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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11/26 01:02:39
Name 王非好信主
Subject 16인의 이야기1. - 김동수
제가 작성했던 커리어랭킹(클릭)을 토대로 상위 16인에 대해 써볼까합니다.

괜히 객관적인 척하는걸 줄이기 위해 반말로 작성했습니다. 이해해주세요. ^^


16인의 이야기1. - 김동수
16위 김동수 1448 (우승 2회, 결승진출 2회, 4강진출 2회, 본선진출 6회)

파트1. 저그의 시대에 일어선 영웅


김동수선수는 프리챌배에서 데뷔했다. 초반 2게이트 질럿러시를 정찰 프로브까지 전투에 동원하며 '하드코어'하게 하며, '가림토스'로 명명받게했다. 그는 저그로 도배된 프리챌배에서 홀연히 빛나던 영웅이다.

'김동수선수는 온게임넷에서만 프리챌배에 데뷔했을 뿐, 당시 오프대회에서 이미 활약을 통해 알려진 선수였다'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온게임넷 방송만 꾸준히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니아'소릴 들을만한 당시에, 오프대회 성적을 보고 알려졌다고 생각할 정도면 관계자나 다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김동수가 데뷔와 함께 눈부신 성적을 낸 '로열로더'라고 생각한다.

김동수선수는 프리챌배의 초반에는 그리 눈에 띄는 선수가 아니었다. 24강은 재경기로 통과했고, 16강도 조2위로 통과했다. 8강도 1승2패로 재경기를 치뤘다. 사실 재경기는 4강의 세자리가 저그로 채워진 상황에서 1경기마저 변성철선수가 이겨서 4저그의 위기에 몰려있기도 했었지만, 이당시 재경기는 방송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긴박감은 없었다. --;

프리챌배의 영웅이라면 테란이 24강에서 사라지고, 토스는 저그의 밥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에, 최인규, 김동준, 기욤으로 대표되는 랜덤이었다. 하지만 최인규선수는 16강에서 탈락, 기욤선수도 8강에서 1승1패상황에서의 진출전 패배로 탈락, 김동준선수마저 재경기끝에 탈락하며 김동수선수가 영웅의 길에 오르게 된 것이다.

준결승을 2:0으로 이기며 결승에 오른 김동수선수의 결승상대는 저그판이었던 프리챌배에서 저저전 무패를 기록하며, 8강에선 프프전끝에 패배를 안겼던 최종보스 봉준구선수였다.

최초로 외부에서 결승전을 치뤘던 이때, 김동수선수는 방송리그 역사상 첫 3:0승리자가 되며 우승컵을 안는다.



파트2. 네오 김동수

이후에 벌어진 왕중왕전에서 2승 3패 4위의 성적으로 마감한 김동수선수는 한빛소프트배에서 예선탈락하며 방송에 얼굴을 비추지 못한다. 그리고 하나로우승-프리챌8강-왕중왕전우승을 달성했던 기욤이 토스만으로 3위에오르고, 프리챌배와 병행해서 치뤄졌던 겜큐대회에서 3임시대 토스대표였던 임성춘이 예선을 뚫고 한빛배에 오르고 이후 코카배까지 연속8강을 하자 김동수선수는 잊혀진 선수가 됐다. 그저 박용욱선수와 박정석선수가 '그'의 후배라는 소리로 이름이 올려졌을 뿐이다.

그렇게 2001년 첫경기는 스카이배 16강의 2회차 마지막경기, 가을의 중심에서 치뤄졌다. 거의 1년만의 복귀전에서 그는 김정민선수를 상대로 가스는 아칸에, 미네랄은 넥서스와 캐논에 올인하는 전무후무한 전략을 들고나와 화려하게 승리했다.

이후로는 승승장구, 결승에 갈때까지 임요환선수에게 한번, 홍진호선수에게 한번 딱 2패로 결승에 진출한다. 물론 결승파트너인 임요환선수도 2패였지만. 직전에 치뤄진 WCG우승, 2회연속 우승 후 또다시 결승에 올라온 임요환선수를 상대로 3:2로 우승한다. 이때 인큐버스에서 치뤄진 1,5경기를 승리했기 때문에, 김동수선수를 떠올리면 항상 인큐버스가 생각난다.

