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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2/10/01 01:24:33 |
Name |
kama |
Subject |
[그냥 쓴 글]repatriation-2 |
그냥 쓴 글 두번째입니다^^; 역시 변변치 못한 글이지만 재밌게 보시길. 참, 댓글 다시 분들 고맙습니다~
-repatriation-
"아......심심해, 어디 저글링 한 마리 안튀어나오나......"
이렇게 태연한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은 다들 알다시피 맥킨 녀석이다. 포병은 어디까지나 전투가 일어났을 때나 뭔가를 할 수 있는 직책이니 심심할 만도 하다. 하지만 만약 저글링 한 마리가 아닌 한 부대가 나타난다면? 그다지 설명할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는군ㅡㅡ; 그리고 또 배알이 꼴리는 것이 지금 운전병인 나는 무.지.하.게 피곤하다는 것이다. 일반 전동차도 2-3시간 운전을 하면 상당히 피곤하다. 운전을 전문직업으로 삼는 사람이라해도 익숙해질언정 피곤함이 사라지진 않는다. 그런데 일반 차량도 아닌 운전방식이 더 어려운-정확히 말하자면 조종이라고 해야겠군-시즈탱크를 2-3시간 몬다고 생각해보라. 게다가 중장형 전투차량인 이 놈은 느리기도 엄청 느려 일반 차량에서 느낄 수 있는 스피드감도 없다. 오직 조그만한 전망창으로 앞을 보며 각종 기기들을 다루워야 한다는 말이다. 이거 생각보다 훨씬 힘들다. 게다가 이 놈의 네오 블레이즈 지역은 사막임에도 바위산들이 많아서 길도 좁고 바닥에 걸리적 거리는 것도 많다. 하여튼 이래저래 운전병에게는 안좋은 환경이다.
"그렇게 심심하면 조종이나 한 번 배워볼 생각있어? 내가 옆에서 가르쳐주지."
"아니아니, 난 아무리 그래도 다른 사람의 직업을 뺏을 생각은 없다고."
"그럼 가만히 입이나 다물고 있어."
일단 알겠어, 알겠어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있을 녀석이 아니었다. 아마 학생 시절에 싫어하는 사람이 많았겠지. 자신은 몰랐겠지만. 이크, 녀석에 정신이 팔려있는 사이 오른쪽 캐터필터가 커다란 돌맹이를 밟고 말았는지 살며시 오른쪽이 튕겨올랐다가 다시 내려왔다. 전복이 될 뻔했군.
"이봐, 피곤한 것은 알겠지만 조심하라고. 뒤집혔으면 끝장날뻔 했잖아."
"네이, 다행히도 캐터필터와 바닥 쪽에 데미지는 없어보이네요."
"어이, 중사님. 뭐, 재밌는 이야기라도 없을까요?"
"없다. 이 나이에 궁상맞게 떠들 기운도 없고."
"하지만 벌써 2시간 동안 가만히 있었잖아요. 우리도 지겹고 네루 녀석도 피곤하고. 기운나게 이야기나 해주세요. 중사님은 나나 네루보다 몇 년은 더 군대생활 했으니 이런저런 일 많았을 것 아니에요?"
"야야. 그럼 네가 해보지?"
"그럼 제가 몇 년 전에 사귀었던 여자 이야기나 해볼까요?"
"어이어이, 그걸 노렸던 것 아니야? 그런 이야기는 다른 부대의 자아드 하사에게서 많이 들었다. 딴거 없어?"
음.......그때 문득 스쳐지나간 것이 있었다. 예전부터 궁금하게 생각했던 것인데 한 번 물어봐야 겠다는 것. 바로 이 탱크의 닉 네임이었다. 슬레이어 박서. 해석하자면 살인 복서. 뭐, 그 자체로도 살벌하고 전쟁병기에 어울릴만한 멋진 이름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이름을 지었을 때는 뭔가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그것도 최신형도 아닌 낡고 낡은 구형 시즈탱크에게.
