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8/03/19 01:03:15
Name 김연우
Subject 김택용의 장점

  보통 김택용의 첫 번째 장점으로 기본기를 꼽곤 합니다. 하지만 택의 경기를 볼때마다 생각하는건데, 택의 기본기는 여러 장점 중 하나이지 김택용이 가진 최고의 장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기본기가 뛰어나면, 경기 내내 상대방을 압도하는 압박감 같은 게 느껴집니다. 정황상 불리하고 패배하는 중에도. 과거 '본좌'들의 경기들을 생각하면 쉽게 상상할 수 있죠.

그런데 택에게는 압박감보다 재치와 순발력, 아이디어 같은 게 보입니다. 역시 정황상 불리하고 패배하는 중에도 말입니다.


  진영수와의 극적인 파이썬 경기가 가장 대표적.
  프로브가 벌쳐에 잡히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벌쳐 소모로 병력 상으로는 나에게 이득'이라는 상황 분석 후 병력 모아 한타 싸움을 벌이는 판단은 정말 극적입니다.


  이영호vs김택용 이번 4강 블루스톰 경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네랄이 만에 육박하도록 쌓여있는데도,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길까, 어떻게 하면 이길까, 어떻게 하면 이길까.'

  그리고 선택한 방법이 리콜 흔들기 후 캐리어. 결과론적으로 리콜 흔들기를 지속하는게 캐리어보다 나아보이긴 했지만, 어쨌든 이기기 위해 머리로 다음 수를 생각하고 전략을 바꾸는 재치를 가진 녀석, 상대가 목 밑에 칼을 들이밀고 있을 상황에도 때굴때굴 머리를 굴리는 것이 김택용입니다.



김택용vs오영종,신백두대간 - 2006년 후기리그 플레이오프의 이승원 해설의 '뭐가 이리 많습니까!'라는 외침이 생각나던 엄청난 물량은, 택의 기본기도 있지만 '이 상황에서 일꾼쉬고 병력에 집중하면 물량으로 밀 수 있어'라고 생각한 재치였다고 생각합니다.

  난전 역시, 손 빠르기, 순간 반응능력도 있지만 정찰을 통해 상대의 병력 배치, 상황, 조합 등을 보고 '상대의 목적은 무엇이며 어디어디에 병력이 배치되어 있을 것이다'는 판단하에 자신의 병력을 이동시키고 견제를 행합니다. 상대의 병력 위치를 미리 알고 있다면, 동시 다발적인 컨트롤이야 어렵지 않지요.

곰TVs3에서 벌어진 한상봉선수와의 로키II 경기, 이 경기도 참 신기한건 한상봉 선수의 저글링 올인이 들어오는 와중에 본진에 캐논을 박고있었다는 겁니다. 어차피 앞마당 날라가면 끝장인데 앞마당 수비보다 본진 수비에 집중한 까닭은, 한상봉 선수의 저글링 올인이 이어질 뮤탈리스크로 마무리 하기 위한 콤보공격임을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택의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의 물량은 모든 프로토스 중 최고 수준 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그가 어떻게 프로토스 유일의 연속 우승자가 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특히 종종 나오는 그의 대테란전 발컨을 생각하자면)


