만들었다' 라는 의미
를 잘 해석해야 하는데요. 이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었다는건지, 아니면 완성시켰다는건지 등 해석의 여지가
남아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각자의 견해가 갈릴테니 저는 위에 적은 내용으로 답변하겠습니다.
그리고 두 선수의 목표가 뭔지는 우리가 알 수 없죠. 직접 물어본 것도 아닌데 레전드인지 본좌인지 누가 압니까.
단지 현재 시대가 본좌론의 패러다임을 적용받고 있기에 팬들이 본좌를 추구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두 선수를
만드는 것은 선수 자신이 아니라 팬과 관계자, 그리고 결과입니다. 두 선수가 뭘 원하든 이미지와 직위를 수여하
는건 다른 사람이니까요. 마재윤 선수가 자신이 본좌가 되고 싶어서 본좌된건 아니죠. 그냥 하다보니 본좌가 되
고 본좌론의 시대를 열고 마에스트로가 된 것입니다.
황금빛
09/08/0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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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보다 독보적으로 프로리그에서 날아댕기고 있죠. 다전,승률 모두 1위.
개인리그에서도 양대리그 포함 3회우승, 현재 양대 4강 진출 등..
이제동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앞으로 더 기대되네요. ^^
09/08/0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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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end님// 김택용,이제동선수가 끊임없이 본좌론의 영향을 받고있고 본좌론에서 자유롭지 못한건 부정할수없는 사실이네요.

개인적으로는 얼른 두 선수가 그 틀에서 벗어나길 바랍니다.
장세척
09/08/0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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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end님의 설명을 들으니 본좌론에 대한 본질이 머리속에 정리가 되는군요
발가락
09/08/0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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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두미키님// 와 닿는 댓글입니다. 동의합니다.
장세척
09/08/0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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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건 마재윤선수의 본좌론 패러다임(마선수의 기준)에 의해 마재윤 이후에 등장한 신예 강호들이 시험을 받아왔고
현재 그 시험대에 올라있는건 김택용,이제동 선수라는 얘기군요.
남은건 택동 두 선수가 시험에 불합격하여 탈락할지, 시험에 합격하여 포스트 마재윤이 될지
아니면 테스트 자체를 초월하여 스스로 새로운 시험문제를 출제해버릴지의 여부겠군요
swflying
09/08/04 18:02
수정 아이콘
현재 김택용 선수나 이제동 선수나 승률, 수상경력, 포스면에선
둘다 본좌시켜도 이상할게 없습니다.
다만 문제는 김택용에겐 이제동이 동시대에 있는게 문제이며
이제동에겐 김택용이 동시대에 있는게 문제이지요.
더군다나 요즘살짝 주춤하지만 프로리그 다승왕 이영호 까지..

그들은 그들이 동시대에 존재한다는 게 억울할 뿐입니다.
본좌는 동시대에 라이벌이 없었죠.
군림만이 있을뿐입니다.
그런면에서 이제동 선수가 이번 광안리 우승과
양대리그 우승을 해낸다면 본좌라 불려도 이견이 없겠죠.
그러나 만약 김택용선수가 msl과 광안리를 가져가버린다면
김택용 선수 역시 본좌라 불러도 이견이 없을정도이니
참 머리아픕니다^^;
pullbbang
09/08/0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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解脫님// 괜히 정상을 오르는것보다 지키는것이 어렵다고 하는게 아니죠.
장세척
09/08/0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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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lbbang님// 그 말씀은 동의합니다. 마재윤선수는 가파르게 정상에 올라 보는 이들의 혀를 내두르게 하였으나 정상을 금방 내주고 몰락했죠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태환선수나 황영조선수의 예를 보면 정상은 오르는것 못지 않게 지키는것이 어려운것 같습니다
09/08/04 18:13
수정 아이콘
제가 예전에 썼던 댓글과 굉장히 유사한 의미의 글을 legend님이 써주셨네요.

마재윤 선수 이전 시절, 스타판의 패러다임은 '포스트 임요환'이었습니다. 스타판 밖으로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존재인 임요환. 한 경기만 해도 게시판이 들썩들썩하는 그 엄청난 영향력의 존재 아래에서 자유로운 선수는 없었습니다. 홍진호 선수는 임요환의 라이벌, 이윤열 선수는 임요환의 자리를 위협하는 존재, 최연성 선수는 임요환의 직계 후계자 등으로 정의되었죠. 조금만 반짝이는 선수가 등장하면 '포스트 임요환'이라는 잣대를 들이밀었습니다. 그 칭호를 잠깐이나마 받았던 선수는 꽤나 많았죠.

