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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8/07 15:03:49
Name The Siria
Subject 그대가 기적을 원한다면.
행운으로 올랐던 결승이었다. 그 해 3라운드에서 KTF가 SKT를 이겨주지 않았다면, 4승 4패라는 평범한 성적에, 승점도 좋지 않았던 그들은 결승에 오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23연승의 서막을 쓰고 있던 KTF의 승리로 결승으로 가는 마지막 희망의 끈을 잡을 수 있었다. 통합 성적 3위에 빛나는 GO가 그들의 상대였고, 처음 2경기를 내 줄때만 해도 그들은 위태로왔다. 하지만, 그 짧은 희망의 끈이 있었기 때문일까, 한동욱과 차재욱이라는 두 명의 걸출한 테란이 승리를 거두면서, 믿을 수 없는 리버스 스윕으로 그들은 결승전에 올랐다.
벌써 3년이 더 지난 일이다. 그 해 결승은 누가 봐도 KTF의 우세였다. 정규 시즌의 압도적인 성적, 균형잡힌 팀의 밸런스, 선수층의 차이까지 누가 봐도 압도적이었다. 아직도 그 해 겨울의 수원의 결승전을 생각하면, KTF가 이길 수 있을 때, 이기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당대 최고의 테란전 플토였던 박정석이 왜 그렇게 무리한 전진 2게이트를 선택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최고의 플토였던 강민이 정작 토스전이 가장 약했던 전태규에게 무너졌던 것도 참 의아했다. 그들이 우세할 줄 알았던 팀플은 오히려 KTF가 우세했지만, 개인적에서 나올 수 없던 이변이 나왔다. 6경기 네오 기요틴이 끝나고, 다시 7경기 인큐버스에서 조용호의 약간의 욕심을 찌르고 들어온 차재욱의 공세에 거함이 무너졌다. KOR이라는 별다른 인기도 없이 그저그랬던 팀이 우승을 한 유일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3년 후.
리그 중반까지 PO는 꿈꿀 수는 있지만, 일어날 수 없는 꿈이었던 성적을 기록하던 팀이 있었다.
그 때의 우승 이후로도 별 다른 성적을 낸 것도 아니었다. 미안하지만, 팀의 간판은 정말 좋지 않은 모습으로 떠나게 되었고, 이제 남은 이들도 없다. 팀의 주력들은 모두 그 당시의 우승의 기억과는 인연이 거의 없다. 인큐버스의 영웅이자, 2004 프로리그 MVP였던 차재욱은 군대 간다고 하고, 주진철은 팀의 코치다. 신정민의 팀플은 여전히 명품의 그것이지만, 그는 더이상 그들과 함께 하지 않는다. 새로운 신예가 나타난다고 좋아했지만, 그 신예가 압도적으로 팬들의 주목을 받은 적도 없다. 우승 경력이 있는 줄도 모르고, 인기도 별로 늘지 않고, 이래저래 욕만 먹었던 팀이다.
한 경기 이기는 것이 자존심의 회복이었을지는 모르지만, 그 한 경기가 쌓이면서, 일어날 수 없던 것은 일어났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지금까지 왔고, 돌아보니 어느새 PO를 넘어 광안리에 왔다. 이름은 변했다. 한국을 대표한다는 야심찬 이름의 KOR에서 게임 방송국의 불꽃튀는 모습으로, 스파키즈라는 모습으로 다시금 돌아왔다. 3년이 넘는 시간, 1000일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수원에서 부산까지의 거리만큼, 시간이 흐른만큼, 기억할 수 없는 많은 추억을 뒤로 하고, 여기에 섰다.
전태규와 박명수만 남았다. 이 둘은 이제 최고의 팀플 조합이다. 우승을 경험한 마지막 두 선수에게 또 다시 우승의 경험이 주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시간이 흘렀고, 이제 박찬수, 신상문, 이승훈 같은 우승을 몰랐던 세대들이 주력이지만, 그들에게 또 다시 희망의 꿈을 찾기를 원할 뿐이다. 누군가에게는 참 가증스러운 인물도, 응원하는 입장에서는 안타깝게 그저 말없이 응원을 할 뿐이다. 살충제가 설사 난무하더라도.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단 하나다. 내가 한 말은 아니고, 판타지 소설의 한 구절인데, 이 구절이 올 해 그들을 상징하는 말이자, 광안리에서도 실현했으면 하는 말이다. 3년의 시간을 넘어서 다시금 기억이 재현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 때도 믿지 못했던 일이었고, 지금도 믿지 못할 일이다. 그리고 믿지 못할 일은 이 말처럼 일어나게 되었으면 한다.
" 그대가 기적을 원한다면, 그대가 기적을 행하라. 기적은 그대의 하야덴 끝에 있다."
  하야덴을 키보드나, 마우스나, 승리를 향한 의지와 열정 정도로 바꾸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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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락스
08/08/07 15:16
수정 아이콘
하얀 로냐프강이군요.. 제 아이디랑 관련된..
STX를 꺾고 올라갔으니 우승하길 바랍니다! 미라클 스파키즈!!
08/08/07 15:30
수정 아이콘
제목만 보고 바로 하로강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
하얀 로냐프 강, 제가 가장 좋아하는 판타지 소설 중 하나입니다. 그 안에 담긴 명대사, 명장면만 뽑아서 써도 선수 응원글 하난
제대로 나오죠.^^ 글 잘 보았습니다.
forgotteness
08/08/07 15:36
수정 아이콘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네요...
자이언트 킬러 차재욱 선수가 마지막 경기에서 조용호 선수를 잡고 눈감고 감상에 젖은 모습...