어쨌든 임요환전성시대를 끝내며 우승하고 보여준 화이팅포즈의 세레머니는 한때 온겜이 엠블럼으로 만들려고 했을 만큼 굉장한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파트3. 프로토스의 대부가 되다.

이후 김동수선수의 성적은 좋지 않다. 왕중왕전은 재경기 끝에 탈락했고, 시드로 출전한 네이트배에서도 16강에서 탈락했다. 1차듀얼통과로 박정석선수와 단둘뿐인 토스가 됐지만 3패탈락. 2차듀얼을 뚫은 유일한 프로토스로 본선에 진출하지만 은퇴를 선언, 마지막대회임을 공언한다.

은퇴를 각오한 그 대회의 첫경기는 역시나 직전에 WCG2연패를 이뤄낸 임요환선수와의 경기. 네오포비든존이라는 반섬맵전장에서 그는 셔틀이 아닌 아비터의 리콜을 이동수단으로 사용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경기는 정말 아쉽게, 아쉽게 패했지만 더없을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스카이때의 부활을 생각하게 했다.

2경기를 이기고 1승1패가 되어 마지막경기를 이기면 2승1패 재경기를 볼 수 있는, 이미 2패로 탈락이 확정된 상대를 만났다. 1년넘게, 대프로토스전 최강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던 장진남선수였다. 그래도 괜찮았다. 그가 온게임넷에서 기록한 유일한 1패는 자신이 준 것이었으니까.

아방가르드에서 펼쳐진 그 경기는 테크를 빨리 올리려는 김동수선수의 안마당에 장진남선수가 해처리를 지으면서 정상적인 범주를 벗어났다. 안마당 멀티가 늦어지며 상대에게 다수해처리를 허용, 경기가 이대로 끝나려나 싶을정도로 어려워졌단 김동수선수는 앞마당 자원 활성화를 통해 병력을 짜내 다수 드라군을 구성, 경기를 뒤집었다. 슬램덩크의 명대사 '은퇴는 연장되겠죠?'가 떠오를 정도로 경기가 기울었었지만, 결국 프로토스의 악몽이던 장진남선수에게 병력과 멀티를 잃으면서 패배, 은퇴하게된다.

결과적으로 3연속 16강탈락이었고, 엠겜에서도 단한차례진출해 16강에서 탈락했지만 그가 버티고 있는 동안에 박정석선수라는 새로운 영웅이 탄생했고, 은퇴시즌의 챌린지결승에서 박용욱선수와 강민선수가 맞붙는걸 지켜보며 새로운시대까지 프로토스를 지켜냈다. 온겜외에선 활약이 적어 기욤선수나 임성춘선수에 비해 운이좋았다는 평도 있지만, 토스가 가장 힘들던시기에 남아 우승을 차지했던 '영웅'의 면모로 부족함이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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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nnegut
08/11/26 02:00
수정 아이콘
김동수 선수 때문에 스타판을 사랑하게 됐죠.
그가 없었다면 e스포츠는 저와는 무관한 스포츠가 될 뻔했습니다.
글 잘 봤습니다. :)
RedOrangeYellowGreen
08/11/26 03:01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봤습니다.
우리나라에선 프로토스의 선구자격 선수이죠.

글에 조금 보충하자면 본문에도 있지만 김동수 선수는 프리챌배 전에도 굉장한 유명고수이긴 했습니다.
(넷상이나 베넷에서 토스 초고수로 유명했고 오프대회등을 통해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인정받는 축이었죠)
10-12게이트 질럿푸시로 시작하는 일명 가림토스가 그것인데 저그전에선 알려지길 단연 넘버1이었습니다.
당시 김동수 선수가 쓴 전략글이 지금도 찾아보면 있을텐데..
아무튼 2게이트 질럿러시->온리 질템칸으로 가는 고전적인 가림토스는 후로 몇년간 토스 대 저그전의 근간을 제시했고 스톰이 하향되고 러커조이기가 일반화되기전까진 대 저그전 정석중 정석이었죠.