"아아, 그거."
"뭐, 뻔하지 않냐? 살인 복서. 링 위에서 상대의 목숨을 빼앗은 권투 선수. 캬, 비장미 넘치지 않냐? 사각의 링, 목숨을 담보로 싸우는 두 사나이. 그리고 한 명은 영원히 일어나지 않고 살아남은 자는 쓸쓸히 링에서 내려온다. 음, 만족스러워."
가끔 저 녀석이 전투 중 머리를 다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너희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거야? 그 유명한 일화를."
"일화요?"
"그래. 이 슬레이어 박서는 살인 복서라는 의미도 있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황당하고 멋지기도 해서 내가 붙힌 이름이다. 원래는 한 마린 병사의 닉 네임였지."
"아, 그러고보니 공수부대로 유명한 슬레이어 부대가 있었군."
그 부대라면 나도 들어본 적 있다. 우리 테란군을 상대하는 모든 적들이 이름만 듣고도 공포에 떨게 한다는 특수부대. 감정이 없고 오직 명령에 죽고 사는 저그 족도, 긍지와 강한 정신력을 가진 프로토스도 이 부대의 이름을 들으면 우선 같은 편의 얼굴을 바라본다고 전해진다. 물론 같은 테란이면 그 전에 도망치겠지. 최강의 파일럿이 조종하는 드랍쉽에 몸을 의탁하고 소수의 병력으로 적의 기지에 침투, 파괴하고 돌아오는 무적의 상징, 말그대로 학살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슬레이어 부대......
"그래, 그 슬레이어 부대의 마린. 아는지 모르겠지만 일반 마린하고는 차원이 틀린 녀석들이라고. 그런데 그 중에서도 특출나게 대단한 녀석이 있었단 말씀."
"그 마린의 닉 네임이 슬레이어 박서였군요."
"그래."
"그 마린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는데요."
"나도 듣기만 한거라서 정말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수 없는데 혼자서 럴커 한 마리를 잡았다고 하더군."
"러, 럴커를요!?"
고의는 아니었지만 나와 맥킨은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그바람에 다시 한 번 탱크가 돌에 튕킨뻔 했지만 아슬아슬하게 비켜가는데는 성공했다. 이런, 그냥 돌아갈 걸 그랬나? 생각보다 길이 험한데? 흠흠, 어쨌든......럴커라니......탱크 정도야 1:1로 싸울 경우, 사정거리가 좀 더 길기 때문에 운전병의 실력이 좀 받쳐준다면야 충분히 이길 수 있지만 마린의 경우는 상황 자체가 틀리다. 탱크가 럴커를 상대할 수 있는 것은 사정거리는 물론 그 괴물의 가시 공격에 대한 장갑의 방어력이 받쳐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린은 장갑복과 몸이 티탄 강철로 되어있지 않는한 가시에 스치기만 해도 산산조각. 뭐, 최근에는 산개에 이은 학익진 등의 진형으로 상대하기가 매우 수월해졌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집단전투의 경우고 1:1로 붙어서 이긴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인 것이다. 일단 크기부터 몇 배 차이가 나지 않는가!
"그런 것이 가능해요? 완전히 혼자 탱크를 상대하는 것과 마찬가지잖아요? 차라리 프로토스의 광신도들이 더 잡기 쉽겠습니다."
맥킬의 말에는 나도 찬성이다. 차라리 질럿이 더 쉽겠다. 물론 마린이 혼자 질럿을 상대하는 것도 미친 짓에 해당된다.
"그러니까 황당하다는 말이지. 나도 처음에는 그저 헛소리인가 했다고. 왜 군대에선 사기를 높힌다고 과장된 헛소문들이 있잖아. 그런데 내 동기놈 중에 슬레이어 부대 놈이 하나 있는데 그 녀석이 직접 봤다고 하더군."