주력 선수도 많이 바뀌었고...
팀 이름도 바뀌었지만...
팀 색깔은 아직 여전하네요...

Miracle!!!...

이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팀은 3년 전도 지금도 스파키즈 팀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기적의 완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되네요...
08/08/07 15:57
수정 아이콘
광안리에서 좋은 모습... 그리고 기적을 완성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화이팅 스파키즈 !!
SaintTail
08/08/07 18:22
수정 아이콘
왜 전 차재욱 선수가 타임머신에서 나올때 꼬라박-_-;; 던 장면만 생각나는걸까요....
SKY_LOVE
08/08/07 21:37
수정 아이콘
박명수가 그 때도 있었나요 오.. 2006년 데뷔인줄 알았는데..
08/08/07 22:40
수정 아이콘
SKY_LOVE님// 그때 막 데뷔한 병아리 선수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주진철 코치랑 같이 팀플을 했었죠... 지긴 했지만 ..
그때 KOR은 차재욱, 한동욱, 전태규, 주진철, 신정민, 박명수 의 단 6명의 선수로 7경기를 소화해내며, 우승을 했었죠.
08/08/07 23:54
수정 아이콘
너무 선명한 스카이 3라운드 결승전...

그때도 여전했던 케텝빠였던 저는 7경기 김동수 해설의 절규를 잊을수가 없습니다..

"앞마당에 러커 있잖습니까!!!!!!!!!! 아!!!!!!스캔!!!!!!!"

조용호 선수의 울것같은 표정과 함께 gg...

너무 아쉬웠는데... 이번에도 그때처럼 기적을 일으킬수 있을까요.
RunDavid
08/08/08 06:56
수정 아이콘
스파키즈 응원합니다 좋은 경기 보여주세요

허나 KTF 팬으로서 그 날의 슬픔은 잊을수가 없군요 으허허허허허허헝 ㅠㅠ
불꽃테란!
08/08/08 08:50
수정 아이콘
햐얀로냐프강... 갑자기 다시 읽고 싶네요..
1부 로젠다로의 하늘, 2부 200년의 약속... 크~

예전 스카이 3라운드 결승전,, 조용호 선수의 울것같던 표정과 자이언트 킬러로 불리던 차재욱 선수의 이긴뒤 팔배게 포즈가 기억남
08/08/08 10:29
수정 아이콘
하얀로냐프강.. 저도 갑자기 다시 읽고 싶어지네요.
마지막으로 읽은게 10년정도 된듯한데, 좋은 책은 꾸준히 사랑받는군요.
abrasax_:Respect
08/08/09 18:13
수정 아이콘
방금 온게임넷 ESC를 봤는데, 차재욱 선수가 이 글을 읽고 있었습니다.^^
제가 다 뿌듯하네요.
보고 힘내서 좋은 경기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FingerMark
08/08/09 18:15
수정 아이콘
오오.. 성지순례 ^^;;
방금 온겜넷에서 이글이 나오더군요
성지순례겸 응원하는 차원에서.. 스파키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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