그런데 그 틀을 마재윤 선수가 깼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포스트 임요환'은 마재윤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때마침 시기도 적절했던 것이 임요환 선수가 공군에 가면서 잠시 공백기를 가진 틈을 타서 msl 3회 우슨, 슈퍼파이트 등으로 자신의 존재를 분명히 각인시켰습니다. 스타판 밖으로의 영향력도 엄청 커졌죠. 그리고 마침내 신한은행 우승으로 자신의 커리어에 방점을 찍으며 동시에 스타판의 절대적인 패러다임이었던 '포스트 임요환'이라는 명제를 자기 손으로 지우로 '본좌론'이라는 명제를 올려놓습니다. 마재윤 선수 이후의 선수들은 이 본좌론이라는 명제 아래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 2의 시기라고 할 수 있는 거죠.

이제동 선수나 김택용 선수는 5대 본좌라는 마재윤 선수의 틀 안에 갇히기보다는 그 이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이고 그것에 동감합니다. 두 선수 모두 스타판에서 다시 나오기 힘들 절륜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데도 본좌론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 아래 '끼워맞춰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패러다임을 깬다는 게 쉽지가 않죠. 마재윤 선수도 본인의 실력만큼이나 시기적으로 매우 좋았기에 가능했던 거구요. 결국 실력 + 실력 외적인 요소 (드라마틱함이라거나 외모 등등) + 주변의 운, 이런 것이 모두 합쳐져야 가능한 일인데... 이제동 선수와 김택용 선수는 앞의 두 조건은 만족시킨 것 같습니다만 시기적인 운이 따라주지 않고 있네요. 자신만큼 뛰어난 선수가 동시대에 존재한다는 이유로요.

어쨌든.. 시대를 만들어가는 주인공들을 보면 괜히 제가 더 기분이 묘해지고 두근거리네요. 스타2 등장 이전에 5대 본좌든, 새로운 패러다임이든 어느 누군가가 유일무이의 자리를 차지해 줬으면 좋겠네요. 팬심 조금 담아 이제동 선수였으면 더 좋겠구요. ^^;
09/08/0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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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척님// 2ndEpi.님// 예,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마재윤 선수가 이윤열 선수의 계보까지 다 흡수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윤열 선수의 레전드란 칭호는 당대최강을
넘어서서 모든 시대를 통틀은 커리어 위주의 독자적인 직위입니다. 그것의 바탕에는 전성기 이후에도 제2의, 제3의 전성기를
구가하여 모든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우승횟수를 추가하는 그 불멸성에 있다고 봅니다. 본좌가 한 시대의 정점을 차지한 절대자
를 수식하는 단어라면, 레전드는 모든 시대에 있어서 그 이름이 빛나고 있는 불멸자를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재윤 선수는
다시 본좌가 될 필욘 없습니다. 하지만 죽지 않고 끊임없이 부활하여 자신의 이름을 모든 시대에 기록하는 불멸의 선수가 되었
으면 합니다. 만약 그것을 이룬다면 스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임요환의 패러다임, 이윤열의 불멸성,
그리고 본좌가 됨으로써 얻은 당대최강을 모두 가진 최초의 선수가 되길 기원합니다.

ps.그런데 임요환 선수가 30대 프로게이머로써 성공하게 된다면 임 선수가 먼저 최초의 선수가 될지도...;;;
09/08/04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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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lbbang님// 마재윤 선수는 유독 정상에 오르기가 힘들었죠.