  이렇듯 생각하건데, 택이 가진 최고의 장점은 머리라고 생각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제3의타이밍
08/03/19 01:05
수정 아이콘
송병구 선수가 그랬나요..
김택용 선수는 저그전에서의 판의 예측이 뛰어나다고
확실히 센스가 좋은 선수인 것 같아요~
김연우
08/03/19 01:05
수정 아이콘
음, 쓰고보니 왠지 타이밍이 안좋은거 같군요;;; 별 생각없이 쓰고 본건데 요새 송병구 선수 분위기가 안좋은지라. 지웠다가 다시 올릴까
ArtOfToss
08/03/19 01:07
수정 아이콘
아니요. 괜찮습니다. 송병구 선수에 대한 글만 보다가(게다가 그다지 유쾌한 내용은 아니죠.) 오랜만에 김택용선수에 대한 글을 보니 신선하군요.
nameless
08/03/19 01:09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김택용 선수 글 보니 반갑고 좋습니다.
정말 영리하게 플레이 하는 선수이지요. 그래서 게임이 재밌고 명경기가 많은가 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오맙소사
08/03/19 01:11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평소 제가 갖고 있는 생각과 비슷하신 듯 하네요..
뭐랄까. 가끔 깨질듯 하지만서도 창의력으로 빛을 발하는 선수죠..
정말 매력적인 선수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물론, 최강자로 등극할 것이라고 믿구요..
o에코o
08/03/19 01:15
수정 아이콘
김택용선수는 정말 테란전에서 조금만 더 섬세한 컨트롤(마인에 질럿 폭사 안당하기)과 유연함만 가지면 지금보다 2배는 세질것 같네요.
ArtOfToss
08/03/19 01:18
수정 아이콘
김택용 선수라면 게임 내에서의 순간적인 판단도 발군이지만, 경기 전에도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한다는 것으로 알려져있죠.
카트리나에서 다크드랍이라던지, 기습적인 트리플넥서스 같이 상대의 허를 찌르는 플레이나 블루스톰에서 캐논을 먼저짓고
넥서스를 늦추면서 커세어를 빨리 띄어 상대방의 모든 도박전략을 방어하려는 플레이와 같이 고민을 많이 한 모습이 게임내에서
종종 보이더군요.
필요없어™
08/03/19 01:19
수정 아이콘
테란전 뿐만 아니라 저그전에서도 섬세한 컨트롤이 필요합니다.
워낙 견제 등을 통한 이익이 극대화되어서 그렇지 비효율적인 전투를 하는 장면이 여러차례 보이더군요.
Rosencrantz
08/03/19 01:32
수정 아이콘
제가 스타를 다시 보게 만들어준 장본인이지요. 김택용선수는.
그냥 나이도 동갑이고 무엇보다도 플토-_-! 라는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저와 스타일이 비슷하더라구요.
물론 실력차이는 지구와 안드로메다의 차이보다 3cm정도 더 차이나지만..

김택용선수 다시 본좌로드 걸어야죠~ 화이팅!
불굴의토스
08/03/19 01:33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최고 수준의 선수가 되려면 순간의 판단력이 중요하죠...흔히 말하는 '스타급센스' 라고 할수 있겠네요
Rosencrantz
08/03/19 01:35
수정 아이콘
이렇듯 생각하건데, 택이 가진 최고의 장점은 머리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걸 보면서... 왜 저는 이상한 생각이 들까요.
(제가 김택용선수와 가진 공통점이 여러개인데 그 중 하나가 큰 머리라서 그러는건 절대 아닙니다.)
밀가리
08/03/19 01:35
수정 아이콘
김택용선수 첼린지리그 시절이 생각나네요. 정소림캐스터가 꽃미남이라고 해서 많이 좋아하셨는데 암튼 김택용선수 처음 소개될 때에는 "mbcgame(pos였나요?) 박지호에 이은 물량토스"였죠...
크라잉넛
08/03/19 01:39
수정 아이콘
요즘은 어느선수에게나 다 그렇지만 김택용선수도 물량하면 뒤지지않죠;
생산은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영훈선수와의 포르테경기에서도 물량으로..
Frank Lampard
08/03/19 02:07
수정 아이콘
김택용이란 게이머는 기존의 프로토스 강자와는 다르게 머리가 참 비상한것 같습니다. 강민 역시 머리는 좋았으나 창의적인 발상을 손이 못따라가는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김택용 프로토스는 자신이 생각하는 발상들을 상당부분, 실제 게임내에서 구현해내는것 같구요. 대테란전 아비터 활용의 극대화를 통한 기동전은 조금만 더 가다듬으면, 저그전의 비수 더블넥처럼 테란전의 미래적 전술로 자리잡을 수도 있지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락가락
08/03/19 02:11
수정 아이콘
김택용선수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나서 스타판을 바꾼것같이 보였는데 예전부터 프로게이머생활하셧다는 소릴듣고 조금은 놀랐네요;; 역시 어떤일이든 노력이 뒷받침이 되야한다는..
08/03/19 02:38
수정 아이콘
그래서 김택용의 게임은 재밌죠.^^
살찐개미
08/03/19 03:39
수정 아이콘
꼬라박 주니어라고 불리기도 했죠.. ^^
박지호 선수를 이어 엠비씨의 한축을 담당할줄 알았지만,