초창기엔 굉장히 우직한 면모를 많이 보였었고 전에도 댓글에 언급한적이 있지만 전략가와는 거리가 먼 선수였습니다. 본인도 나중에 회고하길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우승을 했으며 대 테란전 패스트 옵드라 운영조차 할줄 몰랐다고 했습니다. 저프테전을 가리지 않고 2게이트를 종종 했으며 농사꾼 질럿의 이미지에 딱 어울리는 선수였죠. 게임뿐 아니라 본인의 평소 성향 역시 그러했는지 초기 임요환 선수가 각종 올인빌드 (이를 테면 토스전 숨김 3배럭 마메 러시)를 통해 승리하자 정석을 하지 않고 꼼수를 쓴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게임큐 게시판은 종종 이런 떡밥으로 달아올랐었는데 김동수 선수는 송병석과 아이들(안티 임요환 -_-;)이라고 하는 세력(?)의 한 축이었죠.
(물론 후일엔 강도경,김동수 선수모드 임선수와 친해지게 되고 송병석 선수역시 은퇴 즈음 인터뷰에서 최고의 게이머는 단연 임요환이라고 인정 흐흐)

그러다가 프리챌배를 지나고 2001년 스카이배에 이르기까지 굉장한 전략가로 변신을 하여 달라진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대표적인것이 김정민 선수와의 그 유명한 버티고 경기인데. 패닥으로 출발하여 온리 질럿 아칸으로 소모전하면서 무한확장->스카웃->캐리어로 가는 빌드였죠. 사실 전무후무한 전략이라고 하기엔 좀 그런것이 그런 빌드는 이미 유럽의 토스유저들이 많이 선보인것이긴 했었습니다.(유럽토스라는 별칭이 있을정도로) 그렇지만 어쨌든 김정민이라는 당대 최고테란을 상대로 드래군과 로보틱스없이 아주 매끄러운 운영을 보였다는 것만으로도 괄목할만한 게임이었죠. 거의 비슷한 시기에 김정민이 아닌 다른 테란을 상대로도 겜비씨에서 이미 선보인적이 있었는데 상대 테란이 누구였는지는 생각이 잘 나지 않네요. (추가. 조정현 선수와의 종족최강전 JR's memory 경기네요!)

이후로는 뭐 다른분들도 익히 아실만한 이야기들.. 김대건 선수와의 경기 전진 로보틱스나 임요환 선수와의 경기 셔틀 질럿 드랍( 당시로선 획기적인 전술) 그리고 포비든존 아비터리콜까지.. 토스유저들에게 많은 명경기를 선물하면서 산업체에 입대했죠.
사실 군복무를 하면서도 꾸준히 현역 복귀의지를 표명했기에 기대를 좀 했었는데 역시 세월의 벽에는 힘이 부치는듯 해서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한국 e스포츠계에서는 뭐랄까 정말 토스의 선구가적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 선수이죠. ^^
앞으로는 해설이나 다른 분야를 통해 가림토스의 추억을 팬들에게 일깨워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RedOrangeYellowGreen
08/11/26 03:14
수정 아이콘
마지막으로 한가지 王非好信主님꼐서 잘못 기억하고 계신게 있다면 프리챌배 8강 재경기 부분인데.
당시에도 재경기는 방송을 해줬었습니다.
변성철 선수와의 경기가 블레이즈에서 펼쳐졌고 김동준 선수와의 경기는 전장이 아방가르드였죠.
vod가 남아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방송은 해주었던걸로 기억하구요. (어쩌면 제 기억이 정확치않아 풀방송은 아니고 하이라이트 편집본 방송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물론 당시엔 정규리그가 생방이 아니었기에 재경기도 녹방이었습니다.
중요한 부분은 아닐지언정 당시 재경기도 나름 흥미있게 본 편이라 기억에 남아 댓글로 남겨봅니다.