그때 당시 임.이.최 등의 세력과 힘들게 싸워서 정상을 차지한 덕분에

지금의 김택용 , 이제동 선수가 있을수 있는게 아닐까요?
王天君
09/08/0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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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동 선수의 경기는 이상하게도 다른 선수의 경기와는 다르게 뭔가 처절합니다. 그것이 투햇뮤탈로 뚝딱 끝내버리든 아니면 서로 빈집털이를 해서 러커 한마리로 간신히 이기는 경기든 경기 내용과는 상관없이 말이죠. 독기의 이제동, 연습의 이제동, 본인의 실제 모습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런 이미지들로 인해서 그가 이기건 지건 보는 저에게는 참으로 찡하게 느껴집니다. 저렇게 이기려고 얼마나 연습을 했을까, 저렇게까지 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얼마나 걸렸을까, 이기면 이긴 대로 지면 진 대로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막 가슴속으로 부딪힙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경기는 상대방과의 경쟁보다도 오히려 자신과의 경쟁처럼 보입니다. 마치 기록의 갱신을 위해 마라톤을 달리는 러너처럼 말이죠. 연습해왔던 대로, 상대방은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내가 할 수 있고 내가 해야 하는 것에만 집중한다 - 1승 1승 씩을 쌓아가고 한 경기 한경기 이겨가는 그 모습이 말이죠. 수없이 주고 받는 펀치 끝에 엉망이 된 채로 서서 넉다운 된 상대를 뒤로 하고 우뚝 섰던 임요환과도, 신의 한수로 승부를 결정지으며 바둑판을 멍하니 응시하는 상대방의 목전에서 조용한 미소를 머금는 마재윤과도 다릅니다. 처절함 끝에 터지는 플래쉬의 화려함, 고요하나 무겁게 좌중 모두를 짓누르는 묵직함, 이제동 선수는 전 본좌들이 가지는 '상대방을 쓰러뜨린다'는 고유한 이미지가 떠오르질 않습니다. 출발선상에서 모두 똑같이 튀어나갑니다, 다른 누군가가 뒤쳐지는가 하면 어느 누군가는 등 뒤에서 바짝 자신을 뒤쫓고 저 앞에서는 잡힐 듯 하면서도 가까워지지 않는 누군가가 달리고 있습니다. 그저 한 걸음 한걸음 너무 빠르지 않게, 조심조심 가볍게 내닫을 뿐입니다. 가빠지는 호흡을 다스리면서요.

그가 쌓는 1승 1승이 마재윤이 내준 본좌의 기준치를 달성하려 애쓰는 것 같아서 심히 가슴이 아픕니다. 한번의 패배에 자기자신의 가치가 훼손당해버릴까봐, 이름이 잊혀질까봐 이를 악물고 이겨내는 그 모습은 거의 고행과도 같아 보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마재윤 선수가 만든 포스토 본좌론의 세계가 이제동 혼자의 힘으로는 부숴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토록 고군분투를 하고 초인같은 활약을 펼쳐도요. 혼자서는 결국에는 그 또한 마재윤의 세계에 흡수되고 말 것 같은 예감마저 듭니다. 지금 마재윤의 세계를 부수는 것은 택뱅리쌍 네 명의 물고 물리는 레이스 자체가 해답이며 그들 어느 한쪽이 무너지지 않고 오래토록 앞서거니 뒷서거니 달린다면 우리는 언젠가 본좌보다도 택뱅리쌍 그들 자체를 주인공으로 내다볼지도 모릅니다. 다음의 택뱅리쌍은 누구일까, 택의, 뱅의, 리쌍의 빈 자리는 누가 메꿀 것인가 이번에는 택인가 뱅인가 동인가 호인가 하고서 다음 세대를 기대하고 아직 살아있는 그들의 활약을 감상하며 마재윤 선수는 잊혀지지는 않되 조금 더 아련한 향수 쯤으로 기억될지도요. 그래서 전 프로리그, 개인리그는 제 네명이 필히 주인공이 되어야 하며 저 네명이 독보적으로 존재하되 그들을 서로 견제할 수 있을 만큼의 팽팽함이 곁들여진 스타리그를 기대합니다.