대성한 후에는 이적... ㅠ
08/03/19 06:05
수정 아이콘
간간히 나오는 꼬라박기가 원인이 있었던 ㅡ,.ㅡ아우 진짜 2%만 교전에 신경써주면 좋겠는데요.
매콤한맛
08/03/19 07:25
수정 아이콘
확실히 머리가 큰 선수들이 머리를 잘 쓰는것 같습니다.^^
RunDavid
08/03/19 07:52
수정 아이콘
매콤한맛님// 큰웃음 주시는군요... 역시 웃음의 포인트는... 그 분...
루나러브굿
08/03/19 09:41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김택용 선수는 정말 경기 중에도 굉장히 판을 잘 짜는 선수라고 느낍니다.
서로 팽팽한 대치 상황에 있으면 질거 같다는 생각이 잘 안드는 선수죠.

김택용 선수 데뷔때는 말 그대로 박지호의 계보를 잇는 물량토스였습니다. 초창기 인상적인 경기들을 봐도 그렇고 (vs 박영훈 포르테,vs 임요환 러시아워) 피지투어에서 날릴 당시의 리플레이들을 봐도 그렇죠.
김택용 선수 아마때부터 원래 저그전을 잘하기는 했지만 소위 말하는 비수더블넥과 고테크 유닛들의 활용을 선보인건 사실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불과 1년반 전 리플레이나 경기들만 봐도 전형적인 질드라템 중심의 물량형 플레이어였죠.
그건 그만큼 빠르게 진화하는 선수라는 이야기이구요.
마음의손잡이
08/03/19 09:5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너무 다작을하셔도 별로 안좋으신것 같습니다. 천천히...
나르는 드랍쉽
08/03/19 09:53
수정 아이콘
최근 송병구선수에 대한 글이 많다가 김택용의 장점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길래 잠깐 흠칫했네요.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하늘이내린이
08/03/19 09:54
수정 아이콘
택용선수 대단함...
세상속하나밖
08/03/19 10:15
수정 아이콘
태클을 걸자면야..

김택용 vs 오영종 2006 신백두대간은... 김택용의 엄청난 물량을 보여주는건 아니지않나요?..
그경기 기억하기로는.. 오영종선수의 미스 [싸울때 전부대의 유닛이 싸운게 아니라 전병력중 반은싸우고 반은 놀고있..]로 김택용선수의 유닛이 엄청많아보였던걸로 기억하는;;
08/03/19 10:21
수정 아이콘
좀 생뚱맞지만,
예전에.. 꼬라바둑이라는 별명을 받았던 mbcgame의 그 엄청난 물량플레이어가 김택용선수 아니었나요?;;
제가 기억을 잘못 하고 있는건가;;;
김연우
08/03/19 10:34
수정 아이콘
김재훈 선수로 기억합니다.
08/03/19 11:37
수정 아이콘
김연우님// 아. 그랬군요... 같은 김씨라서(응?) 제가 뭔가 잘못 기억했나봅니다. 감사합니다.
창해일성소
08/03/19 11:42
수정 아이콘
매콤한맛님// 그런데 왜 고인규 선수는...
08/03/19 11:50
수정 아이콘
김택용은 일단 뭐든 전략을 구현하는데 강점이 있다는.. 테란도 나름 잘잡지만 역시 이영호, 박성균 정도는 힘들어보이는게
사실 3.3혁명을 예측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죠..
08/03/19 11:52
수정 아이콘
리버폭사로 인해 허무하게 진 감이 있지만
곰티비 S4 박명수 선수와의 경기에서 초반 뮤탈리스크를 쓰는 명수선수를 상대로
셔틀질럿을 저그의 본진에 떨궈 공략하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정말 멋진 게이머입니다.
제로스엠퍼러
08/03/19 14:06
수정 아이콘
김택용선수가 엠비씨게임에있을때 유일하게 좋아했던 선수입니다(본인은티원팬.. ) 티원오고 정말 더 좋아졌는데 이영호선수와의4강경기는 김택용선수가 못했다기보다 이영호선수가잘했죠..;
김택용선수하면 기본기도 뛰어나지만 상황상황에 맞추는판단이 쩔더라구요..
샤라라링
08/03/19 15:13
수정 아이콘
김택용 선수의 저그전이야 뭐 완벽에 가깝죠. 그에 비해 테란전에서는 실수가 보이는듯..
염보성 선수가 라이브배틀에 나와서 프로토스를 하면서 말한건데,
김택용선수 셔틀하템드랍할 때 하템을 하나하나 부대지정한다고 하던데..
테란전에서도 그런 세세한 컨트롤이 가미된다면 더욱 발전할 것 같습니다.
당신은저그왕
08/03/19 16:07
수정 아이콘
캬..연우님께서 또 한번 저의 의문을 풀어 주시는 군요...암튼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하지만 추게로는 아니라는거~~~죠!
결국 김택용이 가져야 할 본좌로서의 조건은 '머리속의 잡기를 없애라' 뭐 이 정도쯤으로 받아들이면 되나요..흐흐..
본문에 대한 질문을 하나 드리자면(실상은 댓글 낚기)그럼에도 여전히 김택용이 가지는 장점은 그런 머리놀림을
가능하게 하는 손놀림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꼭 순위를 매기자면 손놀림>머리놀림이라 보는데 연우님은 어떠세요?