"와, 이거야 말로 지겨움이 확 날라가는 이야기군요. 잘했다, 네루."
"그러니까 녀석의 말에 의하면......"
그 황당한 일이 가능했던 열쇠는 두 개라고 한다. 하나는 스팀팩, 또 하나는 럴커의 공격 속도와 공격 형태. 럴커는 땅 속으로 파고 들어간 다음, 이상할 정도로 발달된 등뼈를 곧게 내미는 형태의 공격을 한다. 그 속도는 결코 느리지는 않지만 눈으로 확인이 가능할 정도의 속도.
"그러니까 스팀팩을 이용, 자신의 반응속도를 최대한으로 높힌 다음,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럴커의 등뼈를 피하면서 사격하는 것을 반복했단 말이군요."
"그래, 거기에 럴커라는 녀석이 직접 상대를 확인하고 조준사격을 하는 것이 아니라 땅속에서 땅 위의 기척을 느끼고 그 기척을 향해 공격하기 때문이기도 하지. 기척을 발견하고 그쪽으로 공격을 가했을 타이밍에 이미 스팀팩으로 빨리진 몸을 움직여서 피한다는."
"......그거 머릿속으로는 납득이 가는데, 실제로 가능한 것인지는 영 확신이 안서네요. 어이, 네루. 너 육상을 했었다고 했지? 네가 생각하기에 얼마나 가능할 것 같냐?"
"글쎄......럴커라는 괴물을 탱크 안에서는 본 적이 한 번 있지만 직접 그 공격 속도를 확인한 것이 아니라서 확답은 못하겠다. 스팀팩을 쓰면 속도가 약 1.5배 정도 빨라지니까 대충 따지면.......불가능하지는 않겠네. 물론 그만한 배짱과 실력이 있어야 그나마 약간 존재하는 정도지만."
"하여튼, 세상에는 별 인간도 다있구나. 그나저나 그렇다면 이런 후진 탱크의 닉 네임으로 쓰기에는 좀 아깝군요."
"뭐, 이상한 외계인들이 둘이나 존재하는 세상이니까. 그리고 이 정도면 좋은 탱크지 뭐야. 역전의 노장이라고."
여기서 잠깐. 자고로, 옛 성인 말씀에 위기는 뜻하지 않는 상황에 찾아온다고 했었다.......그런 말 없다고? 하.여.튼 위기는 정말 금방 찾아왔다. 우리가 그 마린이 한 행동에 왈가불가 떠들고 있을 때, 경보음이 탱크 안을 뒤흔들어 놓은 것이었다. 이 소리는 레이더 안에 아군으로 판명되지 않은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는 소리였다. 나를 비롯해서 셋의 얼굴이 사라졌다. 아군이라면 경보음은 울리지 않을 것이다......이리저리 뒹굴뒹굴 거리면서 떠들고 있던 맥킬이 잽싸게 자기 위치로 돌아가 레이더를 확인했다. 긴급상황이라면 아무리 녀석이라도 할 일은 한다.
"이것은......크기와 형태로 판별하건데 저그의 히드라리스크입니다! 숫자는 둘, 거리는 약 650m!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히드라 둘이라......아무리 통제가 잘되는 저그라 하더라도 워낙 수가 많아서인지 흘리는 병력이 있었군. 그 정도라면 탱크 한 대로 적대하지 못할 병력은 아니다. 하지만 기왕이면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이......녀석들과 같은 놈들도 있을지 모르고......
"후진을 할까요? 네비게이터로 근처에 샛길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아니, 싸운다. 거리도 있고 못싸울 병력은 아니야. 게다가 다른 곳으로 가도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다. 맥킬! 시즈 모드로 전환한다. 전환하자 곧장 포 한 방을 날린다. 거리 측정해둬!"
"옛썰!"
