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10/01 18:12:30 |
Name |
newwave |
Subject |
[잡담] ACE의 길... |
내일부터 MLB 포스트 시즌이 시작됩니다.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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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메이져 리그 데뷔 3년만에 올스타에 선정된 25세의 젊은 투수 로저 클레멘스는 올스타전에서 메이져리그 첫 타석을 맞이하였다. 상대는 당대 최고의 Doctor K. 드와이트 구든. 드와이트 구든은 초구에 시속 98마일의 속구를, 이어서 그의 전매 특허인 파워 커브를 클레멘스에게 선사했다. 잠시 타석에서 물러난 이 젊은 투수는 혼자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저런 공을 사람이 어떻게 치라는 거야?' 이 말은 들은 포수는 클레멘스에게 이렇게 말했다. "네 공은 저 투수보다 더 위력이 있어." 로저 클레멘스는 이 사건 이후 자신의 공이 타자들에게 얼마나 공포감을 주는 지를 깨달았고, 그는 300승을 눈 앞에 두는 대투수의 반열에 올랐다.
메이져리그에 갓 데뷔한 강속구 투수 랜디 존슨은 공은 빠르지만 제구는 형편없는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한 시즌에 200개가 넘는 심진을 잡을 수 있는 위력적인 공을 가졌지만 100개가 넘는 볼넷은 그를 그저그런 투수로 평가하게 했다. 스프링캠프의 어느 날, 랜디 존슨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보던 놀란 라이언은 그에게 이렇게 충고했다. "이것저것 생각하지 말고 그냥 가운데 던져 버려라. 설령 한 가운데 들어가더라도 타자들은 네 공을 맞춰내지 못할 것이다." 랜디 존슨은 이제 다섯 번쩨 싸이영상에 도전한다.
1988년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기 위해 치열한 레이스를 펼치고 있던 다져스의 에이스 오렐 허사이져는 늘 심리적 부담을 안고 있었다. 그에게 주어진 무거운 책임이 그를 힘들게 했던 것이다. 허샤이져는 위안을 얻기 위해 감독 토미 라소다를 찾아가 그의 속내를 털어 놓았다. 허샤이져의 말을 들은 라소다 감독은 소리쳤다. "계집애처럼 징징 대지 말고 (여성 분들 죄송합니다. 제가 한 말이 아니랍니다.) 당장 마운드에 올라가 공을 던져라. 그런 정신으로 어떻게 이길 수 있겠어!" 호된 꾸지람을 들은 허샤이져는 심기일전, 58이닝 연속 무실점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팀에게 월드 시리즈 승리를 안겼다.
우리는 소위 '불펜의 선동렬'이라 불리는 선수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실제로 마운드에 올라가는 순간 전혀 다른 선수들이 돼버린다. 그것이 한계다. 자신의 능력을 믿지 못하는 사람에게, 상대방을 압도하려는 의지가 없는 사람에게 승리의 달콤한 열매는 없다.
리그를 제압하는 에이스가 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강한 정신력과 근성이 필요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에이스들은 무표정하다. 단지 자신만을 믿고 승부의 한 가운데 자신을 내던진다. 설령 한 번 쯤 패하더라도 그들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그저 모든 것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린다. 다음에 복수할 자신이 있기에 패배는 또 다른 도전일 뿐이다. 그리고 다음엔 반드시 승리를 따낸다.
내일부터 많은 에이스들의 경기가 펼쳐진다. 그들이 자신의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감동적인 드라마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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