아무튼, 승부라는 가혹한 시련을 계속 받아들이고 쓰러지지 않는 이제동선수를 저는 인간적으로 우러러봅니다. 훗날의 기억 속에서 '위대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줄 몇 안되는 게이머가 될 것 같기도 합니다.
09/08/0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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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dEpi.님// legend님//
포스트 임요환이 누구인가 라는 물음이 한동안 스타계를 지배했던 것은 임요환의 몰락과 동시에 스타판이 몰락할 것 같은 걱정때문이었습니다. 사대천왕의 나머지 셋을 합쳐도 임요환 팬클럽 숫자에 턱없이 모자라고 스타판 밖으로 나가면 임요환 밖에 모르는 시절, 프로게이머의 평균 수명에 비추어 임요환의 몰락과 은퇴도 곧 다가올 것이고 그때가 되면 스타판의 몰락도 올것이라는 우려는 단순한 기우가 아니었지요. 그래서 이윤열, 최연성이 실력으로는 당대 최강자로 인정을 받았어도 포스트 임요환으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임요환의 인기는 도저히 따라갈 만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스타판으로서는 최고의 희소식이 들려옵니다. 공군팀의 창단소식이죠. 이제 임요환의 공백은 걱정할 필요가 없고, 30대 프로게이머도 현실성 있게 들려옵니다. 포스트 임요환을 걱정할 필요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임요환이 현역으로 계속 뛰겠다는데 포스트 임요환이 성립하기엔 어색하죠.
때마침 스타판에는 최강자 논쟁이 불거집니다. 포스트 임요환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 이 시점에서 인기 이외의 실력으로만 따져서 마재윤을 능가할 게이머는 없었죠. 그것도 무려 1년이상 지속된 기간동안 말이죠. 그러나 이미 포스트 임요환이라는 화두는 쉰 떡밥이 되어있었고 사람들은 그 대신에 본좌라는 떡밥을 찾게 된 것입니다.

제가 보기엔 이윤열, 최연성시대에는 임요환을 대신할 자를 구하는 것이 간절했고, 그것이 포스트 임요환 이라는 화두로 다가왔다면, 마재윤시대에는 포스트 임요환 이라는 화두가 필요성을 상실하게되어 본좌론이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된 것일 뿐입니다.
시대의 조류에 따라 화두가 바뀌었을 뿐, 이 최 마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점이 있다거나 마재윤이 포스트 임요환이라는 화두를 없애버렸다고 하는 건 무리라는 거지요.
09/08/0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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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jchoi님// 동의하는 부분이 일부 있습니다만.. 포스트 임요환이 필요없게 된 이유는 공군으로 인해 임요환 선수가 선수 생명을 이어갔기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재윤 선수가 등장했기 때문에 포스트 임요환이 필요없게 된 거죠. 아니, 정확히 말하면 마재윤 선수가 바로 포스트 임요환이었습니다.

포스트 임요환이라는 조건은 뭘까요? 임요환 선수가 인기를 얻은 과정을 떠올려 보면 간단하죠. 약체 종족이었던 테란으로 화려한 쇼맨쉽을 보여주며 동시에 강력한 포스를 보여줬습니다. 훤칠한 외모는 플러스 알파의 요소였구요. 그런데다가 라스트 1.07에서 전대의 최강자였던 기욤 선수를 3:0으로 짓누르며 자신의 세계를 선포했죠. 그렇다면 마재윤 선수는? 거의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약체 종족이었던 저그로 강력한 포스를 보여줬습니다. 저그라는 종족 특성상 임요환 선수 전성기만큼 화려하진 않았지만 적재적소에 알맞은 유닛들이 배치되어 절묘하게 공격하고 방어하는 모습은 충분히 임요환 선수의 드랍쉽에 부족함이 없다고 봅니다. 거기다 이전 최강자들인 임, 이, 최를 차례로 압살해 버렸습니다. 때마침 아주 시기적절하게 한시적이긴 하지만 임요환 선수가 자리를 비웠구요. 포스트 임요환에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이 있을까요?

다시 말하면 ljchoi님이 말씀하신 그 임요환 선수의 '인기'를 이을 수 있는 당시 유일한 선수가 마재윤 선수였던 겁니다.
09/08/04 21:09
수정 아이콘
2ndEpi.님//
마재윤이 포스트 임요환이 될 가능성은 없었다고 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그건 이윤열, 최연성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재윤이 가장 가능성이 컸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이, 최와 마찬가지로 포스트 임요환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셋 중 누구도 임요환을 대체할 수는 없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세 선수간에 포스트 임요환이라는 화두를 본좌론이라는 화두로 바꿀만 한 본질적인 차이점은 없었다는 거죠. 포스트 임요환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포스트 임요환이라는 화두를 '마재윤이' 폐기시켰다고 할 수 있나요?
공군의 창단으로 인한 임요환의 선수생활 연장, 30대 프로게이머 발언의 현실화 가능성, 스타2 출시소식 등의 상황이 '임요환 다음은?'이라는 걱정을 덜게 만든 거죠.
핫타이크
09/08/04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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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 2007년 당시 커뮤니티는 온통 마재윤이야기로 들썩였습니다.
지면 지는대로, 이기면 이기는대로
스갤은 그냥 마재윤 갤러리였고,
pgr21도 마재윤 팬카페 수준으로 글 도배였었죠.
(물론 까는글도 많았지만요.)