기이이잉. 탱크의 양 쪽에서 지지대가 나와서 땅에 쿵!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단단히 고정을 시킨다. 시즈 포, 즉 강한 위력의 곡사포는 조준이 정확해야 하고 발사시 역반동이 장난이 아니기 때문에 지지대로 고정시켜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가 달라붙지 않는 히드라니 시즈 모드로 바꾸어도 위험부담은 없으니 엔 중사의 판단은 좋은 것이겠지.
"발사!"
역반동에 의한 진동이 몸을 스치고 지나간다. 동시에 레이더에서 한 점이 사라져버렸다.
"한 녀석은 사살했습니다! 아, 아직 한 녀석이 우리를 발견하고 달려듭니다!"
"재장전은 아직인가!"
"지금 하고 있습니다!"
그때, 레이더 경보음이 아닌 다른 짧은 소리가 귀를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반사적으로 위를 바라보았다. 탱크의 피해상황을 알려주는 장치였다.
"상단부에 적 공격! 심각하지는 않지만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앗, 레이더에 새로운 반응이!"
"일단 먼저 쏘기나 해!"
"쏩니다!"
다시 진동이 몸을 스치고 지나갔다. 결과는?
"히드라 모두 사살! 하지만 새로운 적이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저글링 3기, 거리는 500! 버로우 중이었던 것 같습니다!"
"뭐, 뭐야!"
이, 이거 난리 났다. 히드라는 자신의 등뼈에 있는 산성액을 사출하면서 공격을 하지만 저글링은 강화된 손톱으로 공격을 한다......그 소리는 저글링이 탱크에 달라 붙을 경우 이 상태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재장전 후, 발사. 서둘럿!"
"안그래도 서두르고 있어요! 발사!"
두 개의 붉은 점이 사라졌다!
"두 기 사살! 한 기가 아직 남았습니다! 거리가 너무 가깝습니다!"
"모드 전환 해!"
"모드 전환!"
"네루는 모드 전환되면 곧바로 전진이다! 맥킬 미리 조준해놔!"
다시 위에 있는 데미지 측정 장치가 요란하게 떠들어댄다. 이 소리는 즉 저글링이......달라 붙었다는 말이다! 탱크의 장갑은 가능한도 내에서 단단하게 만들었지만 저글링의 발톱도 우리의 금속과는 다른 무엇인가다.
"맥킬! 아직 멀었어! 이러다 우리가 먼저 죽겠다! 젠장, 난 타죽은 시체는 되고 싶지 않단말이다!"
"나도 알고 있어! 따지려면 이 거 설계한 놈에게 따져!"
"쓸데없는 말은 그만 둬! 네루 현재 데미지 상황을, 맥킬은 아크라이트 포 조준을 하고 있어!"
"현재 엔진부가 공격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 상태면 곧 엔진에 충격이 갑니다!"
"젠장, 탱크의 약점을 알고 있잖아! 모드는 아직인가!"
"3, 2, 1! 모드 전환 완료!"
녀석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나는 탱크를 거칠게 몰았다. 돌덩어리가 있던 말던 내 알바 아니다! 동시에 맥킬은 미리 조준해둔 아크라이트 포로 저글링을 사격했다.
"적 전멸!"
휴......맥킬의 말이 저렇게 안도감을 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한숨을 쉬는 것은 엔 중사도 마찬가지였다. 정말......죽는 줄 알았네.
"젠장, 히드라만 있는 줄 알았는데 어디서 저글링이 튀어나온 것이야......"
"아슬아슬했네요. 만약 한 대만 더 맞았어도 엔진이 터졌을 것입니다. 그럼 우리는 숯검댕이가 되었겠죠."
"그럼 화장 비용은 필요없었겠네."
"질렸다. 이 상황에서도 농담이 나오냐?"
"이 상황이 지났으니까 하는 말입니다. 저도 수명 5년 정도는 줄어든 것 같네요."