그리고 마음의 손잡이님//그런말씀 하지 마세요. 전 연우님 글 많이 많이 보고 싶다구요.
08/03/20 07:43
수정 아이콘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유연함인듯 합니다.
08/03/20 23:23
수정 아이콘
김택용선수는 아주 유연하고 영리하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4392 어린 괴물? 터미네이터? 호랑이? 이영호 선수... [60] 하얀나비5563 08/03/21 5563 0
34390 [불독 Vs Fd] 보는 눈의 차이, 해석의 차이..? [27] 뉴[SuhmT]5537 08/03/20 5537 0
34389 라이벌 배틀 브레이크 2일차 프리뷰 [7] 실루엣게임4549 08/03/20 4549 1
34388 오늘 라이벌 배틀 브레이크 대박이었네요. [28] 보라도리7168 08/03/20 7168 1
34387 축하합니다 [11] happyend4740 08/03/20 4740 1
34386 스타2 저그 동영상이 공식홈페이지에 업데이트 되었네요. [4] ISUN3954 08/03/20 3954 0
34385 요후 라이벌 배틀 브레이크 [70] Akira9188 08/03/20 9188 1
34383 댓글잠금 올해의 플토상에 대한 반박 [121] Armada7144 08/03/20 7144 0
34381 올해의 프로토스상... [128] 마법사scv8137 08/03/19 8137 0
34380 07년을 빛낸 e-스포츠 대상이 발표되었습니다. [56] 뱅뱅이8169 08/03/19 8169 0
34379 엄재경 해설위원을 지지합니다. [29] 문근영6050 08/03/19 6050 6
34377 엄해설의 해설을 싫어했던 한 분이 쓰신 글과 엄해설을 위한 나의 변론 [56] Alan_Baxter7791 08/03/19 7791 3
34376 삼황 오제 사천왕 -第六章- [8] 설탕가루인형3846 08/03/19 3846 1
34373 김택용의 장점 [36] 김연우10271 08/03/19 10271 8
34372 송병구선수 오늘 빌드가 약간.. [21] UZOO6076 08/03/18 6076 0
34371 송병구선수 트라우마가 생겼나요? [38] 태엽시계불태7848 08/03/18 7848 0
34370 저는 송병구가 막을줄 알았습니다 [21] yangjyess6134 08/03/18 6134 0
34368 송병구에게 부족한 것? - 박카스 스타리그 결승전 관전평 [9] ls5345 08/03/18 5345 2
34367 비판인가? 비난인가? 아니면 이곳은 정말로 해설의 '신'이 모여있는 곳인가? [64] 마음속의빛7446 08/03/18 7446 3
34364 유저(User)? 유저! [8] 영웅토스3963 08/03/18 3963 0
34363 게임 게시판의 공지사항 및 15줄 규정을 지켜주세요. [19] TaCuro5366 08/03/17 5366 22
34362 @@ 피지알 최고평점으로 본 두 이씨의 세상. [8] 메딕아빠6033 08/03/17 6033 1
34361 송병구 선수 이미 그대는 제게 슈퍼스타입니다. [24] 하성훈5498 08/03/17 5498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