그 시절 문득 들었던 생각은
마재윤 이전에 이런 돌풍을 몰고다녔던 선수는 임요환 밖에 없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커리어와 경력. 팬의 숫자는 이윤열, 박정석, 홍진호, 최연성도 그에 못지 않았지만.
스타판전체의 이목을 끌고 다른 팬들마저도 그의 행보에 관심을 갖게 만든 선수는
스타 역사상 단 두명 임요환, 마재윤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세척
09/08/04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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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요환, 마재윤선수가 경기 외적 아이콘적인 면이 강하다면

이윤열, 최연성선수는 경기 내적으로 쌓은 업적과 우승경력이 압도적이죠
바람소리
09/08/0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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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이제동은 취소하신 거군요. 이런 찬양글이라니..;
Contax_Aria
09/08/0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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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중에 legend 님 글 읽다보니 정말 공감가는군요.

정말 스타판에서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미친듯이 한사람에게 집중되었던건 임요환과 마재윤이 최고였던것 같습니다.
물론 이윤열과 최연성의 강함과 포스에 대한 집중도 많았지만 임요환과 마재윤은 그런 집중과는 좀 달랐죠.
정말 새로운 세계를 완성해가는 과정을 하나 하나 보는 느낌이랄까요. 아무도 임요환만큼 모든 사람들의 이목과 관심이 집중될 존재는
없다고 생각되었는데 마재윤이 본좌 논란을 완성시켜과는 과정에서 정말 모든 사람들의 관심과 집중을 받았죠.


정말 마재윤의 본좌 시험대의 과정은 예수의 십자가 고난으로 향하던 장면처럼 드라미틱했죠.
마지막에 십자가에 매달려 죽음으로 완성하듯이 마재윤 선수도 불꽃을 태우며 논란을 종식시키고 본좌를 완성시켰죠.
이제동과 김택용에게 5대 본좌에 오르는것이 나름대로 의미있는 일이겠지만 그것이 그냥 5대 본좌만으로 끝나는것은 두 선수의 가능성과 한계를 우리손으로 규정지어버리는 일이라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그러기에 이 두선수의 능력과 가능성이 아쉽군요.
09/08/0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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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jchoi님// 포스트 임요환과 본좌론은 실재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추상적인 이미지요, 담론이라고 봅니다. 스타판을 보는 일종의 '관점'이죠.
따라서 포스트 임요환이 나와야만 포스트 임요환이라는 화두가 폐기되는 것도 아니고, 5대 본좌가 나옴으로써 본좌 담론이 폐기되는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포스트 임요환이 필요했던 것은 임요환 선수라는 개인 자체의 가치 때문이 아니라 임요환이 가지는 스타판에서의 상징성과 실질적 영향력 때문이었죠. 임요환이 빠지면 스타판이 휘청일 것이라는 우려 말이죠.
그런데 포스트 임요환 담론이 스타판을 지배할 때와는 달리, 까놓고 말해 지금 임요환 선수가 은퇴한다고 하더라도 스타판이 휘청일 것 같지는 않습니다.
스타판이 엄청난 인기와 상징성을 가진 한 명의 선수-정확히 임요환-에 의존하던 시기를 벗어난 거죠.
"임요환이 아니면 이 판은 안된다"는 절박함이 만들어 낸 것이 포스트 임요환 담론이고, 어찌보면 역설적이게도 담론의 시발점이 그러했기에 포스트 임요환론은 포스트 임요환을 찾아내는 것이 불가능할 수 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그런데 스타판을 움직이는 그 인기 선수라는 것이 반드시 '임요환'이라는 고유명사, 특정 선수일 필요는 없다는 것. 절대적 실력과 경기 외적인 적당한 얘깃거리가 있으면 다른 선수로 대체될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줬던 선수가 마재윤이었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의미의 포스트 임요환은 마재윤이라고 보는 것이구요.