에구 벌써 시간이 3시반인데 새벽에 글 읽고 주저리 주저리 옛날 얘기 쓰다보니 코흘리개 어린시절 친구들이랑 스타 보러 다니던 생각이 많이 나네요. ^^;
다른 게이머들 시리즈도 기대하겠습니다.~
HoSiZoRa
08/11/26 10:06
수정 아이콘
버티고 그경기 아직도 기억나네요...
설탕가루인형
08/11/26 11:11
수정 아이콘
버티고에서의 가스아칸과 미네랄 확장 경기는 몇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생각나네요.
김정민선수도 정말 최선을 다해서 플레이했는데 김동수 선수의 전략이 너무 좋았죠.
08/11/26 11:19
수정 아이콘
제가 프로토스로 선택할수 밖에 없게 만든 선수가 바로 '가림토 김동수 선수'였죠.

하드코어에 반했습니다..."그래 좋아 저게 남자야~!", "생긴것도...질럿이네".....라는 평을 친구들이랑 하며...프로토스로 베틀넷에 가서 죽어라 하드코어만 했습니다. 상대가 저그든, 테란이든....;;

김동수를 좋아했던 사람들이면 다른 게임은 몰라도 김정민 선수와의 버티고 게임과 임요환 선수와의 네오 포비든존 에서의 경기는 잊을수 없겠죠. 김정민 선수와의 게임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스타일이였고(지는줄 알았습니다.) 그놈의 뚝심을 볼수 있었던거 같네요. 임요환 선수와의 게임은 김동수 팬으로서는 너무 아쉬운 게임이였죠.
王非好信主
08/11/26 12:57
수정 아이콘
RedOrangeYellowGreen님// 당시에 이름이 뭔지는 모르지만, 방송 뒷편에 뒷이야기가 방송됐었습니다. 그날 경기전, 경기후의 선수인터뷰와 경기하는 모습, 재경기 하이라이트등이었죠.(이 하이라이트는 그냥 녹화방송이라고하기엔 편집된 부분이 훨씬많은 말그대로 하이라이트였습니다.) 한빛배에서 생방으로 진행될때, 이제 이 뒷이야기를 볼 수 없는게 아쉽다는 소리가 있었을 정도죠.

그떈 스타자체가 G피플을 보는 기분이었는데 말이죠.
RedOrangeYellowGreen
08/11/26 14:47
수정 아이콘
王非好信主님// 아아 그랬군요.
제가 기억하고 있는 재경기 몇몇 장면들이 아마 말씀하신 그 프로의 것이었나 봅니다.
어쩐지 게임이 단편적으로 기억이 나더라구요 흐흐
무한낙천
08/11/26 20:11
수정 아이콘
김동수 선수.. 정말 멋진 선수였죠
특히 임요환선수의 본좌시대를 마감시킨 스카이배 결승전..!!
탱크 대부대를 뒷길을 돌아온 질럿들이 우루루 덥칠때의 그 광경이란..
강력한 힘을 기반으로 여우같은 전략과 센스까지 갖춘 선수였죠..
게다가 임요환 선수에 버금갈 정도의 흔들지지 않는 마인드와 승부사 기질까지..
창작과도전
08/11/27 17:43
수정 아이콘
"온게임넷 방송만 꾸준히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니아'소릴 들을만한 당시에" 이부분이 심하게 걸리네요.

도대체 당시에 누가 그런생각을 했단 말인지?

또 당시에 김동수선수를 정말 유명하게 만든 대회는 SBS PKO월드게임페스티벌이었습니다.

512강토너먼트를 아침부터 새벽까지 풀로진행했던 전설의 노가다대회말이죠.

좀 운영에 문제가 있어서 우승자가 바뀌었다고 해도 될만큼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이대회로 이름을 알렸고 인정받은게 맞죠.

오죽하면 김동수선수가 직접쓴 프로필에도 타대회(온겜포함)우승보다 이대회 준우승이 먼저적혀 있겠습니까?

네이트배끝다고 온게임넷이 얼마나 힘들어했었는지 아시는분께서.. 까놓고 말해서 망할뻔 했지 않습니까?
Fantasistar
08/11/27 23:44
수정 아이콘
7~8년전에 저를 골수 프로토스 유저로 만든 두사람 중 한명이죠.(나머지 한명은 2000년도 왕중왕전에서 국기봉에게 0:2에서 3:2로 대역전한 기욤)

아직도 인큐버스에서의 임요환 선수의 조이기 vs 그걸 뚫으려는 김동수 선수의 집념은 잊을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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