"레이더 체크 잘해둬. 이제 우리는 절대로 적을 만나면 안되는 상황이야."
"정말 하늘에 빌 수 밖에 없겠네요."
"뭐, 그딴 것에 의지하는 것은 별로 내키지가 않......"
"잠깐!"
내가 중사님의 말을 끊은 것은 죽다가 살아나서 반 쯤 실성했다던가 하는 이유는 아니다. 통신기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기 때문. 황당한 얼굴을 하고 있던 엔 중사도 그것을 알아차리고 통신기 근처로 다가왔다.
".......통........린다........치이이익......"
"이거 기지에서 보내는 신호잖아? 전투 중이라 못들었던 것인가?"
"그런 것 같아요."
"주파수 조정해봐."
난 지정된 주파수 번호를 돌려가면서 조금이라도 더 잘나오는 주파수를 찾아다녔다.
"반복해.......통보 한다......치이이익......신속히.......하라......."
"뭐야! 중요한 부분만 안들리고 있잖아!"
"조용히!"
"다.......반복해서.......한다......블레이즈 지역에 있는........신속히 기지로 귀환하라......현재.......가 전술......을 위해.......제한......은......다. 다시.......통보........치이이익........"
이 정도가 한계였다. 결국 통신은 다시 먹통이 되어버렸고 덕분에 애꿏은 기계만 맥킬의 발차기 한 방을 맞았을 뿐이었다.
"어쨌든 빨리 귀환하라는 것은 확실한 것 같군요."
"......들어본 것을 이리저리 짜맞추다보면은 아무래도 우리 본대는 박살이 난 것 같다."
"하긴.......이겼으면 이런 명령을 내리지 않았겠죠......"
"그리고......일단 출발해라!"
"네? 수리라도 조금 하고 가죠? SCV가 없는 이상, 제대로 된 수리는 불가능하겠지만 대충 때우는 정도는......"
"아, 가면서 말하만 일단 출발해. 최대 속도로 간다!"
"네!"
일단 나는 다시 탱크를 전진시켰다. 엔진부의 데미지가 거슬리기는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작은 충격에 터질 정도는 아니겠지. 일단 속력이 붙자 엔 중사가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전술핵을 사용하는 것 같다."
"정말요?"
"그래. 너희들도 들은 적 있잖아. 이번 침공이 실패하면 사용할지도 모른다는."
"하지만 핵 협정도 있고, 일단 핵이 한 번 떨어지면 그 땅은 수십, 수백년 동안 사용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래, 그 정도로 급한 것이겠지. 상대가 저그니까 핵 협정은 큰 장애가 되지 못하고, 나도 차라리 저그에게 침식당하느니 핵을 사용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잔여병력이 남아있을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통보를 했겠지 얼마나 통했을지는 모르겠지만......젠장, 시간 리미트를 언제로 한 것이야?"
약 2-3시간의 지루한 귀환길, 그리고 갑작스럽게 일어난 전투로 정신이 없었는데 갑자기 머릿속이 가득 찬 것만 같다. 저그의 병력이 얼마나 강했길래 그 병력으로도 이기지 못했던 것일까? 마음 착한 아저씨 같던 로버 소위는 살아있을까? 우르베 녀석은? 얼마나 살아서 도망칠 수 있었을까? 홀로 부대에서 동떨어진 후에 약간의 불안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태연할 수는 있었지......
"어이, 네루. 기분은 잘 알지만 걱정해봤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일단은 살아서 돌아가는 것만 생각하자고."
"저도 압니다. 가능한 걱정같은 것은 기지에 돌아가서 하죠."
아군은 패배했다. 그리고 전술핵을 쏘기 위해 고스트들이 파견됐을 것이다. 정확한 시간은 모르지만 가능한 멀리 떨어지는 것이 좋을 것은 분명하곘지. 하지만 정말 재수가 없었는지 우리는 곧바로 최대의 난국을 직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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