즉, 포스트 임요환의 담론이 '임요환이 아니면 안 된다'는 인식(특정성, 대체불가능성)에서 출발한 것과 달리, 마재윤의 본좌론은 '절대적 실력과 적절한 드라마를 갖추면 누구나 임요환(=마재윤)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불특정성, 대체가능성)에서 나온 것이죠.
그래서 똑같이 목마르게 찾았음에도 -사람들이 예상하던 형태의- 포스트 임요환은 나오지 않은 반면, 본좌는-포스트 마재윤은- 다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sgoodsq289
09/08/0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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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이제동 선수의 팬입니다만
아직 몇발짝 더 남았다는데에 공감해요.

임이최마 의 경우는 진짜 하나하나 다 따져봐도 미친듯이 강했죠. 경기하면 무조건 이길 것 같은 포스;
진짜 박정석, 홍진호, 박성준, 강민, 조용호, 서지훈 등의 선수들도 잘하긴 했지만 저들과는 분명히 차등이 있었습니다.

여튼 이제동 선수 어서 분발해서 5번째로 이름을 올릴 수 있기를...
장세척
09/08/0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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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좌론이 존재하는 한 이제동선수는 영원히 마재윤선수의 그림자 아래에 존재할수 밖에 없다는거군요
어찌보면 참 슬프네요... 어찌보면 본좌론의 창조자인 마재윤선수 본인도 그 본좌론논리에 잡아먹혀버렸죠..

이제동선수가 마재윤식 세계관을 깨고 새로운 가치기준을 창조해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레전드론일지, 꾸준론일지, 에이스론일지는 몰라도...
sgoodsq289
09/08/0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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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척 님 // 모가 마재윤선수가 본좌론에 잡혀먹히고, 다른 사람한테 5대 본좌라하면 안되는지

무슨 소린지 진짜 모르겠군요.

그냥 한 시대를 휩쓸 정도로 잘 하는 사람 임이최마 현재까진 이렇게 4명이고, 이제 그렇게 또 불리울지 모르는 1명이 더 나올까 말까 한다는 겁니다. 다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나요? 본좌든 신이든 황제든간에 말이죠..

전에 '누가 뭐 본좌라는 말을 뛰어넘는 누군가가 나왔으면 좋겠다.'
라는 말을 했었는데, 글쎄요... 지극히 말장난으로 보입니다.

차라리 우리 용어 선택을 좀 다양하게 합시다! 이렇게 말하는게 훨 나아 보입니다. 이리저리 돌려서 애매하게 말하지 말고.
꿈꾸는리토
09/08/0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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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적일수밖에 없는 본좌론이란 것 하나 때문에 많은선수들이 매장당하기 때문아닙니까.. 임이최마라고 하는 본좌라인전에도 임이최라는 최강자들은 있었지만 4대천왕,3대프로토스,신4대천황, 조진락,변태준 이렇게 많은 선수들을 기억했고 그때도 이런 선수들 우승이 뽀록아니면 거품이라고 열심히 깠나요? 반면에 지금은 본좌론에 얽혀 중요한건 단 본좌 한사람뿐 더해봐야 본좌 후보자인 택뱅리쌍 장난까지 쳐서 콩라인이니 뭐니 밖에 더 있나요? . 택뱅리쌍도 알고보면 본좌후보 경쟁자였던선수들 4명 묶어서 만든거고 이젠 이영호 송병구 둘은 이제 본좌후보 탈락자들. 그래서 열심히 막장이라고 깝니다. 그래서 남은게 택동. 본좌론이 지속되는 이상 요즘페이스로 보건데 김택용선수가 탈락할 가능성이 높겠네요. 김택용선수가 3.3혁명마저 없었다면 그저 본좌후보탈락자로밖에 기억되지 않겠죠. 또 하나 예를 들어보면 신상문선수의 경우도 예전에 이 정도 성적을 찍었다면 x거품이니 버블이니 까였을까요?
Z.Ibrahimovic
09/08/05 22:41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읽는 sylent님의 B급칼럼이군요. 열독자입니다. 앞으로도 sylent님의 겜게에서 좋은글들 부탁드리겠습니다.
09/08/08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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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왔습니다
발로하나요
09/08/0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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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글을 봤는데 현재 이제동의 상황을 생각해보니 웃음밖에 안나오는 글이군요 예전에도 무슨 굿바이 이제동 이라는 헛다리짚는 글을 쓰지않으셨었나요?? 이번에도 헛다리네요
장세척
09/08/1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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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좌론을 떠들었던 결과란 이런 것입니다. 선수들만 비참해지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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